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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몽소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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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성모 마리아 4대 믿을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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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7BBFDE>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colcolor=#000000> 라틴어: Mater Dei, Dei Genetrix, Deipara
그리스어: Θεοτόκος(Theotokos)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 라틴어: Perpetua virginitas Mariae
그리스어: Αειπάρθενο(Aeiparthenos)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라틴어: Immaculata Conceptio
한자어: 무염시태(無染始胎)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 라틴어: Assumptio Beatae Mariae Virginis
한자어: 몽소승천(蒙召昇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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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승천, 티치아노 베첼리노, 1516~1518년,
690 × 360cm, 패널에 유채,
베네치아 산타 마리아 글로리사 데이 프라리 성당.
라틴어 Assumptio Beatæ Mariæ Virginis in cælum
영어 Assumption of the Virgin
한자
일본어 聖母の被昇天(せいぼのひしょうてん)

1. 개요2. 상세
2.1. 가톨릭의 입장2.2. 정교회의 입장2.3. 개신교의 입장
3. 성모 승천 대축일4. 기타

[clearfix]

1. 개요

성모 마리아 임종 후 영혼육신 모두 하늘로 들어올려졌다는 그리스도교의 오랜 전승이다. 다만 이를 믿을 교리로 확정한 공동체는 가톨릭뿐이고, 이에 대한 해석이나 입장은 각각 다르다. 현재 마리아의 피승천은 절대 다수의 개신교에서는 배격되며, 정교회, 오리엔트 정교회에서는 마리아의 무덤에서 시신이 사라졌다는 전승에 따라 피승천을 교회전승으로만 인정한다.[1]

중요한 점은 예수의 승천과 달리 스스로 올라간 게 아닌, 들어올려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피승천(被昇天)이라고도 한다. 영어에서도 예수의 승천은 Ascension, 성모의 승천은 Assumption이라고 달리 표현한다.[2]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 성모무염시태와 함께 가톨릭 교회의 성모 마리아 4대 교리 중 하나이다.

2. 상세

아래의 내용은 신약성경 정경 본문에는 실려 있지 않으며, 전승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후 12사도들이 모여서 장례를 치렀다. 다시 말해 성모 마리아가 승천하기 전에 일단 죽음을 겪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사흘 지나 뒤늦게 도착한 사도 토마스가 "마지막으로 한번만 어머니의 얼굴을 뵙고 싶다"라며 무덤을 열었다. 성모 마리아는 아들 예수의 제자들을 아들처럼 아꼈고, 사도들 역시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셨다.

그런데 토마스가 무덤을 여는 순간 성모 마리아가 막 승천하는 모습이 목격되었고, 성모 마리아는 하늘로 올라가며 토마스에게 자신의 허리띠를 증표로 남겨주었다. 다른 사도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성모 마리아의 시신은 승천하여 사라지고, 관 주변에는 아름다운 꽃향기들만 남아있었다고 한다.

사흘만에 성모 마리아가 승천한 것은 예수십자가에 못박혀 죽고서 부활하기까지 걸린 시일을 연상시킨다. 아울러 부활한 예수를 직접 만나 못자국을 확인하고서야 부활을 믿은 사도 토마스가, 이번에는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처음 목격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

2.1. 가톨릭의 입장

비오 12세의 몽소승천 선포
언뜻 보기엔 말장난 같지만 성모‘몸소’승천이 아니라 성모‘몽소(蒙召)’승천이다. 성모‘몸소’승천이면 이는 성모 마리아가 (예수처럼) 누구의 도움없이 홀로 하늘나라로 올라갔다는 얘기인데(자승천), 이는 성모 마리아가 예수와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것으로, 아무리 성모 공경이 아주 지극한 교회라고 해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가톨릭에서는 전승으로 전해지다가 교황무류성으로 선포된, '믿을 교리'이다. 교황무류성의 이름으로 선포된 교리를 배격하면 공의회에서 결의된 교리를 안 믿을 때와 똑같이 자동파문된다.

성모 마리아가 이 세상을 마친 뒤에 하늘로 승천했다는 것은 초대교회 때의 신자들로부터 믿어오던 것인데,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가 전 세계 가톨릭 신자에게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셨던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지상의 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의 영광에로 들어올림을 받으셨다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신앙의 진리이다."라고 하여 성모몽소승천 교리를 교황무류성을 통해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즉 성모몽소승천은 1950년에 '새롭게' 만들어낸 교리가 아니라, 이미 가톨릭 교회가 믿어오던 것이 교황무류성을 통해서 선포된 것이다. 당장 몽소승천 교의가 교황무류성을 통해 확정(1950년)되기 이전에도, 개별 신학자의 견해가 아니라 교리서 차원에서 몽소승천은 교리로서 가르쳐지고 있었다.
[문] 어떤 사람의 몸이 죽음에서 일으켜지고 천상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있습니까?[3]

[답] 원죄 없는 혼과 결합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몸은 몽소승천의 특권으로 천상으로 드높여지고 받아들여졌습니다.[4]
『볼티모어 교리문답』Baltimore Cathechism 1941년판 178항

마리아의 몽소승천에 대한 전통적 견해는 “죽음고통은 태초에 아담하와가 범한 원죄의 결과이므로, 원죄를 지니고 태어난 인간은 필연적으로 죽고 나서 공심판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느님은총으로 성모 마리아원죄 없이 잉태되었으므로, 그 육신은 영영 그대로 공심판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느님은 성모 마리아의 순결한 육신을 미리 부활시키고 승천시킨 것이다. 이것이 성모승천대축일의 의미이다. 성모승천과 예수의 승천은 그 내용이 다르다. 예수는 하느님이기에 자신의 능력으로 승천했지만예수몸소승천, 성모 마리아는 무염시태의 특전을 구세주 예수의 은혜로 받았고, 그의 승천도 자신의 능력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주의 은혜로 하늘로 불림을 받았기에 성모승천을 몽소승천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한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경상에서 승천했다는 에녹, 엘리야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에녹은 '하느님이 데려갔다' 라고 설명하며 엘리야도 엘리사에게 '주님께서 다른 강을 건너라고 하신다.' 라고 말했다. 즉, 둘 다 스스로 승천하거나 한건 아니다.

