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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01:00:28

고속도로 가족

고속도로 가족 (2022)
Highway Family
파일:고속도로가족.jpg
<colbgcolor=#cecbbf><colcolor=#827b6f> 장르 드라마, 가족
감독 이상문
각본 이상문
기획
제작 안수연, 이정은
프로듀서 안수연
촬영 김현옥
조명 유철
미술 손소일
음향 홍성준
음악 이민휘
편집 원창재(이음편집실)
출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
제작사 영화사 설렘, 고고스튜디오
배급사 CJ CGV
촬영 기간 2021.10 ~ 2021.12
개봉일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22년 11월 2일
상영 시간 129분
순제작비 7억 4천만원
총 관객수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4,489명 (집계중)[1]
상영 등급 파일:영등위_15세이상_2021.svg 15세 이상 관람가

1. 개요2. 포스터3. 예고편4. 등장인물5. 시놉시스6. 줄거리7. 평가8. 흥행9.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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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지갑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2만 원만 빌려주시겠어요?
두 번의 우연한 만남, 불씨가 되다.
2022년 11월 2일에 개봉한 한국 영화.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 서이수 박다온 이상문 감독

실화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297화에서도 같은 사연을 다루었다.

2. 포스터

3. 예고편

메인 예고편

4. 등장인물

5. 시놉시스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두 번의 우연한 만남이 부른 예기치 못한 사건들!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모두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가는 휴게소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고속도로 가족’이라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한다. 텐트로 집을 짓고 밤하늘의 달을 조명 삼아 유랑하며, 휴게소 곳곳을 캠핑장처럼 활용하는 이 특별한 가족의 일상은 언뜻 자유롭고 낭만적인 삶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지갑을 잃어버려 기름값이 없다’는 핑계로 2만 원씩 빌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 기우와 그의 가족이 우연히 영선과 얽히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영선은 가슴속에 남모를 아픔을 간직한 인물로 고속도로 가족과의 첫 번째 만남에서 아이들이 눈에 밟혀 돈을 건넸다. 그러나 다른 장소에서 두 번째로 만났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돈을 빌리고 있는 기우와 가족을 발견하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껴 경찰에 신고한다. 이 일로 기우와 가족은 헤어지게 되고, 영선은 지숙과 아이들을 거둬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새로운 일상이 주는 작은 행복에 차차 적응해가던 것도 잠시, 이 두 번의 우연한 만남이 틔운 작은 불씨는 기우의 돌발행동을 불러일으키고, 이로 인해 이야기는 점차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호기심 가는 소재로 궁금증을 유발하던 영화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전개와 강한 흡인력을 끌어내고, 각자의 사연을 안은 채 갈등하고 변화하는 인물들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에 관객들은 두 가족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따라가게 되며 예상치 못한 긴장감과 함께 다채로운 감정의 파도를 경험하게 된다.

6. 줄거리

기우는 투자 실패로 빈털터리가 된 노숙자다. 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한다. 매일 사람들에게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나중에 갚을테니 2만원만 달라고 구걸을 하며 살아간다. 아내 지숙은 임신한 상태이며 자식인 은이와 택이는 초등교육도 받지 않아 한글도 모르는 상태다. 하지만 가족이 다 같이 지내며 나름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영선을 만나면서 모든게 꼬이게 된다.

영선은 그들을 동정하며 5만원을 준다. 기우는 나중에 반드시 갚겠다며 계좌번호를 요구하고 명함을 받는다. 5만원을 받고 오랜만에 배부르게 식사를 마친 기우 가족이었지만 다음 날 고속도로 공무원에 의해 쫓겨나게 되고 다른 휴게소로 이동한다. 그런데 하필 그곳에서 영선과 다시 마주친다. 영선은 똑같은 사기를 치고 다니는 기우를 보며 어이없어 하고 숨바꼭질을 하다가 차에 치일뻔한 택이를 구해준다. 영선은 결국 기우를 경찰에 신고한다. 전과자였던 기우는 구속되고 남은 기우 가족을 방치할 수 없었던 영선은 그들을 집에 데리고 간다.

