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아르헨티나 국가의회 선거 Elecciones legislativas de Argentina de 2025 | |||||||||
| 파일:2025_Argentine_legislative_election.svg 하원 선거 결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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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일 | 10월 26일 | |||
| 투표율 | 하원 67.43% ▼9.58%p 상원 68.05% ▼10.25%p | |||
| 선거 결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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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25년 10월 26일에 치러진 아르헨티나의 국가의회 선거로 하원 257석 중 127석, 상원 72석 중 24석을 선출한다.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첫 중간선거로 인플레이션을 상대하기 위한 밀레이 대통령의 급진적 자유지상주의 경제개혁 구상이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가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며 큰 주목을 모았다. 한편 제1야당인 정의당을 이끄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6년 자택구금형과 공직 영구 취임 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선거를 맞이했다.
2. 선거 전 상황
2.1. 부패 스캔들과 집권여당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방선거 참패
2025년 9월 7일 치러진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방선거는 밀레이 대통령의 향후 정치적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전초전으로 주목받았다. 전통적으로 페론주의 세력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라는 점에서 여당의 열세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그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페론주의 성향의 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연합이 47.28%를 얻으며 크게 승리한 반면, 자유지상당을 포함한 여당 연합은 33.71%에 그쳐 13%p 이상 격차의 참패를 기록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분석가들 역시 패배 자체는 예상했지만 이처럼 큰 격차는 예상 밖이었다고 평가했다.이러한 결과는 선거를 앞두고 누적되어 왔던 경제적 불만과 부패 스캔들이 결정적으로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밀레이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핵심 과제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그 효과가 실질 소득 증가나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 서민층은 여전히 생활고를 호소하는 상황이었고, 경제가 나아졌다면 부패 문제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다는 태도도 더는 통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실제 부패 의혹이 터지자 민심은 급격히 돌아섰고, 이는 선거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었다.
특히 밀레이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강조해온 핵심 브랜드인 비(非)기득권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스캔들로 인해 크게 훼손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기존 정치 엘리트와는 다르다는 메시지는 더 이상 설득력을 잃었으며, 오히려 기존 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는 밀레이의 정치적 정체성 자체에 중대한 손상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 패배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적으로 불안정한 반응을 보였다. 발표 당일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고, 주가지수 역시 13%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에 불안이 빠르게 확산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패배를 공식 인정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경제 자유화 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해 향후 정국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웠다. 다만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밀레이 대통령은 그제서야 태도를 바꿔 복지를 일부 확대하는 등 정책 수정을 시사했다.
2.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개입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이 아르헨티나 정치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25년 10월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레이에게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지원을 약속하는 대신, 이것이 집권 여당 선거연합인 자유전진(LLA)의 승리에 달려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트럼프는 밀레이가 이기지 못하면 구제금융은 없다고 선언하며 선거 개입 논란을 자초했다.다음 날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국부펀드와 민간은행 투자를 통해 추가로 200억 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발 구제금융 패키지가 현실화됐다. 여러 아르헨티나 주요 매체는 이를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를 막은 대규모 구제 조치로 보도했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도 10월 20일 첫 번째 2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의주의자당을 포함한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를 미국 재무부에게 예속시키고 있다고 비판했고, 다른 주요 야권 후보인 호르헤 타이아나 전 국방부장관은 트럼프에게 아르헨티나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을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하원에 도전하는 후보들 사이에서도 내정에 대한 명백한 간섭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2.3. 통합 투표지(BUP) 제도 도입
2024년 선거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통합 투표지 제도(Boleta Única de Papel, BUP)가 도입되었다. 기존에는 대한민국과 달리 정당별로 따로 투표용지를 인쇄해 배포하던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폐지하고, 하나의 용지에 모든 정당과 후보를 함께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종전 방식에서는 각 정당이 자체적으로 투표용지를 인쇄·배포해야 했기 때문에, 재정 여건이 좋은 정당일수록 유리했고, 특정 정당의 용지를 과다 배포해 상대 정당 용지를 소위 용지 더미 속에 파묻어버리는’식의 조작도 가능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원 헌법사무위원장인 니콜라스 마요라스는 이번 법 개정을 두고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이 제도가 투표지와 연관된 부패 관행을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인 자유전진과 신임 공급 중인 변화를 위해 함께(PRO), 그리고 일부 페론주의 정당들까지 선거 개혁에 찬성한 반면, 야권 연합인 조국을 위한 연합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이번 선거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단위에서 소위 개방형·의무·동시 경선(PASO)이 실시되지 않은 선거이기도 하다. PASO 제도는 법적으로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2025년 선거를 앞두고 운영이 일시 중단된 상태에서 본선만 진행되었다.
3. 여론조사
2024년 3월 이후 아르헨티나 전국 여론은 전체적으로 집권여당 연합인 자유전진(LLA)이 꾸준히 선두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주도권을 확보한 반면, 제1야당인 정의당이 이끄는 조국을 위한 연합(UxP)는 조사기관·시점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추격세와 정체기를 오갔다.다만 2025년 6월 이후 일부 여론조사기관에서는 UxP가 30%대 후반에서 40% 가까이 상승해 LLA를 위협하거나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실제로 9월 치러진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방선거에서 UxP가 승리를 거두며 이런 추정을 현실화하나하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전체 평균 흐름에서는 LLA가 여전히 명확한 1위(38~42%), UxP는 다소 불안정한 2위(33~39%)라는 구도가 계속해 유지되었다.
다만 선거가 양강구도로 진행되면서 제3당들은 계속 지지율이 하락해 선거전 막판에는 4~8% 수준에 그쳤다.
4. 결과
오후 9시 25분에 개표 결과가 발표됐으며, 9월 여론조사에서 밀레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3%까지 하락하는 등 위기 국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 선거연합인 자유전진(LLA)이 40.84%를 득표하며 1위를 기록해 승리했다. 제1야당인 정의당이 주도하는 조국을 위한 연합(UxP)은 기대보다 낮은 31.63%로 2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여러 정치적 타격과 불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는 밀레이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 특히 LLA가 야권의 오랜 텃밭인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우세를 보인 것은 큰 이변으로 평가된다. 불과 한 달 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UxP를 비롯한 야당 연합이 같은 지역에서 큰 표차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밀레이 대통령이 추진해 온 자유지상주의 개혁 노선을 재가동할 동력을 제공했다. LLA는 하원 교체 대상 의석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며 기존 의석을 거의 세 배로 확대, 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야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필요한 3분의 2 의석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로, 밀레이 정부의 입법 저지 전략이 구조적으로 제한되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공화주의제안당(PRO) 등 제3정당 공간이 급격히 좁아진 상황에서도 LLA가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에는 여전히 의석이 부족해, 특정 사안에서는 야당 또는 소수정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남은 과제다.
정치학자 카를로스 파라는 이번 결과에 대해, 페론주의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이 최근의 정치·부패 스캔들, 페소화 폭락, 대통령의 불통적 리더십에 대한 불만보다 더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낮은 투표율 역시 이러한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하원 선거 투표율은 67.85%로, 민주화 이후 첫 총선이었던 1983년 이래 가장 낮은 전국 단위 선거 투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