성모승천 교의의 역사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사도헌장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 교황 비오 12세는 “거룩한 교부들과 신학자들의 모든 입증과 확신은 거룩한 전승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하고 말했다. 교황은 성모승천이 성경이 아니라 전승에 근거한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설명이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성모 마리아는 (본죄는 물론이고) 원죄가 없으므로, 원죄의 결과인 죽음의 지배 하에 놓일 수 없기에 공심판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하느님이 육신을 부활시켜 천국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자신이 믿는 죽은 이들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을 성모 마리아는 원죄도 없었을 뿐더러 인간이 되신 하느님(예수)을 낳은 거룩한 몸이기에 '죽음의 지배 하에 놓이지 않았고, 하느님께서 놓이지 않게 하셨다.'는 것이다. 이는 천주교회에서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다른 주요 교리들(예: 원죄 없는 잉태, 평생 동정, 구세주의 어머니)과도 일맥상통한다.

2.1.1. 성모몽소승천성모무염시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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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성모_마리아의_대관식_벨라스케스_프라도미술관.jpg
{{{#!wiki style="text-align:center"

수많은 교부신학자가 엄격한 성경 해석을 근거로 조사하고, 교회에 의해 진리로 선포된 교리이다.

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비록 공식적인 의견 표명은 아니었지만, 요한 복음서 14장 3절을 성모승천에 대한 교의적 근거로 인용하였다. 성모승천 교의 역사의 끝자락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사도헌장《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 교황 비오 12세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거룩한 교부들과 신학자들의 모든 입증과 확신은 거룩한 전승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성모승천은 교회의 초창기부터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보편적으로 믿어져 오던 전승이었다.

여기서 전승(傳承)의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하는데, 전승이란 "넓은 의미에서 한처음부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하느님 말씀과 행적, 교회 가르침과 활동에 관한 모든 것, 곧 성전(聖傳)과 성경(聖經) 모두"를 말한다.

교회의 초창기부터 수많은 교부와 신학자의 치열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확립되고, 교회에 의해 권위를 지닌 진리와 가르침으로 선포됐으며, 또한 구세사(救世史)에 있어서 성모 마리아의 역할, 성모 마리아와 그리스도의 관계, 교회 안에서의 성모 마리아의 지위에 대한 의미를 내포한다.

우선 성모 마리아 이전에 최소한 2명 이상의 사람이 이미 승천, 즉 육신과 영혼이 하늘나라로 들어 올림을 받은 사례가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사례를 봤을 때, 성모 마리아 역시 그러한 들어올림의 대상이었다고 보는 것이 그렇게 큰 무리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가톨릭교회는 다음의 구절을 보고 이미 성모승천이 예정된 일이었다고 보고 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모 마리아의 육신과 영혼이 모두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졌다고 가르치고 있다. 마리아에게 죄가 없다면, 죽음이 그녀를 구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생각이다. 또한 그리스도는 자신의 부모를 공경하며 순종하며 지냈다. 성모 마리아는 예수를 잉태하여 낳았으며, 그를 양육하였으며, 십자가 밑에서 그의 수난과 죽음을 지켜보며 곁을 지켜주었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자기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를 각별히 여겨 에녹과 엘리야 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기 어머니의 육신도 하늘나라로 들어 올렸을 것이다.
우리 그분 거처로 들어가 그분의 발판 앞에 엎드리세. 주님, 일어나시어 당신의 안식처로 드소서. 당신께서, 당신 권능의 궤와 함께 드소서. (시 132:7-8)

성모 마리아는 새로운 언약궤이다. 다윗 왕이 예루살렘 백성들을 이끌고 피난처로 이끌었듯이, 그리스도 역시 하늘로 승천하여 자신의 거처로 백성들을 이끈다.

요한묵시록 12장을 보면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12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등장한다. 이 여인은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을 다스릴 사내아이를 출산하였다.
여자와 용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는데, 한 여자가 해를 둘러 걸치고, 달을 그 발 밑에 밟고, 열두 별이 박힌 면류관을 머리에 쓰고 있었습니다.
이 여자는 아이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서 나타났습니다. 머리 일곱 개와 뿔 열 개가 달린 커다란 붉은 용 한 마리가 있는데, 그 머리에는 왕관을 일곱 개 쓰고 있었습니다.
그 용은 그 꼬리로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서,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막 해산하려고 하는 그 여자 앞에 서서, 그 여자가 아기를 낳기만 하면 삼켜 버리려고 노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 여자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기는 장차 쇠지팡이로 만국을 다스리실 분이었습니다.
별안간 그 아기는 하느님께로, 곧 그분의 보좌로 이끌려 올라갔고, 그 여자는 광야로 도망을 쳤습니다.
거기에는 천이백육십 일 동안 사람들이 그 여자를 먹여 살리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곳이 있었습니다. (묵시 12:1-6)

