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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31 09:25:47

교향적 무곡(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의 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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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ic Dances, Op.45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의 지휘.

1. 개요2. 악기 편성3. 무곡으로서4. 악장 분석
4.1. 1악장. Non Allegro, C minor = C major (빠르지 않게)4.2. 2악장. Andante Con Moto – Tempo Di Valse, G minor (움직임 있는, 느린 빠르기로, 왈츠의 템포로)4.3. 3악장. Lento Assai – Allegro Vivace, D major - D minor - D major (더욱 느리게 - 생동감 있고 빠르게)
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러시아계 미국의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1940년에 작곡하였으며 1943년 그가 암으로 사망하기 전의 마지막 작품이다. 여느 대표작들처럼 훌륭한 작품성을 자랑하지만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는 약한 편이다.[1]

이 작품을 작곡할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크게 병치레를 해서 뉴욕의 롱 아일랜드에서 요양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였던 유진 오먼디의 권유로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1941년 1월 3일에 초연되었으며,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에게 권유한 유진 오먼디에게 이 작품을 헌정했다.

처음 이 작품에 붙인 이름은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환상적 무곡(Fantastic Dances)>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악장 별로 ‘정오’, ‘황혼’, ‘자정’이라는 제목이 붙게 되었다. 그러나 작곡가는 ‘환상적’이라는 단어 대신 ‘교향적’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여 작품으로부터 일종의 시적인 이미지를 제거하고자 했다. 이로 인해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의 극대화된 효과와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상징화된 성격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각 악장마다 대부분 A-B-A의 형식을 갖고 있어 교향곡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2], 적어도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는 교향곡에서의 전개와 발전, 재현을 담고 있어 그 당시 이미 저물어버린 고전적 양식을 재해석하고자 했던 라흐마니노프의 독창적인 기법을 보여준다. 또 최후의 낭만주의자라고 불리는 라흐마니노프 최후의 작품답게 낭만적이면서도 화려하다. 또한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교향곡의 주제 중 일부가 레퍼런스로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1악장의 B파트 음형이 2번 교향곡 2악장의 중간 부분과 유사성을 띄고 있는 점 등이 있다.

2. 악기 편성

목관악기: 피콜로, 플루트2, 오보에2,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2, 베이스 클라리넷, 알토 색소폰, 바순2, 콘트라바순
금관악기: 호른4, 트럼펫3, 트롬본3, 튜바
타악기: 팀파니, 실로폰, 글로켄슈필, 튜블러 벨, 트라이앵글, 탬버린, 작은북, 큰북, 심벌즈, 탐탐
건반악기: 피아노
현악기: 하프, 현악 5부

3. 무곡으로서

본래 라흐마니노프는 안무가 미카일 포킨과 함께 이 곡을 발레용으로 만들고자 했으나 포킨의 죽음으로 무산되었고, 1980년 이후 여러 안무가들이 이 곡에 발레 안무를 붙여 공연했다.


4. 악장 분석

관현악곡임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의 대가답게 피아니스틱하게 전개되는 부분이 많은데, 실제로 작곡가 본인이 2개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직접 편곡을 하기도 했다.

4.1. 1악장. Non Allegro, C minor = C major (빠르지 않게)

바이올린의 매우 여린 c음을 서주로, 점차 하강하며 그 분위기와 무게를 키워나간 다음, 러시아 행진곡풍의 발랄하고 화려한 A주제가 매우 강렬한 리듬으로 시작된다. 특이한 리듬 패턴과, 종지적인 느낌의 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탬버린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며, 교향적 작품임에도 피아노를 차용하여 특이한 색감을 자아낸다.

조금 특이한, C#단조의 B파트는 오보에의 참신한 전조가 돋보이는 솔로로 시작한다. 매우 서정적이며 향수적인 이 애상적인 목관 솔로는, 곧이어 알토 색소폰과의 합주로 이어지며, 목관의 반주적 주제 아래로, 알토 색소폰의 특이한 음색으로 이루어진 주제가 연주된다. 관악의 크기가 점차 확장되다가, 피아노의 반주와 현악으로 다시 그 주제를 넘겨주게 되고, 애상적인 주제는 현악과 피아노를 타고서 더더욱 처절한 정서를 지니게 된다.

사그라들듯 저음부로 떨어지는 b파트를 끝으로, 가교적인 느낌의 A파트의 프레이즈가 베이스 클라리넷을 타고 등장, 그 스케일이 점진적으로 커져가, 이내 tutti로 가교적인 주제가 등장한다. 현악의 반음계적인 전조 이후, 곡은 C단조의 A주제로 다시 넘어가게 된다. 처음 부분에서 변주가 일부 들어가는 A파트는, 또 다른 반음계적 가교를 지나 곧이어 C장조의 코다로 이어지게 된다.

글로켄슈필의 리드미컬한 반주 위에서, 현악이 자신이 트라우마를 겪게 한 작품인, 교향곡 1번의 1악장 1주제를 C장조로 이조한 프레이즈를 연주하게 된다. [3] 이내, 다시금 목관이 A주제의 단편을 C장조로 노래하다, 다시 처음의 현악의 여린 C음으로 수미상관을 이루며 막을 이룬다.

