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엄마는 나쁘다. 능력이 없어 자식에게 좋은 걸 해주지 못해 나쁘고, 능력이 많아 자식과 오랜 시간 함께 있어주지 못해 나쁘다.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집착스레 쏟아부어 나쁘고, 무관심해서 나쁘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켜서 나쁘고, 하고 싶은 공부를 뒷바라지 못 해줘서 나쁘다. 건강한 식단, 꼼꼼히 영양을 따진 맛없는 음식을 먹여 나쁘고, 달고 맛있는 음식,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안 먹여 나쁘다. 왜 나를 낳아서... 나쁘고, 엄마 인생도 아닌 내 인생에 목숨 걸어서 나쁘고, 미리미리 병원을 안 가 병을 키워서 나쁘다. 엄마는 늘 그렇게 자식의 온갖 원망과 투정을 받아내며.. 나쁜 엄마로 평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여기 또 한 명의 나쁜 엄마가 있다.
어린 시절 화가가 꿈이었던 영순. 어린 나이에 눈앞에서 부모님과 남동생을 교통사고로 잃는 아픔을 겪고 화가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천성이 당차고 야무진 영순. 가장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나는 행복합니다~’를 매일 주문처럼 외치며 누구보다 야무지고 똑부러지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영순은 자신이 일하는 사료가게의 단골손님인 젊은 돼지농장 사장 해식에게 프로포즈를 받는다. 아기돼지 목에 금반지를 매달아 보낸 귀여운 청혼이었다. 영순은 해식과 결혼해 열심히 돼지농장을 하면서 예쁜 자식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가난하고 무지하고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영순. 뱃속의 아이만큼은 훌륭한 법관으로 키워서 억울한 일 안 당하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독하게 마음먹고 악착같이 공부를 시켰다. 공부.. 공부.. 공부.. 영순은 남들 다 가는 소풍 한번을 보내주지 않았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게을러진다고 밥 한번 배불리, 방 한번 뜨뜻하게 해주지도 않았다. 엄마를 닮아 미술에 소질이 있는 아들, 강호의 재능을 모른척 했고, 친구나 TV, 컴퓨터는커녕 딴 짓을 할까 봐 아예 강호방 문짝을 떼어 내 버렸다. 때로는 미안했고, 때로는 마음 약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강호를 위한 일! 앞에선 강호의 눈물을 쏙 빼놓고, 돌아서선 남몰래 눈물을 닦았다. 결국, 강호는 영순이 그토록 원하던 검사가 되었고 영순은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강호가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리기 전까지는.
힐링물을 표방하는 드라마지만 이 진영순이라는 캐릭터의 삶은 한국 드라마 역사적으로 봐도 손에 꼽을 정도로 불행한 삶이다.[1] 고등학교 때는 본인 눈 앞에서 일가족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장면을 목격해야 했고,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남편이 자살로 위장된 채 살해당했으며, 황혼기 접어들어서는 아들이 복수를 하던 와중 권력 싸움에 휘말려 교통사고로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목숨은 부지했지만 전신마비와 정신장애를 얻게 되었으며[2], 본인 또한 위암 4기 판정을 받는 등, 인생이 그야말로 불운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본인 가족과 남편 모두 본인이 정성껏 싸주었던 김밥을 들고간 날에 사망하였으니[3] 이정도면 미치지 않는게 용할 지경... 영순과 강호 모두 미술에 재능이 있었으나 가족의 사망으로 인해 영순은 본인의 꿈을 포기해야했으며, 남편의 사망 이후에는 아들의 꿈을 포기하게 해야했다. 결국 최종화에서 본인의 생일날 강호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강호의 품 안에서 생을 마감한다.
만일 누군가 ‘순자’의 성악설을 뒷받침할 근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자, 이 사람을 보시오!’ 하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될 만큼 강호는 나쁜 놈이다.
공명정대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서울중앙지검 검사. 강한 자의 편에 서서 약한 자를 괴롭히는 안타고니스트의 전형. 웬만한 드라마라면 주인공을 괴롭히는 절대악으로 나와 권선징악의 주제를 몸소 체현하고 처절하게 응징당해야 마땅할 그런 캐릭터 말이다. 사람들은 그런 강호를 보며 ‘성공을 위해서라면 지 애미도 팔아먹을 놈’이라고 수군댔다.
강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버지가 없었다. 그리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검사’라는 직업이 정해져 있었다. 강호의 엄마는 그 모든 이유를 ‘우리가 돈이 없고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돈이 없고 힘이 없는 건 분명해 보였다. 돼지농장하는 엄마 덕분에 성냥개비같이 깡마른 강호의 별명은 ‘돼지새끼’였고 늘 돼지 똥냄새가 난다며 놀림을 당했다. 하지만 강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 모진 운명을 이해하고 자시고 할 여력 따위도 없었다. 덕분에 강호는 무럭무럭 독해졌고 그렇게 검사가 되었다.(4화 방영 이후 추가) “그러게... 그러니까... 그게 누구 탓이냐고?!! 니 아빠가 왜, 뭣 땜에 억울하게 죽었는지 그것 좀 밝혀 달라고!! 지긋지긋해? 도망가고 싶어 미치겠지?... 판검사 돼.. 그래야 너 벗어나. 저 고약한 돼지 똥냄새한테도, 이 나쁜 엄마한테도..”