그리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성모몽소승천 교리는 1950년에 새로 생긴 것이다"라는 비판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가톨릭과 밀접한 성미술(聖美術)의 역사를 봐도 알 수 있는데, 성모승천을 주제로 그려진 성화는 비오 12세교황무류성의 이름으로 믿을 교리로 선포한 20세기를 훌쩍 넘은 14세기에도 등장하고(심지어 16세기 종교개혁 이전이다.)[6], 이탈리아에 정말 널리고 널린 성모승천이라는 의미의 산타 마리아 아순타(Santa Maria Assunta)라는 이름을 지닌 성당은 르네상스 이전 시대부터 버젓이 지어지고 있었다. 개신교 측 입장 문단에서 성모승천이 가톨릭 내부에서 상당한 논쟁을 불렀다는 언급이 있었으나, 성모승천은 고대에도 확인되는 교회 전승이다. 근대에 교의 확정 과정에서 가톨릭 신학계 내부에 논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 논쟁은 전승의 유무나 성모승천 명제의 가톨릭적 참거짓 유무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타 교단과의 대화 과정에서 반발을 부를 것이라는 사목적 배려의 문제였다.[7]

당장 몽소승천 교의가 교황무류성을 통해 확정(1950년)되기 이전의 교리서에서도 몽소승천은 교리로서 가르쳐지고 있다.
[문] 어떤 사람의 몸이 죽음에서 일으켜지고 천상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있습니까?[8]

[답] 원죄 없는 혼과 결합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몸은 몽소승천의 특권으로 천상으로 드높여지고 받아들여졌습니다.[9]
『볼티모어 교리문답』Baltimore Cathechism 1941년판 178항
교회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예수가 묵시록에 나오는 이 사내아이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은 다름 아닌 동정 마리아를 뜻한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수세기에 걸쳐 발생한 성모 발현, 즉 가르멜 산의 성모, 과달루페의 성모, 뤼뒤박의 성모, 파티마의 성모 등을 살펴보면 성모 마리아의 모습에서 태양 내지는 발밑에 달을 두고 있다는 점, 머리에 12개의 별로 된 관을 썼다는 점 등 묵시록에서 언급된 여인의 모습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이다.

요한묵시록 12장에서 여인이 낳은 사내아이는 하느님에게로, 그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다고 나온다. 여기서 들어 올려져 하느님에게로 갔다는 뜻은 십자가상에서 죽은 예수부활하여 하늘에 올라 성부의 오른편에 앉아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내아이가 하늘로 올라가자 은 그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을 쫓아갔다. 그러나 그 여인에게 큰 독수리의 두 날개가 주어졌다. 그리하여 그 여인은 광야에 있는 자기 처소로 날아가, 그 뱀을 피하여 그곳에서 일 년과 이 년과 반 년 동안 보살핌을 받았다. (묵시 12:13-14)
여기서 ‘큰 독수리의 두 날개’라는 말을
독수리가 보금자리를 휘저으며 새끼들 위를 맴돌다가 날개를 펴서 새끼들을 들어 올려 깃털 위에 얹어 나르듯…. (신명 32:11)
위의 말씀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때, 독수리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것이며 두 날개는 하느님의 두 천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인이 큰 독수리의 두 날개를 받고 자기 처소로 날아가 뱀을 피하여 피신했다는 구절은 곧 성모 마리아가 천사들에 의해서 하늘나라에 들어 올려졌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 묵시록의 여인은 '메시아의 백성'을 의미한다는 반론이 있으나, 이는 허수아비 치기의 오류이다. 이 여인이 '메시아의 백성'을 의미한다는 건 당연 가톨릭도 인정하며, 다만 '메시아의 백성'과 '메시아의 어머니'가 상호배제하는 의미가 아니라고 보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개신교 주석에서도 두 의미가 상호 중첩되어 있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10] 즉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이 부분에서 '메시아의 어머니'가 '메시아의 백성'을 표상한다는 건 당연 인정한다. 그리고 성경은 어떤 구체적 인물이 더 거대한 개념을 표상한다고 해서 그 인물의 구체성과 의미를 희석하지 않는다.[11] 그렇기에, 개신교 성서학자 Ben Witherington 3세는 다음과 같이 옳게 말하였다:
[요한묵시록 12장의 여인]은 문자 그대로 사내아이 예수님의 어머니를 지칭하는 동시에 하느님 백성을 가리키는 여성상이라고 보아야 한다.[12]

이밖에도 교부들은 창세기를 검토하면서 성모승천을 확신하였다. 창세기 3장 15절을 보면 동정 마리아는 아들 예수의 인류 구원 사업에서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아들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공동 운명임을 알 수 있다.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창세 3:15)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사탄과 마리아 사이에, 타락한 천사들과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 적개심이 형성되리라는 것은 하느님에 의해 결정되었다.

성모승천 교의를 입증하는 모든 논리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논리는, 인류에게 죄를 가져다 주었던 첫 인간인 아담하와와 달리 세상에 구원을 가져다 주는 두 번째 아담인 예수에 이어, 그의 구원 사업에 최초로 동참하게 된 두 번째 하와로서 마리아가 원죄의 모든 흔적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야 한다는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에 기초하고 있다. 8세기의 교부 성 제르마노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동정 마리아가 원죄의 모든 흔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잉태된 순간 받게 되는 육신과 정신 그리고 영혼의 세 요소가 태중에서부터 이미 완전무결해져야만 한다. 마리아는 하느님에 의해 제2의 하와로서, 즉 티 없이 깨끗한 상태로 창조되어야만 했다. 그녀의 정신과 영혼 그리고 육신은 원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야만 했다.

