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줌마들은 그를 ‘짠한 애기’라고 불렀다. 그게 친모의 유기와 계모의 학대로 버려진 아이라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아니었다. 지철은 친부 공인우가 살인을 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심지어 인우는 지철에게 자신처럼 살인을 하게 될 거라며 ‘착한 살인’을 저지르면 살인의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성당 야학에서 만난 하은. 하은은 그에게 노동운동 정치 선전문구 대신 <폭풍의 언덕>을 읽어주었다. “히스클리프는 살인을 했나요?” “아니, 히스클리프는 사랑을 했어” 학대받은 악마가 살인 대신 사랑을 시작했다는 하은의 그 말에 지철은 빈껍데기 같은 자기 영혼에 비쳐드는 한 줄기 햇살을 느꼈다.
그 뒤로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하은이 되었다. 하은을 지켜보고 있으면 그는, 살인마의 피를 잊고, 그저, 책 읽기 좋아하는 소년이 된다. 끊임없이 맴도는 아버지 인우의 저주에서 벗어나 다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은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의 심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white 정하은([[진세연|진세연]])}}}
[ 공식 홈페이지 인물 소개 ]
1980년대 <오래된 미래> 헌책방 주인
“누굴 간절히 사랑하면 영혼은 다시 태어난대.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영원히.”
헌책방 ‘오래된 미래’ 주인. 하은은 어려서부터 죽음을 의식하고 살아왔다. 확장성 심근 병증 환자로, 이식을 받지 못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운명이기 때문.
그녀는 형빈과 이생에서 인연을 장담하지 못해도, ‘영원’이라는 시간을 상상하며 그 속에서 그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그녀가 운영하는 중고서점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책을 읽었다. 한자리에 앉아 삼일 밤낮으로 천 페이지 책도 읽는다. 책 속에서, 기차로 러시아를 횡단하고, 사랑하고, 탱고를 추며, 울고 웃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서점에 들어오는 모든 손님들은 소중한 친구들이다. 하지만, 설마, 그런 그녀의 정겨움과 따뜻한 관심에 반한 남자가 ‘살인마’일 줄은 몰랐다.
{{{#white 차형빈([[이수혁(배우)|이수혁]])}}}
[ 공식 홈페이지 인물 소개 ]
1980년대 형사, 정하은의 약혼자
“지금부터 난 사람들 지키는 형사 아냐. 나는 너만 지켜.”
나라를 지키고 정의를 세우고 싶은 건, 그의 본능에 가까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한 여자, 하은을 사랑하며 그녀가 그의 ‘정의’가 되고 ‘나라’가 되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맑은 눈동자. 확장성 심근 병증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도 ‘영원’을 꿈꾸는 그녀의 소녀처럼 재잘대는 모습은 형빈의 가슴을 뛰게 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그녀에게 자신의 죄를 토설하는 대신, 언제나 곁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그녀가 당장 내일 죽어도 그는 그녀의 남편이고 싶다.
천재 화가이자 공지철의 아버지. <광염 소나타>처럼, 젊은 시절, ‘악마파’를 주창하며 ‘악마적 영감’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알콜 중독으로 화가로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서 한 여자를 만나고 아들을 낳게 된다. 지철에게 살인을 하지 않는 법에 대해 멘토링을 해주는 인물. 그러나 자신의 죗값까지 아들 지철에게 치르게 하는 인물.
황금 비율에 대리석 같은 피부, 짙은 어둠이 깃든 그윽한 눈빛을 가진 의대생. 검사장인 아버지와 사학 재단 이사장인 어머니를 둔 덕에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라왔다.
사실 종범에겐 비밀이 하나 있다. 생물학적 아버지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 종범은 남성 불임인 아버지 대신 상위 1% 완벽한 조건의 정자기증을 통해 태어난 아이였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동생 종우가 태어나고 그때부터 종범은 가족들에게 불청객이 되어버린다.
조숙하고 영리한 종범은 가족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이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이 <우월한 생물학적 종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뿐. 자신의 필요를 증명하기 위해 종범은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받아본 적 없기에 그 흔한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고 23년을 살아온 종범. 그의 눈에 한 여자가 들어온다. 유골에게 말을 거는 해괴한 뼈 고고학 강사 정사빈.
남다른 종범을 무서워하지 않고 안아주는 여자. 어쩌면... 함께 한다면 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여자. 그럴 수만 있다면 저 여자의 손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데...
{{{#white 정사빈([[진세연|진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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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유골의 삶을 기억해주는 여자 / 2020년, 서연대 뼈 고고학 강사
“우리가 다른 시간을 살아도 이렇게 유골을 마주보면... 교감할 수 있어.”
