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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게 딱! 좋아!/중국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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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성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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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환상3. 폐허의 귀신4. 무서운 놀이 친구5. 길고 긴 복도6. 빼앗긴 영혼7. 바람의 장례8. 귀여운 가마9. 무당산 도사10. 눈을 내놔라11. 환생12. 얼굴 안의 네 얼굴13. 검은 독초

1. 개요

딱이야! 시리즈 29권. 2004년 7월 15일 초판 발행.

2. 환상

민국시대로 추정되는 근대시기의 소보라 불리는 한 남자가 사고로 눈을 수술한 후 붕대를 풀어보니.. 그의 눈에는 의사, 간호사, 부모님, 친구들을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죄다 귀신 내지는 얼굴이 흉측한 좀비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자 소보는 낙담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소보는 지붕에 앉아있는 유일하게 얼굴이 귀신이 아니면서 예쁜 외모를 가진 소녀를 발견하고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가 결국은 사귀게 된다.

나중에 소보의 친구 3명이 소보의 집을 찾아오자 어머니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소보의 방으로 안내해 줬는데... 문 뒤에서 소보와 소녀가 서로 정답게 얘기하는게 들린다. 친구 3명은 낄낄대면서 소보를 놀려주려고 문을 열었지만 끔찍한 광경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사실 소보가 사귀고 있었던 소녀는 뼈만 앙상한 해골 귀신이었으며 소보는 그 사고 이후로 정상적인 사람의 얼굴이 흉측한 귀신처럼 보이고 귀신의 얼굴이 정상적인 사람의 얼굴로 보이는 것이었다.

3. 폐허의 귀신

전근대 중국,[1] 화재로 사망한 어떤 모녀의 비극을 다룬 이야기. 어떤 소년이 책을 들고 밤길을 가다가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 보니 어떤 노파 한 명이 길가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소년이 다가가서 이유를 여쭤보자 그 노파는 자신 때문에 딸이 죽었다고 했다.

어느 날 밤 집에서 앞에 촛불을 켜 놓고 바느질을 하다가 꾸벅꾸벅 졸면서 촛대를 건드리는 바람에 촛대가 넘어지면서 집에 불이 옮겨 붙어 버린 것이다. 불은 삽시간에 집 전체에 번졌고 깜짝 놀라서 깬 노파는 불타는 연기 속에서 집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그때서야 옆방에서 딸이 자고 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어 버린 것이다.[2]

노파는 자신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한 데다가 자고 있던 딸을 깨우지 않은 것을 자책하며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그 때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소년이 뒤를 돌아보니 어떤 창백하게 생긴 처녀가 있던 것이다. 그 처녀는 울고 있는 노파에게로 다가가서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처녀는 노파의 죽은 딸이었던 것이다. 소년은 그 처녀가 귀신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경악하여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런데 그 처녀가 노파에게 자신은 살아 있다며 죽은 건 어머니라고 했으며 자신은 불이 났을 때 금방 빠져나왔다고 했다.

안 그래도 바짝 긴장해 있었는데 사실 귀신은 처녀가 아니라 자기가 말을 걸었던 노파라는 것을 알아챈 소년은 더욱 겁에 질려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딸이 무사하다는 것을 안 노파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이승을 떠난다. 그제서야 안심한 소년은 노파가 자기 딸이 죽었다는 자책감 때문에 승천하지 못한 거였구나 하면서 그래도 딸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그 처녀에게 말했는데...
"아니, 난 빠져나오지 못했어."[3]
그러면서 그 때 자기도 어머니와 함께 불길 속에 있었다고 했으며 결국은 두 명이 모두 귀신이었다는 것을 눈치챈 소년은 완전히 식겁했다. 마지막에는 그 처녀 귀신이 섬찟한 미소를 지으며 소년에게 곁눈질을 했으며 소년은 충격과 공포에 빠져 눈가가 새파랗게 질린 채로 벌벌 떠는 장면으로 끝.