아담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의 뜻에 불복종했을 때, 하느님에게서 받은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상실해 버렸다. 그리고 아담 이래 모든 인간은 때가 되면 영혼과 정신 그리고 육신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은 오직 그리스도를 믿고 교회의 세례를 통해서만 새로운 마음과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구원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로 갈 수 없게 되었다. (요한 3:5)

그런데 성경이나 교회의 전승 그 어디에서도 마리아가 여느 인간처럼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것은 마리아가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이미 새로운 몸과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그녀는 원죄를 사함 받기 위하여 세례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마리아는 원죄에 전혀 물듦 없이 잉태되도록 하느님에 의해 예정되어 있었다.[13]

마리아가 육신과 정신, 영혼이 하느님에 의해 온전히 불멸의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지지하는 성경상의 증거는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하와가 죄를 범한 후 그녀에게 한 말에서 엿볼 수 있다. 하느님은 하와에게
나는 네가 임신하여 커다란 고통을 겪게 하리라. 너는 괴로움 속에서 자식들을 낳으리라. (창세 3:16)
라고 예고하였다. 그렇다면, 마리아가 원죄를 물려받지 않고 흠 없는 상태에서 예수를 낳을 때는 원죄의 산물로 나타나는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았으리라는 논리적인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성경에도 고통 없이 아이를 출산하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진통을 겪기 전에 해산하고 산고가 오기 전에 사내아이를 출산한다. 누가 이런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누가 이런 일을 본 적이 있느냐? 한 나라가 단 한 번 만에 태어날 수 있느냐? 한 민족이 단 한 번 만에 태어날 수 있느냐? 그러나 시온은 진통이 오자마자 자식들을 낳는다. (이사 66:7-8)

앞서 언급된 내용들은 구체적으론 예형론(豫形論, Typologia)에 기반한다. (1코린 10:6.11; 히브 10:1; 1베드 3:21.)
우선 가장 중요한 사실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흔히 마리아를 평범한 여인으로 보는 데 반해 고대 그리스도인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고대 교회에는 하와와 마리아의 유사점이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와가 인류의 타락에 고유한 역할을 했듯이 마리아도 인류의 구원에 고유한 역할을 했다고 믿었습니다.

하와는 뱀의 말에 속아서 불순종과 죽음을 가져왔다. 그러나 동정 마리아는 믿음과 기쁨을 가져왔다.
유스티누스,「유다인 트리폰과의 대화」 100 [2세기]

하와의 불순종의 매듭은 마리아의 순종으로 풀렸다. 동정녀 하와가 불신으로 단단히 묶은 것을 동정녀 마리아는 믿음으로 풀어주셨다.
이레네우스,「이단 반박」 3.22.4 [2세기]

여인들이여, 정결하신 마리아를 찬미하라. 그들의 어머니, 하와를 향한 비난이 컸던 만큼이나, 오, 그들의 자매, 마리아에게 드린 공경은 더욱 컸도다.
시리아인 에프렘,「성탄 찬미가」 15.23 [4세기]

동정녀 하와를 통해서 죽음이 왔다. 그러므로 동정녀를 통해서 생명이 찾아와야 했다.
예루살렘의 키릴루스,「예비신자 교리교육」 12.15 [4세기]

여종이 우리를 낙원에서 쫓겨나게 했으니, 여종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찾도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시편 주해」 45.4 [4세기]

하와를 통해서 죽음이 왔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를 통해서 생명이 왔습니다.
히에로니무스,「서간집」 22.21 [4-5세기]

사람을 속이기 위해 여인을 통해서 독약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은총 속에 다시 태어나게 하려고 여인으로부터 구원이 쏟아졌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설교집」 51.3 [4-5세기]

이처럼 고대 교부들의 진술은 놀랍게도 일치합니다. 위에 언급된 문헌들은 특정 장소나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아프리카, 소아시아, 유럽에서 살던 교부들이 그리스어, 라틴어, 시리아어로 쓴 작품입니다. 19세기의 저명한 학자이며 교부 전문가인 존 헨리 뉴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리아에 관한 “가장 오래된 초기부터의 기본적인 가르침은 그녀가 바로 두 번째 하와라는 것이다.”

마리아가 두 번째 하와라는 것을 이해하면 마리아도 하와처럼 죄 없이 창조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교리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마리아가 실제로 새 하와라면, 마리아는 하와보다 더 위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잠깐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형론의 관점에서 보면 구약의 ‘예형’은 신약에서 성취되는 인물보다 위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성경에서 아담은 예수님의 예형이지만, 아담의 타락에서 보다시피 아담이 예수님보다 위대하지는 않습니다. 다윗 임금도 참된 이스라엘의 임금이신 예수님의 예형이지만, 밧 세바와 간음한 다윗 임금이 그리스도보다 위대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하와가 마리아의 예형이라면 하와는 마리아보다 위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창세기에서 하와가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하시도록 창조되었다는 말은 죄 없이 창조되었다는 뜻입니다.(창세 1,27-31) 그러므로 두 번째 하와인 마리아 역시 죄 없이 창조되었다는 것이 이해됩니다. 하와―마리아 예형론에 따르면 마리아는 어떤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만일 마리아가 죄를 지었다면 첫 번째 하와가 두 번째 하와보다 위대한 것이 됩니다. 두 번째 아담인 예수님이 죄 없이 태어나시고 죄 없이 사셨다면, 두 번째 하와인 마리아도 죄가 없으셔야 합니다. 고대 교부 시리아의 에프렘과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의 글을 봅시다.

