綱目體
1. 개요
사서(史書, 역사책)의 서술 방식 중 하나. 편년체에서 파생된 것으로 주희가 쓴 《자치통감강목》에서 시작되었다. 편년체처럼 역사를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는 것은 같으나 내용을 분류하여 일종의 제목 역할을 하는 강(綱)을 두고, 세부 사항은 목(目)으로 정리하여 서술하였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서술할 때 정통성을 구별하고 포폄(褒貶, 칭찬하고 꾸짖음)을 밝히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를 위해 상세한 범례를 작성하는 것도 특징.2. 특징
강목체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할 때 강과 목을 구분하여 기록한다. 강은 기사의 큰 줄거리를 요약한 것이고, 목은 기사의 세부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편년체와 동일한 체제이지만 목을 통해 세부 내용을 정리 및 구성함으로써 편년체 특유의 단점인 전체 사건의 일관적인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기록에 목이 있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사는 강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세부 사항이 필요한 기사에만 목이 작성된다.또한 정통을 구분하고 포폄하는 것을 중시하였는데, 강목체의 창시자인 주자는 《춘추》의 법을 따르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정통인 국가 및 군주와 비정통 혹은 참국(僭國)을 철저하게 구분하였으며, 사용하는 용어를 통해서 포폄을 표현했다. 정통인 국가 및 군주는 시호/묘호 및 연호를 정확하게 기록하였으나 비정통인 경우 시호가 아닌 X국왕, X국군이라 썼으며 참국인 경우 아예 이름으로만 표기했다. 물론 기년을 세는 기준도 정통인 국가를 기준으로 한다.
강목체 사서의 포폄은 용어 및 표현으로 이루어졌는데, 예를 들어 인물의 죽음을 표현할 때도 정통성, 정당성 여부에 따라 崩, 薨, 卒, 死 등으로 구분하였다. 이는 예기에서 신분에 따라서 죽음의 명칭을 달리한 것을 따른 것이다. 崩(붕)은 천자의 죽음이고, 薨(훙)은 제후의 죽음, 卒(졸)은 고위 귀족인 대부가 죽었을 때, 死(사)는 그냥 평민의 죽음이다. 강목체의 전범이라 할 수 있는 《춘추》는 정도가 훨씬 심해서,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이나 그 행동 자체를 아예 기록하지 않음으로써(...) 비판하는 것을 나타내기도 했다. 적어도 기록은 해 줘야 후세 연구자들이 욕이라도(?) 같이 해 줄 것 아닌가 싶겠지만, 기록 말살과 존재의 부정이야말로 비판 대상을 가장 멸시하는 일임을 생각해 본다면 이해 못 할 바는 아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