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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3 16:45:26

물리학-수학 관계

수학-물리학 관계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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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들 먼로의[1] xkcd435화 'Purity'[2]
1. 개요2. 국내 교육과정 비교
2.1. 수학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물리학
2.1.1. 고등학교2.1.2. 대학교2.1.3. 대학원
2.2. 물리학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수학
2.2.1. 고등학교2.2.2. 학부2.2.3. 대학원
3. 학문적 관계4. 기호 사용의 차이

1. 개요

[math(F = 0 \Leftrightarrow \dot{v}= 0)]
[math(F = \frac{\text{d} \mathbf{p}}{\text{d}t} = ma)]
[math( F_{\text{AB}} = -F_{\text{BA}} )]
▲ 수학을 최초로 활용한 물리학 법칙 중 하나인 뉴턴의 운동법칙. 수학을 통해 물리적 현상을 설명한다.
Physics is the language of the universe, mathematics is the language of all sciences
물리학은 우주의 언어다. 수학은 모든 과학의 언어다.
- 리처드 본드 박사, 캐나다 이론 천체물리연구소 소장
Those who do not know math do not know the true beauty of nature
수학을 모르는 사람은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 수 없다.
- 리처드 파인만

수학물리학은 다른 학문이지만, 두 학문은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 물리학과에서 수리물리학 과목을 배우는 것을 훨씬 넘어선 관계가 있으므로 따로 서술한다. 이 관계는 단순히 두 학문의 관계를 넘어 물리학자연과학공학의 전제이자 기반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답 또한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눈 앞에 보이는 자연물 또는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실체하는 관념을 대수적, 기하학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이 있다.[3] 그리고 모든 물리적 실체 역시 어떤 원리에 따라 반복적인 패턴으로 존재하고 운동하므로, 이 능력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는 체계를 사용하여 자연물의 법칙을 정형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결론이 성립한다. 앞선 문장에서의 '최대한 모순이 없도록 설계된 체계'가 바로 수학이며, 과학자의 인지적 능력에 의해 발견된 물리적 실체를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증명하고 '수학을 사용하여 정형적으로 기술한 학문'이 바로 물리학이다.

이것이 물리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이 필요한 결정적인 이유다. 결국 '최대한 모순이 없도록 설계된 체계'인 수학으로 기술되지 않은 모든 명제는 재현할 수 없으며, 따라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비록 수학적 기호와 구조가 물리학적 실체는 아니나, 물리학을 성립시키기 위해 현상을 해석하는 인간의 인식이 정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어 지표와 규칙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 숫자는 실제하지 않지만 그 숫자로 표현되는 에너지의 양은 실체다. 즉 수학은 물리학이라는 거대한 성을 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에 비유할 수 있다.

간단히는 고전역학적으로 물체의 위치, 속도, 온도 등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많은 물리현상들을 정확히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에 기반하여 다리를 짓고 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매우 미세한 현상 (양자역학)이나 매우 거대한 현상 (상대성 이론)을 설명할 때에는 복잡한 수학이 필요하다. 양자역학의 경우, 파동함수들의 모임을 벡터공간으로 보고 고유값 계산과 푸리에 분석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 관점 중 하나이다. 양자역학적으로 전자기학이나 쿼크의 상호작용을 기술할 때엔 벡터번들 (벡터번들의 커넥션은 게이지와 같은 개념이다)의 언어를 빼놓을 수 없다. 입자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경우,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계산이 필요한데, 이 계산은 대수기하학의 모티브 (motive) 및 리만 제타함수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이 예시로, 뮤온의 자기모멘트를 이론적으로 계산할 때에 제타함수의 특수값을 사용한다 (페이지 167 참조). 상대성 이론의 경우, 거리개념이 뒤틀려있는 기하학적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미분기하학의 언어가 사용된다. 시공간에서의 관점변환 (로렌츠 변환)에 불변하는 물리법칙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미분형식 (differential form)으로 전자기론을 기술하는것 역시 통상적이다.

고전역학적 현상의 경우도 거대한 시스템을 다룰 경우 복잡한 수학이 사용되곤 한다. 고전적인 편미분방정식을 푸는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며, 예를 들어 유체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푸는 연구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전적 시스템의 장기적 추세를 예측하려 할때에도 혼돈 (카오스) 현상이 나타나며, 관련된 Bifurcation 이론 등은 특이점 이론 등과 엮여있는 복잡한 분야이다. 예를 들어 대기의 움직임을 아주 단순하게 모델링한 로렌츠 시스템의 경우, 이것이 실제로 혼돈성을 가진다는 것이 최근 (90년대)에야 엄밀히 증명된 바가 있다. 해당 증명에는 컴퓨터를 동원한 위상수학적 작업이 들어간다 (Conley theory).

영어 위키백과의 해당 문서도 참조바람.