오직 예수님 당신과 당신의 어머니께서
모든 것보다 더 아름다우십니다.
오 주님, 당신께는 어떠한 흠결도 없고
당신의 어머니께는 어떠한 오점도 없나이다.
에프렘, 「니시비스 시가」 27.8 [4세기]

죄라는 주제를 다룰 때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예외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주님으로부터 모든 면에서 죄를 극복할 수 있는 넘치는 은총이 마리아에게 부여되었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주님의 공로로, 의심의 여지 없이 죄 없으신 분[주님]을 잉태하시고 낳으셨다.
아우구스티누스, 「본성과 은총」 42 [4-5세기]
에프렘과 아우구스티누스는 타락 이후 모든 사람이 죄의 권세 아래에서 태어난다는 성경의 가르침에서(시편 51,5; 로마 3,23; 5,12-17) 예수님을 제외하고는 오직 마리아만이 예외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아우구스티누스는 마리아가 자신의 노력의 결과로 죄로부터 자유로웠던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마리아가 얻어낸 것이 아니라 하느님 ‘은총’의 순수한 선물로 주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질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어떻게 고대 그리스도인들은 마리아에 대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요? 신약성경은 예수님이 죄가 없으셨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히브 4,15) 그런데 마리아도 죄가 없으셨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요? 마리아가 죄 없이 창조되었다는 말이 마리아가 뭔가 온전히 인간적이지 않다는 뜻은 아닌가요? 이 주장은 타락 이전 아담과 하와가 ‘온전히 사람이 아니었다’고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미주 1]

이 점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지금 예수님과 마리아를 구약성경의 눈으로 보려 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죄의 상태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 1,31) 하시도록 창조하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아담과 하와를 죄가 없이 태어나도록 하셨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 ― 신약성경

1. 아담: 죄 없이 창조됨 ― 1. 예수님: 죄 없이 잉태되심

2. 하와: 죄 없이 창조됨 ― 2. 마리아: 죄 없이 잉태되심
아담이 죄 없이 창조되었고 하와 역시 죄 없이 창조되었다면, 예수님과 마리아 두 분 다 죄 없이 잉태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나요? 예수님이 새 아담이며 마리아가 새 하와라면, 두 분 다 죄로부터 자유로웠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죄가 없다고 말한다 해서 온전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미주 2]

「가톨릭교회교리서」에서 언급하듯이, 예수님과 마리아를 새 아담과 새 하와로 여기는 것은 마리아가 죄 없이 잉태되셨고 죄 없이 사셨다는 교리의 성경적 근거가 됩니다. 창세 3,15의 ‘원복음(Protoevangelium)'을 다루면서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교 전승은 이 대목[창세 3,15]을 “새로운 아담”의 예고라고 본다. 그분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필리 2,8) 아담의 불순종을 넘치게 보상한다. 한편 많은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은 이 ‘원복음’에서 예고된 ‘여인’을 “새로운 하와”인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로 생각한다. 마리아는 최초로 그리고 특별한 방법으로 그리스도께서 거두신 죄에 대한 승리의 은혜를 입은 분이다. 그분은 원죄에 전혀 물들지 않았고, 지상 생애 동안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그 어떤 죄도 범하지 않으셨다. 「가톨릭교회교리서」 411항
원죄로부터 보호되었다는 가르침, 곧 ‘원죄 없이 잉태되심’이란 의미는 흔히 오해되듯 마리아의 부모님이 죄가 없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또한 어떤 개신교 학자가 주장하듯이 ‘아들에게 죄스러운 본성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죄를 씻은 것’도 [미주 3] 아닙니다.

(...)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죄를 이기신 승리에서 흘러나온 ‘특별한 은총’으로 마리아는 죄로부터 자유로웠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리아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닙니다. 교황 비오 9세는 1854년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교의를 믿을 교리로 반포했습니다. 교황은 초기 그리스도교의 믿음을 따라, 마리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과 특전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실 공로를 미리 입으시어” 원죄의 온갖 더러움에 물들지 않게 보호되셨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마리아는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 정확히는 모든 죄에서 보호되었기 때문에 “나의 구원자 하느님”(루카 1,47)이라고 외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하와인 마리아는 하느님의 은총이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에게 무엇을 하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고의 예입니다. 마리아는 구원의 ‘기쁜 소식’이란 아담과 하와의 타락이 가져온 것을 되돌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2코린 5,17)이 되게 하는 것임을 알게 해줍니다.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죄 없이 사셨다는 것과 우리 역시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활할 때에 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리라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바로 이것이 신약성경에서 하늘에 “완전하게 된 의인들의 영”(히브 12,23)이 있다고 표현한 까닭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까닭은 하느님께 우리를 의인처럼 보이게 하려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바오로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당신 은총의 능력으로 실제로 우리를 ‘의롭게 만드셨습니다.’(로마 5,19 참조) 새 하와인 마리아는 죄 없이 창조되어, 새 창조의 의로운 삶을 가리키는 ‘살아있는 표징’이 되셨습니다. 이 새로운 창조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여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요한묵시록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

[미주 1] : Mary Cunningham, Gateway of Life, 182-184 참조. Cunningham은 정교회는 가톨릭교회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의 교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죄 없이 잉태되심의 교의는 마리아를 다른 인류와 분리하며, 필멸의 존재와는 다른 신체적 특징을 갖게 만들고, 마리아의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경에서 아담과 하와는 죄 없이 창조되었지만, 그들은 온전히 인간적이었고 온전히 자유로웠다. 비슷한 방식으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은 그녀의 자유나 온전한 인성을 박탈하지 않는다. 「가톨릭교회교리서」 374-379항 참조. McKnight, The Real Mary, 121과 비교. McKnight는 가톨릭 교의에 대해 옳게 논평하고 있다. “마리아의 죄 없음은 그녀가 신적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다. 공식적인 가르침에서 마리아의 죄 없음은 하느님 은총의 산물일 뿐이다.”

