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P7의 가스압 지연 블로우백의 원리.
1. 개요
Forgotten Weapons의 설명 영상.
가스압을 이용해 노리쇠 후퇴를 지연시키는 블로우백 시스템. 주로 자동권총에서 사용된다.
2. 원리
탄을 발사하면 약실 약간 앞부분, 총신에 뚫려있는 구멍(가스포트)을 통해 총신 아래쪽에 존재하는 실린더로 화약의 연소가스가 흘러들어간다. 그러면 이 실린더는 피스톤처럼 길게 뻗어서 슬라이드를 전방으로 밀어붙인다. 즉 총탄이 아직 총강을 떠나지 않아서 갈곳없는 연소가스가 실린더를 밀어붙이고 있는 한 블로우백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총탄이 총강을 떠나면 그때부터 연소가스 압력이 총구를 통해 빠져나가니 실린더의 압력도 빠져서 블로우백이 일어난다. 슬라이드는 총탄이 총신을 완전히 벗어난 후에야 움직이게 되니 총탄이 총신 내에서 이동중일때는 총에 움직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명중률이 좋아진다는 것이다.총탄을 발사하면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총이 뒤로 밀린다. 블로우백 총기는 이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이용해 탄을 재장전시킨다. 그런데, 총탄이 발생시키는 압력과 반동이란건 제법 거세다. 때문에 총을 대충 만들면 총탄이 미처 총구를 벗어나기도 전에 탄피부터 뒤로 뱉어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이러면 총에서 가장 압력이 큰 약실 부분에서 탄피+고압의 화약 연소가스가 사수를 향해 뿜어져나오게 되니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즉 탄피가 약실을 벗어나는 것은 총탄이 총구를 벗어나고, 약실 내 압력이 충분히 떨어진 이후에 일어나야 한다.
단순 블로우백 구조는 슬라이드의 무게와 슬라이드를 전진시키는 스프링의 힘으로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늦추는 구조다. 제일 간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만들기 쉽지만, 권총처럼 슬라이드 무게가 가벼울 수밖에 없는 총기에 단순 블로우백 구조를 채용하려면 처음부터 반동과 압력이 약한 탄, .380 ACP나 9×18mm 마카로프 탄 이하의 약한 탄을 사용해야만 한다. 기관단총은 노리쇠 무게가 좀 무거우니까 단순 블로우백 구조로도 9×19mm 파라벨룸 같은 조금더 센 탄을 사용할 수 있다.
더 강력한 탄을 사용하는 권총이나 소총 클래스에서는 재장전이 이루어지는 시점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늦추는데, 재장전에 반동을 이용하는게 아니라 총탄의 연소 가스압을 별도로 빼내서 쓰는 경우가 많다. M16 소총의 가스압 직동식, H&K G3 소총의 롤러 딜레이드 방식, FN FAL의 틸팅 브리치블록 방식, FAMAS의 레버 딜레이드 방식 등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9mm 이상의 대구경 권총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쇼트 리코일식인데, 심플 블로우백과 마찬가지로 재장전에는 총의 반동을 이용한다. 다만 약실개방-탄피배출이 일어나는 시점을 늦추기 위한 꼼수를 사용하는데, 그게 쇼트 리코일이다. 존 브라우닝이 설계한 쇼트 리코일(캠 방식이든 링크 방식이든) 방식들은 총신과 슬라이드가 함께 물려있다. 총이 발사되면 반동을 이용해서 슬라이드와 총신이 함께 뒤로 미세하게 움직이다가, 총탄이 총구를 떠날때 쯤 캠이나 링크에 의해 총신만 혼자 하강하면서 총신과 슬라이드의 물려있는 상태를 풀어준다. 그러면 총신은 제자리에 멈추고 슬라이드는 남은 여력으로 완전 후퇴해서 블로우백 나머지 과정이 이루어진다. 즉 총신이 슬라이드와 함께 짧게 같이 후퇴하면서 약실 압력이 안전한 수준으로 하락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열릴 수 있도록 지연시킨다. 그래서 쇼트 리코일이라고 한다.[1] 이 방식은 9mm 파라벨룸보다 강한 권총탄들을 사용할 수 있으나, 총신이 움직이기 때문에 총의 명중률이 어느정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뭐 그래도 그정도의 명중률 저하는 지근거리에서 사용하는 평범한 권총에게는 별 차이 없는 수준이고, 단순한 구조로 신뢰성있고 강력한 권총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대부분의 풀사이즈 권총들이 쇼트 리코일을 사용한다.
