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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2 23:25:11

살인광시대

1. 1947년 영화2. 1967년 영화

1. 1947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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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찰리 채플린블랙 코미디 영화로, 원제는 '베르두 씨(무슈 베르두, Monsieur Verdoux)'[1]이다. 전작들이 채플린 자신이 직접 각본과 감독, 연출까지 모두 담당한 것과 달리, 본 작품은 오슨 웰스가 실존했던 프랑스의 악명 높은 연쇄살인자 앙리 데지레 랑드뤼의 범행을 소재로 집필한 시나리오를 5000달러에 구입한 뒤 몇 차례 손질을 보고 제작했다. 이 때문에 오프닝 크레딧에 '오슨 웰스의 구상에 따름'이라는 자막이 나온다.

주인공 베르두(찰리 채플린 분)는 성실한 은행원이었지만, 30년 동안의 근무 후 실직한다. 아직 부양해야 할 병든 아내와 자식들이 있는 난감한 상황 속에서 하나의 사업을 계획하는데, 부유한 미망인들을 꼬셔서 위장 결혼한 뒤 살해해 사고사로 속이고 미망인들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었다. 이 사업은 성공적인 듯 보였지만, 결국 살해당한 미망인의 한 자매가 그를 알아보고는 눈앞에서 바로 경찰에 고발한다. 하지만 베르두는 체포된 뒤에도 전혀 놀라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다.

채플린은 이 영화로 꽤 격한 논란에 휘말렸다. 우선 그동안 자신이 밀던 떠돌이 기믹을 완전히 포기하고 택한[2] 냉소적인 살인마 연기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였다. 이에 채플린은 '오늘날의 거리에서는 내가 연기한 떠돌이 같은 부랑자들이 많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떠돌이 캐릭터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채플린의 연기 변신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영화에서 베르두가 보여준 전쟁과 삶/죽음, 종교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였다. 베르두는 극중 "한명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백만명을 죽이면 영웅이 되죠. 문제는 숫자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처형 직전 자신에게 종부성사를 하러 온 신부가 "하느님이 당신의 죄를 용서하시기를 빕니다."라고 하자 "그렇게 안 될 이유가 있겠습니까? 결국 내 영혼은 하느님이 가지게 되는 거니까요."라고 비꼰다. 이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돌직구 식으로 풍자한 것이었지만, 가톨릭 보수 단체들이나 재향군인회 등 참전용사 단체들은 채플린이 방금 끝난 전쟁에서 희생된 연합군 장병들을 모독하고 반기독교 정서를 퍼뜨리려 한다며 맹렬히 비난했고 검열 당국에서도 채플린의 이런 연기가 아나키즘공산주의 등 (자신들의 관점에서) 위험한 사상을 퍼뜨리려는 것으로 여겨 상영본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삭제되었다. 관객들 또한 조안 배리 사건[3]과 영화를 연관시키며 이 영화를 외면했다.

결국 이 영화는 《파리의 여인》을 제외한 여태까지의 채플린 장편 영화 중에서 가장 미적지근한 흥행 성적을 거뒀고, 채플린은 이후 냉전으로 인해 탄생한 극단적 반공주의인 매카시즘에 시달리다가 《라임라이트》의 개봉을 끝으로 자신의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유럽에서 영화 제작을 하다가 1972년에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돌아왔는데, 이 재방문을 전후해 1947년판에서 검열 당국에 의해 삭제된 장면들을 되돌린 신판이 콜롬비아 픽처스에서 재개봉하기도 했다.

블랙 코미디 작품이라 크게 웃기는 대목은 많지 않지만, 곳곳에 깨알같은 개그신이 들어 있다. 채플린 자신의 음악에 대한 흥미를 보여주는 대목도 있는데, 베르두가 집에서 피아노로 하농을 연습하다 어디서 연습곡 리듬과 같은 똑똑똑 소리가 들리길래 의아해하다 그게 노크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장면도 나온다.

2. 1967년 영화

나카다이 타츠야 주연의 개병맛 영화.

주인공 키쿄 신지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시간강사다. 어느날 대 일본 인구조절 심의회라는 단체에게 쫓기는데 우연스럽게 적들을 죽여나간다. (복선이 있다) 은근히 웃기는 장면도 나오는데 건물에 매달리던 부하(격인) 오토모 비루가 매달리는데 주인공이 팬티를 봐! 이러자 여자 암살자가 팬티를 가리려다가 죽는다던가...

신지는 미조로기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만나다가 자위대의 포격에 죽을뻔한다던가 위기를 넘긴다. 포격에서 살아남는 방식이 무지막지한데 포탄이 바로 목표물에 맞지는 않을테니, 포격으로 구덩이가 생기면 그곳에 숨으면서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살아남는다.

그리고 불발탄을 내가 낸 세금이라고 가지고 가다 그걸 분해해 자위대(로 위장한 미조로기의 부하들)이 탄 차량을 부순다던가 먼치킨 기술을 보여준다. 사실 그는 독일에 갔다가 다이아몬드가 이식되었는데 미조로기는 그걸 찾기위해 암살자들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그건 가짜 다이아몬드랜다. 결국 둘은 싸우는데 당연히 신지가 이긴다.

결말도 신지가 구하려던 게이코도 미조로기의 부하로 신지를 죽이려다가 그걸 미리 알아챈 신지가 막아낸다. 주인공의 원맨쇼 영화에다 만능 먼치킨 주인공이라서 재미없을 것 같지만 나카다이 타츠야의 연기가 그걸 다 커버한다.


[1] 찰리 채플린이 제작한 다른 작품인 '황금광시대'(1925년작)를 감안한 번역으로 보인다.[2] 공식적으로는 《모던 타임즈》가 떠돌이로 출연한 마지막 작품이지만, 《위대한 독재자》에서 유대인 이발사 역의 연기도 기존의 떠돌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채플린이 떠돌이 캐릭터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이 작품부터였다.[3] 1942년 조안 배리라는 배우 지망생이 채플린에게 강간당해 임신을 했다며 채플린에게 소송을 한 사건. 혈액형 검사 결과 친자식이 아닌 것으로 판명(추정 父인 채플린은 O형, 베리는 A형인데 아이는 B형. 친자라면 A형과 O형만 나올 수 있다.)되었지만 법원은 배심제의 폐해인 비논리적 판단에 따라 채플린을 아이의 아버지로 인정했고, 채플린은 판결에 따라 그 아이가 21세가 될 때까지 부양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