서연대 뼈 고고학 강사로 국과수 촉탁 뼈 부검 일을 겸하고 있다. 유골 성애자라는 별칭이 생길만큼 이조시대 유골을 모시고 고궁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얼어 죽은 유골을 만나면 뺨을 감싸 쥐고, 자기 온기를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그녀는 이름 없는 유골들, 그들을 기억해주는 마지막 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그래서 사빈은 유골의 히스토리와 사연, 비밀까지 다 복원해내야 직성이 풀린다.
심장병 환자지만 삶에 대해 긍정적이며 해맑은 성격의 소유자. 차분하고 낮은 보이스와 인간의 진심을 응시하는 듯한 조숙하고 깊은 눈동자로 상대를 바라보면 그 어떤 독한 마음도 무장 해제된다. 너무 맑아서 어찌보면 슬퍼 보이기도 한 얼굴.
그런 그녀에게 두 남자가 다가온다. 손을 잡아주고 싶은 남자와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슬퍼지는 남자. 모든 일은, 동강에서 30년 넘게 지난 신원미상의 유골이 발견되면서부터였다.
{{{#white 김수혁([[이수혁(배우)|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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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DNA를 믿는 검사 / 2020년, 검경 유골 발굴단 검사
“죄를 미워하되 죄인을 특별히 더 미워하라.”
샤프한 마스크, 차가운 인상이지만, 내면적으로 강한 열정이 끓고 있는 검경 유골 발굴단 검사. 냉정과 격정이 공존하는 남자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말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하건 말건, 상처받건 말건 다 던지는 강단 있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범죄 DNA를 믿는다. 범죄자는 갱생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갱생이 불가능한 범죄자들, 그중에서도 소년범 출신들은 그의 감시 대상이다.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신분 세탁을 하며 살아갈지 모르지만 그들은 악에 감염된 인간들이고 반드시 다시 살인할 것이라 믿는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을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 만들고 싶다. 어떤 짓을 해서라도. 설령 그게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도.
그런데 그의 삶에 그 여자가 나타났다. 정사빈... 전과자를 가족이라 부르는 여자, 수혁의 눈에 갱생 불가능한 ‘소년범’ 종범의 옆에 붙어 다니는 여자. 종범이 그녀를 죽이는 건 시간 문제다.
그래서 사빈 주변을 맴돌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면서, 쓸데없이 그녀의 페이스에 자꾸 말려든다. 점점 사빈을 위해 목숨을 걸게 되는 남자로 변해간다.
'''1980년대 검정고시 출신, 미국과 한국에서 변호사 자격증 획득한 국내 최연소 변호사'''
도발적이고 위험한 매력과 지성을 겸비한 여자.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시절 석태를 사랑했다. 그러나 석태는 너무 쉽게 그녀를 버렸고, 그녀는 석태에 대한 복수로 공지철 국선 변호를 맡았다. 그런 배경에는 화가 공인우와의 인연이 있었다. 그녀가 공지철에 대해 쓴 <살인범의 비밀>은 사실 그런 공인우에 대한 헌사였다.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걸 가졌다. 가지면 가질수록 허기져서 ‘더 가질 수 있는 자’가 되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인석과 결혼했다.
현재, 그녀는 국내 굴지의 재벌 백인석을 남편으로, 예비 검사 사위 수혁을 가족으로 세팅하며 검찰총장 임명을 앞둔 석태를 슬슬 옥죄기 시작한다.
{{{#white 천석태(조덕회/[[최광일|최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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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공지철 사형집행 담당 검사'''
지독히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출충한 두뇌로 명문대 수석으로 입학하고 장학금에 학비를 벌며 명문대 독종으로 거듭난 인물. 대학 시절, ‘국화빵 100개 먹기’ 대회에 나가 1등 상금을 받기 위해 100개를 목구멍에 꾸역꾸역 넘기던 그 눈물 젖은 맛을 잊지 못한다.
피땀으로 얻어낸 성공의 트로피. 석태는 사소한 변수로 그걸 송두리째 잃을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자기 인생에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더 몸을 사리며 살았다.
그러나, 그는 33년 전, ‘노란우산 살인사건’과 관련된 감추어야 할 얼룩이 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불임 때문에 아내가 정자 기증을 받아 낳은 종범이라는 ‘얼룩’을 가지고 있다.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수혁의 약혼녀. 악세서리나 화려한 옷을 걸치지 않지만 고고하고 차가운 기품이 흐르는 얼굴. 연주할 땐 히스테릭한 표정들이 예술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무대를 내려오면, 투정 많은 소녀처럼 그 까탈스러움이 사랑스럽다.
