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반적인 의미
Epilog (美) / Epilogue (英)소설이나 연극, 영화, 만화 등 작품의 줄거리가 끝난 후에 덧붙인 보충된 부분을 말한다. 후일담으로 번역된다. 반대말로는 프롤로그(Prologue)가 있다.
원래 연극의 마지막 한 장면이나 대사, 폐막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이 서사물의 종결 부분을 지칭하는 용어로 점차 확대되어 쓰이다가, 현대에 와서는 이야기의 말미에 덧붙는 좀 더 특수한 결말의 단계를 지칭하는 제한적인 개념으로 정착되었다. 즉 사전적인 의미는 결말(Conclusion)과 일치한다.
독자들은 주인공은 물론이고 부도덕한 캐릭터들이나 범죄자조차도 그들의 운명의 귀추에 관심을 가진다. 작가들은 독자들의 고조되었던 기대와 호기심이 충족되고 해소되었다고 판단하면 그들이 펼쳐 보였던 기구하고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끝맺는다.
그러나 작가들이 만족스럽게 이야기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겐 여전히 궁금한 일이 남을 수 있다.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들의 그 후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진정한 의미의 평화와 행복에 도달했을까? 또 다른 시련이 그들에게 닥친 것은 아닐까? 등등...[1] 작가들은 독자들의 그 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소설의 결말 부분에 몇 페이지의 서술을 첨부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건의 뒷이야기-후일담(epilogue)인 셈이다. 후일담이라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경우와 밝히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독자들의 궁금증에 응답하기 위한 배려의 결과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서술의 유형이다.
이렇듯 에필로그는 대부분 주인공과 줄거리 세계의 미래를 다루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과는 별개로) 에필로그에서 독자들이 기대하지 않은 엔딩(주로 새드 엔딩)이나 충격적인 내용이 나오면 두고두고 회자되고 욕을 먹는다. 인물 묘사 등에서 작화 붕괴가 일어났거나, 본편의 과거의 모습과 차이가 크다거나 하는 묘사 측면에서도 팬들의 잣대는 엄격해진다.
최종장이나 결말, 엔딩과도 쉽게 혼동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의미에서[2] 에필로그와는 큰 차이가 있다. 둘 모두가 내화란 공통점이 있지만, 에필로그는 줄거리가 종결된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면, 최종장, 결말은 줄거리 그 자체의 마지막 부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줄거리의 주류에 포함되는가?, 주 사건이 종료되었는가?'와 '본편의 줄거리와 시간적 간격이 있는가?'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종료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종료되는 것이 결말, 그 이후에 선수들끼리 악수하거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의 최종화 중후반부쯤에 '5년 뒤' 식으로 시간이 흘렀음을 알리는 자막이 나오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에필로그의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고전소설의 경우 갈등이 모두 해결된 후에도 서사적 현재 시간을 훨씬 건너뛰어 인물의 미래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후일담에 해당한다.
1.1. 특징, 종류
위와 같이 줄거리보다 미래의 시점에서 짧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줄거리를 통해 나타나는 주제에 대한 화자의 권유나 반성의 코멘트를 넣는 경우도 꽤 많다. 이외에 주인공이 아닌 타 인물의 시점에서 짧은 이야기를 다루거나, 좀 더 과거로 나아가서 사건의 진상을 다루는 경우도 있다.에필로그에서 충격적인 전개가 일어난다면 그것이 진 엔딩이 될 수 있다. 특히 영화와 비디오 게임에서 많지만, 공식에서 부정되는 경우도 있다.
엄밀하게 보아 후일담은 이야기의 구조 밖에 덧붙여지는 이야기, 즉 사족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전체 이야기를 수습하고 독자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붙여진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사족으로 보기도 한다.
드라마나 만화와 같은 매체에서는 불의의 사정으로 작품이 끝나더라도 작품의 열기를 식히지 않기 위해서 추가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본 만화의 경우 연재본에 실리지 않았던 후일담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SNS, 미디어믹스나 특별편을 통해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속편을 자연스럽게 내기 위해서 의식하고 내는 경우도 잦다. 대놓고 속편의 예고편에 준하게, 심하면 이미 일부가 제작된 속편의 장면을 끌어와서 묘사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어쨋든 정의상 에필로그라고 봐야 한다.
에필로그는 주로 줄거리 내부의 관점에서(내화)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직접 독자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서술되는 경우는 후기라고 별개의 용어를 써서 지칭한다.
문학에서는 별개의 문단으로 나눠지는 경우가 잦고, 다른 문단보다 길이가 현저히 짧다. '에필로그'라는 직접적인 문단명을 쓰거나, 'n년 후', 장소 이름, 주제의식 등을 문단명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경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그 배경에서 에필로그를 전개하는 경우가 있다. 또 쿠키 영상이 있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정의상 에필로그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1.2. 예시
주제의식 환기 목적의 화자의 논평이 나오는 경우 | ☆ |
1.2.1. 문학
- 대부분의 고전소설, 전설, 동화들: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대표되며 '오래 금술 좋게 살다가 죽었다.', '강에 몸을 던져 조개가 되었다' 등으로 등장인물들의 미래 모습을 간단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연작 소설집의 마지막 단편인 '에필로그'에서 다뤄지며, 뫼비우스의 띠에서 나왔던 꼽추와 앉은뱅이가 죽고, 수학 선생이 해고된다.
- 마션
- 무정☆: 126편(판본에 따라 상이)에서 작중 인물 대부분의 미래가 언급된다.
- 해리 포터 시리즈
-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에필로그 '19년 후 (Nineteen Years Later)'에서 다뤄지며, 가장 널리 알려진 에필로그 중 하나이다.
1.2.2. 영화
- 공포 영화에서는 결말과는 별개로 무언가 숨겨진 위험이 더 있다는 것을 에필로그를 통해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 다큐멘터리 영화는 에필로그를 통해 내용의 배경이 된 실제 사건과 인물의 사진, 동영상을 넣거나, 줄거리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글자로 언급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쿠키영상의 방식으로 에필로그가 존재한다.
- 서울의 봄
- 스타워즈 스카이워커 사가
- 오펜하이머
- 이미테이션 게임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이순신 3부작
1.2.3. 만화, 애니메이션
- 겨울왕국 2
- 너의 이름은.
- 스즈메의 문단속
-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결말 시점에서 생존한 인물들의 미래가 마리 앤 레벤브로이의 이야기로 설명된다.
- 주토피아
2. 노래 제목
[1] 어린 인물의 경우 성인으로 자라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2] 사전적인 의미로 에필로그와 결말(Conclusion)은 같은 의미이다.[3] 문학의 경우 별개적으로 문단이 구분됨, 영화나 영상 매체의 경우 페이드 아웃이나 엔딩 크레딧 이후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