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盜跖 / 盜蹠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전설적인 도적으로 노나라의 현인인 유하혜(柳下惠)의 동생이다.
본래 성은 전(展)이고 이름은 획(獲). 자는 금 또는 막내를 가리키는 계. 형 유하혜는 유하 지방에 살았고 혜라는 시호를 받아 유하혜라고 불렸는데 노나라의 대부로 형벌을 관리하는 직책에 있었다. 참고로 도척은 공자보다 100년 가량 윗대 사람이다.
2. 생애
도적으로 활동할 때 태산에 웅거하여 무려 9천 명의 부하를 이끌면서 제후를 공격하고 약탈할 정도로 기세가 당당하고 막강했다. 사람 간을 썰어 먹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 토벌당했다는 기록도 없어서 사마천은 사기 백이열전을 통해 "인육먹는 도척 같은 놈이 집에서 편안하게 죽고 백이숙제 같은 선인은 굶어 죽었다" 며 악인이 천수를 누리고 선인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현실에 화두를 던진다.[1]부하가 도적에게도 도적의 도(道)가 있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도둑질 하러 남의 집에 들어갈 때, 무엇이 있는지 바로 알아맞히는 것이 성(聖), 남보다 앞장 서서 들어가는 것이 용(勇), 남보다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 도둑질을 해도 차질이 없는 곳을 터는 곳이 지(智), 훔친 것을 정당하게 나누는 것이 인(仁) 이라고 하며, 이 다섯가지를 갖추지 못하고 큰 도적이 된 자는 없다.[2]
다만 애초부터 그 수단이 불법적인 산도적질인 시점에서 인의는 이미 없고,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시키는 궤변이다. 그만큼 자신의 행동에 당당하고 거침없었다는 의미다.공자가 그를 감화시키려고 했지만 오히려 나름대로의 논리로 공자를 조롱하고 협박해서 쫓아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제는 이 이야기의 출처가 장자 잡편 도척(盜跖)편이다. 장자는 공자와 같은 유가 계통의 인물을 멋대로 인용해서 조롱하는 것이 하나의 패턴인 책이며, 심지어 유하혜나 도척은 공자보다 훨씬 이전 시대의 사람이다. 창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야사에 따르면 이런 도척도 집에 들어오면 촛불을 켜고 잠을 자는 자기 자식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장차 이놈은 나 같은 도적이 안되었음하기도 했다고.[3]
3. 미디어 믹스
3.1. 킹곤타의 만화 달인전
킹곤타의 만화 달인전 ~ 9만리를 바람에 타고 ~에서도 등장. 초대 도척의 뒤를 이어 계속 당대의 대 도적에게 이름이 계승되는 방식이라며 소개된다. 천하의 대도로 일컫음을 받으며 동시에 천하의 경혈로 불리는 대인.3.1.1. 8대 도척
무지막지한 무력과 판단력을 보여주는, 단순한 도적이 아닌 대도적을 칭하는 호쾌남. 처음 장단 일행을 만났을때 단숨에 죽이려 했으나, 그의 특이한 언행에 이끌려 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도척의 이름은 천하에 떨쳐져있어서 그의 이름을 대는것 만으로 모든게 해결 가능할 정도. 심지어 맹상군에게 소개장을 줘서 붉은 삼협을 맹상군과 만나게도 해준다.이후 상당이 장단 일행의 활약으로 진에 항거한다는 소식을 듣자 진과 조가 큰 전쟁을 벌일것이라며 자신도 전쟁에 참가할 뜻을 보인다. 본래 허리띠 맨 자들, 즉 나라를 이끄는 자들의 전쟁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진이 지나치게 강대해진데다 진의 지배가 너무도 강력해 자신도 견딜 수 없다며 진에 대한 항거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대단한 무력과 돌파력으로 그 왕흘을 몰아붙이며 장단을 구하고 재등장. 이후에도 도척의 이름에 이끌린 수많은 도적떼와 붉은 삼협이 만든 인연의 의용대의 중심으로 조와 함께 진을 공격한다. 이때 도척을 본 장단의 친구, 현신의 아들 현수가 도척을 동경하게 된다. 꾸준히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진이 자랑하는 오대부의 장군 1명을 단숨에 죽이지만 본작의 최종병기급인 백기와의 전투 끝에 장렬히 전사한다. 이후 주인공 장단의 친구의 아들인 현수가 9대 도척으로 이름을 이어받게 된다. 그리고 시기상 말은 안되지만 한고조 유방의 어린 시절 모습이 도척과 매우 흡사하게 나와 붉은 삼협이 유방을 도척의 후손으로 생각하고[4] 예뻐하기도 하는 등, 사후에도 꾸준히 언급된다.