4. 무서운 놀이 친구

" 도련님, 놀아드릴까요? "
어떤 부잣집에서 사대 독자인 아들을 돌보는 종으로 온 어떤 시종아이의 이야기. 이 집의 철부지 아들은 시종아이 위에 올라 말을 타는 것은 기본이요, 불에 달군 석탄을 그에게 쥐어 주는 등 못된 장난을 했다.

어느 날 아들이 큰 점은 찔러도 아프지 않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오자 시종아이는 의아해한다. 결국 확인해본답시고 아들이 시종아이의 큰 점을 송곳으로 찔러버리고, 참다못한 시종아이가 결국 아들을 한 대 치고 만다. 시종아이한테 맞은 아들이 엉엉 우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집주인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시종아이 구타하고 얼마 후, 시종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아들이 어딘가에 놓여있던 월병을 먹으라고 갖다줬다. 이에 그 시종아이는 마냥 나쁘기만 한 도련님은 아니었구나 생각하며 월병을 먹으며 그 방에 있던 쥐들에게도 나눠 주었는데 월병을 먹은 쥐들이 피를 토하면서 죽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된다. 시종아이는 아들이 약을 탄거라 생각하고 분노하면서 그 자리에서 죽어갔다. 사실 그 월병은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타서 놓은 것이었는데 아들이 그걸 모르고 평범한 음식인줄 알고 그냥 줘버린 것.

시종아이가 즉사한 후에, 시체는 저 멀리 동구밖에 멍석에 말린 채로 버려졌는데, 그 시체는 근처 시궁쥐들이[4] 갉아먹게 된다. 그로부터 얼마 후, 쥐약이 든 월병을 먹인 것을 후회하면서 심심해하던 아들의 앞에 귀신이 된 시종아이[5]가 눈앞에 나타나서 놀아 주겠다고 말하는 동시에 벗겨지는 멍석 밖으로 뼈에 붙어있던 쥐떼가 달려나온다. 결국 소년은 산 채로 쥐무리에게 습격당해 야금야금 갉아먹혀 살해된다.
그리고 소년은 습격당한 쥐무리에게 갉아먹힌 다음에 저세상으로 가게 된다.[6]

5. 길고 긴 복도

어떤 학교에서 등에 '나는 바보다'라는 쪽지가 늘 붙어 있던 왕따당하다가 자살한 소년의 원혼의 복수를 다룬 이야기. 참고로 이 에피소드의 표지에서는 이 소년이 복도에서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민국시대로 추정되는 근대시기의 어떤 학교에 왕따를 당하던 소년이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나는 바보다'라고 쓰여진 쪽지를 등에 붙이는 것은 기본이요, 그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옷 속에 벌레를 집어넣는 등 매우 악랄하게 괴롭혔다. 그 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옥상에서 뛰어내린 소년은 학교 화단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으며 다른 학생들은 오히려 그 소년을 그깟 일로 죽어버린 멍청이라고 까면서 고인드립을 쳤다.

그 후 다른 소년이 왕따 당하던 소년이 없어졌으니 다음에는 누가 왕따를 당하려나 생각했는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기 등에 '나는 바보다' 쪽지가 붙어 있었으며, 다른 학생들이 그를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에 그 소년이 복도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으며 조사하던 경찰이 사인은 아사라고 하면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걸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후 학생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으며 이번에는 또 다른 학생의 뒤에 '나는 바보다' 쪽지가 붙어 있었다. 이에 그 학생은 애써 부정하려고 짜증을 내면서 양호실에 잠이나 자러 갔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고 그제서야 잠에서 깬 그 학생은 복도로 나오다가 왕따 소년의 원혼과 마주쳤으며 덤비라면서 원혼을 쫓아가는데 계속 쫓아가도 복도는 끝이 없었다. 출구를 찾을 수도 없었는데 문이 없으면 못 나가냐며 창문을 넘어 나가려고 했지만 창문 너머에도 복도가 있었고 그 소년의 원혼이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던 것이다.[7]

결국 그 학생 역시 똑같이 복도에서 아사한 시체로 발견된 뒤에는 학생들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는데 또 다른 학생의 뒤에 '나는 바보다' 쪽지가 붙어 있었던 것이다.[8] 이 때는 다른 학생들이 비웃지 않고 무척 겁에 질린 표정을 짓게된다.