영선은 아이를 사고로 잃은 슬픔이 있었던 사람이었고 은이와 택이를 돌봐주며 상처를 치유하고 기우 가족도 영선의 보살핌을 받아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행복해 한다. 기우는 횡설수설하며 영선에게 원망을 토해내고 도망친 뒤 명함에 적힌 주소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기우없이 모두 행복한 가족을 보게 되고 지숙은 기우에게 기우만 없으면 다 되니까 제발 가달라고 무릎꿇고 빌기까지 한다. 더이상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단걸 깨달은 기우는 분노한다. 그리고 기우는 집에 불을 지르려다가 그걸 말리는 지숙에게 불이 옮겨 붙는다. 기우는 지숙을 도우려 불을 끄려다가 불타는 가구에 깔린다.

화면이 바뀌어 초등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배운 은이가 기우에게 편지를 쓰고 지숙은 아이를 안고 있으며 기우를 제외한 모두가 영선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다시 화면이 바뀌고 집은 불타고 있으며 은이와 택이, 영선이 그 모습을 어쩔 줄 몰라하며 지켜보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7. 평가


8. 흥행

<colbgcolor=#000000,#000000><colcolor=#ffffff,#ffffff> 대한민국 누적 관객수
<rowcolor=#ffffff,#ffffff> 주차 날짜 일일 관람 인원 주간 합계 인원 순위 일일 매출액 주간 합계 매출액
개봉 전 664명 664명 미집계 4,648,000원 4,648,000원
1주차 2022-11-02. 1일차(수) 4,856명 20,751명 6위 33,867,300원 162,705,300원
2022-11-03. 2일차(목) 2,413명 8위 17,873,100원
2022-11-04. 3일차(금) 2,568명 8위 20,618,400원
2022-11-05. 4일차(토) 3,456명 8위 31,148,000원
2022-11-06. 5일차(일) 3,112명 8위 26,679,900원
2022-11-07. 6일차(월) 1,405명 9위 11,610,500원
2022-11-08. 7일차(화) 2,239명 8위 16,042,100원
2주차 2022-11-09. 8일차(수) 332명 -명 11위 2,737,000원 -원
2022-11-10. 9일차(목) -명 -위 -원
2022-11-11. 10일차(금) -명 -위 -원
2022-11-12. 11일차(토) -명 -위 -원
2022-11-13. 12일차(일) -명 -위 -원
2022-11-14. 13일차(월) -명 -위 -원
2022-11-15. 14일차(화) -명 -위 -원
3주차 2022-11-16. 15일차(수) -명 -명 -위 -원 -원
2022-11-17. 16일차(목) -명 -위 -원
2022-11-18. 17일차(금) -명 -위 -원
2022-11-19. 18일차(토) -명 -위 -원
2022-11-20. 19일차(일) -명 -위 -원
2022-11-21. 20일차(월) -명 -위 -원
2022-11-22. 21일차(화) -명 -위 -원
4주차 2022-11-23. 22일차(수) -명 -명 -위 -원 -원
2022-11-24. 23일차(목) -명 -위 -원
2022-11-25. 24일차(금) -명 -위 -원
2022-11-26. 25일차(토) -명 -위 -원
2022-11-27. 26일차(일) -명 -위 -원
2022-11-28. 27일차(월) -명 -위 -원
2022-11-29. 28일차(화) -명 -위 -원
합계 누적 관객수 21,083명, 누적 매출액 165,442,300원[2]

