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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01 10:12:01

바람이 불 때에

파일:external/blogfiles12.naver.net/8972593702_f.jpg
바람이 불 때에
When the Wind Blows
장르 전쟁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
출판사 파일:영국 국기.svg Hamish Hamilton (1982년)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바보새 (1989년) / 시공사 (1995년)

1. 개요2. 상세3. 줄거리4. 애니메이션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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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국그래픽 노블.

2. 상세

눈사람 아저씨 등의 만화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1982년작 그래픽 노블. 1980년 발매한 신사 짐 Gentleman Jim의 후속작이다. [1]

영국의 시골 마을에서 노후를 보내던 노부부가 핵전쟁에 의해 죽어가는 내용을 통해 핵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그림체는 사람을 둥글둥글하게 표현하고 색채 또한 밝고 화사해서, 이에 대비되는 우울한 내용이 더 독자에게 와닿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에 부부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보면 눈물이 절로 나온다. 거기에 노부부의 상태가 악화될수록 색이 점점 칙칙해지고 흐려지기 때문에 우울함은 배가 된다. 동화로 소개되곤 하지만[2] 내용을 보면 저학년용은 확실히 아니다. 우울한 내용도 그렇고 영국의 보수주의인종주의를 비판하는 부분[3][4]도 있으니.

3.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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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와 힐다 블록스 부부는[5] 열심히 일해 자식들[6] 다 키워놓고 고향 시골 마을[7]로 내려와 조용한 노후를 보내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뉴스를 통해 강대국 간의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으니 모든 국민은 정부의 지침대로 핵 대피소를 만들고 전쟁을 대비하라는 영국 정부의 담화문이 발표되고, 블록스 부부는 선량한 시민답게 정부의 지침서를 그대로 지켜가며 집 안에 대피소를 만들고 생필품을 비축한다. 하지만 정부의 지침서 자체가 원체 부실하여[8] 하여간 대피소를 다 만든지 얼마 안되어 방송을 통해 공습 경보가 내려지고, 블록스 부부가 대피소로 뛰어들자마자 핵폭발의 섬광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

핵폭발이 지나간 후 블록스 부부는 밖으로 나와 폐허가 된 집과 동네를 보며 경악하고 그럼에도 다시 힘차게 삶을 이어가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9]되어 있었고, 곧 피부가 손상되고 구토를 하며 피부조직이 점점 파괴 및 괴사하여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방사능 오염 증상이 나타난다. 두려워하면서도 통조림 알레르기일 거라며 애써 농담하며 자신들을 위로하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지고, 결국 어느 어두운 날 밤 힐다는 제임스에게 다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니 우스꽝스럽다던 종이봉투 안에 들어가 있자고 말한 뒤 종이봉투를 뒤집어 쓰고 대피소 안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10][11]

4. 애니메이션 판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바람이 불 때에(애니메이션)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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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워터스가 작업한 애니판 사운드트랙은 When the Wind Blows 참조.

[1] 이 작품에서 블록스 부부는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는 화장실 청소부와 그의 아내로 그려진다. 한국에서는 미번역되었다.[2] 다른 대표작인 눈사람이 동화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 작품도 한국에서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레이블로 소개되었다.[3] 자세히 읽어보면 블록스 부부는 영국 본토 항공전을 경험하고 냉전 시절 노후를 보내던 미들 잉글랜드 노인으로 묘사된다. 대놓고 앤더슨 방공호 얘기도 나올 정도. '로스께'라는 러시아인 멸칭부터, 히로시마 사람들이 피폭된 건 아시아인이여서 그렇다는 개드립성 인종차별도 거리낌없이 나온다. 선량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에 물들어있고, 의식조차 못하는 영국인(특히 대영제국과 2차 세계 대전의 향수에 젖어 현실을 판단하지 못하는 전쟁 세대와 무책임한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묘사가 많다.[4] 블록스 부부가 보이는 전쟁에 대해 당황스러울 정도로 회고적이고 낭만적인 감수성은 영국 본토 항공전 당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영국의 위치와 블랙 유머적 감수성이랑 연계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선과 정의가 이겼고, 견딜만했던 고생'으로 미화되는 경향이 있다. 희망과 영광이라던가 블림프 대령의 삶과 죽음은, 당시 영국인들이 2차 세계 대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5] 참고로 작가 부모님을 모티브로 삼았다. 레이먼드는 이후 자서전에 가까운 에델과 어니스트를 그리기도 했다. 이것도 애니화되었다.[6] 자식 중 1명은 런던 시내에 살고 있었다. 후반부에 언급되는데, 아들 집 근처에 대피소가 없다고 한다. 거기다가 제임스하고 전화 통화할때 아들 론은 핵의 위험성을 이미 잘 알고 있었고 처음부터 피난을 갈 생각이었던것 같다. 물론 부모인 제임스, 힐다에게 함께 피난가자고 했지만 정부 지침서를 따라야 된다며 거절했다. 오히려 론한테도 정부지침서를 따르라고 따끔하게 일러두었지만 론은 끝까지 제임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사실 아들 론을 비롯한 다른 자식들은 핵이 떨어지기전에 진작 영국을 떠났을 확률이 높다. 만일 론까지 그대로 도움도 안되는 정부 지침서를 따랐거나 런던에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피난을 가지 못했다면 제임스, 힐다 부부하고 같이 사실상 사망이 확정된 셈.[7] 작가가 살고 있는 서식스 주로 설정되어 있다. 정확히는 이스트서식스 주 루이스 근방이라고.(브라이튼앤호브 북동쪽에 있다.)[8] 대피소는 나무로 만들어도 되고, 2주 동안만 먹을 음식과 물만 준비하면 되며 방사능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방사능에 노출되면 어떤 증상을 보이게 되는지, 그 외에 생존 수칙이나 참고 자료도 없다. 심지어 문을 떼서 대피소를 만들때 쓰라는 지침서에서는 또 문을 닫아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으라고 한다. 참고로 이런 무책임한 지침은 원작 작업 당시 발매되었던 핵전쟁 지침서인 보호와 생존(Protect and Survive)에서 따왔다. 당시에도 어처구니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물건인데 좌파 이론가 및 반전 운동가였던 E.P. 톰슨은 저항과 생존(Protest and Survive)라는 대놓고 비꼬는 반핵 운동 글을 내놨을 정도였다. 브릭스도 그런 비판자 중 하나다.[9] 나무 판자로 조잡하게 만들어진 대피소는 폭발시의 열선과 파편을 막아줘서 당장 죽는 건 면할 수 있어도 방사능에서 부부를 보호하지 못했고 방사능을 머금은 를 받아서 마시기까지 하여 내부 피폭까지 발생했다. 또한 낙진으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된 공기를 마셨다. 지침서에서는 낙진이나 방사능에 오염된 비 같은 것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10] 애니메이션에선 지침서 내용대로 준비한 종이봉투를 둘 다 뒤집어 쓰고 나무 문짝으로 조잡하게 만든 대피소에 들어가면서 쓰러진다. 하필이면 이 장면을 실사 모형으로 촬영해서 시체 가방이 연상되는 바람에 더 잔인하고 비참하게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지침서에서 봉투를 뒤집어 쓰라는 이유는 정부에서 시체를 처리할때 편하게 치우려고 그랬다는 설도 있다.[1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도 이를 오마쥬한 건지 영화에서 보곤 함대가 지구를 날려버리고자 올때, 영국 펍 사람들이 다 같이 종이봉투를 머리에 쓰고 말없이 누워있는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