6. 빼앗긴 영혼

어떤 고급요리점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귀한 손님을 맞이하였을 때 요리를 가지고 오다가 그만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면서 요리를 손님의 옷에 쏟았다. 손님이 이 옷은 종업원의 평생 급료보다도 비싼 옷이라면서 종업원의 영혼으로 변상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자신도 과거에 어떤 요리점의 종업원이었는데 어떤 신분이 꽤 높은 듯한 늙은 손님에게 제비집 요리를 들고 가다가 구슬을 밟고 넘어지면서 늙은 손님의 옷에 실수로 요리를 쏟아 버렸다고 한다. [9]

그때 늙은 손님은 이 옷은 종업원이 평생 일해도 못사는 것이라며 영혼으로 변상하라고 하면서 그에게서 영혼을 빼어서 꿀꺽 삼켜버렸다고... 그 후 그는 늙지도 죽지도 못하는 몸이 되어 버렸고 무려 300년 동안 영혼을 돌려받기 위해 돌아다니며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처음에는 종업원이 거짓말인 줄 알고 영혼을 가져가라고 했는데, 곧 그 손님이 진짜로 종업원에게서 영혼을 빼서 이제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다면서 그 영혼을 꿀꺽 삼켜버렸다.

그 다음 그 자리에서 웃으면서 쓰러지더니 순식간에 늙어버리고 곧이어 썩은 시신으로 바뀌었으며 그게 진짜였다는 것을 직접 본 종업원은 무척 기겁하면서 놀라는 것으로 마무리.[10]

7. 바람의 장례

옛날, 중국 북부 지방[11]에서는 시신을 뚜껑이 없는 관에 넣에 새[12]들이 쪼아먹게 하거나 비바람에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하는 풍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곳이 있었다.[13]

이 지방의 어떤 가난한 농가에는 '애화'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그 지방 지주인 황부자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자[14] 울면서 거부했으며 애화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남자(작중 이름은 '귀상')가 있었다. 귀상이 애화의 집에 들어와서 자신들은 혼인을 약속했으니 허락해 달라고 하자 이에 빡친 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사정없이 두들겨 패면서 "황부자에게 시집가지 않겠다면 내가 죽고 말겠다."라는 엄포를 놓았다.

결국 애화는 눈물을 머금고 황부자의 집으로 시집갔으며 그녀가 황부자의 집으로 가마를 타고 가면서 저 멀리 나무 뒤에서 혼자 울고 있는 귀상을 보며 이 세상에서 우리는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신부를 태운 가마가 황부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숨을 거둔 뒤였다.[15]

신붓감이 죽은 채로 오자 화가 난 황부자는 애화의 집에 쳐들어가서 부모에게 다짜고짜 첫날밤도 치르지 못 하고 죽어버렸다며 땅을 돌려 달라고 따졌다. 그렇게 땅 문서를 들고 씩씩대며 길을 가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들이 널려 있는 곳을 지나는데 애화의 시신이 들어 있는 관에서 이상한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나서 시신을 뜯어먹는 들짐승인가 해서 관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다가 갑자기 관에서 뼈만 남은 시신[16]이 황부자에게 분노한 듯이 불쑥 일어나자 무척 놀란다. 그 뒤 비가 갠 후 황부자도 시체로 발견되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다.

근처 사람들이 못됐게 굴더니 천벌을 받은 거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뭐에 놀라 죽은 것인지 관을 들여다보다 깜짝 놀랐는데 귀상에게 애화의 귀신이라도 씌인 것인지 썩어서 뼈만 남은 애화의 시신을 귀상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끌어안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시체가 하루만에 거의 썩어서 뼈만 남은 것인지는 불명.

8. 귀여운 가마

원령이 깃든 물건에 얽힌 공포스러운 이야기이다.