9. 여담


[시나리오]
<고속도로 가족>은 연출자인 이상문 감독의 두려움과 걱정에서부터 출발한 작품이다. 사회에서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 거리로 나앉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이 막연한 감정들은 이상문 감독이 거리의 사람들을 눈여겨보게 만들었다. “서울역이나 용산역, 강남역 같은 번화가에서 차비가 없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나중에 갚겠다고 하는 분들을 꽤 많이 만났다. 그분들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고 EBS의 주거 관련 다큐멘터리와 과거에 있었던 가족 구걸 사기단 뉴스, IMF 당시 서울역에서 머문 노숙 가족 인터뷰 등 사례와 인터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이상문 감독의 눈길을 끈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정점에 선 국가들의 홈리스 사례였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텐트를 치고 사는 홈리스가 많았고, 심지어 부부나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 비중이 한국보다 높았다. 이상문 감독이 홈리스들의 인터뷰를 보며 느낀 것은 그들은 모두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그 상처가 곧 세상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고 그것이 사회 안에서의 삶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조건 비관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역에서 그분들의 공기를 느끼며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다. 장기를 두고 도란도란 모여 잡담도 나누며, 나름대로 삶의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겉으로 봤을 때 마치 여행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기우 가족의 톤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줬다”
조사를 이어가던 중, 이상문 감독은 우연히 고속도로 휴게소를 둘러보곤 이곳이 누군가 살기에 무척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먹거리와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건물 주변에 작은 숲처럼 조성된 휴식 공간까지 휴게소는 사람이 한 장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발견은 문득, ‘어떤 한 가족이, 모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고속도로 휴게소를 여행하듯, 놀이처럼 산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제목 역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고속도로’와, 전통적 가치를 담고 있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특별한 아이러니가 영화의 메시지와 만나면 잘 어우러지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잠시 스쳐가는 인연만 있을 뿐, 누구도 깊게 관계 맺지 않는 곳이다.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적이 있는 고속도로 가족에게 그곳은 삶의 터전이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밀려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기도 하다. 이상문 감독은 여기에 개인적인 경험을 더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휴게소에서 고속도로 가족과 만나는 인물인 영선은 실제로 중고 가구점을 운영하고 계시는 장모님, 장인어른을 모티브로 두었다. 어딘가에서 버려진 가구들이 고쳐지고 깨끗하게 닦인 후,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 어떤 지점에선 경이롭기까지 했다. 어쩌면 사람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희망이 생겼다” 모두가 스쳐 지나가는 길 위에서 만난 두 가족의 이야기는 그렇게 희망의 불씨를 품은 채 시작됐다.
[캐스팅]
<고속도로 가족>에 가장 먼저 합류한 것은 배우 라미란이었다.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건넬 용기조차 생기지 않아 망설였지만 이상문 감독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라미란 배우를 영선 역에 대입했었다. 라미란 배우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꿈과 같은 일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용기 내서 시나리오를 보내고 얼마 안 가 정말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혀주셨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 영화가 순탄히 흘러갈 수 있었던 것은 전부 라미란 배우가 좋은 스타트를 끊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다” 이에 라미란은 시나리오가 하려는 이야기가 와닿았고, 타이밍도 잘 맞았다고 말한다. “처음에 대본을 받아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신선했고, 오랜만에 만나는 보석 같은 작품이었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라미란이 맡은 영선은 중고 가구점을 운영하는 인물로,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픔이 있다. 이상문 감독이 캐릭터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라미란은 이미 누구보다도 그녀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영선은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거나 잊지 못한 채 계속 되새김질한다. 쓸쓸한 인물이랄까” 라미란의 해석에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그의 연기를 깊이 들여다본 이상문 감독은 감탄했다. “현장에서 순간 집중력이 엄청난 분이다. 툭 던지는 한마디로 라미란 배우가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영선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다 보일 정도였다. 