그랬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엄마 때문이었다. 억울한 재판 뒤에 숨겨진 아버지의 죽음.
하지만 엄마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고 돌아오는 길. 강호는 뜻밖의 사고로 7살 지능의 아이가 되어버린다.
그렇게나 벗어나고 싶었던 나쁜 엄마 영순은 단 한 순간도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사람이 되어 버렸고, 그렇게나 매몰차게 차버렸던 옛 연인 미주는 다시 나타나 강호의 심장을 콩닥이게 한다. 이제 서야 비로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배우게 되는 강호. 돈도 힘도 기억도 없지만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미주는 착하다. 그래서 불의를 참지 못한다. 엄마를 두고 바람이 난 아빠를 찾아가 멱살을 잡았고, 청담동 에스테틱에서 자신에게 발길질을 한 오태수의 외동딸에게 맞발길질을 날려줬으며, 성희롱을 일삼는 남자 손님의 손가락을 살포시 분질러 주었다.
미주가 네일 아티스트가 된 이유는 엄마 때문이었다. 춤바람 난 아빠를 찾아가 소리소리를 질렀을 때 미주에게 초콜릿을 내밀던 아빠의 파트너. 그녀의 하얗고 예쁜 손에 칠해진 매니큐어를 보고 숨이 멎는 듯했다. 엄마에게선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손이었다.
엄마는 매일 밤낮으로 밭에서 일만 했다. 고추를 심고, 마늘을 심고, 배추를 심고, 열무를 심고 또 고추를 따고, 마늘을 따고, 배추를 뽑고, 열무를 뽑고... 그러느라 굳은살이 박히고 꼬질꼬질 흙 때가 끼어서 때수건으로 문질러도 하얘지지 않았다. 미주는 그런 엄마가 너무 안 돼서 이 담에 크면 꼭 네일 아티스트가 돼서 매일매일 엄마 손에 형형색색 예쁜 매니큐어를 발라주고 반짝이는 큐빅을 달아 주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면... 엄마도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쩌면... 진짜진짜 어쩌면... 아빠도 다시 집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4화 방영 이후 추가) “너 공부만 해라... 알바해도 붙을 놈이 알바 안 하면 수석할 거 아니야. 나 너한테 투자할래... 가진 게 없어서... 일단은 나부터.. 그 복수.. 내가 도와줄게.”
그날부터 미주는 본격적으로 강호 사시바라지를 시작했다. 밥하고, 빨래하고 또 월급을 받아 강호의 방값과 학원비를 대주었다. 힘들고 고됐지만 행복했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강호는 사시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7년이 흐르고... 악착같이 벌어 놓은 돈으로 네일샵을 차린다. 하지만 같이 동업을 하던 언니가 보증금과 회원권 팔아 받은 돈을 모조리 들고 튀어 버린다. 결국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모든 것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어 미주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전형적인 드라마 속 권력자의 딸 캐릭터 답게 철 없고 안하무인인 캐릭터. 아버지의 뜻에 거역을 못하고, 이에 따라 강호의 살인미수에 크게 기여하였으나,[5] 강호를 사랑했던 것은 맞는지 사고 이후 PTSD를 겪었으며, 유아퇴행 상태가 되어버린 강호의 사진을 보고 도상그룹 집안과의 결혼식까지 파토내며 강호가 있는 조우리로 찾아가기까지 한다. 이후 오태수에 의해 강제로 병원에 갇혀 지내다가 자신을 몰래 구출하러 온 이미주의 설득과 일침에 결국 강호의 조력자로 돌아서고, 미주와 삼식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탈출한다. 이후 송우벽의 재판에서 오태수와 증인석에 앉고 강호를 도와 오태수와 송우벽을 무너뜨린다. 모든 사건이 끝나고 2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고 자신을 면회 온 삼식이가 계속 대쉬를 하자 어색한 눈빛으로 삼식이를 바라보며 등장이 종료된다.
송우벽 밑에서 일하는 인물들로 어마무시한 싸움 실력을 소유하고 있으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순진한 귀농 청년들 행세를 한다.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를 끝없이 고민하게 되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 나중에 송우벽에게 숙청당할 위기에 처하고 송우벽에게 대항한다.
소지석 (최순진) 우벽그룹 송우벽 회장의 하수. 송우벽의 지시를 받아 정체를 숨긴 채 조우리에 정착하는 인물. 송우벽에게 토사구팽 당할 위기에 처하자 먼저 눈치채고 저항한다.
차승언 (박천) 소지석과 함께 송우벽의 지시를 받아 조우리에 정착하는 인물. 소지석은 나름대로 임무에 충실하려 하는데 비해 차승언은 간혹 진짜 귀농하는 사람이 되려는 모양새이다.
