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60~80년대에 야당 내에서 정권과 손잡고 일하는 걸로 여겨지던 정치인을 비하하던 용어. 프락치, 스파이와 비슷한 뜻으로 사용된다 할 수 있다. 1965년 한일수교 과정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격할 때도 함께 쓰였다고도 한다. 놀랍게도 표준어이고, 어원은 '사쿠라니쿠'이다. 다만, '사쿠라니쿠'의 어원이 벚꽃을 뜻하는 '사쿠라'와 고기를 뜻하는 '니쿠'이니 일본어 '사쿠라'와는 동계어 관계로 볼 수는 있다.2. 어원에 대한 추정
용어의 유래로는 일본어의 ‘사쿠라니쿠’[1]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도박판의 속임수나 사기를 뜻하는 은어 '사쿠라'에서 유래했다는 설, 손님인 척하고 행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바람잡이를 뜻하는 은어인 '사꾸라'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3. 상세
이 시기 정권들은 정보기관과 경찰, 검찰, 군, 정보부 등을 총동원해서 야당을 대상으로 정치공작을 자행했는데, 여기에 말려든 야당 인사들이 있었다. 돈으로 매수되거나, 약점을 잡혔다거나, 아니면 여러가지 이권으로 포섭된 이들은 낮에는 야당, 밤에는 여당 식의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정치계에서 사쿠라는 구색정당이나 관제야당을 부르는 멸칭으로도 쓰인다.꼭 정치공작으로 포섭된 것은 아니더라도, 정권과 맞서 싸우기 보다는 초지일관 타협적인 자세를 보여주면서 아무것도 안하던 야당 정치인들도 사쿠라로 불렸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어디서 어디까지가 본인의 신념이고, 어디서 어디까지가 정치공작의 결과물인지는 알길이 없다. 과거 정권이 벌인 정치공작들의 전모가 구체적으로 폭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사쿠라로 지칭되던 인물은 제1야당 신민당 총재였으나 진산 파동으로 위기를 겪었던 유진산, 유신체제하에서 '참여 하의 개혁'이란 명분하에 정권에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고 미국과 협조해 정권 투쟁을 하는 것에 반대한 이철승, 5공화국 초기 2중대인 민주한국당을 이끌던 유치송, 신한민주당 총재로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5공정권의 장기집권 시나리오였던 내각제 개헌에 동조하면서 몰락한 이민우 등이 있다.
정적과 내통하는 '내부의 적'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정치인에겐 가장 치욕적인 표현이다.
시인 김지하는 70년대에 정치계의 사쿠라 논란에 "앵적가(櫻賊歌)"라는 담시를 지은 적이 있다.
4. 관련 문서
[1] 색깔이 벚꽃과 같이 연분홍색인 말고기를 가리키는 말로서, 소고기인 줄 알고 샀는데 먹어보니 소고기로 둔갑한 말고기였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겉보기는 비슷하나 사실은 다른 것이라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