게다가 그의 웃음 뒤에 깊게 배어있는 그림자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넓은 표현력과 진실한 연기는 관객을 설득시킬 힘이 있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매 순간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문 감독은 라미란의 진심 어린 연기 때문에 현장에서 눈물을 흘렸던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중고 가구점에서 영선이 은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씬이 있다. 라미란 배우와 서이수 배우가 과하지 않게, 그러나 굉장히 미묘하게 그 순간의 감정을 표현 해줘서 현장에서 압도당했다. 시나리오에서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고, 찍으면서 나도 함께 눈물이 났다” 무엇보다도 라미란은 이상문 감독에게 큰 용기와 신뢰를 보내며 힘을 실어주는 촬영장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했다. “신인 감독인 나에게 큰 믿음을 주셨고, 감독이 그리는 그림이 다 맞는 거고 배우는 따라가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고속도로 가족>이 뚝심 있게 방향성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큰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라미란의 합류로 <고속도로 가족>의 제작은 순풍에 돛 단 듯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어 가장 기우 역에는 배우 정일우가 낙점되었다.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와는 꾸준히 만나온 그였지만, 영화 복귀는 무려 7년 만이었다. “기존에 맡았던 역할과 결이 많이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대본을 접했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역할이고, 나 역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도전 의지가 가득 담긴 정일우의 화답에, 이상문 감독은 “선한 얼굴을 지닌 정일우 배우님이 기우 역을 맡는다면 분명 큰 파급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캐스팅에 확신을 가졌다.
이상문 감독과 정일우는 기우에 대해 많은 이야길 나눴고,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는 전화로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해석을 주고받았다. 이상문 감독은 정일우가 스스로 지닌 걱정과 불안을 연기로 승화할 수 있기를 바랐다. 특히 영화의 중반부부터 드러나는 기우의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의견을 나누었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가 직접 정신과 의사의 자문을 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정일우 배우는 작품에 참여가 확정된 후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았고 면도도 그만두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기우라는 인물을 만들어 나갔기 때문에 그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들도 많다. 특히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장면부터 경찰들과의 추격전, 액션 장면 등 기우는 유독 육체적으로 고된 장면이 많은데 이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정말 온몸을 불살랐다. 무엇보다도 정일우 배우는 기우를 향한 연민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느꼈다”
기우의 아내인 지숙 역은 배우 김슬기가 맡았다. 이상문 감독은 김슬기의 코미디 연기에서 페이소스를 발견했다. “김슬기 배우의 연기를 볼 때마다 얼마나 깊은 표현력을 가진 배우인지 느낄 수 있었다. 대중에게 이 배우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처음 <고속도로 가족>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김슬기는 사실 놀랐다고 말한다. “왜 이렇게 좋은 시나리오가 나한테 들어왔을까, 이게 정말로 나한테 온 게 맞나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굉장히 많은 감정들이 지나갔고, 이런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작업한 김슬기는 넘치는 재능으로 이상문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민한 센스로 시나리오를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대본에서 어색한 대사를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도 도와주었고, 거리를 배회하는 임산부라는 설정을 위해 머리를 거칠게 자르고 입술을 며칠에 걸쳐 뜯어내는 등 지숙 그 자체가 되었다” 이상문 감독이 그린 지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표현해낸 김슬기에게도 고민의 시간은 있었다. “지숙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왜 이 가족이 고속도로에서 살게 됐을까라는 의문부터 해결해야 했다. 내가 찾아낸 해답은 기우에 대한 사랑이었다. 기우를 너무 사랑해서, 다른 힘들고 어려운 부분들은 그냥 견딘 거다. 그러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되고 기우와 떨어지면서 지숙은 아이들을 더 사랑하기로 ‘결정’한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나니 지숙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선의 남편 도환 역으로 라미란과 호흡을 맞춘 배우 백현진은 이상문 감독의 오랜 스타였다. “학창 시절부터 백현진 배우는 나의 슈퍼스타였다. 사실 <고속도로 가족>을 쓸 때에도 어어부 프로젝트의 ‘아름다운 세상에 어느 가족 줄거리’를 많이 들었다. 어쩌면 백현진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건넨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오히려 참여해 주신다고 하셔서 영광스러웠다” 이상문 감독의 제안에 흔쾌히 응한 백현진은 상대역인 라미란처럼 <고속도로 가족>이 마침 자신에게 필요한 작품이었다고 말한다. “연기를 하면서 맡게 되는 역할들에 어떤 문맥이 생기면 좀 다른 걸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공교롭게도 작년에 아주 개성 있는 역할들을 연이어 했고 반향이 좀 있었다 보니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배우로서 이 시점에 이런 인물을 한번 연기하는 것은 무조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오랫동안 동경했던 사람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어땠을까. 