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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0 12:19:44

비슈누 쉬레스타



बिष्णु श्रेष्ठ
Bishnu Shrestha

1. 개요2. 열차강도 사건3. 분석4. 포상5. 관련 자료

1. 개요

혼자서 여러 명의 무장 열차강도를 물리친 인도 육군 구르카 부대에 복무했던 네팔인 전역 군인.

1975년 네팔 칸다키주 파르밧현 출생이며, 인도 육군 제8구르카 소총연대 7대대에서 보병으로 복무 후 전역한 전직 군인.

2. 열차강도 사건

2010년 9월 2일, 인도 육군 제8구르카 소총연대 7대대에서 육군 상병으로 전역한 비슈누 쉬레스타는 열차에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열차가 한밤중에 정글 지역을 지나갈 무렵 칼, 장검, 몽둥이로 무장한 강도들이[1] 기차를 세우고 특등석 열차 3량에 들이닥쳐서 승객들의 패물을 털기 시작했다. 승객들은 모두 바닥에 엎드렸지만 비슈누는 좌석에 앉아 있었다. 강도들이 비슈누에게 금품을 요구했을 때 그는 자신이 군인이라 돈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는 인도 육군 보병"이라고 말하고, 차분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러자 강도들은 그가 돈도 없고, 저항할 의지도 없음을 알고 다른 승객들을 털기 시작했다.[2]

그러나 강도들이 18세 여성을 그녀의 부모가 보는 앞에서 강간하려 들고,[3] 그녀가 "군인 아저씨 도와주세요!"라고 외치기 시작하자 비슈누는 조용히 쿠크리를 뽑아 들었다.

강도들은 그의 쿠크리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빼앗지 않았다고 한다. 쿠크리는 다른 곳에서는 군도로 알려져 있지만 네팔 현지에서는 야전삽이나 빠루처럼 흔히 쓰이는 공구일 뿐이다.[4] 또한 고작 나이프 한 자루로 흉기를 든 여러 명에게 덤빌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비슈누는 진짜로 꺼내 들었고, 격투 중 강도 3명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몸싸움 중 그가 쿠크리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열차 강도들에게 제압을 당해 강도들이 그의 쿠크리로 그의 팔을 베었다. 강도들은 이내 약탈품을 가지고 다른 칸을 털고 있던 강도들과 함께 달아났다. 이날 비슈누를 포함해 모두 20명의 승객이 강도들에게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매체에 따라 이날 비슈누가 강도 3명을 참살하고 8명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기사도 있다.

영문 위키에 링크된 당시 인도 신문을 보면 강도들이 권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비슈누는 강도들이 총을 발사하지 않아 그게 모형총인줄 알았다는 기사가 있고, 권총을 발사하는 바람에 칼을 떨어뜨려 강도에게 제압당했다는 기사도 있다. 나중에 인도 경찰이 열차강도를 잡았을 때 강도들이 보관 중이던 권총 2자루를 압수했다.

다음 역에 도착하자마자 소식을 들은 경찰과 구급차가 달려와 부상 입은 비슈누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사건 몇 시간 후 현장 인근을 순찰 중이던 인도 경찰은 사거리에서 큰 가방을 가지고 배회하는 청소년 2명을 검문하여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장물을 발견하고 청소년들을 검거하려 하였으나 1명은 도주했다. 검거된 1명의 자백으로 청소년들의 은거지를 급습한 철도경비군과 철도경찰은 5명의 공범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10,470루피의 현금과 33대의 휴대전화, 손목시계 14개, 현금카드 1개를 회수했다. 어느 한 공범의 집에서는 권총 2자루 단검 등 흉기를 압수하기도 했다.

3. 분석

이 사건이 훈련된 30대 직업군인[5]과 청소년 강도 사이에 벌어진 일이며, 장소가 좁고 긴 객차 통로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좁은 객차통로에서는 비슈누가 한번에 상대할 적은 1~2명, 많아야 억지로 낑겨서 최대 3명으로 제한되어 버린다. 게다가 뒤에 있는 강도도 앞에 있는 동료 때문에 팀킬 우려가 있어서 대항하기가 어려워진다.

물론,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실전에서 이런 활약을 하는 게 쉽다는 건 절대 아니기에 비슈누의 활약이 대단한 것임은 분명하다. 일반인이라면 전투 상황의 극도로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에서 아드레날린 과다분비로 몇 번 정도 칼을 휘두르다가 지쳐서[6] 팔도 못 들어 올리는 게 정상. 생각해보면 당장 자신이 순식간에 칼에 찔려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극단적인 상황인데, 이는 수많은 훈련으로 단련된 전문적인 직업 군인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7] 보통 사람의 경우라면 칼을 든 강도 떼와 싸운다는 생각은 못한다.

