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유럽의 동화로 그림 동화에도 실려 있는 이야기며 룸펠슈틸츠헨(Rumpelstilzchen)은 이 동화가 유래하는 독일에서 전해지는 이름으로 영어식인 럼플스틸츠킨(Rumpelstiltskin)이라는 발음으로도 알려져 있다. 유럽 전역에서 이름만 다른 희한한 말들로 바꾸어서 전해지는데 특히 영어권에서는 톰 팃 톳이라는 이름으로도 지명도가 높다.2. 줄거리
옛날 옛적에 어여쁜 딸을 둔 한 방직공이 있었다. 그러나 딸은 성인이 되었음에도 결혼에 별 관심이 없었고, 결국 방직공은 자신을 찾아온 왕에게 우리 딸이 물레를 잘 돌리는 부지런한 신붓감이라며 그녀를 데려가라고 추천한다.욕심쟁이였던 왕은 방직공의 딸이 궁전에 도착하자마자 물레와 산더미 같은 일감을 주고 탑에 가둔 다음 내일 아침까지 일을 끝내지 못하면 영영 가둬버리겠다고 말한다. 절망에 빠진 딸 앞에, 한 요정이 나타나 목걸이를 준다면 일을 대신해 주겠다고 거래를 제안한다. 주인공이 거래에 응하자 요정은 재빠르게 물레를 돌려 실타래를 잔뜩 만들어냈다. 다음 날, 놀란 왕은 더 많은 일감을 가져다 놓고 같은 일을 다시 시켰다. 이번에도 요정이 나타나서 이번에는 딸의 반지를 대신 가져가고 일을 해주었다. 세 번째 날, 왕은 이번에도 일을 해내면 널 왕비로 삼고 그러지 못하면 죽이겠다고 말한다. 이번에도 요정이 나타났으나 주인공에게는 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요정은 왕과 결혼해서 낳는 첫 번째 아이를 주는 대신 일을 해주겠다고 한다. 딸이 제안에 응하자 요정은 마지막으로 일을 처리해주고 사라진다.
그 뒤 왕이 약속을 지키면서 딸은 왕비가 되었다. 그 뒤 첫 아이를 낳자, 임프가 다시 나타나서 약속한 아이를 내놓으라고 했다. 왕비는 온갖 보물을 대신 제시하면서 아이를 못 주겠다고 했지만, 임프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왕비가 사정하자, 임프는 자기 이름을 3일 안에 맞힐 수 있다면 포기하겠다고 말했다.[1]
이틀 동안 왕비는 수많은 이름들을 물어보았지만 맞히지 못했다. 마지막 밤이 다가오자 왕비는 임프를 찾아 숲속을 돌아다니다가, 임프가 숲속의 자기 별장에서 뛰놀며 노래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2]
오늘은 빵을 굽고, 내일은 술을 빚고, 모레는 왕비의 아이를 데려올 거야. 내 이름이 룸펠슈틸츠헨이라는 걸 세상 사람들 아무도 모르니 얼씨구나 좋구나![3]
세 번째 날에 임프가 찾아오자 왕비는 처음에는 시치미를 떼고 다른 이름을 대다가 마지막에 임프가 얘기한 이름을 말하자, 룸펠슈틸츠헨이 분노에 길길히 날뛴 뒤 다시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4]
왕비의 기지로 아이를 데려가려는 룸펠슈틸츠헨을 물리쳤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룸펠슈틸츠헨 입장에서 보자면 대가를 약속받고 왕비가 부탁한 일을 다 해줬는데 정작 왕비가 페이크를 치고 뒤이어 완전 먹튀로 자기를 또 엿먹었으므로 도움만 실컷 주고 험한 꼴 보는 결말로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5][6]
3. 이름에 관하여
본디 룸펠슈틸츠헨이란 독일 말로 "작은 방울 기둥"이라는 뜻이다. Rumpelstilt는 폴터가이스트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귀신으로 Poppart라고 불리기도 한다.유럽 각지마다 이 이야기에서 여러가지 이름을 제시하는데, 영국에서는 톰 팃 톳(Tom Tit Tot)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져서 룸펠슈틸츠헨(룸펠슈틸츠킨)만큼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이틀이 되었다. 그 외에도 릭댕릭동, 피리 풀, 트리 타 트롯, 타라단도 등등 다양한 버전의 이름이 있다.
여담으로 이름에 대한 미신 중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초자연적인 존재의 올바른 이름을 알면 상대를 지배하거나 굴복시킬 수 있다'는 속설이 있는데[7], 임프가 숨기고 있는 이름을 알아내야 아이를 빼앗기지 않는다는 전개에서도 이런 속설을 엿볼 수 있다.