이상문 감독은 두말할 것 없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도환이라는 역할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거대한 재난 속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이다. 그리고 여전히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 아내 영선의 곁에서 그 몫까지 함께 감내하며 버티는 인물이기도 하다. 백현진 배우는 첫 만남에서부터 도환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런저런 제안을 많이 해주셨다. 진정한 아티스트이자 천재였다”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까지 <고속도로 가족>을 받치는 큰 기둥을 모으는 동시에, 제작진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아역 배우 찾기에 나섰다. 이상문 감독은 고속도로 가족의 큰 딸인 은이가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생각했고, 막내아들인 택이 새로운 활기가 되어주길 바랐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아역 배우를 만난 뒤 결정하고 싶었다. “캐스팅하는 데 물리적으로 3~4개월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디션을 끊임없이 진행했고, 안수연 프로듀서와 함께 영상을 돌려보며 치열한 회의를 거쳤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은이 역으로는 깊은 눈망울을 지닌 배우 서이수를, 택 역으로는 아이 본연의 천진함과 귀여움이 묻어나는 배우 박다온을 캐스팅했다. “서이수 배우는 본인이 상황을 진짜로 인식하는 순간 집중력이 굉장히 뛰어났다. 그래서 촬영 전에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안에서 본인이 느껴지는 대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다온 배우는 촬영 당시 5살이었기 때문에 촬영 당일의 컨디션이 중요했다. 그래서 박다온 배우가 웃을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물론 어른 배우들까지 총동원됐다. 특히 라미란 배우는 본인 촬영이 없을 때에도 현장에 남아 아이들과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큰 도움을 주셨다”
한편, 영선, 도환의 일을 도우며 살고 있는 체텐 역으로는 이상문 감독이 부산에 위치한 티베트 불교 사원을 직접 찾아가 만난 비연기자 출신의 샤오 체텐이 출연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체텐은 반드시 티베트인이 맡길 원했다. 달라이 라마의 정신이 <고속도로 가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체텐이라는 인물을 만들었고, 궁극적으로 이 영화를 만드는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배우 손예원, 이태경, 이용녀, 황정민, 허준석, 우지현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낯익은 배우들이 크고 작은 역할로 영화의 곳곳을 빈틈없이 메웠다. “출연해 주신 배우분들은 오래전부터 팬심을 지니고 있었고 꼭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던 분들이다. 많은 분량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선뜻 출연해 주시고, 그 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 이상문 감독은 말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 <고속도로 가족>은 상영 직후 열광적인 관객 반응을 끌어내며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의 낯선 눈빛과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사회 문제를 흥미로운 스토리에 녹여낸 이상문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과 따뜻한 시선이 깊은 울림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가족>은 모두가 스쳐 지나가는 곳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는, 그러니까 한 곳에 뿌리를 내린 채 살아갈 수 없어 위험한 길 위로 내몰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처럼 보이는 그 삶을 조금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면 누구나 알 수 있듯, 이들은 자의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다. 시속 100km의 차들이 지나가는 차도와 인도 사이 한 뼘 남짓한 길을 따라 줄지어 걷는 네 가족의 모습은 불안하고 위태롭다. 한편, 차마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어 낯선 이에게 손을 내민 영선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이다. 그녀는 누군가 쓰다 내놓은 가구를 일일이 씻고 윤을 내며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주는 동시에, 사회적 재난으로 아들을 잃은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인물이다. 이상문 감독은 타의로 사회의 안전망 바깥에 놓이게 된 사람들과 거대한 슬픔에 못 박힌 채 같은 시간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 분명히 존재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던 사람들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게 만들 뿐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시멘트와 아스팔트 위, 한 줌의 흙과 따뜻한 볕만 있다면 싹을 틔울 수 있는 민들레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는 유랑하던 한 가족을 품에 안고 희망의 꽃을 피운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은 차가운 현실의 온도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상문 감독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자, 우리 모두 함께 살 수 있다는,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이다.