산에서 나무를 하던 형제가 우연히 발견한 작은 가마를 보고 집에 가져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그날 밤 동생에게 악령이 씌어 몸이 아파지자 급히 의원을 부르는데, 의원도 가망이 없다며 장례 치를 준비나 하라며 떠난다. 그리고 아버지가 착잡해하며 작은 가마를 만들고 이때 장남이 장난감을 만들고 있는 거냐며 자기가 가져온 가마를 보여주자 아버지가 깜짝 놀라며 그 가마는 장난감이 아니라고 소리친다. 할머니는 가마의 정체가 죽은 아이들의 영혼을 데려가는데 쓰이는 상여라고 얘기해준다. 문제의 가마를 불태우자 원령이 날아가면서 동생은 완쾌되고 할머니의 "이젠 잘 알겠지. 앞으로는 버려진 물건은 함부로 줍지 마렴."이라는 다정한 타이름에 장남은 울면서 이제 아무거나 막 주워 오지 않겠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의 패턴이 같은 책에 수록된 '얼굴 안의 네 얼굴'편과 유사하다.[17]

9. 무당산 도사[18]

무당산은 도교의 총본산으로 도를 닦았던 도사들이 많이 살았다. 서관에 '흑우'라는 차기 당주 후보가 있었는데 항상 그에게 아부하며 따라다니는 자가 한 명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무달'이었다. 차기 당주 후보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무달을 보고 다른 도사들이 그를 자존심이 없다고 비난하였다.

그리고 동관에는 '영춘' 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무달이 그에게 "나중에 잘 되시면 이놈도 생각해 주십시오."라며 뭔가를 바치는 것이었다. 몰래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했던 무달, 그러나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흑우가 산 위에서 그 광경을 보고 배신감을 느낀 나머지 살기를 띤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후 무달은 죽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흑우가 "발을 헛디디었나 봅니다."라고 하자 다른 도사들이 흑우 사형이 무달이 양다리를 걸친 것을 보고 무달을 처리했을 것이라며 수군거렸다. 흑우는 수군거리는 도사들에게 시끄럽다고 호통치며 사고 당하기 싫으면 조심하라고 하였다.

그 후 어느 날 밤 책을 읽던 흑우는 밤중에 허기를 느껴 무달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달라고 하다가 무달이가 죽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배신만 하지 않았으면..."이라며 한탄한다. 그런데 그 때 뭔가가 지나가는 것을 느낀 흑우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술독 창고로 가서 술독 하나를 열었는데 술독에 무달의 모습이 비쳐 보이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 보았으나 쥐 죽은 듯 고요하였고 헛것을 보았나 생각하던 찰나 어떤 영혼처럼 보이는 물체가 주위에 날아가고 있었다. 흑우는 동관의 도사가 장난을 쳤을 거라고 생각하여 쫓아가다가 벼랑에서 떨어진다. 겨우 절벽에 뿌리내린 나뭇가지를 잡고 도움을 청하는데 누군가가 손을 뻗어서 흑우의 손을 잡아 주었다. 흑우는 고맙다며 손을 잡았는데 그의 머리 위로 핏방울이 떨어졌다. 흑우의 눈 앞에 보였던 것은 입에 피가 흥건한 무달의 원혼이었던 것이다. 결국 흑우는 너무 당혹한 나머지 벼랑에서 수백미터 아래로 곤두박질하여 즉사하는 것으로 마무리.
벼랑에 수백미터 아래로 곤두박질한 그는 머리를 크게 다쳐 저승길로 떠났다.

추정상 동관과 서관은 서로 라이벌 관계이며 서관의 사형인 흑우가 자신에게 아부하던 무달이 동관의 사형인 영춘에게 달라붙는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껴(혹은 위험시하여) 무달을 사고로 가장하여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10. 눈을 내놔라

18세기 청나라 때 어느 농촌, 폭우가 내리고 날이 갠 날 한 소녀가 다락방에서 종이로 얼굴이 가려진 여자아이의 영혼을 발견했다. 이 영혼은 다리도 없이 상자에서 손으로 기어 나와서 눈을 달라며 소녀에게 접근했고, 소녀는 너무 놀라 기절한다. 잠시 후 정신이 든 소녀는 어머니에게 유령의 이야기를 하는데 어머니는 슬퍼하며 모든 이야기를 밝혔다.

