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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6 23:47:03

김상덕(파묘)

김상덕
파일:파묘_성덕.jpg
배우: 최민식
땅을 찾는 풍수사
국내 최고의 지관(地官).

땅에 평가를 매길 때 으레 흙을 한 꼬집 맛을 보곤 한다. 땅의 습도, 성분에 따른[1] 맛이나 냄새, 습도 등을 구분할 만큼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듯하다.

풍수사임에도 장례 혹은 무속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김 회장의 어머니가 꿈에 나온다 하여 파묘를 했는데 이상이 없자 바로 고인의 유품이 사라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고인의 유골을 보자마자 틀니의 행방에 대해 추궁한다. 이후 고인의 손자가 고인을 그리워해서 틀니를 훔쳤다고 자백하자 아이를 달래며 "걱정 말거라. 네가 어디있든 간에, 할머니는 너와 함께한단다."라고 얘기한다.

어지간한 기업 회장도 굽신댈 만큼 높은 입지와 평판을 가진 지관으로, 풍수지리는 대한민국 1%에게 종교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2] 화림이 가져온 의뢰를 접수한 뒤[3] 묫자리를 살펴보고는 불길함을 느껴 거절하려 했지만 결국 맡기로 결정한다.

초반에는 이화림과 의견 차이로 부딪히고 꼰대 소리도 듣지만[4] 결국 힘을 합쳐 최종 보스를 무찌르게 된다. 마지막에 날렸던 치명타는 4명 중 오직 상덕만이 알고 있던 오행에 대한 지식과 발상의 전환 덕분이었다. 이후 오니에게 입은 중상으로 사경을 헤매면서 '흙으로 돌아갈 뿐'이라며 담담히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다가 '아, 딸내미 결혼식.'이라는 실로 삶의 냄새가 나는 한 마디 독백을 남기고 생명줄을 붙들고 살아남아 끝내 결혼식에까지 무사히 참석한다.[5] 다만 에필로그 시점에서 건물 자리를 봐줄 때 지팡이를 짚거나 상처에서 가 배어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부상이 완치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꼬장꼬장하고 생색도 잘 내고 금전에 얽매이는 모습도 보여주지만[6] 나쁜 사람은 결코 아니다. 지관으로서의 직업의식이 분명하며, 꺼림칙한 건을 수행하면서도 일행에게 '정중히 모시자'라고 하는 모습, 파묘가 끝나자 잘 썼다며 100원[7] 동전을 묫자리로 던지는 모습 등 가장 진중하게 나서는 인물이다. 또한 1장에서 김 회장네 가족들의 악몽의 발단이 된 아이를 살갑게 달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8], 곧 할아버지가 되기 때문인지 갓난아이인 아들을 살려 달라는 박지용의 부탁도 끝내 거절하지 못했다.

영화 후반부에 맞닥뜨린 진실에서 동료들을 설득할 때에도 단순히 민족주의적인 적대감이 아니라 '언젠가 우리도 묻히게 될 곳이자 우리 후손들이 살아야 할 땅을 지켜야 한다'라는 미래지향적인 면모도 보이는 바람직한 어른상이다.[9] 앞서 언급한 단점들도 그저 인간적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 이를 들어 장재현 감독은 이 영화 <파묘>에 대해 '이쪽에선 꼰대라고 하고 저쪽에선 발랑 까졌다고 하는 구세대와 신세대가 힘을 합쳐 우리 땅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개운하게 뽑아내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아이코스 3 듀오 전자담배를 즐겨 피우는 애연가라는 특징이 있다.[10]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실제 장의사와 풍수사는 우리나라에서 점점 없어지고 있는 직업이라 만나 보면 다 나이가 많고 꼬장꼬장하다고 한다. 그에 적역인 최민식을 배역하면서 동시에 왜군 삼백 척이 와도, 사람을 썰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던 배우의 '겁에 질린' 표정을 찍고 싶었다고 하는데, 도깨비불을 보는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11] 여기서는 어지간한 귀신을 영접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무당 화림과 묘를 이장하면서도 시신의 부장품을 챙기는 간 큰 장의사 영근마저도 얼어붙어 버린 수준이었다. 그나마 화림은 자신의 최측근인 봉길이 중상을 입었기에 정신을 빨리 차린 편이다.

