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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09:30:01

잔루

1. 개요2. 잔루 주자 수 계산법3. 잔루가 보여주는 문제4. 대책5. 기타

1. 개요

영어: Left On Base(LOB)
한자: 殘壘

야구에서 3아웃으로 이닝이 끝난 상황에서 누상에 남아있는 주자들을 말한다. 끝내기 상황에서는 득점 주자 이외에 나머지 주자는 모두 잔루 처리된다.[1]

2. 잔루 주자 수 계산법

어떤 타자가 타석에 들어가면 그 타자는 (타석에서나 베이스에서)아웃이 되거나, 득점을 하거나, 잔루로 남거나 셋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잔루 수) = (해당 경기 타석 수) - (득점 수) - (잡힌 아웃 카운트 갯수)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예) 어떤 팀이 9회까지 타순이 4바퀴 돌고 4번 타자까지 타석에 나왔고, 6득점을 올렸다면 잔루 갯수는 40-6-27=7(개)인 셈이다.

3. 잔루가 보여주는 문제

야구는 안타볼넷 등등을 통해 주자를 루에 출루시킨 뒤 이 주자들을 다시 홈으로 불러들어야만 점수가 나는 게임이기 때문에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주자들, 즉 잔루가 많아봐야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아무리 주자들이 출루해봤자 홈으로 들어오지 못하면 절대 점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구계에는 잔루가 많으면 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이고[2], 이 때문에 안타를 두 자릿수로 쳐대도 점수가 3점 미만으로 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잔루가 많을 경우 타자들은 "결정력이 없다", "국밥을 먹는다", "변비 야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까인다. 투수는 위기 관리 능력이 좋거나 운빨이 쩐다는 평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잔루가 많을 때가 너무 잦으면 변태 소리까지도 듣는다아니면 누상에 주자가 많을 경우 중간계투나 경기 최후반 8, 9회라면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켜서 실점을 막고 주자들을 잔루로 바꿔버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잔루가 많은 건 출루도 역시 많다는 뜻으로 주자가 많이 나가면 실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잔루가 많다는 건 잔루라도 주자를 허용한 투수와 수비진 입장에선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잔루 수에 비해 득점이 현저히 적을 경우에나 잔루가 많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점수를 충분히 냈다면 잔루를 문제삼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그렇게 대량 득점을 하고도 졌다면 타격보다는 대량 실점을 허용한 투수진이나 수비 쪽에서 문제를 찾는 것이 보통이다. 마찬가지 원리로 잔루만 적다고 해서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닝이 끝났는데 잔루가 없으려면 출루를 아예 안 하거나, 주자가 출루한 이후 홈런이 나와 주자가 사라지거나, 병살타나 도루자 등으로 주자가 사라져야 하므로 9이닝 동안 공격을 했는데 잔루가 2, 3개밖에 안 된다면 물론 홈런이 뻥뻥 터지거나 한 이닝에 집중 출루해서 점수를 많이 냈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타선이 물타선이어서 출루도 얼마 못 하고, 어쩌다 출루해도 병살타 등으로 기회를 날려먹었다는 뜻이다. 속설만 보면 잔루 0개 게임이 이상적인 경기라지만 퍼펙트 패배도 잔루가 0개다![3]

잔루가 생기는 경우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많은 욕을 먹는 경우는 무사에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내고도 삼진, 투수 앞 땅볼, 내야 뜬공, 파울 플라이 등으로 진루타나 희생플라이조차 못 치고 무득점으로 끝나는 경우다. 특히 무사 만루에서 점수를 못 낸다면 누상에 주자들을 가득 채워 놓고도 점수가 안 나니 팬이나 선수나 복장이 터질 수밖에 없다. 축구로 치면 페널티 킥을 실축한 충격 그 이상.[4] 그야말로 믿기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병살, 견제사, 도루자 따위가 나오면 누상의 주자가 지워져서 기록상으로는 잔루가 줄어들지만 범타나 삼진으로 잔루를 쌓는 것보다 더 나빴으면 나빴지 좋을 것이 없다. 주자 3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나 1타점 땅볼 등으로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사라지는 경우도 안타로 득점 후 범타로 잔루를 쌓는 것보다 딱히 좋다고 할 수 없다. 상대 투수의 투구수가 더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수비수의 호수비로 인해 안타가 범타나 병살타로 둔갑되는 경우나 강견의 외야수에 의해 안타, 혹은 희생 플라이로 충분히 득점 가능한 상황에서 보살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경우는 타자를 까기 보다는 수비수를 원망하는 경우가 많다. 위와 같은 플레이로 유명한 야수라면 전 한화 이글스정근우KIA 타이거즈나성범, 두산 베어스정수빈, LG 트윈스박해민을 들 수 있다.

