1. 개요
1992~1996년 사이,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아라가야 문화권 유적 정밀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함안도항리고분군(咸安道項里古墳群) 발굴 조사 당시 도항리 10호 덧널무덤에서 출토한 4~5세기 경 가야의 미늘쇠. 현재 국립김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2. 내용
좌측의 유물. 우측의 유물은 함안 도항리 13호분에서 출토된 미늘쇠이다.
미늘이란 일종의 낚시 바늘 같은 갈고리를 뜻하며 미늘쇠는 이렇게 낚시 바늘처럼 보병이 적 기병에게 무기를 걸어서 말에 탄 적을 끌어 떨어뜨리는데 쓰인 철기를 말한다. 한국의 미늘쇠는 대개 3세기 후반에 출현하여 6세기 전반까지 신라와 가야의 대형고분에서 발견되는데, 넓적한 판 가장자리를 따라 날카롭게 생긴 미늘이 붙어 있어 '가시가 돋친 날이 있는 물건'이라는 의미로 유자이기(有刺利器)라고 부른다. 이러한 미늘쇠는 경상도에서만 발견됐기 때문에 대단히 지역성이 강한 유물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미늘쇠 장식의 형태는 크게 궐수형(고사리문양), 갈고리형, 새모양, 거치형 중 하나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이중 함안 도항리의 것은 새모양에 해당된다. 주로 신라 금관에 달린 곱은 옥을 연상시키는 형태다. 몸체의 경우 장방형의 철판 또는 철정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도항리 10호분과 13호분에서 발견된 미늘쇠들은 전면에 작은 구멍들이 많이 뚫어져 있는데 여기에 여러가닥의 실과 비단 등을 끼워 화려하게 나부끼도록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특히 도항리 13호 출토 미늘쇠의 경우 몸체에 삼각형으로 투각이 되어 있는데 적에게 사용할 때 위협적인 소리를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작한 것이다. 지금은 2천여년에 가까운 세월을 지나며 녹이 슬고 많이 삭았지만 당시에는 매끄럽게 빛나는 도신과 더불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게 주조된 무구였을 것이다.
정형화된 미늘쇠의 본격적인 출현은 고대 한반도 남부 지역의 고유 화폐인 철정과 철저히 상호 관계를 가지면서 나타난다. 철정(鐵錠)은 1~3세기대에 판상철부의 형태로 철소재를 갈무리하던 것이 4세기대에는 불규칙한 용량과 형태의 철정으로 제작되었고 5세기에 이르면 길이와 무게가 대개 일정하게 제작되는데, 당시 영남 지역의 사람들은 철정을 시상(屍床)에 깔아서 시신을 안치할 때 철정과 동일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미늘쇠 등도 함께 부장하곤 했다. 이는 당시 경상도의 제철기술과 경제력이 주변 지역을 아우를 정도로 매우 강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 출처
함안 지역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4세기 대의 미늘쇠들은 신라와 가야 금동관의 입식이 내포하는 정신세계와 직접적으로 상통하며 장식적 머리쓰개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단계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700여년 전 경상남도 함안군 지역에서 제작된 철제 무기들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현재 문화재청은 이 미늘쇠를 포함, 가야문화권 유물 28건을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하고자 준비 중이다.한국일보 : 가야문화권 유물 28건, 보물 지정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