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역사학자인 팀 세버린이 발표한 소설. 총 3권짜리로 국내에는 2008년 12월 26일 1권이, 2010년 12월 27일 2권이, 2011년 10월 31일 3권이 번역 출간되었다.
제목처럼 바이킹의 모험담을 다룬 내용으로, 중세 유럽의 대부분은 물론 심지어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및 당시 빈란드라 불리던 현재의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에 이르는 방대한 공간이 주인공의 활동 무대가 된다.
다만 작가가 반기독교도인지, 소설 본편 곳곳에서 기독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묘사한 부분들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마지막 3권의 끝부분에서 가서는 기독교를 가리켜 "독재자를 위한 종교"라고 단정지을 정도(...) 때문에 독실한 기독교인이 보면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기 바람.
안타깝게도 2019년 현재에 와서는 국내의 모든 서점에서 절판되었고, 인터넷 중고서점에서야 구할 수 있다.
1. 등장인물들
- 토르길스: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그린란드에 정착한 바이킹 '행운아 레이프'와 아일랜드 출신 여성인 토르군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에 붙은 토르는 글자 그대로 바이킹들이 숭배하던 천둥신 토르지만, 이름과는 달리 정작 토르길스 본인은 평생 동안 오딘을 수호신으로 섬긴다. 지혜를 추구하는 오딘처럼 그도 호기심이 강하고 매우 지혜로우며, 다른 민족들의 언어를 금방 터득할 정도로 머리도 좋다. 아울러 바이킹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친절하고 예의바른 성품이어서 작품 속에서 그를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다들 좋아할 정도다. 그의 평생 소원은 기독교에 밀려 쇠퇴해가고 있는 바이킹 신앙을 다시 예전처럼 활발하게 되살리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평생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는 모험을 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목숨을 건지기 위해 기독교 수사로 위장하여 수도원에 들어가 살다가 결국 죽었다.
- 토르군나: 토르길스의 어머니. 아일랜드 출신이지만 순수한 켈트족은 아니고, 노르웨이 출신 바이킹들과 토착민 아일랜드인의 혼혈이다. 벌써 이름에 붙은 토르부터가 바이킹들의 천둥신인 토르이니.... 무척 기골이 장대하고 건장한 여성으로 미래를 예언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졌는데, 작품에서는 이를 두고 '뵐바'[1]라고 표현한다. 아이슬란드로 가서 농사일을 하고 살다가 어느 날 하늘에서 핏빛 비가 내리자, 자신이 죽을 날이 왔음을 예견하고 동네 사람들한테 미리 장례를 치르라고 부탁한 뒤 정말로 며칠 후에 죽었다. 그런데 죽고 나서, 그녀의 시체가 돌아다니는 괴상한 일이 발생했다. 그나마 사람들한테 나쁜 일은 안 했고, 자신의 시체가 든 관을 날라다 준 남자들한테 양고기를 썰어서 대접하고는 다시 조용히 관속으로 돌아갔다(...)
- 프레이디스: 토르길스의 고모로 굉장히 사납고 괄괄한 성격을 지녔으며, 웬만한 남자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 토르길스를 자주 괴롭혀 그와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 빈란드로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이주지를 세우려 했으나, 그곳의 토착민인 스크랠링들[2]에게 공격을 받자 직접 칼을 들고 싸웠는데 놀랍게도 바이킹 전설의 전사인 베르세르크였다. 소설 1권에서 스크랠링들의 공격을 받고 우왕좌왕하는 남자들을 보고 화가 나서 젖가슴을 드러낸 반나체 상태로 베르세르크가 되어 스크랠링들을 도륙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마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스크랠링들도 놀라서 벙찐 모습이 압권(...) 행적으로 볼 때 실존인물 프레위디스 에이릭스도티르(Freydís Eiríksdóttir)가 모티브인 듯.
- 토르발: 토르길스한테 바이킹 전통 신앙에 대해 가르친 인물. 이름처럼 토르를 수호신으로 섬긴다. 토르길스와 함께 빈란드로 이주했을 때, 기독교로 개종한 바이킹들과 종교 문제 때문에 크게 다투었다. 개척지에 식량이 부족하자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마을 사람들이 찾으려 나서보니 숲속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며 토르를 찬양하는 시를 중얼거리고 있어서 한심하다고 비웃음을 샀으나, 다음 날 아침 바닷가에 커다란 고래의 시체가 밀려와 마을 사람들이 그것으로 한동안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해안가에서 풍성하게 생선들이 잡혀 다들 풍족하게 먹었는데, 토르발은 이를 두고 토르가 나의 노래가 마음에 들어서 먹을 음식을 잔뜩 보내주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3]
- 티르키르: 바이킹들이 독일 해안에서 붙잡아온 독일인으로 바이킹 마을에서 오랫동안 노예로 일하다가 자유를 얻었다.
- 스노리: 아이슬란드의 대지주이면서 북유럽 신화를 기록한 서사시 에다를 편찬한 역사상의 실존인물인 스노리이다. 작품에서 그는 기독교와 바이킹 전통 신앙을 동시에 믿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실제로 아이슬란드의 바이킹들은 기독교로 개종한 후에도 오랫동안 자신들의 전통 신앙을 계속 간직해 나갔다.
