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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12-25 07:45:58

해가

海歌(詞)

1. 본문2. 배경설화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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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ruby(龜乎龜乎出水路, ruby=구 호 구 호 출 수 로)]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ruby(掠人婦女罪何極, ruby=약 인 부 녀 죄 하 극)]
다른 이의 부녀를 빼앗은 죄가 얼마나 되는가.

[ruby(汝若悖逆不出獻, ruby=여 약 패 역 불 출 헌)]
네가 만약 거역하여 바치지 않으면

[ruby(入網捕掠燔之喫, ruby=입 망 포 략 번 지 끽)]
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먹고 말리라.

2. 배경설화

향가 헌화가가 지어진 후 며칠 뒤의 이야기로 배경이 서로 연결된다.

신라 성덕왕 시절, 김순정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도중 임해정[1]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해룡(海龍)이 나타나 그의 아내 수로부인의 미모를 탐내며 바다 속으로 납치했다. 공이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한 노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옛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데, 바다 속의 물건인들 어찌 여러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경내의 백성을 모아 노래를 짓고 막대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공이 노인의 말대로 위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했더니 용이 부인을 도로 내놓았다.

이후 순정공이 용궁에 갔다온 소감을 묻자 7가지 보배로 꾸민 용궁의 음식이 달고 향기로웠으며 인간 세상의 것과 달랐다고 했다.

3. 기타

동일한 시기의 노래일 것이라고 강력히 추측되는 구지가에 비해 한국의 교육과정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으며, 구지가에 비해 인지도가 굉장히 낮다.

또한 구지가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배경 설화는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나, 둘 다 주인공의 이름이 수로이고[2], 가사가 거의 흡사하기 때문.

노래 자체에 대놓고 NTR이 담겨있다. 덕분에 해가의 해석 중에는 신분 낮은 사람의 부인을 신분이 더 높은 사람이 탐내서 채가는 현실의 어두운 일면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특히 은 보통 왕족이나 으로 빗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해가에서도 수로부인을 채가는 대상이 바로 용왕이다. 반론을 제기하자면 김순정은 왕과 거의 맞먹는 권세를 누린 진골 귀족의 좌장이고 딸 사량부인과 손녀 만월부인이 모두 경덕왕에게 시집갔었다는 것. 이 외에도 익사한 사람을 위한 초혼굿의 성격이 있다는 소름끼치는 분석도 있다.


[1] 장소 이름. 오늘날의 경주시서라벌에서 강릉으로 가는 도중이므로, 7번 국도동해중부선 철도와 비슷한 경로로 동해안을 따라 이동했고 임해정은 그 중간에서 바다가 잘 보이는 한 지점으로 보인다.[2] 한자는 다르다. 구지가의 주인공인 수로왕은 首露, 해가의 주인공인 수로부인은 水路. 다만 어차피 둘 다 고대 한국어 순우리말음차라면 한자 음만 중요하지 뜻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이름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순우리말로 둘다 를 뜻하는 단어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