4.2. 2악장. Andante Con Moto – Tempo Di Valse, G minor (움직임 있는, 느린 빠르기로, 왈츠의 템포로)

금관의 기묘한 팡파레를 시작으로, 현악의 피치카토가 왈츠의 템포를 잡아주며 시작한다. 자유로운 패시지의 피콜로와 클라리넷이, 오묘한 음색으로 템포에 맞물린다.
이렇게 금관과 목관의 대화가 이어지다가, 여려지는 팡파레를 기점으로 독주 바이올린이 현악이 만드는 박자 위에서 리듬감 있게,다른 악기를 이끌어나갈 동기를 만들게 된다.곧이어, 라벨의 관현악과 비슷한 느낌의 목관이 이 동기를 받고, 다시 현악이 이 프레이즈를 받아서 신비하면서도 우아한 음색의 왈츠를 이어나간다. 곡이 진행됨에 따라, 이전의 자유로운 목관 패시지들이 다시금 등장하며, 종지적으로 A주제는 끝나게 된다.

처음과 동일한 리듬의 팡파레를 기점으로, 가단조의 B파트가 시작된다. tempo precedente라 기입되어 있는 이 부분은 한층 더 신비스러우면서도, 절제된 오케스트라의 이용으로 그 우아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 노래하듯 진행되던 현악은, 다시 처음의 팡파레에 의해 A파트로 되돌려지게 된다.

이전의 부분과 동일하게 금관과 목관의 대화가 이어지던 와중, 이번에는 비올라가 거친 음색으로 리듬감 있는 주제를 연주한다. 조금의 변주가 주어지는, 이 우아한 왈츠는 점점 진행될 수록 고조되며, 한층 더 빠른 코다로 돌입하게 된다. 관악의 기교적이고 빠른 패시지는 현악 위에서 춤추고, 단 한번의 클라이막스 후, 심벌의 타격 이후로 하강하다가 다시금 차분한 분위기로 되돌아온다. 끝에서 다시 처음 템포로 돌아와, 현악의 낮은 g음으로 곡은 끝이 난다.


경쾌하고 우아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왈츠풍의 악장으로 프랑스적인 느낌이 난다는 평을 받는다.

4.3. 3악장. Lento Assai – Allegro Vivace, D major - D minor - D major (더욱 느리게 - 생동감 있고 빠르게)

늘어지는 느낌이 있는, 진노의 날 동기를 기점으로 한 서주를 동기로, 스페인풍의 무곡을 연주한다. 리드미컬하고 열정적인 춤곡은, 곳곳에 진노의 날 동기가 매우 밀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형태는 리듬, 주제, 음형 등등, 다양한 형태로서 곡의 곳곳에 녹아 있다. D장조이면서도, 오히려 정열적인 선율을 지니는 이 파트는, 교향곡 3번의 1악장과 유사한 패시지 등,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다양한 관현악법이 여러 곳곳에 녹아져 있다. 곧이어 주어지는, E단조의 주제는,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곡 중, 밤샘 기도 9번의 마지막 가사인, 알렐루야의 소절을 직접적으로 인용한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매우 초월적인 코랄이 형성되며, 곡의 분위기는 한층 더 격양된다.

격정적인 코랄은 고조되다가, 다시 한 번 진노의 날의 동기에 의해 꺾여 내려가고, 차분한, 그리고 진노의 날의 주제로 이루어진 B파트가 이를 이어가게 된다. 정열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의 교향시, 죽음의 섬을 연상하게 하는, 조금은 암울한 분위기의 파트이다. 어두운 분위기는 하프와 현악에 의해 점차 걷어지고, 우아한 선율들이 첫 음울한 선율과 교차해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해간다.

사그라들듯, B파트가 끝나면, 알레그로 비바체의 A'파트가 시작된다. 목관을 시작으로 그 에너지가 점차 쌓여가며, 스페인적인 열정이 절정을 이루게 되며, 이제는 진노의 날의 주제를 숨기지 않고 모두 드러내게 된다. 곧바로, 현악을 중심으로 하강하기 시작하는 오케스트라를 깨고, 박력감 넘치는 작은북의 행진곡 템포의 알렐루야 주제가 다시 한 번 등장한다. D단조의 이 강렬한 파트는, E단조로 연주되었을 때와는 다르게, 현악의 중저음이 리듬감 있는 작은북과 어우러져, 한층 더 장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곧바로 관악과 현악의 대화 형식으로 넘어가, 주제는 한층 더 고조되게 되며, 이 주제가 끝나고, 다시 한 번, 장엄한 코랄이 D장조로 등장하고, 이번에는, 완전히 이를 끝내게 되며, 곡은 장엄하게 마무리를 짓게 된다. [4]

5. 기타

2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임동혁-아르헤리치) 1악장

6. 관련 문서


[1] 사실 1악장의 행진곡풍 주제 부분이 배경음악이나 샘플링 등으로 은근히 쓰이긴 하지만 그게 이 작품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2] 그렇다고 해서 교향시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교향시는 보통 표제성이 강한데 이 작품은 표제성이 없는 순음악에 가깝기 때문.[3] 자세히 비교하며 들어보면, 현악이 연주하는 음형이 교향곡 1번의 1악장, 1주제와 완전히 동일하다.[4] 여담으로, 악보의 끝부분에 '신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