- 브리안 보루: 역사상 실존인물로 아일랜드를 통일하여 바이킹들을 클론타르프 전투에서 물리친 아일랜드의 대왕인 브리안 보루다. 작품 속에서는 광신적인 기독교인으로 나오는데, 사실 이 소설 본편에서 기독교인들 중에서 멀쩡하게 등장하는 인물이 별로 없다(...)
- 트란드: 늙은 바이킹 전사로 사려가 깊고 신중한 인물. 토르길스에게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스승이기도 하며, 과거 북유럽에 명성이 자자했던 전사 집단인 욤스바이킹의 일원이었다.
- 그레티르: 별명은 힘장사 그레티르. 거칠고 퉁명스러운 인물이어서 많은 사람들한테 미움을 사지만, 토르길스와는 평생을 같이 한 의형제이자 절친한 친구다. 하지만 사람을 여럿 죽인 일로 외딴 섬으로 달아났다가, 결국 보상금을 탐낸 농부인 옹굴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별명처럼 무척 힘이 센 장사이지만, 어둠을 두려워하는 약점이 있다.
- 이바르: 2권의 뒷부분에 등장하는 인물로 오늘날 러시아 서북부에 정착한 스웨덴 출신 바이킹들인 바랑인과 토착민인 카렐리아의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무척이나 잔인하고 냉혹한 인물로[4] 어떠한 종교도 믿지 않으며[5] 자신이 죽고 나서 부하들이 자신의 시체를 찢어도 상관없다고 할 정도이지만, 그나마 토르길스한테는 친절하게 대한다.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수많은 토착민들을 납치하여 남쪽의 아랍인들한테 노예로 팔아넘기는 잔혹한 인신매매상이다. 그의 부하들도 대장을 닮아서인지 죄다 잔인한데, 토르길스와 사이가 나빴던 프로이게이르는 이바르가 전염병에 걸려 죽자마자 곧바로 토르길스를 죽이려 덤벼들었다.
- 페르 드 보라: 무쇠 팔이라는 뜻으로 3권에서 등장한 노르망디 출신의 프랑크족(노르만족) 용병이다. 큰 체구와 함께 무척 강력한 팔 힘을 지녔는데, 말 위에 누운 채로 칼을 휘둘러 사라센 장수의 몸을 두동강낸다.
- 하랄드: 역사상 실존인물로 노르웨이의 왕이었던 하랄 3세 하르드라다다.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할 만큼 무척 건장하고 힘이 세며 용맹한 전사로, 고향인 노르웨이에서 왕위쟁탈전에 밀려 쫓겨났다가 동로마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로 와서 황제의 경호부대이자 모든 바이킹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며 선망하던 바랑인 친위대에 입대한다. 토르길스는 하랄드를 보고 그의 힘과 용맹에 감탄하여 자신이 평생 바랐던 소원인 바이킹 신앙을 되살리는 일을 할 사람이라고 여겨, 하랄드한테 충성을 맹세한다. 하지만 사실은 무척이나 오만하고 탐욕스러우며 이기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오직 자신의 권력욕만을 위해 살아온 인물이다. 그나마 왕이 되기 전까지는 그런 성격을 억제해 왔으나, 왕이 되자 자신의 나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어 충성을 다해왔던 부하들을 소홀히 대하며 아첨을 일삼는 간신들만 총애한다. 사실은 어떠한 종교도 진심으로 믿지 않으나, 자신의 권력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면 기독교이든 북유럽 신화이든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교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토르길스는 하랄드를 경험하고 나서 그가 믿는 신은 오직 하나, 자기 자신 뿐이다 라고 자조적으로 평가했다.
[1] 한국어로 정확히 번역하기가 어려운데, 굳이 원어에 최대한 가깝게 번역한다면 '예언자'나 '주술사' 정도가 적합하다. '마녀'라고 번역할 수도 있으나, 주인공인 토르길스가 엄연한 남자이면서 뵐바이기 때문에 마녀는 부적합하다.[2] 현재 캐나다의 원주민 부족인 알공킨 계열의 부족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에 정착한 바이킹들이 기록한 서사시인 빈란드 사가에 그들을 습격한 원주민 집단을 가리켜 스크랠링이라고 기록했는데, '못생긴 사람들'이라는 뜻이다(...)[3] 이 부분은 빈란드에 도착한 바이킹들이 기록한 문헌인 빈란드 사가에 실제로 언급된 내용이다.[4] 어머니가 죽자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증오하고, 자신의 출신을 가리켜 아버지가 속한 민족인 바랑인이 아닌 루스인이라고 말한다. 그의 아버지는 키예프를 떠나 동로마 제국의 용병으로 일하러 갔다가 페체네그족한테 죽임을 당했다고 하는데, 묘사로 보아 키예프 공국의 대공으로 동로마 제국과 전쟁을 했다가 패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페체네그족한테 죽임을 당한 역사상의 실존인물인 스뱌토슬라프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측된다.[5] 자신이 노예로 팔아넘기기 위해 습격한 마을 주민들이 믿는 수호신의 신상을 도끼로 한 번에 부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