2. 국내 교육과정 비교

2.1. 수학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물리학

2.1.1. 고등학교


미적분 단원에서 배우는 1차원/2차원 속도/가속도/거리 관련 응용은 가장 쉬운 수준의 등가속도 운동에 관한 정량적인 접근을 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똑같은 고등학교 수준 물리학Ⅰ이나 물리학Ⅱ에서는 미적분의 명시적인 활용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4]

2.1.2. 대학교


공업수학과 수리물리학은 교과과정에 있어서 조금 차이가 나는데, 이는 각 전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순수학문인 물리학은 1) 법칙을 발견하고 2) 이를 보다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형태로 확장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이론은 공학적인 상황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학부 수준의 공대에서는 다루지 않는 텐서변분법 그리고 각종 특수함수를 수리물리학 과목에서는 심도 있게 배운다.

한편 공학에서는 개념의 일반화와 추상화보다는 어떤 주어진 현실의 상황을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어떻게 분석하고 예측할지가 중요한 문제로서 대두된다. 그러므로 전체 교육과정의 절반 정도가 미분방정식의 해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리물리학에서는 미분방정식에 대한 이론만 배우고 넘어가는 반면 공업수학에서는

등을 8개 이상의 개별 단원으로 나누어서 몇달에 걸쳐 배운다. 교과서 본문 내의 예제(worked example)와 연습문제를 풀다 보면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미분방정식을 모델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미분방정식 이외에도 선형회귀 등 최적화 문제의 해법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용해서 계산하는 것도 배운다.

두 과목을 다 공부해 보면, 당연하게도 수리물리학공업수학에 비해서 말도 안되게 휠씬 어렵게 느껴진다.

2.1.3. 대학원

미분다양체에서 선형 공간의 매개변수화를 다루는 Grassmanian은 매끄러운 선형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일반 리군을 사용하는데, 일반 리군에 해당하는 순환군들은 양자역학에서 물리적인 요소들의 공간적 성질을 표현한다. 또한, 다양체의 기저를 설정하기 위한 호몰로지 이론은 게이지가 고정된 위상공간의 대칭성을 대수적으로 표현하는데 쓰인다.

2.2. 물리학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수학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로 배우는 수학적인 내용은 없다.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는 미적분으로 설명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으나 관련 부분이 모조리 삭제되었으므로 이제는 중학교 수준의 수학(다각형의 넓이, 등식의 변형, 이차식의 표현, 이차방정식, 삼각비) 정도만 제대로 짚고 있으면 된다. 심지어 그 물리학Ⅱ 부분의 벡터 개념 역시 걱정할 게 없다. 이유는 후술.

2.2.1. 고등학교

2022 개정 교육과정물리학[5] 단계에서는 간단한 산수와 삼각형의 넓이 공식, 비례식, 이차식 표기만 알면 된다. 다시 말하자면 산수가 나올 뿐이지 수학(흔히 수학적으로 증명돼서 써먹는 어떠한 정리)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등가속도 운동 공식에서 속도-시간 그래프의 넓이(정적분)가 이동거리라는 걸 구할 때 삼각형의 넓이나 사다리꼴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이 쓰이기도 한다. 또한 특수 상대성 이론 파트에서 피관찰자가 움직이면서 빛이 휘게 되는데 이 때 증명 방식에 피타고라스 정리가 쓰인다. [6] 일의 양은 힘의 방향으로 움직인 거리를 나타낸 것인데, 뜯어보면 내적의 원리를 담고 있지만 해당 과목에서는 1차원 상의 운동만 다루므로 벡터라는 개념이 무시된다. 따라서 그냥 간단한 곱셈으로 퉁칠 수 있다. 다만 교학사 교과서에서는 벡터의 내적 개념을 일부 차용하여 일의 양을 설명한다(내적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는다.). 파동의 굴절률을 다룰 때 삼각비가 등장한다. 순간속도 등의 개념을 다룰 때 접선의 기울기를 언급하긴 하지만, 그것을 미분의 개념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또한 충격량이 힘-시간 그래프의 넓이(정적분)라는 것을 구할 때 사각형의 넓이 공식을 이용하고, 이후 곡선 그래프로 그것을 확장할 때에 구분구적법의 원리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설명하는 교과서들이 있다.

물리학Ⅱ에서는 증명에서 삼각비나 이차방정식이 사용된다. 벡터가 등장하지만 그것을 이용한 관련 정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하>의 '평면 벡터' 파트를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이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엄연히 물리학적 접근에 필요한 설명은 다 해주고 있으며, '벡터의 정의' 자체는 얼마든지 고등학교 1학년 과정으로 옮겨도 이상할 게 없는 기초적이고 간단한 개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단진동, RLC 회로나 전자기 진동 교류 파트가 통째로 삭제되어 미적분 자체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평면 상의 충돌도 통째로 날아가는 바람에 여기서 요긴하게 쓰이던 삼각비도 종적을 감추게 되었다. 사실상 이제는 2차원 좌표만 이해할 수만 있으면 학습을 따라가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구성으로 바뀌었다.

