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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1-04-26 00:21:00

908 대첩


1. 두산 베어스 vs. 삼성 라이온즈
1.1. 1회 ~ 3회1.2. 4회 ~ 5회1.3. 6회 ~ 10회1.4. 11회1.5. 12회1.6. 경기 요약

1. 두산 베어스 vs. 삼성 라이온즈

원조 만루 바보 vs. 신흥 만루 바보[1]. 싸대기 동맹.

니퍼트 vs. 장원삼이라는 매치 업에서 예상할 수 있듯 9회까지 2:2 동점으로 이어지는 강제투수전[2]의 양상을 보이는 경기였다. 사실 경기 내용은 잉여로운 경기력 때문에 눈이 썩을 수준이긴 했지만 그래도 대첩에 끼기에는 그 병신력이 부족한 수준이었는데, 잠실에서 구장 규모만큼이나 거대한 막장 경기가 터지고 먼저 끝난 이 경기를 답습하는 바람에 이 경기도 잠실 경기와 더불어 꼼짝없이 대첩에 끼고 말았다.

1.1. 1회 ~ 3회

1회초 두산은 선두 타자 이종욱이 안타를 쳐서 출루한 뒤 2사 1루에서 도루 성공 후 윤석민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는데 성공한다. 반면 1회말 삼성은 선두 타자 배영섭, 박한이의 연속 안타에 이어 1사 1, 3루에서 박석민의 볼넷으로 만들어 낸 1사 만루의 기회를, 최형우가 삼진으로, 진갑용이 초구 2루땅볼로 아웃되어 득점을 하는 데에 실패한다.

2회초 두산의 공격이 삼자범퇴로 끝난 뒤 2회말 공격에서 삼성은 선두 타자 정형식의 볼넷과 도루, 조동찬의 유격수 땅볼 진루타, 김상수의 볼넷으로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여기서 김상수가 도루를 성공하고 배영섭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한 점을 만회하는 데 성공한다.
스코어 1:1, 삼성의 계속되는 2사 3루의 찬스에서 박한이가 2루땅볼로 아웃되어 삼성이 스코어를 뒤집는데는 실패했다.

1.2. 4회 ~ 5회

4회말 삼성은 1사 후 정형식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지만, 두산은 5회초 선두 타자 이원석이 역시 솔로 홈런을 쳐서싸대기 동맹? 스코어는 2:2 동점이 되었다. 그런데 이날 홈런을 친 양 팀의 타자 모두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라는 점이 특이점. 정형식은 시즌 4호 홈런이었고 이원석은 시즌 6호 홈런이었다.

1.3. 6회 ~ 10회

양 팀 모두 6회부터 10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를 가보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두산은 5이닝 동안 16타자, 삼성은 5이닝 동안 15타자로 10회까지 마무리한다. 5이닝 동안 양 팀이 뽑아낸 안타는 3개. 6회초 선두 타자 손시헌의 안타는 김현수의 병살타에 의해 의미가 없어졌고, 8회말 박한이의 재치있는 번트 안타는 대주자 강명구의 2루 도루 실패로 의미가 없어졌다.

1.4. 11회

신흥 만루 바보의 무력시위
만루를 채웠는데 왜 점수를 못 내니

11회초 1사 후 이종욱이 실책으로 출루하지만 손시헌의 병살타로 두산의 공격이 허무하게 끝나고 공격 기회는 삼성에게 돌아간다.
이미 8~10회까지 3이닝을 던진 두산의 두 번째 투수 김강률의 체력 저하에 힘입어 삼성은 선두 타자 배영섭이 안타로 출루한 후 원 스트라이크 노볼에서 김종호의 희생번트 타구를 김강률이 파울이 되는 것을 노리고 잡지 않았다가 내야안타가 되면서 무사 1, 2루가 되었고, 두산은 한국의 야구장을 핵으로 물들인 사나이를 투입한다.
이승엽을 상대로 통산 피안타율이 1할이 채 되지 않던 이혜천 아이고 승엽아원 포인트 릴리프로 투입한 것이 무색하게 이승엽은 빗맞은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고 이혜천은 혜르노빌의 명성에 걸맞게 야구팬들의 기대에 부흥하며강판당하고 마운드에는 홍상삼이 올라온다.

11회말의 무사 만루 끝내기 기회에 게다가 이어지는 타순은 박석민, 최형우, 진갑용의 믿음직한 4, 5, 6번 타자들. 점수를 못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석민은 4구 만에 삼진, 최형우는 3루수 파울 플라이[3] 진갑용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홈플레이트 앞에서 바운드 되는 공에 어이없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무사 만루의 천금 같은 기회는 허무하게 날아가버린다. 진갑용의 헛스윙 삼진 직전 흘러나온 김용일디버프 내 귀에 캔디 응원가가 인상적. 삼성 팬덤의 반응은 당연히 멘탈붕괴를 넘어서 폭발하고 말았다.

1.5. 12회

12회초 두산은 선두 타자 김현수의 안타, 1사 1루 상황에서 바뀐 투수 권혁을 상대로 최준석의 대타로 나온 오재일이 2루타를 치고 양의지가 고의사구를 얻어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삼성은 투수를 김희걸로 바꾸었는데, 이원석이 친 타구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가 되면서 두산이 더블 플레이를 당할 위기를 맞았으나 김상수의 1루 송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완전한 아웃 타이밍이었음에도 더블 플레이를 당하지는 않는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두산은 김재호의 대타로 나온 최주환이 쓰리볼 투스트라이크에서 6구~9구를 커트해내며 [용규놀이]를 시전, 결국 10구까지 가는 승부[4]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보태고, 뒤이어 임재철의 주자 일소 2루타로 스코어를 6:2까지 벌려놓는다.
두산의 계속된 2사 2루의 찬스에서 이종욱이 1루땅볼퇴근본능?로 아웃되어 드디어 두산의 12회초 공격이 끝났고, 12회말 삼성의 공격은 이날의 MVP인 홍상삼에게 삼자 범퇴로 끝나면서 스코어 6:2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1.6. 경기 요약

삼성은 만루의 기회가 두 번이나 왔지만 두 번 다 득점에 실패하고 두산은 한 번의 기회 때 점수를 뽑는데 성공했다. 잔루 역시 두산은 3개였던 반면 삼성은 7개였다. 축구도 골을 넣어야 이기듯이, 결국 야구는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경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경기도 KIA vs LG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었다.
[1] 사실 2012 시즌 만루시 성적은 이날까지 두산이 타율 0.300 3홈런 64타점, 삼성이 타율 0.280 80타점으로 약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2] 니퍼트 7이닝 8탈삼진 2실점 2자책점, 장원삼 9이닝 11탈삼진 2실점 2자책점. 1점만 더 내라고 빠따 시발들아![3] 게다가 바로 전 공이 끝내기 사구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몸을 뒤로 빼는 바람에 욕을 두 배로 얻어먹었다.[4] 10구 던질 동안 8분이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