[미주 2] : 이 점에 관련하여 John Henry Newman의 말을 참조하라. “만일 하와가 창조된 순간부터 초자연적 내적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면, 마리아도 잉태된 순간부터 이런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추론에 어떻게 반론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것이 원죄 없이 잉태되심 교의의 단순하고 문자적인 의미다. 원죄 없이 잉태되심 교의의 본질이 더도 덜도 말고 바로 여기에 있다. … 이 교의는 교부들의 가르침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곧 마리아가 두 번째 하와라는 사실이다.” Boyce, Mary, 225에서 재인용. 원문의 출처 Reverend Pusey에게 보낸 편지는, John Henry Newman, Certain Difficulties Felt by Anglicans in Catholic Teaching (2 vols,; London: 1908, 1910), 2:44-50 참조.

[미주 3] : McKnight, The Real Mary, 130-131. McKnight는 원죄 없이 잉태되심의 교의는 마리아가 어떻게 자신의 죄스러운 본성을 예수님께 물려주지 않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그릇된 주장을 하고 있다. McKnight는 「가톨릭교회교리서」와 같은 가르침을 인용한 것은 아닌데, 사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교리는 없다.
-브랜드 피트리, 《마리아의 신비를 풀다》, 바오로딸

위에서 언급한 논리들로 볼 때 마리아의 육신은 여느 인간처럼 땅속에 묻혀 의미없이 소멸될 수 없으며 살아있는 상태에서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졌거나 죽은 상태에서 부활하여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졌다는 신학적 논리로 도출된다. 이 2가지 논리 가운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교회는 유보적인 상태다. 어쨌든 새로운 하와이자 세상의 어머니로서 티 없이 깨끗하게 창조되었기 때문에 마리아의 육신과 정신, 영혼은 때가 되자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져 영광스러운 빛의 존재로 변화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보통 인간은 지금의 육신은 결국 소멸하며, 소멸하지 않는 불사의 몸을 갖기 위해서는 최후의 심판 날이 도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마리아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창세기, 이사야서, 요한묵시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이들 성경 구절을 전부 종합해 보면 동정 마리아의 몽소승천 교의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내용이라 본다.

2.2. 정교회의 입장

정교회에서는 분명 전승 차원에서 승천을 인정하며 성모 안식 또는 영면(dormition, κοίμησις)이라고 즐겨 표현한다. 마리아가 '죽음을 겪고' 들어올려졌다는 것이 정교회의 확고한 전승이다. 이는 가톨릭과 모순되지 않는데, 가톨릭 교리에서는 마리아가 들어올려질 때 사망했는지 살아있었는지를 특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몽소승천이라는 표현도 안쓰는 건 아니다. 몽소승천 희랍 정교 성당Assumption Greek Orthodox Church,테오토코스 몽소승천 주교좌 성당Assumption of the Theotokos Cathedral이라는 성당 이름이 멀쩡히 잘만 쓰이는 게 정교회이다.[14]

전례와 이콘에서 성모의 승천은 아주 확고하게 표현되며 신자 개개인이 함부로 믿지 않아도 된다고 인식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의 만년에 대한 서사는 4세기 이전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거의 문서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5세기 초부터 이슬람 정복 이전까지 그리스도교 세계 동방에서는 유사 프로코루스(Pseudo-Prochorus)의 요한 행전(Acts of John), 마리아의 안식서(Liber Requiei Mariae) 등 많은 종류의 서로 다른 안식 전승이 외경으로 전해졌다. 전통적인 시각(Cothenet, Mimouni 등)에서는 안식 전승이 피승천 전승보다 더 오래되었고 후에 피승천 전승으로 발전했다고 상정했지만, 슈메이커(2002)는 이를 부정하고 피승천 전승과 '피승천 없는(Assumptionless)' 안식 전승 등 여러 독자적인 안식 서사가 같은 시기에 공존했다고 주장했다.[15]

정교회에서 기리는 성모 안식 축일은 가톨릭의 성모 승천 대축일과 날짜가 같은 8월 15일이다. 니케포로스 칼리스토스 크산토풀로스(Nikephoros Kallistos Xanthopoulos)의 교회사(Historia Ecclesiastica)에 따르면 마우리키우스 황제에 의해 그 날짜가 정해졌다. 7세기 이후 축일이 서방교회로 전해진 뒤 피승천을 강조하는 이름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2.3. 개신교의 입장