3.1.2. 9대 도척
주인공 장단의 친구인 현신의 아들 중 한명 현수. 첫 등장때는 어린아이였으나 이후 성장하여 조와 진의 전쟁에 참여하며 등장하고, 호쾌하면서 놀라운 지휘력을 보이는 도척을 동경하게 된다.가장 먼저 백기의 존재를 눈치채고 그들의 발견을 알리나 기습당해 위기에 처하고, 이를 구하러간 도척이 백기와의 사투 끝에 사망하며 그의 뒤를 이어받게 된다. 형인 현준과 헤어져 도척의 본거지로 가서 수련을 받는데, 이후 장평 대전의 얘기를 듣고도 자신이 성장해서 진의 바닥을 꿰뚫는 것이 복수라며 수련에 매진한다,
이후 꾸준히 수련을 하며 전투력을 비롯해 성격도 도척에 걸맞게 성장하고 진의 한복판에 들어가 보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인다. 초기 등장할때에 비해 엄청난 수련을 해서인지 골격 전체가 상당히 커져서 이전 도척에 버금갈 정도.
진에서 여불위를 정탐하다 부하인 괴가 잡히게 되고, 이를 보고는 진을 내부부터 알아가겠다며 스스로 잡히고 이후 조문단으로 왔다가 잡힌 붉은 삼협과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다. 어쨌거나 거물이다보니 진왕의 연달은 사망으로 인한 사면령에도 사면되지 않고, 본인도 사면은 거절이라며 스스로 탈출하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진짜로 탈출에 성공하고, 신릉군이 5국의 연합군을 이끌어 진과 대립할때 선대 도척이 맡긴 목숨값을 받아오겠다며 참전한다. 자신들이 설령 죽고, 진이 설령 천하를 통일해도 힘에 항거하는 우리의 정신은 계속 이어진다며 완벽한 도척으로 성장함을 보여준다. 이때 8대 도척의 동생인 도선이 현수의 생명을 받고 싶다고하자 3일동안 온 정력을 쏟아 상대해주겠다고 하고, 도선을 임신시킨뒤 참전한다.
8대 도척처럼 십이지를 읊으며 몽오의 군사를 가르며 등장한다. "내가 범띠 사람이다" 라고 외치며 등장하던 8대와 달리 "하늘의 시간을 빼았으러 왔다" 며 등장. 한손으로 가볍게 진의 병사를 들어서 날리며 말을 빼앗는 등 엄청난 무력을 보인다. 후방의 몽오 때문에 추격은 하고 있어도 어떻게 제압하기는 힘들던 연합군에게 크게 활로를 틀어준다. 적진의 정중앙을 썰어버리며 국면을 여는 한수로 평가받으며 대활약한다. 이후 후방에서 몰아치는 경골의 존재를 느끼고 달려와 경골을 끝내 죽이는데 성공한다. 허나 경골을 죽이고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훗날의 진시황 정의 창에 목을 찔려 치명상을 입는다. 정을 보며 너는 누구냐고 물으며 다가서다가 머리에 한번 더 공격을 받아 결국 쓰러진다. 가까이있던 장단에게 결국 하늘의 시간을 훔치지 못했다며 사과하고 그대로 사망.
이에 분노한 장단은 반드시 정을 붙잡겠다고 덤비지만 몽오가 나타나 정을 구하고 떠나버린다. 시신은 도척 일행에게 인계되어 장사지내게 된다.
9대 도척의 죽음을 전해들은 도선은 슬픔에 잠기지만, 자신의 뱃속의 아이가 11대 도척이 될것이고 도척의 이름은 계승되어야 한다며 자신을 10대 도척으로 선언한다.
주인공 친구의 아들이라는 점과 일찍 죽은 형제와 달리 꽤 오래 살았고[5] 평생의 원수인 경골을 죽이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대로 전투에 참전하자마자 허무하게 사망했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편. 8대 도척 역시 그러했지만 그래도 몇달간 전투에서 긴 활약을 했는데 9대는 등장과 동시에 사망한셈이 되어버렸다.
3.1.3. 10대 도척
앞서 8대 도척의 동생이자 9대 도척 현수의 아내. 처음 등장때는 사는곳이 사는곳이다보니 좀 날카롭긴 해도 평범한 여자같은 모습을 보인다. 허나 오라버니의 죽음, 현수의 죽음을 연속으로 겪고는 자신이 도척이 되어 다음 세대의 도척에게 이어줘야한다며 스스로 도척을 선언하는 여장부로 성장한다.처음에는 장단을 좋아하는 듯 했지만 처음 만남 이후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8대 도척의 뒤를 이어 멋지게 성장한 9대 도척의 씨앗을 받기를 원해 그의 아이를 임신한다.
