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多元主義 / Pluralism다른 존재를 나와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 다른 존재는 틀리고 나만 맞다는 '배타주의' 뿐 아니라, 다른 존재들을 나 중심으로 생각하는 '포괄주의/우월주의'도 다원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다원주의는 말 그대로 나와 다른 존재 자체를 온전히 인정하는 것이다.
2. 상세
다원주의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시대와 여러 사상이 공존하는 민주주의의 덕목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이 이야기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이다. 종교다원주의, 정치다원주의, 문화다원주의 등이 존재하며, 개인의 주관을 중요시하는 다원주의적 가치관은 사회적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고 있다.상대주의와는 자주 함께 인용되지만 다른 개념이다. 상대주의는 절대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가치 구분과 우열이 절대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치가 기준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어떤 것을 선택해도 상관없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반면에, 다원주의는 자신과 다른 다양한 문화, 사상 등이 나와는 다르더라도 공존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다. 즉 상대주의는 서로 상반된 가치를 가진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의미없기 때문에 내버려두는 반면에, 다원주의는 서로 상반된 가치를 가진 사람들 사이의 갈등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속에서 함께 행동할 수 있는 가치들에 대해 고민하고 타협하고자 한다.
극단주의와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갖춰야 하는 덕목이다. 또한 다양한 의견이 종합되어 만들어지는 위키 계열 사이트에서 필요하며, 논쟁이 아닌 토론에 임할 때 갖추어야 하는 자세다.
3. 인본주의적 비판
현대 정치철학에서 다원주의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 이사야 벌린은 다원주의의 관용은 '인간의 지평'(Human Horizon)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인간이라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테러나 전쟁이나 극단주의'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지평'이라는 개념은 다원적 가치가 아니라 일원론적 가치가 아닌가? 그렇다면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그것이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타협에 의해 결정되는 유동적 가치라면, 어디까지가 '인간의 지평'에 해당되고 어디까지가 '인간의 지평'에 해당되지 않는가?이런 논리적 모순이 생기는 까닭에 '인간의 지평'이 아닌 가치도 인정해줘야 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바로 극단주의의 가치도 인정하는 것이 돼 버린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다원주의적 주장이 오히려 극단주의 세력의 팽창을 가져오게 돼 버리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쉽게 얘기하자면 식인, 강간, 이유 없는 폭력 등 사회에 해를 끼칠 것이 분명한 행위들에 대해서 어떠한 논리적 견제도 통하지 않게 되자, 역설적으로 인권이나 자유와 같은 보편적인 가치들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두긴도 비슷한 논증을 통해서 '러시아만의 정의가 있다'면서 침략전쟁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회의는 종교적 다원주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한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았으나, 지나치리만큼 이상주의에 경도된 나머지 이슬람 근본주의 등 과격한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테러를 밥 먹듯 일으키는데도 높으신 분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사한 문제에 대해서는 문화 상대주의를, 절대적 다원주의의 대안과 대안의 한계에 대해서는 방어적 민주주의를 참고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