대부분 개신교에서는 무염시태/무염수태조차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몽소승천을 인정하지 않는다. 루터교 일부 교회에선 전승으로 인정은 하거나 최소한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 경우도 있다. 성공회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몽소승천과 무염시태가 성경 및 초대 교회 전승에 부합한다고 아래와 같이 선언한 경우도 있지만, 개신교의 일파인 만큼 저교회파를 중심으로 몽소승천에 부정적인 성직자나 평신도들도 존재한다.
78. 우리의 연구결과로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는 아래의 합의문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이 합의문이 마리아에 관한 우리의 합의를 크게 앞당겼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다음과 같이 단언합니다. ... 성모 승천과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에 나타난 마리아에 관한 가르침은 성경에 나타난 은총과 희망적 경륜의 유형 안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성경의 가르침과 초대 교회의 공통된 전통에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다.[16]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Anglican-Roman Catholic International Commission) 공동 문헌, 〈그리스도 안에서 은총과 희망이신 마리아〉(Mary: Grace and Hope in Christ)[17], 2005

다만 다른 대부분의 개신교에선 오직 성경(sola scriptura)에 따라 전통이나 전승을 인정하지 않는다. 성모 마리아 문서 참조.

개신교에선 마리아론이 종교개혁 당시 크게 문제가 아니었으나, 가톨릭에서 근대 세속주의에 반발하여 교회 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전승을 새로 교리로 선포한 것이며, 스스로 가톨릭에서 개신교와 멀어진 차이점으로 본다. 가톨릭이 1854년, 1950년 각각 무염시태, 몽소승천을 교리로 선포했을 때에도 개신교의 반발은 교리의 내용보다는 교황이 공의회 없이 회칙으로 교리를 선포했다는 것 자체에 대한 것이 더 컸다.

3. 성모 승천 대축일

『매일미사』 성모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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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 미사
낮 미사
성모 승천 대축일 전야 미사와 낮 미사의 모든 요소는 가나다해 공통이다.
가톨릭 교회는 매년 8월 15일에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낸다. 한국 교구들에서 8월 15일은 필수로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의무 대축일이다.(자세한 내용은 전례력 문서의 한국 천주교에서 조정된 것들 문단 참조.) 특히 광복절과 같은 날짜라서 더욱 뜻깊게 경축한다.

4. 기타

1950년의 성모몽소승천 선포와 1854년의 성모무염시태 선포가 교황의 무류성과 엮여있기에 일각에서는 마치 가톨릭 교회 내에서 논쟁적인 사안을 교황이 억지로 밀어붙여서 통과시킨 것 처럼 오해하는 경우도 많으나, 이 선포들은 당시 가톨릭 교회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오히려 교황들이야말로 매우 신중하게 유보적인 입장이었고, 소위 말하는 '교회의 하부 구조'에서 아래로부터 치고 올라와서 교의로 선포된 것이 진실에 가깝다. 물론 이걸 모든 가톨릭 신자의 개개인의 예외 없는 만장일치라 하긴 어렵겠지만, 당시 정황을 보면 '일치된 의견'이라 하기엔 무리가 없었음은 분명하다.
1884년 10명의 프랑스 대주교들이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를 선포해 주기를 요청한다. 또한 1843년에는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인 람브루스키니(Luigi Lamburschini, 十 1854) 추기경이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에 유리한 성서 구절, 전승, 교황청 문헌들을 다수 수집하여 논문을 발간하였고, 이 책은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상당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전통적으로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를 반대하던 도미니코회원들도 성모 신심 미사의 감사송에 “원죄 없는”(immaculata)이란 표현을 삽입하려고 노력하였다.

... 교황 비오 9세는 1852년 20명의 신학자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소집하여 이 문제를 검토하게 하였다. 여기서 교의 결정의 근거로 삼을 만한 기준들이 논의되었는데, 당시 주교단의 일치된 의견과 교회의 전례 실천도 교의 결정을 위한 긍정적인 기준으로 제시되었다. 1854년 3월 22일 21명의 추기경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소집되어 회칙의 제4차 초안이 검토되었다. 같은 해 12월 2일 교황은 회칙의 최종 편집을 추기경단에 넘겨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낸다. 마침내 1854년 12월 8일 회칙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Ineffabilis Deus)이 발표되어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가 교의로 선포되기에 이른다.
손희송, 『주님의 어머니 신앙인의 어머니 – 어제와 오늘의 성모 마리아』, 서울가톨릭대학출판부, 2014, pp.171-173.
많은 주교, 신부들, 그리고 신자들은 ‘성모 승천’을 교의로 선포할 것을 지속적으로 청원하였다. 교황 비오 10세(Pius X, 十 1914)는 계속되는 청원에 대해 교의 선포 이전에 진지하고도 많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 1863년부터 1920년까지 19개 국가에서 1,615,000명의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교황청에 성모 승천의 교의 선포를 청원하였고, 1921년부터 1940년 사이에 청원자 숫자는 6,471,000명으로 늘어났다. 청원자들이 내세운 군거는 다양했다. 일부는 성모 승천이 성경에 증언된 분명한 계시 진리임을 내세웠고, 다른 이들은 성모 승천을 사도들로부터 현재의 교회까지 끊이지 않고 전해져 내려 온 구전 사도전승으로 간주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모 승천이 현재 교회의 일치된 신앙이라는 점을 근거로 교의 결정을 요청하였다.