자신에게 언니, 즉 소녀에게 이모가 한 명 있었다고 한다. 소녀의 이모는 소녀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에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생전 다리에 큰 장애가 있어서 바깥에 나갈 수 없는 탓에 늘 집안에만 있었다. 그리고 어느 가뭄이 심한 날에 외할머니가 잠이 든 이모의 얼굴 위에 젖은 종이를 덮어 질식사시켰다고 밝힌다.[19] 폭우가 내리던 날, 천정에서 비가 샐 때 불상이 젖을까봐 옮기던 도중에 부적이 떨어지면서 이모의 영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 때 이모의 영혼이 날카로운 손톱이 자란 채로 눈을 내놓으라며 나타나고 소녀의 눈을 찌르기 직전까지 간다.

이때 소녀는 용기를 내어 "이모, 가려져서 안 보이시는 거예요. 떼어 드릴게요."라고 말하며 이모의 얼굴에 있는 종이를 떼 주었고, 이모의 영혼은 조카의 도움으로 얼굴의 종이가 떨어지면서 매우 상쾌해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여동생과 조카에게 남긴 뒤 이승을 떠난다. 감동적 이야기로 별다른 피해 없이 끝난 몇 안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11. 환생

어느 부부의 딸이 4살이 되도록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겨우 말을 하나 싶었더니 자기가 사가촌에서 '공손'이라는 남자와 결혼하여 4년 전에 애를 낳고 갑자기 죽었다고 하였다. 아이의 부모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으나 일단 아이의 말을 듣고 사가촌에 데려가기로 한다.

그런데 이 아이는 처음 온 길을 앞장서서 안내하였다. 그리고는 어떤 집을 가리키며 저기라고 하며 그 집으로 간다. 그 집이 공손의 집이었는데 공손은 그 여자아이가 '여보'라고 부르며 찾아오자 미친 여자애 취급하며 저런 애를 상대할 시간이 없다면서 화를 낸다.

그러자 그 여자아이가 웃으며 돈을 못 찾았냐며 돈이 있는 곳을 알려 주겠다고 구슬리자 공손은 일단 믿어 보기로 한다. 이 때 자신이 젖먹이 아기와 사라진 공손의 부인이라 주장하는 여자아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사가촌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일단 공손을 설득하고 따라오게 해서 저기라며 어떤 나무 밑을 지목하였는데 갑자기 공손이 식겁하여 말리려고 한다. 사람들이 그 곳을 파 보니 어른과 아이, 두 구의 백골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결국 공손은 자백을 하는데 그는 도박에 미쳐서 아내가 돈을 숨겨 놓고 주지 않자 홧김에 아내와 아기를 죽여서 시신을 몰래 묻은 것이었다. 그제서야 여자아이가 돈을 숨긴 곳을 망치로 깨서 밝히는데, 바로 집 굴뚝 아래였다.

공손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정황상 체포에 사형된 듯하다. 마지막에는 여자아이에게 깃들어 있던 부인의 영혼이 "저와 아이의 복수를 도와 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따님은 무사할 겁니다."는 말을 남기고 이승을 떠난다.[20] 그리고 여자아이는 제정신을 되찾아서 "엄마."라고 외치며 부모와 함께 기뻐하는 것으로 마무리. 역시 작중 피해 없이 해피 엔딩으로 끝난 몇 안되는 에피소드이다.

12. 얼굴 안의 네 얼굴

길고 긴 복도와 마찬가지로 민국시대로 추정되는 근대시기의 어느 기숙사제 여자 고등학교(작중 교명은 '천운사 여자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교내에 인기있는 여학생[21]의 친구(작중 이름은 '예원')가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예원이는 처음에는 벌레에 물렸다고 생각하였으나 그 상처는 점점 커진다.