그러나 전쟁에 나선 9대 도척도 죽음을 맞이하고, 그녀는 자신의 아이에게 다음을 맡기기 전 자신이 먼저 뒤를 잇겠다며 10대 도척을 선언한다.
춘신군과 방난이 중심이 된 연합군이 진을 공격할때 등장하며, 도척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무력과 지휘력을 보인다. 11대의 육아도 맡겨두고 나왔다고 하며, 이때 작중에서 도척의 후손으로 그려지는 한고조 유방을 보며 자신의 오빠를 닮았다며 감격하다가 자신에게 욕정을 품는 듯하자 싸대기를 때린다(...).
이후 유방과 함께 중앙에서 신출귀몰한 공격으로 몽오군을 몰아붙이며 합종군에 크게 기여한다. 이후 몽오군과 몽무를 뒤쫓던 와중 진이 고용한 이민족들에게 공격을 받아 뭔가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수하들과 함께 순식간에 사망한다. 이후 수급은 이민족들이 가져간다. 마지막 순간 8대와 9대 도척을 떠올린 뒤, 자신의 아들인 간에게 유언을 남기듯 읊조리고 11대는 그것을 들은 듯 눈물을 흘리며 수련을 계속하는 장면을 보인다. 이후 이들의 시신을 유방이 발견하고 분노한다.
등장과 동시에 사망한 9대보다는 낫지만, 흔치 않게 전장을 휩쓸던 여장부 캐릭터가 빠르게 소모된지라 아쉽다는 독자들이 많다.
3.2. 기타
고전소설에는 장교[6]와 함께 세트로 자주 도적의 대명사로 등장한다. 물론 도척이 항상 더 앞에 이름이 나온다는 점에서 그의 악명을 짐작할 수 있다.김삼 만화 옛날 옛적에도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름만 도척이고 명나라 시절 도둑이었다. 도둑으로 유명했지만, 재상집을 털러갔다가 들켜서 매를 맞아 죽었다. 거리에 시체가 버려진 걸 조선에서 온 사신이 가엾게 여겨 시체를 묻게했는데, 꿈에 도척이 나와 울며불며 고마워했고 보답으로 내가 가진 훔치기를 드린다고 했다. 사신은 이상하게 여겼는데 이 뒤로 마음 속으로 훔치고 싶다라면 뭐든지 다 훔치게 되었다. 심지어, 사람 마음도 "누가 저 오해를 싹 훔쳐갔으면 좋겠다." 라고 하면 정말로 마음도 훔쳐가서 사람이 달라질 정도. 조선으로 와서야 전설적인 도둑 도척에 대한 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땅에 묻어준 시체를 도로 파낼 수도 없고 사신은 조금만 훔치고 싶다 농담조로 말하면 뭐든지 집에 떡하니 있던 걸 늘 들려주면서 고생했다는 마무리로 끝난다. 전설의 고향에서도 이 이야기로 방영한 바 있는데, 조선 도둑이라고 나오고 도둑을 묻어주고 평생을 뭐 알아서 집안에 훔친 물건이 가득 쌓여 도둑을 묻게해준 벼슬아치가 어이없어하며 끝났는데 착한 일도 조심해야 한다는 나레이션으로 끝난다.
[1] 고우영 십팔사략에서도 나오는데 "헷갈리는구나! 희대의 살인강도이자 식인마인 도척 놈은 잘 먹고 잘 살며 천수를 누렸는데, 의로운 백이 숙제 형제는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아! 헷갈리고 헷갈리는도다! 과연 하늘의 뜻이란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로 사마천이 붓을 던지며 고민하는 모습으로 나온다.[2] 妄意室中之藏 聖也, 入先 勇也, 出後 義也, 知可否 知也, 分均 仁也. 五者 不備而能成大盜者 天下未之有也. 장자 외편 거협(胠篋)[3] 비슷하게 오사마 빈 라덴이 있는데 그 자신은 악질 테러리스트지만 자식들에게는 테러리스트 하지 말고 서양에서 잘 먹고 잘 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빈 라덴의 아들중 하나는 빈 라덴이 죽은 후 원수를 갚겠다고 테러리스트가 되었다고...[4] 만화상에서 백기가 죽은뒤 유방이 태어나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도척은 그보다도 한참 전에 죽었기에 도척의 자식일수는 없다. 다만 도척과 비슷한 인상의 인물에 의해 임신하는 것으로 그려졌기에 도척의 자식 중 1명일수도 있다. 실제로 작중 인물들도 도척의 손자가 아닌가 생각한다.[5] 시간대를 따져보면 거의 30대 후반까지 살았다.[6] 초나라 사람으로 초회왕 때의 전설적인 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