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공황구매(Panic buying)란, 전쟁이나 재난, 무정부 상태, 범유행전염병 등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찾아올 것이 우려되거나 실제로 일어난 경우, 사람들이 말 그대로 공황에 빠져 생필품 등의 물자를 과다 구매하거나 비이성적으로 비싼 값을 주고 사는 행위를 말한다.2. 사재기와의 차이점
공황 구매는 '매점(買占)' 행위, 즉 사재기의 하위 개념이며, 공황 구매를 통해 얻은 물자를 팔기 꺼리므로 '매석(賣惜)'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학적 용어로서의 매점매석과는 후에 이를 되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할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사재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사재기는 비상 상황이 아니어도 중간 이익을 얻거나 시세 조종을 위해 하는 경우도 있으며, 사재기와는 별개로 혼란 상황을 예측하여 늘어난 수요만큼만 더 사는 일은 이성적 소비 행위이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회화적으로는 사람들이 공황에 빠져 물자를 과다 구매하는 행위까지 '사재기'라고 부른다.
3. 생존주의와 공황 구매
생존주의에서는 매우 경계하는 태도다. 당황해서 물건을 잔뜩 구입해봤자 평소 위기 대비에 대한 생각이 없으므로 필요한 물건이 있을 가능성은 낮고, 다른 무수히 많은 공황 구매자들의 틈새에 끼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거나 달리 재난에 대비할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그리고 생필품이랍시고 구입한 물건이 실제 생존에는 별 도움도 안 될 수도 있는데, 일례로 라면은 유통기한이 6개월밖에 안 되고, 취식에 물과 불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며, 영양은 불균형해서 비상식량으로는 매우 가치가 낮다. 오히려 생필품이면 유통기한이 매우 길고, 부피도 적게 차지하고, 칼로리가 높으며 맛도 나름 보장되는 육포, 통조림 위주로 챙겨야 한다. 코로나 19로 인한 공황 구매의 사례 1, 2재난이나 전쟁 등의 상황에서도 국가에서 식량 공급은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기 때문에, 웬만한 재해 상황에서도 음식을 구하지 못해 아사할 상황은 나오지 않는다. 만약 아사할 상황까지 나온다면 대단히 심각한, 대지진으로 도시가 붕괴되었거나, 본토 침략으로 인해 본인의 주거 지역이 교전 지역이 되거나 폭격을 받고 있는 상황 정도인데, 이 정도의 막장 상황이면 사실 마트에서 사온 식료품 몇 박스 따위 의미도 없고 조리하려 해도 수도와 가스도 안 나온다. 애초에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이 정상적으로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생존주의를 추구해서 쉘터까지 구비할 것이 아니라면 그냥 불안해서 마트 가서 식료품 쓸어오는 정도의 사재기는 의미 없으니 하지 말자.
전문가들은 공황 구매가 구매자들 스스로 재난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는 정신적 안도감을 줄 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시각적인 효과로 인해 많이 일어난다고 보는데, 집에 쌓여있는 라면박스 등의 사재기 물품들이 보기에 부피가 크기 때문에 시각적인 존재감으로 인해 정신적 안도감을 준다고 한다. 쌓여있는 사재기 물품을 눈으로 보며 정신적 안도감을 얻기 위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의미는 없다고 보고, 유통시장에 혼란만 가져올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재난이나 전쟁 상황 등이 걱정된다면, 차라리 기본적인 재난시 행동 요령을 숙지하고 안전 수칙을 암기하는 등의 노력을 하자. 실제 재해가 닥쳤을 때 충동적인 라면 사재기보다 몇십 배는 도움이 될 것이다.
4. 국내 사례
대한민국에서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발표 후 진짜로 전쟁 발발 위기까지 가면서 사람들이 라면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공황 구매가 있었다.2020년에 들어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유행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지어서 화장지[1], 빵, 통조림 등의 공황 구매가 성행했고[2], 2021년에는 인도, 대만 등의 재유행으로 공황 구매가 발생했으나,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생필품의 공황 구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주요 외신들이 높은 시민의식의 결과라며 주목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요 생필품의 구매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공황 구매라고까지 할 수는 없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일부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대한민국에서는 소매품의 인터넷 상거래가 잘 발달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주문만 하면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사재기가 적다고 분석했다. # 또한 역사적으로 북한의 전쟁 위협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위기상황에 무뎌진 탓이라는 분석도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 공황 구매가 발생할만한 시나리오는 주요 인프라가 파괴되는 일 말고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5. 여담
- 스포츠계에서 스포츠 선수 영입할 때의 공황 구매는 흔히 패닉 바이라고 부르고, 올바른 영어 표현인 패닉 바잉을 그대로 외래어로 쓰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한정되어 쓰이는 경우가 많다.
- 단어 자체만 봤을 때 반댓말은 공황매도지만 단어의 용도는 다른지라 두 단어의 연관성은 떨어진다.
[1]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 수요가 폭발하다 보니, 전 세계의 펄프를 마스크 제조를 위해 써야해서 화장지를 제조할 수 없을 거라는 헛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마스크용 펄프와 화장지용 펄프는 다르기 때문에, 마스크 제조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해도 화장지 제조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2] 그 후유증으로, 상황이 진정된 후에는 그동안 잔뜩 사놓은 물건을 처치하기 곤란하여 화장지를 대량으로 헐값에 팔거나 유효기한이 지나도록 먹지 못 한 식료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