어느 날 밤 그 여학생이 예원이가 목을 매어 자살하려는 것을 보고 말리려 하나 예원이의 얼굴에 또 다른 흉측하게 생긴 얼굴이 붙어서 예원이를 조종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흉측하게 생긴 얼굴의 정체는 죽은 교생(작중 이름은 '매향')이 악령이 된 것이었으며 매향의 대사[22]로 보아 매향은 그 여학생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듯이 여학생의 목을 조르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23] 양호 선생님도 예원의 상태를 보다가 매향의 악령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는 기겁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며 가버렸다.

여학생이 의문을 품던 중 예원이의 방에 매향이 아끼던 책[24]이 있는 것을 보게 되고, 매향의 친구를 추궁하자 그 친구가 여학생이 예원이만 편애해서 질투심에 벌인 일임을 알게 된다.[25] 그 친구도 예원이를 곯려주려고 했던 게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 울면서 여학생에게 용서를 빈다.

그 때 매향의 악령이 예원이가 자기 목을 졸라 죽게 하려는 것을 보고 여학생과 친구가 급히 난로 뚜껑을 열어 문제의 책을 난롯불에 던져 태우자 악령은 사라진다. 아무 피해 없이 끝났지만 죽은 매향과 그 친구의 질투심 때문에 아무 잘못 없던 예원이가 죽을 뻔한 사건이었다.

앞의 '귀여운 가마' 에피소드와 패턴이 비슷하다.

13. 검은 독초[26]

친구를 원한 어떤 여자아이의 영혼의 이야기.[27] 어떤 산촌에서 소년이 그 여자아이를 따라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자아이는 소년을 어떤 까만 열매가 맺힌 식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며 그 열매를 먹어보라고 권했다. 그 열매는 매우 쓴맛이 났는데 그 열매를 먹은 소년이 이상해지더니 결국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다. 그리고 여자아이는 사악한 귀신같은 웃음을 지으며 어디론가 날아갔다. 그 열매는 독초였던 것이다. 벌써 전에도 여러 명이 독초를 먹고 죽었으며 마을 청년들이 독초를 뽑았으나 끝이 없었다. 그 중 한 청년이 뽑아봤자 소용없다며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난 독초인데 어떻게 그 소년이 그걸 알고 거기까지 와서 먹었는지 의문을 품는다.

그 후, 다른 소년이 놀고 있었는데 그 여자아이가 친구하자고 접근하여 그 독초가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그 소년에게 열매를 먹어보라고 했는데 그 때 숨어있던 청년들이 소년을 저지한 덕분에 그 소년은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청년들이 그 여자아이를 잡으러 쫓아가자 여자아이가 "너무해! 나는 외로웠을 뿐인데......"라며 사라진다. 그리고 청년들이 여자아이가 사라진 곳에서 발 밑에 뭔가가 밟히는 것을 느끼고 그곳의 풀숲을 헤쳐 보니 그 여자아이의 백골 시체가 발견되었다. 청년들은 그 시체를 수습하여 혼자 있어서 친구가 그리웠을 지도 모른다며 다른 아이들의 무덤 곁에 묻어주고 명복을 빈다. 그 후로 그 마을에서 아이들이 독초를 먹고 죽는 일은 없었다. 이후 소녀의 영혼과 아이들이 노는 것으로 마무리.

인명 피해도 있었지만 나름 무난하게 끝난 이야기이다.