립스틱 하나를 고르는데 족히 2시간, 샀다가 무르고 다시 사고, 또 바꾸고,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바꾼다. 그래서 막상 마음에 드는 걸 사면, 그 립스틱을 버린다. 연애도 마찬가지였다. 상아는 남자를 좋아했다 질리면 버리고, 버린 남자가 감정 정리가 빠르면 다시 유혹해 자기 남자로 만들었다가 다시 버리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수혁은 상아에게 특별한 남자다. 수혁은 좀처럼 ‘내 것’ 같지가 않다. 바람기 하나 없이 한결같이 나를 지켜주지만, 묘하게 다정하면서도 차가운 이 남자.
그런 내 남자 김수혁 옆에서 얼쩡거리는 겁대가리 없는 여자, 정사빈. 괘씸하기 짝이 없는 저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white 주인도([[장원영(배우)|장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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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계 형사
33년간 같은 얼굴을 유지중인 절대 노안의 형사. ‘동기 없는 살인이 없던 80년대’부터 ‘쾌락 살인’이 판치는 2020년까지 범죄의 역사를 몸으로 겪은 강력계 베테랑 형사다. 에스트로겐 과다인 그에게 33년전엔 따뜻하고 와일드한 파트너 차형빈 형사가 있었다면 33년후엔 냉혈한 김수혁이 곁에 있다. 범죄 DNA를 믿는 검사 수혁,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그의 독종 같은 표정에 끌린다. 기대고 싶다. 꼭, 수혁이 답답한 세상에서 뭔가 해낼 것만 같다.
{{{#white 서태하([[최대철|최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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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케네디파 보스
“네 복수를 방해하는 놈은 그게 나라도 베고 가라.”
조폭 두목 같지 않게 호수 같은 눈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지닌 남자. 그는 어린 나이에 5개 조직을 평정하며 <케네디파> 넘버1이 되었다. 대부 대사를 줄줄 외우며, 모델 같은 귀티와 키치가 어우러진, 병맛 누아르적 인물. 피도 눈물도 없이 잔인한 그가 슬픈 음악을 연주하면 조직원들은 강냉이를 먹으며 감상하고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에겐 수혁으로 인한 깊은 상처가 있다. 수혁의 적은 무조건 자신의 친구다. 그래서 그는 종범을 가족으로 받아들였고 종범을 위해 목숨도 거는 형이 되어준다.
석태의 아내이자 종범의 어머니. 서연 대학교 재단 이사장. 재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로 태어나면서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 완벽해 보였던 석태와 결혼했고 모든 걸 가졌다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 후, 석태가 불임인 것을 알게 되고 정자 기증을 받아 인공수정으로 종범을 출산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너무나 비범하고 아름다운 아이로 성장했다. 그녀에게 종범의 ‘사이코패스 성향’이라는 단 하나의 단점도 뒤집어보면 ‘천재성’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예술품 같은 아이, 정말 만들어보고 싶었다. 진경은 종범의 위험한 본능을 감싸주는 비뚤어진 모성애를 보인다.
태생적으로 외모, 브레인, 예술, 운동 뭘 해도 형 종범을 따라갈 수 없었던 종우는 어려서부터 형을 흠집내고 형의 소중한 관계를 파괴하는 일에 재미를 들였다. 그는,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종범에게 상처주기 위해 종범이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열심히 일러바치고 조작한다.
그러던 형이 어느 날 실종됐고, 돌아온 형은 전혀 달라진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더 이상 자기에게 당해주던 형은 존재하지 않았다.
극 초반 기준으로 S본부 월화극인 아무도 모른다에 이어 굿캐스팅도 순항하면서 월화 심야시간대 1위를 가로채가는 형국이라 회차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떨어졌다.
극이 반환점에 들어선 시점인 5월 11일에 장기용이 "미스터리가 풀리기 시작하면 재미있어질 것."이라는 인터뷰를 남겼으나 그 인터뷰가 무색하게 다음 날 5월 12일 방영분에서 자체 최저 시청률인 1.7%을 기록하며 1% 대에 들어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의 평가는 과거 인기 미국 드라마중 하나였던 본즈에다 판타지를 끼얹어 빚어낸 열화판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판타지 설정도 이음새가 부실한데다가 고고학에 대한 묘사 측면에서도 작가의 전문성을 의심해봄직한 장면들이 수시로 등장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