그리고 1 vs 다수 근접전에서는 단순한 공격만으로는 순식간에 사방으로 적이 들어와 역관광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것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적 구성원을 인간방패로 삼아 적의 공세를 꺾는 퍼포먼스, 즉 '공격하면 너희의 아군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가 필요한데, 그는 강도 두목을 인간방패로 삼아 공세를 지연시켰다. 실제로 영화 아저씨에서 최후반 다대일 결투신을 찍을 때 무술감독은 연출 방향을 잡기 위해 직접 제자들을 상대로 17대 1을 해보았는데, 정석적 방법으로는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본문에 나온 것처럼 한 놈을 잡아 인간방패로 쓰며 하나하나 제압해나가는 형태로 장면을 연출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차태식 정도 되는 실력자가 이 방법을 쓰면 실제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덕분에 일대다 근접전을 경상만 입으며 압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8]

강도 입장에서도 돈과 금품이 목적이지 인명을 해치는 게 목적이 아닌 데다가 무슨 괴상한 대의 같은걸 따르는 것도 아니고 군인도 아니니 자기 목숨을 걸고 결연히 싸울 각오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군인인 데다 실제 전투 경험이 있는 비슈누의 경우에는 실제로 상기했다시피 3명을 제압하고 그 후의 부상자들은 몸싸움 과정에서 생긴 것이고 비슈누 역시 부상을 당한 데다 다수의 인원이 1명 앞에서 그 난리통이 나니까 결국 겁을 먹고 일단 비슈누를 부상이라도 입히고 도망간 것이다. 무엇보다 상황은 범인은 '강도단이라고는 해도 청소년' vs '전투 경험이 있는 군인'이라는 점도 한몫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다른 공범들이 달아난 것에 대해서는 비슈누의 모습을 보고 다른 승객들이 들고일어나 똑같이 우리에게 달려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달아났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비무장 승객 vs 무장 강도라 해도 수적 우위라는 이점이 없어지고 강도질당한 원한으로 강도들을 족치겠다는 대의명분까지 있는 승객들에게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르니 차라리 달아나는게 더 현명하다고 판단한 걸 수도 있다.

또한 쿠크리라는 무기가 기차 안이라는 상황에 매우 적절한 무기이다. 열차 통로처럼 다양한 장애물이나 물건들이 산재해 있는 곳에서는 곧게 뻗은 장검은 휘두르다 걸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일반적인 단검이라면 한 사람을 앞에 세우고 찌르는 걸로는 상대에게 적절한 타격을 주기가 힘들다. 하지만 끝부분이 휘어져서 중간이 막혀도 검두가 꽂힐 수 있으며, 성인 팔 길이와 엇비슷한 길이, 그리고 정글에서 도끼처럼 웬만한 굵기의 가지는 부수듯이 잘라내는 쿠크리의 위력으로 인해 장애물이나 강도들의 저항을 찍어 누르며 휘두르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4. 포상

비슈누 쉬레스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구르카 여단은 그의 퇴역을 일시적으로 보류하고 불러들여 표창하고 은도금 쿠크리, 강도들에게 걸려 있던 5만 루피의 현상금을 수여했다. 인도 정부도 그가 평생 동안 비행기표와 열차표를 할인 받을 수 있게 대우했다. 또한 비슈누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딸의 부모가 그에게 감사의 뜻으로 6천 5백 미국 달러를 주려 했으나, "전투에서 적과 싸우는 것은 군인으로서 의무이고, 열차 강도와 싸운 것은 인간으로서 나의 의무다."라며 답례를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5. 관련 자료


[1] 매체에 따라 15명, 30명, 40명의 강도라는 제각각의 기사가 있다.[2] 이는 굉장히 현명한 행동이다. 어떤 상황이건 흉기, 특히 칼을 든 상대와의 싸움은 목숨을 잃을 수 있으므로 사소한 일이나 다시 얻을 수 있는 금품 따위에 목숨을 걸어선 안 된다. 더군다나 전역한 날이니까 조심해야 했다. 쉬레스타의 판단도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3] 매체에 따라 이 강간 얘기가 없는 기사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지갑과 귀중품을 털고 있을 때는 가만히 앉아있던 비슈누가 굳이 싸우러 나선 것과 강도들이 살인까지는 할 상황은 아니었던 걸 생각하면 이쪽이 신빙성이 있다.[4] 비슷한 예는 쿠나이가 있다. 닌자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냥 작업할 때 쓰는 막칼이다.[5] 말이 직업군인이지 구르카면 사실상 우리나라로 치면 특전사 내지는 그 이상의 정예 병력이다.[6] 특히 쿠크리는 특성상 같은 크기의 보통 칼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더 빨리 지칠 가능성이 높다.[7] 후술된 기사 문서에 나오는 경력을 보면 알겠지만, 비슈누는 실패=고문 or 죽음인 기밀 작전을 몇 번이나 완수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군인이다. 사선을 넘는 전투를 몇 번이나 경험해 본 만큼 일반인보다 훨씬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8] 다만 이렇게 하는 것이 쉽다는 소리는 물론 아니다. 일단 성인 남자 한 명을 한 손으로 붙들고 방패로 활용하면서 움직일 완력이 있어야 한다. 남자 한명은 아무리 못해도 60kg 중반 이상인데다 끌려다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발악할 테니, 그런 무게와 저항을 한손으로 붙들고 끌고 다니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