[1] 정확히 어느 시대인지는 알 수 없으나 등장 인물들의 복식으로 보아 명나라로 추정. 아마 중국편에 수록된 에피소드 중 시대순으로는 무당산 도사와 더불어 가장 옛날일 것이다.[2] 이 때 노파가 집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근처 주민들이 말리고 있었다.[3] 이 때 소년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뭣?!"이라고 외친다.[4] 살아 있는 쥐인지 월병을 먹고 죽은 쥐의 귀신인지는 불명.[5] 얼굴이 반쯤 썩고 몸통이 뼈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옷은 죽을때 덮혀있던 멍석을 망토처럼 입고 있었다.[6] 여담이지만 시종아이도 독이든 음식을 먹고 죽었지만 소년도 사과의 뜻으로 음식을 준것인데 본인도 독이 들어있는줄도 모르고 준것이고 시종아이의 원혼에게 살해당해 버린 것이기에 어찌보면 둘다 안쓰러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7]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 소년의 원혼이 그 복도에 환술을 걸었을 가능성이 크다[8] 이때 글씨도 빨간색으로 적혀있다.[9] 그런데 컷을 자세히 보면, 늙은 고객의 부하가 몰래 밟은 구슬을 품 안에 넣는 장면이 보인다. 일부러 영혼을 강탈할 꼬투리를 만들기 위해 바닥에 구슬을 놓은 것.[10] 헌데 전의 늙은 손님은 영혼을 삼켰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정황상 그 손님은 영혼이 이미 있어서 수명연장차 그의 혼을 앗아간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전의 늙은 손님이 본래부터 인간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다.[11] 내몽골(네이멍구), 간쑤성, 칭하이성 지역인듯 하다.[12] 작중에서는 까마귀로 나온다.[13] 어째선지, 예시에 나온 시신은 온 몸에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대놓고 보여주기 꺼림칙해서 붕대로 대략 간단히 표현했거나, 시신의 뼈를 짐승이 들고 가지 못하게 하려고 붕대를 감은 듯하다. 실제로 티베트에서는 맹금류들이 뼈를 못 가져가게 하려고 실로 꿰메는 경우도 있었다.[14] 황부자에게 자신의 딸을 신붓감으로 준다는 조건으로 땅을 받은 듯하다.[15] 입에 피를 흘리는 것으로 보아 몰래 독약을 가져와서 흡입했거나 혀를 깨물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혀를 깨물면 죽는다는 것은 사실은 도시전설에 불과하지만 창작물이니까 그러려니 하자.[16] 작화 미스인지 몰라도 마지막에 나온 시신과 다르게 생겼다.[17] 둘 다 어떤 원령이 깃든 물건으로 인해 누군가가 이상 증세를 보이고 그 물건을 급히 소각하자 그 원령이 퇴치된다.[18] 구체적 시대를 알 수 없지만 한푸에 가까운 복장을 하고 있는 걸로 볼 때 폐허의 귀신 편처럼 명나라 또는 이전 시대로 추정된다.[19] 실제로 옛날 농민들은 극심한 흉년이 들면 식솔을 줄이기 위해 아이를 죽게 했다고 했으며, 이 경우 어린 아이거나 장애를 가진 어린이일수록 희생이 컸다고 한다. 이때 외할머니의 손이 떨렸는데, 차마 딸을 죽일 수 없었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에 슬퍼했을지도 모른다.[20] 참고로, 이 에피소드의 표지에서 여자아이와 함께 귀신 같은 얼굴을 한 어떤 노파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것이 죽은 부인의 생전 모습으로 추정된다.[21] 작중에서 우등생으로 보이며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고 한다. 작중 이름이 나오지 않아서 그냥 '여학생'이라고 서술한다.[22] "너만 없었으면 내가 일등할 수 있었어!" 추정상 예원은 매향이 속했던 반에서 1등으로 추정되며 항상 2등이던 매향은 질투심이 폭발해 친구에게 자신의 책을 유품으로 주고 자살한 뒤 그 친구를 이용해 예원을 제거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23] 이 이후의 장면에서는 여학생의 앞머리가 헝클어져 있다.[24] 매향이 죽기 전에 친구에게 선물한 것이다.[25] 여기에 복선이 있는데, 예원이가 상처를 확인하려고 화장실 거울을 보는 부분에서 이 친구가 밖에서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26] 사실, 아이들이 먹고 죽은 것은 독초가 아닌 그 열매이다.[27] 환상에 나오는 여자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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