미적분을 이해하고 있다면 고전역학에서 시간, 거리, 속력, 속도, 가속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일 뿐이다. 고등학교 물리학 수준에서는 그냥 공식 암기하고 간단한 그래프만 그릴 줄 알면 역학은 술술 풀린다. 게다가 미적분 안 쓰고 배우는 건 고등학교 물리학 수준에서는 딱히 꼼수도 아니고 '표준적인 교과과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수학 못하는 고등학생도 물리 시험에서 고득점을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능 시험 기준으로 따지면 삼각비를 제외하고 가장 어려운 수학적 도구가 쓰였던 적은 2018학년도 물리Ⅱ 20번의 이차방정식 딱 한 번이다. 오히려 이차방정식이 허구한 날 쓰이는 시험은 생명과학Ⅱ의 하디바인베르크 법칙 문제이다. 또한 물리학Ⅱ, 생명과학Ⅱ를 뛰어넘어 아예 모든 시험지가 산수로 도배된 시험은 화학Ⅱ가 있다.

2.2.2. 학부

물리학과 학생이라면 수학을 꽤 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리학의 특성상 수학을 언어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학부 수준에서도 미적분은 기본이고, 미분방정식을 자유 자재로 풀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학과의 과목을 듣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1학년일 때 미적분학을 듣기 때문에 이 시간을 이용하여 수학 실력을 늘릴 수 있다.

2.2.3. 대학원

대학원에서 양자장론 같은 이론 물리의 최전선으로 가게되면, 물리학과 수학의 경계가 많이 무너진다. 이론물리는 자연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 기반을 만드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통일장 이론이니 초끈이론이니 하는 분야로 가게되면, 이게 물리학인지 수학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가 된다. 밀레니엄 문제중 하나인 양-밀스 질량 간극 가설양자장론에 등장하는 하나의 이론에 대해서 수학적 토대를 만들라는 문제이다. 따라서 대학원 수준의 이론물리학, 수리물리학, 위의 양자장론이나 통일장이론, 초끈이론 같은 여러 물리학 이론을 연구하는 것은 사실상 모든 수학적 지식을 베이스로 해야 할 정도이다.

또한 위상부도체의 대두로 위상수학의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3. 학문적 관계

수학은 형식과학으로서 어느 명제가 기본이 되는 논리 체계 (공리) 위에서 모순이 없음을 보이면 그 자체로서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물리학은 자연과학이기 때문에 어떠한 물리적 명제의 진위를 절대적으로 따질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물리학은 귀납법을 통해 자연 현상을 보편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며, 수학에서는 연역논증을 통하여 명제를 증명한다. 이것이 두 학문 사이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로서, 물리학적인 대상을 오롯이 수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할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불가능하며, 물리학이 수학의 하부 범주에 속하는가 따위의 논쟁이 무의미한 이유이다.

이런 까닭에, 결론부터 말하면 수학과 물리학은 언어학과 국문학의 관계처럼 아예 별개의 학문이다. 국문학이 학문의 체계화를 위해 언어학의 방법론을 일부 차용할 수는 있어도 문학작품과 문법을 실질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국문학의 방식으로만 가능한 것처럼, 현실의 자연현상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방식을 따라야만 한다. 이것이 물리적 현상의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모든 것의 이론이 탄생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수학인 것은 아닌 이유다.

허나 이러한 사실과는 별개로, 상술한 바와 같이 두 학문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물리학은 그 이론의 전개와 형식화에 수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물리학적으로 타당한 가정을 세운 후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이를 확장 및 일반화시켜서 현실 세계를 예측하는 모델을 확립하고, 이 모델이 실험 결과를 잘 설명하는지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입각해 엄격히 검증함으로서 물리학 이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수학 역시 이론물리학의 여러 성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으며, 대표적으로 에드워드 위튼이 스피너를 이용하여 양수 질량 정리를 간단히 증명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를 아주 쉽게 정리하자면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는 도구와 설계도의 관계와 같다. 도구와 설계도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물은 아니지만 설계도에 그려진 건물을 지으려면 도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똑같이 과학자가 이론을 보편타당하게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정형화된 논리 패턴을 지닌 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7] 즉 수학과 물리학은 별개의 영역이지만 물리학이 객관성을 얻기 위해서는 수학을 도입해야만 하는 관계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학은 그 자체로는 현실성과 실용성을 갖지 못한다. 현상에 대한 대응관계와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물리학의 방법론 안에 도입되어 목적성을 띠기 전까지는 그저 논리형식으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수학은 보다 이론적이고,[8] 과학은 보다 현실적이다. 따라서 실증된 과학 이론은 언제나 수학적이지만, 수학 이론이 언제나 과학적이지는 않다.

