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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2-31 22:00:37

남아있는 나날

1. 영국 소설
1.1. 줄거리
2. 소설 원작 영화
2.1. 캐스팅2.2. 원작과의 차이점2.3. 기타

1. 영국 소설

파일:remainsbook.jpg
영문 원서판 표지
파일:remainsbook2.jpg
한국어 번역판 표지[1]

원제 The Remains of the Day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1989년 작품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사이의 전간기를 배경으로, 영국 귀족의 저택에서 일하는 한 집사장의 관점에서 당대 영국의 시대상을 묘사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중 현재 시점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50년대지만, 분량 상으로는 2차대전 직전인 1930년대 중후반에 관한 회상 내용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0여개 국가에서 100만부 이상이 팔리는 성공을 거두었고, 노벨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문학계의 영예로 손꼽히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7년 저자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한국에서는 영화 개봉에 맞춰 1994년에 세종서적에서 번역 출간했으며, 이후 2010년 민음사에서도 출간했다.[2] 번역자는 송은경. 가즈오 이시구로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타 작품들과 함께 판매량이 급증하여 단번에 베스트셀러로 올라섰다.

한편 '남아있는 나날'이라는 국내 제목은 오역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명사형으로 쓰인 remains를 동사로 보아 생긴 오역으로, '그 날(혹은 '시간'/'세월')의 흔적'[3]이 보다 정확한 번역이라는 것. 소설의 내용이 과거에 대한 회상을 중심으로 한 액자형 구성임을 생각하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기존의 제목이 20년 넘게 통용되어 왔기 때문에 더 익숙하게 쓰이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주한 영국문화원장 마틴 프라이어는 원 제목의 의미를 "주인공의 남은 인생과 등장인물들이 사는 더 큰 사회로부터 남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남아있는 나날'이라는 번역이 "완벽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오역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1.1.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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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제임스 스티븐스는 영국의 명망있는 귀족이자 외교계의 실력자인 달링턴 경의 저택에서 일하는 집사장이다. 어느날 샐리 켄튼이라는 여인이 하녀장으로 합류한다. 켄튼은 스티븐스의 엄격한 업무 스타일에도 잘 적응했고, 간간히 스티븐스에게도 개인적인 호의를 표하지만, 스티븐스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고 사무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애쓴다.

1930년대에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등장하면서, 영국과 독일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진다. 달링턴 경은 나름 개인적인 선의에 입각하여 양국간의 화친을 위해 애썼고[4], 자신의 저택을 비공식 외교회담 장소로 제공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차츰 달링턴 경은 자신도 모르게 나치의 주장에 경도되어[5], 유화론자로 변질되고 만다.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영국에서 매국노로 지탄을 받아, 폐인이 된 채 쓸쓸히 만년을 보내다 숨을 거둔다.

한편 켄튼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스티븐스에게 지친 나머지, 다른 남자와 교제하다 결혼을 선언하며 하녀장을 그만둔다. 사실 스티븐스도 켄튼에 대한 연모의 정을 남몰래 간직했지만, 끝내 이를 드러내지 않았다. 집사장이라는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달링턴 경의 저택은 미국인 부호인 패러데이에게 팔린다.[6] 저택의 새 주인이 된 패러데이는 스티븐스에게 휴가를 권유하고, 스티븐스는 켄튼을 만나기 위해 떠난다.[7] 스티븐스은 20년만에 재회한 켄튼에게 다시 하녀장으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지만, 켄튼은 자신의 딸이 임신을 했고, 곧 아이를 낳을 예정이라 가정에 머물고 싶다고 대답하며 사양한다. 두 사람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음을 확인한 채, 마지막으로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2. 소설 원작 영화

파일:remainsfilm.jpg
예고편

제임스 아이보리의 1993년 영화[8]로, 원작 소설 못지 않은 명작으로 손꼽힌다. 감독의 최고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와 더불어 서양 집사계의 모습을 잘 묘사한 작품. 주인공 집사장 역으로 출연한 안소니 홉킨스는 집사의 업무를 거의 장인(匠人) 정신에 가깝도록 묘사했다.

199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남우/여우주연상, 음악상, 미술상, 의상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쉰들러 리스트, 칸 황금종려상의 피아노,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거장 로버트 알트만숏 컷, 해리슨 포드의 주연작 도망자등의 쟁쟁한 작품들이 많은 해라, 수상에는 고배를 마셨다.

2.1. 캐스팅

2.2. 원작과의 차이점

2.3. 기타



[1] 2021년, '클라라와 태양'을 출간하면서 표지 디자인이 개정되었다. 또한 민음사 모던 클래식에서는 빠지고, 대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분류가 바뀌었다.[2] 민음사는 그동안 한국에서 번역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들 대부분을 출간했다. 가즈오가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민음사가 최대 수혜자"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있었을 정도.[3] 일본어 제목은 ‘日の名残り(그날의 잔영)', 중국어 제목은 ‘長日留痕(긴긴날의 남겨진 흔적)'으로 '그 날의 흔적'과 유사하게 번역했다.[4]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 당시에 만난 독일인 친구와 전쟁 이후 만남을 약속했지만 베르사유 조약으로 만나지도 못하고 독일 경제가 파탄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1차대전 직후 연합국이 독일에 부과한 천문학적 배상금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경제난 등에 대해 연민을 느꼈다.[5] 자기 저택의 하녀들 가운데 한 명을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했다. 이에 켄튼이 항의했을 정도.[6] 미국인 패러데이가 달링턴 경 저택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것을 두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제국의 지위를 상실하고, 미국이 영국을 대신하는 최강대국이 된 것"을 상징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7] 이 시점에 켄튼은 결혼 후에 남편을 따라 '벤 부인'으로 불리었다.[8] 전망 좋은 방, 모리스, 하워즈 엔드 등의 시대극 영화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이스마엘 머천트와 함께 머천트 아이보리 프로덕션에서 제작했다. 주로 영국 시대극을 제작하던 사람들. 재미있게도 원작자, 제작자, 감독 모두 잉글랜드인이 아니다. 아이보리는 미국인, 머천트는 인도인.[9] 본 작품에서는 여자 주연 엠마 톰슨과 별로 접점이 없는데, 3년 후 제작한 제인 오스틴 원작의 이성과 감성 영화판에서 남녀 주연이자 극중 연인으로 재회했다.[10] 극중 친아버지와 달링턴 경은 서로 친구로, 친아버지가 사망한 후에는 달링턴 경과 사실상 부자 관계처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