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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9-05 11:12:38

블랙홀(1979년 영화)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여담

1. 개요

The Black Hole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이 제작하여 1979년 12월에 개봉한 SF 영화이다. 장르는 스릴러 또는 호러로, 블랙홀의 주위를 공전하며 블랙홀을 관찰하고 있는 거대 우주선인 시그너스 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스타워즈(영화)의 대성공을 본 디즈니가 SF 영화 붐에 편승하고자 당시 돈으로 2천만 달러를[1] 들여 야심차게 제작했으나 미국 내 수익 3500만 달러로 흥행은 미묘하였고, 당시 평가도 별로 좋지 않았다.

감독은 개리 넬슨으로, TV 감독으로는 매우 유명했던 사람이지만[2] 영화 감독으로서는 초짜나 다름없었다. 출연진은 엄청나게 화려한데[3] 대배우 막시밀리안 셸, 싸이코(영화)의 주인공인 안소니 퍼킨스, 악역 전문으로 유명한 어네스트 보그나인, 스릴러 여주인공 전문이었던 이베트 미미유 등이 출연했다.

음악은 존 배리가 담당했다.

당시 예고편 트레일러. 사실상 디즈니가 버린 자신 취급하는 영화라 리마스터가 이루어지지 않아 고화질 영상이 없었는데, 2019년에 드디어 블루레이로 발매했다.

이쪽은 리마스터판 영상 샘플.

2. 줄거리

장기간의 심우주 탐사 미션을 완료하고 지구로 돌아오던 미국의 우주탐사선 USS 팔로미노 호는 거대한 블랙홀 바로 옆에 정박해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우연히 발견한다. 우주선은 수십년 전에 연락이 두절된 USS 시그너스 호였으며, 시그너스 호는 놀랍게도 중력을 상쇄시키는 특수한 역장을 발생시킴으로써 블랙홀의 거대한 중력에도 빨려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팔로미노 호는 시그너스 호에 접근하다가 블랙홀의 중력에 휘말리며 시그너스의 거대한 선체에 충돌해 손상을 입고, 팔로미노 호의 승무원들은 배에서 내려 시그너스 호에 탑승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 승무원은 선장인 한스 라인하트 박사 단 한 명 뿐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로봇이었다.

라인하트 박사는 팔로미노의 승무원들을 환영하며 시그너스의 원래 승무원들은 모두 십여년 전에 시그너스를 탈출했다고 설명한다. 시그너스가 블랙홀의 중력에 집어삼켜지기 전에 중력 중화장을 이용해 배를 멈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블랙홀의 중력을 이겨내고 시그너스 호를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선장인 자신만 남고 나머지 승무원들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했다는 것. 지금 시그너스 호에서 일하고 있는 로봇들은 인간 승무원들이 하던 일을 계속하도록 라인하트 박사가 만들어낸 로봇이라고 한다.

그러나 팔로미노 호의 승무원 중 ESP 감응 능력이 있는 초능력자인 케이트 맥크레이 박사는 시그너스의 승무원 로봇들로부터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팔로미노 승무원들은 라인하트 몰래 거대한 시그너스 호의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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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미노 호의 승무원들은 시그너스 호를 탐색하던 과정에서 "승무원 로봇"들이 모두 실은 인간, 즉 원래 시그너스의 승무원들을 개조한 사이보그임을 알게 된다.[4] 이들은 시그너스의 블랙홀 탐사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자 지구로 귀환할 것을 주장하며 선장 라인하트 박사와 대립했다. 성과 없이 빈손으로 지구에 돌아갈 경우 쏟아질 비난과 경멸을 두려워한 라인하트 박사는 선장 권한으로 로봇들에게 명령해 승무원들을 제압하고 이들을 사이보그 노예 승무원으로 개조해버린 것.

사실이 발각나자 라인하트 박사는 경비 로봇들에게 팔로미노 호의 승무원들을 공격하도록 명령하며, 로봇 맥시밀리안이 팔로미노의 탐사팀장인 듀랜트 박사를 습격해 살해하는 데 성공한다. 팔로미노의 군인들(인간 2 + 로봇 1)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경비 로봇들을 제압하는 데 성공하고, 상황이 불리해지자 라인하트 박사는 시그너스 호의 엔진을 점화해 블랙홀을 향해 배를 전진시킨다. 팔로미노 호의 승무원들은 원래 블랙홀 내부를 탐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형 탐사정에 탑승해 어떻게든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것을 피해보려 하지만, 결국 시그너스 호와 함께 블랙홀로 끌려들어가고 만다.

이 작품에서 블랙홀 너머의 세계는 인간이 알 수 없는 신비의 세계로 그려지며, 빨려들어간 사람의 내면을 반영하는 듯 하다. 팔로미노 호의 승무원들은 거대한 빛의 회랑 같은 것을 통과해 우주의 다른 장소로 나오지만, 라인하트 박사는 공범자인 로봇 맥시밀리안과 합쳐진 괴상한 모습이 되어 지옥과 같은 불구덩이 속에 갇히게 된다.

3. 등장인물

4. 여담

이 영화 다음에 디즈니가 SF 장르에 재도전한 영화가 바로 트론이다. 트론도 들인 비용에 비해 흥행, 평가 모두 어중간해 “디즈니는 SF로는 안된다”는 징크스가 생겨났다. 사실 블랙홀과 트론은 소위 '디즈니 암흑기'로 불리는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만들어진 작품들이며, 이 시기에 나온 디즈니 작품들은 대개 평가가 별로다.

이후 디즈니는 1989년에 인어공주(애니메이션)로 오랜 슬럼프에서 탈출하고 제2의 황금기를 여는 데 성공하지만, 21세기 초에 또다시 SF에 도전해 만든 작품인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보물성은 또 실패작이었다. 디즈니도 “우린 진짜 SF는 안되나보다”라고 판단했는지, 자체 제작은 그만두고 SF 전문 스튜디오인 루카스필름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사버렸다. 디즈니가 마블과 루카스를 사들인 후 이 스튜디오들이 내놓은 작품들의 수준을 생각해보면, 디즈니의 이 징크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9년 리메이크 기획이 있었으나 흐지부지되었다. 사실 리메이크가 필요 없는 작품인데, 이벤트 호라이즌(영화)이란 작품이 바로 블랙홀을 오마쥬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블랙홀은 전연령 관람가이고 이벤트 호라이즌은 R 등급이니 블랙홀/아공간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의 수준은 넘사벽의 차이가 있지만.
[1] 스타워즈 제작비(1100만)의 2배다.[2] 대인기 시트컴인 “길리건즈 아일랜드”와 “해피 데이즈”에 참여했다.[3] 다만 모두 유명한 배우들이지만 모두 전성기는 지난 후에 이 작품에 츨연했다. 당시엔 SF 영화나 호러 영화는 무명배우 또는 한물 간 배우들이나 나오는 영화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기 때문.[4] 반면 경비 로봇들은 모두 진짜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