소유 차량[12]의 차 번호가 '49 파 0815'로 사십구재, 파묘, 광복절을 연상케 한다.[13]

이름은 반민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김상덕에서 따왔다.



[1] 대통령 여럿의 땅을 알아봐 준 풍수사에 의하면 땅이 나쁘면 물이 고이고 벌레나 나무 줄기, 야생 동물이 꼬인다고 한다. 고인 물에 의한 습도, 벌레나 야생 동물의 배설물을 비롯한 분비물 성분 등이 있는 듯하다.[2] 이는 6장에서 '쇠말뚝이 민족 정기를 끊는다는 이야기가 99%는 가짜'라는 설을 받아치는 논리와 어느정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3]결혼 연희를 두고 있고 그 결혼식 비용과 혼수에 보탤 생각에 화림이 가져온 의뢰를 접수했다. 엔딩 장면에는 아내도 있다.[4] 상덕이 의뢰를 거절한 후, 서울 호텔에서 상의할 때, 화림이 파묘와 대살굿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상덕이 거절하자 했던 말. 반대로 상덕도 화림을 '발랑 까진 애'라며 뒷담을 깠다.[5] 상덕은 딸의 국제결혼에 대해 불만이 많았으나, 막상 결혼식 때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독일인 사위가 올리는 절을 받아준다.[6] 주인공들이 다분히 을 밝히고 세속적인 모습을 보인다. 김상덕과 고영근은 거액의 돈때문에 일에 착수하고 이화림은 이 둘보다도 훨씬 많이 돈을 밝힌다는 묘사가 있다. 의뢰 액수가 5억이라고 들은 상덕이 영근에게 화림이 중간에서 더 해먹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고영근이 바로 동의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나마 윤봉길이 덜 밝히는 듯하지만 그 역시 은연 중에 5억 파토 문제 때문에 조용히 불만을 터뜨린 만큼 역시 세속적인 모습이 있다. 감독의 전작 《사바하》에서도 무속인들이 외제차를 타고 명품을 착용하는 등 세속적인 면모가 있지만 본성이 악한 인물들은 아니며, 무엇보다 각 업계의 상당한 전문가들이다. 그들 역시 굿이 실패한 이후 자진해서 밤중에 마을에 남아 그 존재를 추적할 만큼 사명감과 직업 의식이 투철하다.[7] 파묘 제작에 도움을 주었다는 장의사는 묘를 잘 썼다는 의미로 10원짜리 동전 3개를 묫자리에 던졌다고 하는데 감독이 이를 보고는 10원짜리 구리동전은 흙과 빛깔이 비슷하여 잘 보이지 않아 100원짜리 동전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100원짜리를 일부러 숫자가 아닌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 앞면을 보여주며 던지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다.[8] 아이가 할머니를 기억하고자 유품틀니를 몰래 가지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틀니가 없어 밥을 못 먹어 배고파 하신다.', '틀니가 없어도 할머니는 늘 너와 함께 계신다'라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득하며 위로를 했다.[9] 다만 굳이 미래지향적인 얘기를 빼놓더라도 본인들이 파묘하는 바람에 오니가 깨어나면서 주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고 있는데 그걸 못본 채로 외면한다면 무책임한 짓이다. 다만 상대가 너무나도 강한 존재였기에 마음이 꺾여 도망쳤더라도 이해할 만한 것이다.[10] 실제로 최민식은 담배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 때문인지 카지노차무식이나 신세계강형철애연가 등장인물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잦다.[11] 실제로도 본작에선 최민식의 다른 출연작과는 다르게 유독 겁에 질리거나 경악하는 표정,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 등 전작에 비해 꽤나 소시민적이고 평범한 인물로 묘사된다. 유독 강렬한 인상을 보이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캐릭터를 넣으며 한층 다채로워졌다.[12] 지프 그랜드 체로키 3세대. 구세대의 느낌을 주기 위해 해당 차량을 골랐다고 한다.[13] 물론, 실제 차량 번호판에서 '파'라는 기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이륜차 번호판에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