...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교의 선포 청원이 줄을 이었다. 로마는 더 이상 유보적인 자세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 교황 비오 12세는 성모 승천을 교의로 선포하기 위해 어느 교황들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우선 1869년부터 1940년까지 3018건의 청원을 분석하게 하고, 그 결과 96%가 성모 승천의 교의 선포를 염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또한 교황은 교황 비오 9세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 대해 주교들, 신학자들, 신자들에게,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추기경단에게 의견을 묻고 광범위한 동의를 얻어 낸다. 마침내 교황은 1950년 11월 1일에 회칙 「지극히 자애로우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서 ‘성모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한다.
같은 책, pp.175-178
1854년과 1950년에 선포한 것은[18] 어떤 논쟁에 대한 대응으로 내려진 것이 아니라, 교황과 친교를 이루는 모든 신자의 신앙에 대한 일치된 의견을 반영한 것입니다.[19]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Anglican-Roman Catholic International Commission), 〈그리스도 안에서 은총과 희망이신 마리아〉(Mary: Grace and Hope in Christ), 2005[20], 제62항


[1] 다만 정교회 관념상, 교회전승으로 내려오는 명제는 주장측이 아니라 반대측이 입증책임을 지기에, 정교회 신자들의 일상과 일선 사목 현장에선 아무 문제 없이 이 전승이 긍정된다.[2] 사실 엄밀히 말하면 몽소'승천'이나 성모'승천'은 좋은 번역이라 하긴 어려운데, 라틴어 Assumptio는 위, 아래, 하늘 따위의 온갖 공간적 관념을 배제하고 있다. Assumptio를 어원으로 하는 영어 Assumption 역시도 말 자체는 '인수', '떠맡음' 정도의 의미라서 '승천'이라는 한국어와 거리가 있다. 영광 속으로 '받아들여짐'Assumption이 본래의 뉘앙스이다.[3] Has the body of any human person ever been raised from the dead and taken into heaven?[4] By the special privilege of her Assumption, the body of the Blessed Virgin Mary, united to her immaculate soul, was glorified and taken into heaven.[5] 사후에 그의 주검이 하늘로 들어 올려진 것으로 전한다.[6] 위키미디어 공용 참조.[7] 가령 '성모승천 교의 선포'를 반대했던 카를 라너(Karl Rahne) 신부의 경우, 성모승천이라는 명제를 반대한 게 아니라 '선포'를 반대한 것이다. 「라너가 보기에 성모승천은 교리로 선포되지 않고도 단순히 교회의 믿을 내용으로도 충분히 유지될 수 있었다. 이는 라너가 마리아론을 현대인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인간학적ㆍ종말론적 관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라너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 주목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자 십자가 위로 어둠이 덮치고 지진이 일어났다고 증언하는데 이것은 바로 죄와 죽음의 옛 세상이 몰락했음을 뜻한다고 라너는 말한다. 그와 동시에 무덤이 열리면서 잠들었던 많은 성인들이 다시 살아났다는 성경의 증언은 새로운 세상이 들어섰음을 말한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옛 세상의 종말이자, 인간 영육의 완성이 이뤄지는 세상의 새로운 창조다. 성모 마리아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성모승천을 인간학적ㆍ그리스도론적ㆍ종말론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인간들의 종말론적 구원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라너의 견해였다. 그는 성모승천에 관한 믿음을 교리로 선포할 정도로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라너는 이에 대해 393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논문 〈오늘날 마리아론의 문제들〉을 작성했다.」 #[8] Has the body of any human person ever been raised from the dead and taken into heaven?[9] By the special privilege of her Assumption, the body of the Blessed Virgin Mary, united to her immaculate soul, was glorified and taken into heaven.[10] "앵커바이블 요한계시록 2", 크레이그 R. 쾨스터[11] 가령 창세기의 야곱과 그의 아들들은 명명백백하게 이스라엘 백성과 12지파를 표상한다. 그러나 더 거대한 개념을 표상한다고 해서, 야곱과 아들들의 구체성과 의미를 창세기가 희석하는 건 아니다. 즉 요한묵시록에서 '메시아의 어머니'가 '메시아의 백성'을 표상한다는 게, '메시아의 어머니'의 구체성과 의미를 지워버리는 건 아니다.[12] Ben Witherington III, What Have Done with Jesus? Beyond Strange Theories and Bad History - Why We Can Trust the Bible (San Francisco: HapperOne, 2006), 130[13] 개신교는 세례가 중요하긴 하지만, 세례 안 받으면 구원 못받는다고 하면 그냥 너 이단 취급한다. 개신교는 오직 믿음, 오직 은혜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례와 마리아 무염시태와 연관짓지 않는다.[14] 그 외에, 동방 정교회는 아니지만 오리엔트 정교회의 경우도 몽소승천Assumption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여 성모승천대축일The Feast of the Assumption of Saint Mary을 기념한다. 혹은 아예 승천Ascension 축일이라는 강한 워딩으로 말하기도 한다.(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 말랑카라 시리아 정교회)[15] Stephen J. Shoemaker, The Ancient Traditions of the Virgin Mary's Dormition and Assumption, 2002[16] As a result of our study, the Commission offers the following agreements, which we believe significantly advance our consensus regarding Mary. We affirm together ... that the teaching about Mary in the two definitions of the Assumption and the Immaculate Conception, understood within the biblical pattern of the economy of hope and grace, can be said to be consonant with the teaching of the Scriptures and the ancient common traditions[17] 번역 출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회일치문헌》 제2권, 2009, p.298.[18] 발췌자 주석: 1854년에 선포된 교의는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1950년에 선포된 교의는 '성모 승천'이다.[19] The definitions of 1854 and 1950 were not made in response to controversy, but gave voice to the consensus of faith among believers in communion with the Bishop of Rome.[20] 번역 출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회일치문헌》 제2권, 2009, pp.298-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