3. 사용된 총기
H&K P7은 가스압을 살짝 빼내서 슬라이드의 후퇴 자체를 지연시키다가 총탄이 벗어나면 슬라이드 후퇴가 시작되기 때문에, 총신은 전혀 움직일 필요가 없다. 즉 태생적으로 명중률에 도움이 되는 구조다. 그래서 총신의 길이가 제식사이즈보다 좀 짧은 컴팩트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제식사이즈 권총만큼이나 명중률이 우수하게 나온다.문제는 P7의 가스압 지연 방식은 약실과 총강 내의 압력이 충분히 떨어지기 전에 블로우백이 살짝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서, 약실쪽으로 고압 가스가 흘러나오기 쉽다. 이러면 사수의 얼굴 쪽으로 뜨거운 기운이 확확 느껴지게 된다. 게다가 블로우백을 저지하는 실린더는 방아쇠 바로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한 두탄창 정도 사격을 하면 방아쇠 윗분이 매우 뜨겁게 달아올라서 사수를 불편케 한다. 보통 이상의 가스압을 발생시키는 +P+ 탄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총과 잘 안맞는다는 평이 있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하는 것이다.
또 P7의 가스압 지연 방식은 가스압이 약실 부근에서 오래 머무르는 터라, 탄피가 약실 내에 늘러붙기 쉬운 편이다.(약실 압력이 높은 탄을 쓰면 탄피가 잘 배출이 안되는 편이다. 리볼버도 매그넘 탄처럼 약실 압력이 센 탄을 쓰면 탄피를 뽑으려 할때 잘 안빠지는 수가 있다.)[2]
P7 외에도, 슈타이어 암즈에서 만들었고 18개의 장탄수와 괜찮은 성능으로 주목됐으나 글록과 베레타 92F에 밀려서 실패해버린 오스트리아제 권총 슈타이어 GB도 가스압 지연 블로우백 방식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서 만든 반자동소총인 MP507도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하기 위해 가스압 지연식 블로우백 구조를 채용했다.[3]
이후 2019년에 등장한 에일리언 피스톨도 이 방식을 탑재했는데 가스관을 위쪽으로 옮기고 열을 다른 부품에 분산시켜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
보통 권총탄 이하 소위력탄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이지만 어딜 가나 예외는 있어서, 20mm HS.404 기관포도 이 방식을 쓴다. 심지어 이 쪽은 2차 대전기 20mm 기관포 중에서 탄두 중량이 크고 탄속이 빠른 고위력에 속하는 편인데도 그렇다.
[1] 총신이 노리쇠와 끝까지 같이 후퇴하여 지연시키는 방식은 롱 리코일이라고 한다. 롱 리코일 방식은 Auto-5 산탄총 등 자동화기 탄생 초창기의 물건이나 대구경 화기에서 자주 쓴다.[2] 그래서 P7은 플루티드 챔버라고 해서 약실 내에 홈을 파놓고 있다. 이렇게 해놓으면 약실 압력이 높아도 탄피가 쑥쑥 잘 빠진다. 대신에 탄피에 흠이 쉽게 나기 때문에 탄피로 리로딩해서 재생탄 쓸때는 안좋다. G3와 MP5도 플루티드 챔버를 쓰는데, 탄피를 보면 거멓게 줄이 그어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3] 다만 기계식 조준기가 노리쇠집에 부착되어 있어서 블로우백 총기임에도 명중률에 불리한 구조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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