4. 대중문화 속의 룸펠슈틸츠헨
네임드 동화인 만큼 각종 매체에서 패러디되거나 소재로 등장한다.- 1987~9년 작 그림 명작동화 45화(혹은 2기 21화)가 이 작품을 다루고 있다. 제목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화 제목은 '요정의 이름'으로 적절히 변경하였고, 이는 MBC 방영 당시에도 마찬가지이다. 원작과 다르게 왕은 딱히 황금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으로 설정, 오히려 첫 눈에 반했다는 묘사가 나온다. 요정의 노래는 왕의 명령을 받은 하인이 들은 버전을 채용. 다만 극의 긴장감을 위해서인지 이름을 명확하게 떠올리지 못하는 과정이 들어갔으며, 어떻게든 기억해 낸 이름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대비해 왕이 검으로 요정을 처치하고자 커튼 뒤에 숨어있는 전개가 추가되었다. 물론 원작대로 이름을 맞추었기에 왕이 나서지 않고 끝난다.
영화는 여러 영화가 있는데 한국에서 비디오로 나온 공포의 럼펄스킨(Rumpelstiltskin,1995)이 알려지긴 했으나 매우 졸작이다.레프러콘를 감독한 마크 존스가 감독했으나 흥행에서 꽤 성공한 레프러콘과 달리 이건 평도 흥행도 망했다.[9]
- 슈퍼맨의 적인 미스터 믹시즈피틀릭이 이 이야기의 임프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 imc 게임즈가 개발한 PC 온라인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는 내기를 좋아하는 심술꾸러기 마족 럼펠스틸스킨으로 등장한다.
- 룬의 아이들 데모닉에서 조슈아 일행이 엘베리크 쥬스피앙의 집을 돌아다니다가 짚과 물레, 금실을 보고 언급한 내용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룸펠슈칠츠헨이라고 추정된다.
- 타임리스 테일즈에서도 이 동화를 다룬 에피소드가 나왔다.
- 미국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도 여러 동화 속 공주들과 첫 아이를 받는 조건으로 거래를 하는 마법을 다루는 사연있는 악당 럼플스틸츠킨이라는 캐릭터로 나온다.
- 나오미 노빅의 판타지 소설 Spinning Silver는 이 동화를 재해석한 이야기이다.
- 유희왕 오피셜 카드게임의 함정 카드 룸펠 토이펠의 모티브 중 하나. 몬스터의 이름을 선언하여 그 몬스터의 특수 소환이나 효과 발동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 페이퍼 마리오 1000년의 문의 람펠은 이 유령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1] 어떤 판본에서는 하루에 이름을 3개만 제시할 수 있도록 한정한다. 즉, 기회는 9번.[2] 왕 또는 이름을 알아오라고 심부름 보냈던 하인으로부터 들었다는 식의 바리에이션도 존재한다.[3] 영국의 '톰 팃 톳' 버전에서는 "맞춰 봐~, 몰랐지~, 내 이름은 톰 팃 톳!". 어쨌거나 아무도 안 듣는다고 생각하고 제 이름을 신나게 떠벌린다는 건 어느 나라 버전에서나 동일하다.[4] 그냥 도망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도 있고, 분노에 날뛰다가 자기 몸이 둘로 찢겨져 자폭했다는 버젼도 있으며, 땅속으로 꺼져 사라졌다는 버전도 있다.[5] 룸펠슈틸츠헨이 딸이 제시하는 다른 대가를 수락했다면 괜찮았을 수도 있지만 애초에 룸펠슈틸츠헨이 첫 아이를 대가로 달라 하자 먼저 승낙해버린 건 딸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방앗간 주인의 딸이 왕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능성이 매우 적은 일이었으니 딸은 대가를 줄 일이 아예 생기지 않을 것으로 여겼을 것이고, 가진 것이 없어 제시할 것도 딱히 없었다는 점에서 룸펠슈틸츠헨의 말을 수락한 딸의 행동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6] 간혹 딸에게 정당성을 주기 위해 몇몇 판본에서는 룸펠슈틸츠헨이 나중에 왕비가 되면 그때 자기가 원하는 걸 요구하겠다며 거래를 미루고 뒤늦게 그 대가가 왕비의 아기라고 이야기하며 서로 갈등을 빚는 식으로 내용이 진행된다.[7]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를 위해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려 하는 것이나, 서유기 속 금각은각형제의 이름을 불렀을 때 대답하면 빨려들어가는 호리병, 역사 속의 피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8] 슈렉 3과 슈렉 포에버에서는 디자인이 다르고 다른 인물이다.(슈렉 3에서는 수염이 있다.)[9] 위의 설화에서 공주가 이름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점술가가 이름을 맞춰 바닷속에 봉인되고, 수백년이 지난 현대에 이것이 발굴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주된 내용이다. 경찰이었던 죽은 남편을 회상하던 여주인공의 눈물을 맞고 봉인이 풀리는데, 변신이 가능한지 봉인이 풀릴 때 옆에 있던 남편의 사진을 보고 남편으로 변신해서 여주인공과 뜨거운 밤을 보낸다. 여러모로 충공깽을 선사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