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자기 분수, 위치, 역할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속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어감이 미묘하게 달라지기는 하지만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지'만 잘라서 쓰는 경우도 많고, '죽는다' 대신 '떨어진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영어로는 Crab in the bucket이라고 해서 양동이를 벗어나려는 게를 다른 게가 잡아 끌어내리는 것을 의미한다.송충이는 솔나방의 애벌레. 보통 곤충의 유충은 정해진 먹이만 먹고, 이를 기주식물이라고 한다.(ex. 누에: 뽕나무 잎) 그리고 기주식물 외의 다른 먹이를 먹으면 죽는다. 그걸 비유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해야지, 다른 일도 해보거나 출세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2. 상세
새로운 도전을 방해하는 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잦다. 특히 도전을 비웃는 소시민, 노인들이 주로 하는 클리셰인 말이기도 하다. 현대에 노인들이 자주 쓴다고 알려진 노력드립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의미라는 것이 특이하지만, 변화에 반대할 때는 여전히 쓸 법하다.3. 실제 생태
얼핏 보면 실제 생태와 잘 일치하는 것 같지만, 생물의 생태에 빗대는 속담이 다 그렇듯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나비/나방 유충은 보통 먹이식물을 과 단위로 가리는데, 하나의 종명으로 묶어 부르기 힘든 꽤나 넓은 분류다.[1] 송충이 역시 낙엽송 잎도 먹는데, 소나무과는 맞지만 미묘하게 이질적인 생김새와 겨울에 잎이 지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과부터 다르기 때문에 소나무라고 뭉뚱그릴 수가 없다. 오랑우탄을 사람으로 통칭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한 술 더 떠서 먹이식물을 거의 가리지 않는 종도 있는데, 이 점으로 분류한 나방 도감도 있다.[2] 그 중 유명한 종만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 아틀라스나방 - 세계 최대의 나방으로 유명한 종. 애벌레가 송충이와는 조금 동떨어진 모양새지만[3] 상록 활엽수라면 가리지 않고 먹는다.
- 가중나무고치나방 - 한국 최대의 나방으로 유명한 종이며 속칭 '군대 팅커벨' 중 하나이다. 애벌레 생김새가 송충이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4] 기주식물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5]
- 매미나방 - 2020년 대량발생으로 지상파 뉴스에도 나왔다. 100여종 식물의 잎을 먹는데다 송충이처럼 가시털이 난 애벌레다.[6]
- 미국흰불나방 - 전세계적으로 골칫거리로 유명한 나방으로 자그마치 300여종의 식물의 잎을 먹는다. 게다가 송충이처럼 가시털이 난 애벌레다.
[1] 국화과에 속하는 국화, 민들레, 상추, 치커리 등을 하나의 종명으로 통칭하기는 곤란하다.[2] 다만 농약에 힘도 못쓰고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개체수에 비해 병충해는 그렇게까지 많진 않는 듯.[3] 가시가 있기는 한데 찌를 수가 없는 부드러운 가시고 밀도도 낮다.[4] 연두색인 두꺼운 몸통에 풀어진 면봉 솜 같은 하얀색의 무언가가 달린 돌기가 나 있다. 징그러울 수 있으니 주의.[5] 가중나무, 소태나무, 상수리나무, 녹나무, 산초나무, 사과나무, 대추나무, 황벽나무 등.[6] 글로 설명해보면 검은색 아니면 황금색 송충이라고 할 수 있다. 징그러울 수 있으니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