항상 팩을 붙이고 다녀 드라마 내내 얼굴을 알 수 없다. 늘 애완견을 안고 다니며 입바른 소리를 해서 마을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든다.
마을사람들도 정체를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인 인물. 이장의 말로는 세력이 기울어진 일본 야쿠자의 딸을 본인이 거두어 살게 되었다는 농담조로 말을 했으나... 사실 그 정체는 진짜 일본 야쿠자의 딸로, 최종화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조직을 재건하자 유창한 한국어는 어따 팔아먹었는지 어눌한 한국어로 이별을 고한다.어이없어하는 이장의 모습은 덤(...) 하지만 떠나려는 찰나 입덧을 하곤 그녀는 임신해있었고 이장과 같이 살기를 택한다.이장이 별로였다면서(응?) 그게 가능하냐면서 기겁한다.
배세영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마스크팩은 PPL이 아니며 항상 그것을 쓰고 나오는 이유는 그녀가 마을 사람들 중 유일하게 입바른 말을 하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 익명성이 보장된 유일한 사람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해식 (조진웅[특별출연]) 영순의 남편이자 강호의 아빠. 행복한 돼지농장 사장. 집안 대대로 이어받은 돼지농장이 송우벽에 의해 불태워지고 불을 지른 송우벽이 주민들을 협박해 우벽에게 유리한 증거가 나와 무죄를 선고받자 담당 검사인 오태수에게 재수사를 의뢰하나 결국 송우벽에 의해 자살로 위장당한채 살해당한다.
강호 사법연수원 동기 (김선빈)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집안의 재력을 보는 전형적인 금수저에 안하무인 캐릭터로 강호를 싫어하며 시비를 거는 동기.
선영 (오하늬) 미주와 네일샵을 함께 운영하는 친구. 미주가 모르는 사이에 함께 운영하던 가게를 팔아넘긴 후 잠적한다.
황수현 (기은세[특별출연]) 오태수의 수행비서. 사실은 우벽그룹 비서 출신으로, 우벽 측에서 오태수를 감시하기 위해 보냈던 것이다. 그러다가 정황상 오태수의 강압에 의해 성관계를 맺고, 아이까지 임신하였다. 이것이 오태수의 귀에 들어가자 드라마 초반부에 강호는 오태수, 송우벽과의 거래 하에 황수현을 죽인 것으로 나오나, 사실은 죽이지 않았고 알던 횟집 사장을 통해 외국으로 밀입국을 시켜 도망갈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껏 살려놓았더만 어째서인지 황수현은 9화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13회에 강호가 되찾은 횟집사장에 의해 사실이 밝혀졌는데, 밀항 시도 당시 중간에 오태수의 수하들이 들이닥쳐 횟집사장을 쓰러뜨렸고, 아이를 살리려던 황수현은 아기를 선장실에 숨기고 소화기를 포대기에 감싸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였다. 이후로 아이는 횟집사장이 길러왔던 것이 최종회에 밝혀졌다.
안드리아 (조쉬 뉴튼) 영순의 돼지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한국어를 듣는 것은 되는데 말하는 것에는 서툴러서 번역기같은 말투를 구사한다.
[1] 아들인 강호 또한 매우 불행한 삶을 살았으나, 적어도 본인이 태어나고 가족이나 연인이 죽는 경험을 하지는 않았다.[2] 다행히 후반부로 가면서 회복하기는 했다.[3] 영순이 강호를 소풍에 보내지 않았던 것은 공부보다도 이 이유가 더 컸다고 밝혀진다. 강호 또한 본인이 싸준 김밥을 먹고 잘못될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4] 8화에서 강호가 통장 비밀번호 내 생일 이러면서 밝혀졌다.[5] 아버지가 비서 황수현을 최강호의 불륜녀로 거짓말을 하는 것에 속아, 결혼 전 강호와 어머니 영순을 뵙고 오는 길에 강호가 마실 생수에 수면제를 타 사고를 내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나중에 아버지의 거짓말을 알게 되어 아버지의 악랄함에 공포를 떨게 된다.[특별출연][7] 강호가 하고싶은 일(복수)이 생겼다고 해서 미주를 떠났다는 발언. 이때 미주는 임신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특별출연][특별출연][특별출연][특별출연][특별출연][13]배세영 작가의 전작 〈완벽한 타인〉, 〈우리는 형제입니다〉에 출연했다. 기사[14]심나연 PD의 전작 〈열여덟의 순간〉에 출연했다.[15]심나연 PD의 전작 〈괴물〉에 출연했다.[16]배세영 작가의 전작 〈인생은 아름다워〉, 〈극한직업〉에 출연했다. 깨알같이 예전 직업으로 치킨집닭강정 가게를 운영했다고 말한다. 전부 망했다고 하는것도 웃음 포인트. 그리고 이장의 전화를 대신 받을때 극한직업 트레이드 마크 대사를 그대로 패러디했다. 같은 신에 등장한 이장 역의 김원해와는 뮤지컬 난타의 원년멤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