4. 대책

잔루를 줄이기 위해 벤치에서는 이런저런 방법을 궁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무사 상황이고 후속 타자가 썩 믿음직스럽지도 못하고 주자도 도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될 때 아웃카운트 하나를 버려서라도 희생번트를 대는 게 대표적인 케이스. 이렇게 희생번트를 대는 이유는, 타자가 안타를 친다면 다행이지만 뜬공이나 삼진으로 아웃되면 희생번트에 비해 손해가 발생하고, 땅볼을 치면 병살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세이버메트릭스 계열에서는 타자가 투수급이 아닌 이상 번트 대는 건 어느 상황에서도 아웃카운트 낭비이자 기대 득점을 줄이는 이적 행위라고 까지만.[5]

그 외에 치고 달리기 작전이 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 헛스윙 삼진이라든가 치긴 쳤는데 플라이 아웃이 된다던가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 번트에 비해서는 안정감이 떨어지지만 일단 안타가 나온다면 1루 주자가 3루나 홈까지도 진루 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기에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의 감독들이 선호하는 작전이기도 하다.

잔루의 가장 순수한 해결 방법은 장타다. 특히 홈런은 아웃카운트를 희생하지 않고 오로지 공격 팀의 힘만으로 잔루 없이 득점이 가능한 유일한 루트다. 2루타3루타 역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고 루상에 타자 주자 자신만 남길 수 있는 득점 루트다. 같은 점수를 내도 단타와 사사구를 중심으로 하는 소총부대가 장타를 많이 치는 타선에 비해 잔루가 많다. 때문에 훌륭한 타선은 적절한 출루와 적절한 장타가 잘 조화를 일으키는 타선이다. 출루만 많으면 기댓값에 비해 잔루가 늘어나기 쉽고, 장타만 많으면 주자가 없어서 득점 기댓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MLB가 약물 시대를 넘어 갈수록 투고타저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20년 사이 리그 평균 잔루율은 94년 70%에서 2014년 73%로 고작 3%p 오르는데 그쳤다. 적어도 20년 전에 비해 리그 전체의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다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으며, 리그 전체의 장타 감소가 잔루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5. 기타

기본적으로는 누상에 주자를 잔뜩 적립해 두고 득점을 못한다든지, 아니면 무사 만루와 같이 대량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1, 2점의 저조한 투수로서는 대단한 성과에 그쳤을 때 주로 까이는 편이며 반대로 점수를 잔뜩 냈을 때는 이닝 종료 시 잔루 만루나 2, 3루도 아쉬움을 표현하는데 그칠 뿐 그다지 까이지는 않는다.

야갤에서는 잔루만루말을 뒤집어 루만루잔이라고도 부르며 삼성 라이온즈의 종특으로 취급하고 있다(...). 잔루 1, 2루는 루21루잔 → 루리루잔이라고 한다.

아프리카TV에서 잔루만루가 나오면 편파중계 BJ들이 멘붕하기도 하는데, 특히 무사만루 무득점은 BJ의 멘탈에 치명타를 날린다. 슈퍼캐치가 나온다면 더더욱.

2021년 동아일보 황규인 기자의 롯데 자이언츠 취재기사에서 야구 기록지의 잔루마크가 롯데그룹로고와 닮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부산 최고의 중국집은 잔루만루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 표현을 처음 쓴 인물은 본인이 롯데팬이기도 한 영화감독 조원희.


[1] 다만 끝내기 홈런인 경우 타자주자의 득점까지 인정되므로 잔루가 없게 된다.[2] 사실 속설 수준이 아니다. 점수를 못 내는데 이기는 게 이상한 것이다. 양팀 모두 잔루가 많아서 막장 경기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3] 어쩌면 당연한 것이 잔루라는 것도 (안타든 사사구든 상대의 실책이든) 누상에 나가야 기록할 수 있는 건데 퍼펙트 게임은 출루는 물론이고 실책으로 나간 횟수도 0개인 것이니.[4] 대체로 페널티 킥의 성공률은 80% 정도이고, 무사만루에서 최소 1득점이라도 할 확률은 약 85%이다.[5] 접전 상황에 8, 9회 같은 후반 상황이라면 어차피 큰 득점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번트를 잘 안 대는 감독이라도 일단 득점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번트를 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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