[연출]
촬영에 들어가기 전, 고속도로 가족의 구성원인 정일우, 김슬기, 서이수, 박다온 배우는 따로 만나며 친밀감 쌓기에 돌입했다. “촬영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리딩을 했고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연습실을 빌려 텐트를 치고 춤도 추는 등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그러는 한편, 라미란과 백현진, 정일우와 김슬기는 각 부부별로 연기하는 스타일이 달라 신기함을 자아냈다. “라미란 배우와 백현진 배우는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분들이다. 그래서인지 두 분이 함께 호흡을 맞출 때는 매 테이크가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 달랐다. 모두 훌륭했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어떤 테이크를 써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반면 정일우, 김슬기 배우는 두 분 다 계획적으로 연기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시작할 때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동선이나 플랜을 만들어 나갔고, 이렇게 함께 하나하나 설계하는 것이 재미있고 뿌듯했다”
좋았던 분위기에 비해 현장은 꽤 치열했고 고충도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도로에서 촬영하는 분량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의 난관은 로케이션 헌팅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국도 휴게소는 2021년 기준 총 296개. 수많은 휴게소가 있지만 섭외는 쉽지 않았다. “팬데믹 상황이라 로케이션을 섭외하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휴게소는 더욱 어려웠다. 덕분에 전국에 있는 휴게소를 정말 많이 다녔다. 유력한 후보였던 곳들이 허가가 나지 않아 고전하던 중, 영화 내용에 공감이 간다며 예산 휴게소와 서천 휴게소, 그리고 국도 휴게소인 팜파스 휴게소 측에서 촬영 허가를 내주었다.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휴게소 외에도 여러 지역을 떠돌아다니는 고속도로 가족의 특성상 많은 헌팅지가 필요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제작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자연을 찍을 때는 참 편안했다. 짧은 동선 안에서 멋진 산과 바다를 찍을 수 있는 강화도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고속도로 가족이 여행하는 장면들을 촬영했다”
<고속도로 가족>에서 중요한 부분은 빛이었다. “빛이 인물과 사물에 어떻게 닿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촬영, 조명, 미술 감독님들과 그 지점에 대해 많은 얘길 나눴다. 특히 유철 조명감독이 인물에게 빛이 자연스레 가닿을 수 있도록 여러 제안을 주셨다” 김현옥 촬영감독과 이상문 감독이 잡은 촬영 콘셉트는 두 가족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데 있었다. 기우 가족은 핸드헬드, 영선 가족은 픽스로 카메라를 고정했다. “핸드헬드로 기우 가족의 불안함과 생생함을 표현하고자 했고, 영선 가족은 픽스로 찍어 안정감은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두 가족이 뒤섞이는 장면은 핸드헬드와 픽스샷을 섞어 표현했다”
이창동 감독의 <시>와 <버닝>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던 손소일 미술감독과 미술팀이 가장 신경 쓴 공간은 중고 가구점이다. 텅 빈 창고였던 곳을 중고 가구점으로 세팅하느라 무거운 가구들을 공수해왔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매번 세팅을 바꾸며 세심하게 신경 썼다. 영화의 톤을 좌우하는 음악은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적 있는 뛰어난 뮤지션이자 수많은 영화음악을 작업한 이민휘 음악감독의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톤을 잡고, 중간중간 이민휘 음악감독의 아이디어로 독특한 분위기의 곡을 삽입해 분위기를 환기했다. 특히 엔딩곡은 음악감독이 만들고 직접 노래한 곡이다. 관객 여러분이 엔딩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다 듣고 나가주시면 좋겠다”
이상문 감독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은 엔딩이었다. <고속도로 가족>의 결말은 누군가에게는 명확한 해피엔딩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현실을 고스란히 비춰주는 거울처럼 보인다. 보는 관점에 따라 인물들이 어우러진 행복한 장면은 다가올 미래이기도, 꿈꾸는 환상이기도 하다. “시나리오에서부터 편집 단계까지 가장 많이 고민한 지점은 엔딩이었다. 이는 결국 <고속도로 가족>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문 감독이 지금의 엔딩을 선택한 데는 분명한 이유와 의도가 있다. “지금의 엔딩은 감독으로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가족을,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가? 개인의 선한 의지가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인가? 답은 관객분들이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능동적인 영화다” 결국은 ‘사람다움’이다. 이상문 감독이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만약 내가 너라면, 만약 네가 나라면’과 같은 역지사지의 마음이다.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세상살이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그래도 느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 그리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용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된다면 좋겠다”



[1] 개봉 전 관객 664명 포함.[2] ~ 2022/11/09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