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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03 17:24:54

황미대왕

1. 개요2. 상세3. 여담

1. 개요

黃眉大王

서유기에 나오는 요괴. 스스로 황미노불(黃眉老佛)이라 칭하지만, 이 요괴의 행패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황미대왕이라 부른다.

부처가 거하는 절인 뇌음사를 모방한 소(小)뇌음사를 산속에 세우고 자신은 부처로, 부하들은 보살이나 동자들로 둔갑하여 삼장법사 일행을 잡기 위한 함정을 판다.

특이하게도 다른 요괴들과는 달리 삼장의 고기를 먹거나 동정을 빼앗아 불로장생하는 것이 아니라 손오공과 겨루어보고 싶다는 이유로 삼장법사를 잡은 것이라고 한다.

2. 상세

산속에서 '뇌음사'라고 적힌 걸 보자 삼장법사 일행은 벌써 서천에 도착한 줄 알고 기뻐했고, 삼장법사는 말에서 내려 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손오공은 서천을 수많이 다녀왔기에 속지 않았다. 이내 다시보니 앞에 '소'자가 붙어있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어느 고명하신 분이 계실 지 모르는 절간이니 우선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요괴의 기운을 볼 수 있는 손오공은 반대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그리고 절간에 부처가 앉아 있자 일행들은 놀라서 엎드려 절했지만 손오공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미 화안금정으로 뻔히 꿰뚫어보아 요괴가 변신한 것을간파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가짜 부처로 변신한 요괴는 왜 자신에게 인사하지 않느냐고 호통쳤다.

한낱 요괴 주제에 감히 부처로 둔갑하여 자기한테 큰소리치자 참다못한 손오공은 여의봉을 빼들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허공에서 금 바라가 떨어지자 손오공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안에 갇혀버린다. 요괴의 바라 역시 여의지보라, 손오공의 힘으로도 꿈쩍 않을 뿐더러 법술을 써서 키를 태산처럼 늘이고 겨자씨만큼 줄여도 크기가 손오공과 똑같이 변하며 꼼짝 못하게 가둬버린다. 결국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고, 손오공이 잡히자 수하 요괴들도 전부 본성을 드러내고 삼장법사를 포함 전원을 생포한다.

손오공이 잡히자 하늘의 이십팔수 별자리들이 몰려와 손오공을 꺼내기 위해 온갖 애를 쓴다. 그러다가 결국 그 중 하나인 항금룡이 자기 뿔을 틈새로 가까스로 쑤셔넣는데 성공하고, 이렇게 넓혀진 틈으로 나오려 했지만 바라가 뿔이 들어온 만큼 에워싸고 딱 붙잡아버렸다. 그러자 손오공이 그 뿔에 조그만 구멍을 뚫고 거기에 들어간 다음 다시 뿔을 뽑아내게 했고, 있는 힘껏 악을 쓴 끝에 가까스로 뿔을 빼내서 손오공도 나올 수 있었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손오공은 여의봉으로 온 힘을 다해 바라를 내리쳤고 바라는 산산조각나버린다. 이 소리에 요괴와 부하들이 놀라서 깨어나자 손오공과 별자리들은 이들과 접전을 벌인다.[1] 요괴의 힘은 손오공과 엇비슷했지만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자 품에서 무명천 자루를 하나 꺼내는데 이것이 또다른 법보인 '인종대'였다 . 한 번 펄럭인 것만으로도 손오공과 별자리들이 손도 못쓰고 붙잡히게 만들어 버린다. 그 다음 한 명 씩 꺼내 밧줄로 묶어놔서 손오공만 빠져나올 수 있었고, 요괴 퇴치로 유명한 무당산의 진무대제와 우이산의 국사왕보살을 찾아가서 그들이 거느린 정예부하들을 지원군으로 빌려온다. 그러나 이들도 이 무명자루에 붙잡혀버리고 이번에도 손오공만 겨우 빠져나간다. 나름대로 손오공의 인맥으로 동원할 수 있는 정예병이라 할 수 있는 지원군들이 오는 족족 잡히자 결국 손오공도 크게 상심하여 슬피 통곡한다.

그때 미륵보살이 구원하러 온다. 요괴의 정체는 바로 미륵의 시동 황미동자(黃眉童子). 미륵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물건들을 훔쳐 하계로 달아난 것이었다. 황금 바라와 인종대는 원래 미륵의 것이고 낭아봉은 북치던 봉이라고 한다. 손오공의 한탄을 들은 미륵은 자신이 참외농부로 변신할테니 손오공은 덜 익은 참외들 사이에 숨어 그걸 먹게 하라는 계책을 낸다. 그리고 손오공의 손바닥에 금(禁)이라고 글자를 써 주는데, 그걸 보면 미륵의 법력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손오공을 쫓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대로 손오공이 한참 싸우다가 황미대왕에게 손바닥의 글자를 보여주고 도망가자 황미대왕은 인종대를 쓸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쫓아만 온다.

이후 손오공이 재빨리 참외로 변해 참외밭에 숨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황미대왕은 목이 마르자 참외농부로 변신한 미륵에게 참외를 하나 달라 하고, 잘 익은 참외처럼 보이는 손오공을 꿀꺽 삼켜 버버린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을 삼킨 요괴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꼴을 당했지만, 황미대왕은 특히 손오공을 궁지로 몰아넣었기 때문인지 죽기 직전까지 가도록 괴롭게 만든다.[2][3]

결국 요괴는 완전히 항복하여 원래 모습인 황미동자로 돌아오고, 미륵은 자기 물건이었던 인종대와 황금 바라[4]를 회수하고 황미동자를 자루에 담은 뒤 돌아간다. 그리고 졸개 요괴들은 손오공의 일격에 모조리 죽어 본모습으로 돌아간다. 이후 삼장법사와 일행을 구한 뒤 식사 후 손오공과 저팔계가 서둘러 지하 광으로 달려가 자물쇠를 부수고 붙잡혀있던 온갖 지원군들도 풀어준다. 모든 일이 끝나고 삼장법사는 이젠 다시는 오공의 말을 의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이후로도 달라지지는 않는다.

3. 여담

원작에서는 황미대왕을 끌어들인 장소가 참외밭으로 나오지만 현대 중국매체에서는 수박밭으로 변경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채지충 만화판에서는 일이 모두 수습된 후 손오공이 미륵보살에게 "제자를 제대로 간수 못 하셨으니 책임지고 벌을 받으셔야겠다"고 나오는데, 그 벌이 바로 간지럼이다.

천웨이동의 서유기에서는 손오공이 정보공유를 제대로 못해 지원군들이 잡혀버렸다며[5] 정보공유가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1] 이 때 요괴가 자기 주력무기를 꺼내는데, '짧고도 부드러운 낭아봉'이라고 한다. 구글 검색을 해 보면 가시나 돌기를 촘촘히 박은 곤봉 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이 요괴의 주무기지만 특별히 강한 법보는 아니다.[2] 당시 손오공은 단단히 화가 돋은 상태였기 때문에 뱃속에서 물구나무 서고, 내장을 할퀴고 뛰어다니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심장을 건드려 죽이지 않은 채 있는 대로 고통을 준다.[3] 드라마에서는 미륵이 나오라고 하자 손오공은 싫다며 버티고, 미륵이 통째로 자루에 담아 도솔천까지 간다고 어쩔 수 없이 나온다.[4] 미륵이 바라 조각들을 인종대에 넣고 흔들자 복원되어 나온다.[5] 2010년 드라마에선 손오공이 자루를 조심하라고 알려주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