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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05 09:53:28

방언(양웅)


1. 개요2. 내용3. 참고 자료4. 관련 문서

1. 개요

전한(前漢) 또는 신나라 시기의 언어학 서적인 『방언(方言)』은 양웅(揚雄, 기원전 53년~기원후 18년)이 27년간 수행한 학술 답사 결과를 채록한 저서이며, 세계 언어학 역사상 최초의 방언 어휘를 조사한 기록이기도 하다.

AD 1세기 초 편찬할 당시는 모두 열다섯 권이었으나 이후 두 권이 소실되어 현재 전해지는 것은 열세 권이다. 판본에 따라 수록한 항목 수와 글자 수가 다소 차이가 있으며, 최근에 나온 교정본에서는 13권 676개 항목과 총 12,042자로 구성되어 있다.

2. 내용

전한 시기 주변 지역들의 언어 기록을 알려주고 있는데, 특히 고조선 멸망(BC 108년) 이후 약 1백년이 경과한 시기의 '조선(朝鮮)' 지역 어휘와 함께 과거 고조선의 영역이었으나 연나라(燕)로 인해 중국으로 일찍 편입된(BC 3세기 초) '동호(東胡)계 북연(北燕)' 지역 어휘가 다수 기록되어 있다. 방언에서 기록한 북연(北燕) 지역 어휘는 55례가 수록되어 있다.

『방언(方言)』에서 수록한 북연(北燕) 지역 어휘 분석 결과 지리적으로 바로 인접한 연나라(燕) 지역과는 거의 공통어휘가 없는 절연 상황이었고 중국 내 여타 방언권과의 연계성도 매우 적어 언어적인 고립도가 매우 높은 반면, 북연(北燕) 지역 전체 어휘(55例)의 약 절반(26例)이 조선(朝鮮) 지역 전체 어휘(32例) 가운데 약 80%가 넘는 어휘와 공통되는 높은 친연성을 보여준다. 이는 언어지리학적으로 고조선 지역과 북연 지역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등어선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동일 언어권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방언에서 기록한 고조선 지역 어휘들 가운데서 현대 한국어와 조금이라도 유사성이 보인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나열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 일개 가설일 뿐인 영역이며 언어학적으로 전반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적인 시각으로 참고만 해야 한다.
순번 의미 조선 방언 한자 재구음 중세 한국어 현대 한국어
1(작다) 策(책) /*tsʰrek/(츠렉) 쟉(다) 작(다)
2(처음 변화하는 때)
孚(닭이 알을 품음)
涅(녈) /*nieg/(녝) 열(다)?
譁(화) /*qʷʰra/(쿠라) ᄭᅡ(다)? 까(다)?
3
(풀이나 나무가 사람을 찌름)
策(책) /*tsʰrek/(츠렉) ᄶᅵ르(다)[1] 찌르(다)
壯(장) /*tsraŋ-s/(츠랑-쓰)
4橛(말뚝) 椴(단) /*doːns/(도온스) 들굴? 등걸?
5(꾸짖다) 嫢盈(규영) /*skʷe-leŋ/(스꿔렝) ᄭᅮ지람 꾸지람
6(뻐꾸기) 鶝䲹(복비) /*pɯɡ-biɪ/(븍비) 버곡새 뻐꾸기

당시 북연 지역은 원래 동호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던 지역이었으며, 동호는 후대 북방 아시아 여러 민족들(선비족, 오환족, 거란족 등)의 선조로 추정되므로 방언에서 수록한 어휘 자료들은 상고 북방 아시아계 민족 언어들의 연원, 어휘, 어음 등을 밝히는 데는 물론이고 북방 민족사 연구에서도 귀중한 단서와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3. 참고 자료

4. 관련 문서


[1] 단, 이미 중세 한국어에서부터 이 단어의 초성은 ㅅㅈ가 아니라 ㅂㅅㄷ였음에 유의하고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