이와 관련한 이론이 천동설의 핵심 개념인 주전원이다. 주전원의 경우 잘만 설정하면 천체가 미키마우스 형태로 움직인다고 가정해도 성립한다.[9] 순수하게 수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떤 형태든 끼워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전원은 실제하지 않으며, 수학적이지만 과학적이지 않은 개념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수학개념은 논리적으로 성립하기만 한다면 그 이론의 실제적인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떤 명제든 참으로 성립시킨다. 도구는 설계도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뿐 설계도 자체의 현실적인 참과 거짓을 가려내지는 않는다는 이치와 같다. 이때문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물리현상이 수학공식으로만 이루어진 세상인 게임 속 물리엔진에게는 가능한 것이다.[10] 즉 이 관계는 '물리학과 수학은 완전히 별개의 학문이지만, 물리학이 자연의 반복적인 패턴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학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며 수학 자체가 현실의 물리법칙과 부합하는 현실성을 가지지는 않는다.'로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수학과 물리학은 서로 근본적인 성격이 다르고 우열 및 포함관계를 논하는 게 무의미하지만, 물리학에 있어서 수학은 그 근간을 이루는 학문으로서 필수불가결한 위치에 있으며, 수학 또한 물리학의 발전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4. 기호 사용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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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이라는 같은 '언어'를 쓰지만, 주로 사용하는 기호가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11]

교류회로의 복소임피던스 등을 나타낼 때 허수단위로 [math(i)]대신 [math(j)]를 쓰는 경우가 있다. 이는 회로이론에서 [math(i)]가 전류를 뜻하는 기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12] 그 외의 일반적인 경우 물리학에서는 수학과 마찬가지로 [math(i)]를 사용한다.

두 수의 차이가 클 경우 물리학에서는 [math(\ll)], [math(\gg)] 등을 주로 쓰고 수학에서는 [math(⋦)], [math(⋧)] 등을 주로 쓴다.

구면좌표계의 표현에 관해서도 수학과 물리학의 표현법이 다르다. 물리학에서는 r, 세타, 파이 중에서 세타가 z축으로 부터의 각, 파이가 x축으로 부터의 각이지만 수학에서는 세타와 파이의 역할이 반대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물리학에서의 표현법을 표준(ISO 80000-2)으로 삼는다.

대한민국의 수학 교육과정에서는 물리학쪽 표기를 쓰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1] 위험한 과학책, 더 위험한 과학책의 저자[2] xkcd 사이트의 카툰 원본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리면 나오는 타이틀엔 '한편, 물리학자들은 물리학과 수학의 관계는 섹스와 자위의 관계와 같다고 말하기 좋아한다'라고 쓰여있다.[3] 이 능력은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연구소재, 자료, 통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관찰력과 사고력일 수도 있고, 가장 넓게는 뉴턴의 만유인력 개념, 아인슈타인의 사고 실험, 테슬라의 교류전류 활용 방안, 다윈의 점진적 진화 관념처럼 어떤 번뜩이는 영감과 기발한 발상을 가능하게끔 하는 천재적인 직관력과 상상력일 수도 있으므로 하나로 정확하게 규정지을 수는 없다. 물론 굳이 뛰어난 과학자의 고등한 사고를 예시로 들지 않더라도 유아들이 손가락 개수로 숫자를 이해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모든 인간이 어느정도 선천적으로 지닌 인식 능력이다.[4] 학교나 학원의 물리학 수업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미적분을 배웠다는 전제 하에 대놓고 미적분으로 등가속도 운동 문제를 풀어 주는 경우도 많다. 다만 당연히 수2를 했을 3학년 한정으로, 미적분을 안 배웠을 2학년을 노리는 수업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애초에 뉴턴이 처음 미적분의 개념을 고안한 것도 물리학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였으니, 뉴턴 역학을 가르치면서 미적분을 도입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수능 물리학에서는 미적분을 써야만 풀리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5] 구 교육과정의 물리Ⅰ, 물리학Ⅰ 과목[6]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로렌츠 인자가 빠지면서 삭제되고 정성적인 부등호 관계만 다루게 되었다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복구되었다.[7] 물리현상은 일정한 규칙이 존재하기에 정형화된 형식인 수학기호를 그 현상의 양적, 동적 지표로서 도입할 수 있다.[8] 즉, 수학적으로 오류가 없는 이론이라고 해서 현실과 부합하리란 보장은 없으며 실험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9] 비슷하게 비판받는 것이 초끈이론이다. 해당 문서의 논란 단락 참조.[10] 이 역시 수학이 컴퓨터 엔지니어의 상상 혹은 사고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된 것이다. 이처럼 수학은 객관적인 이론이든 자유로운 상상이든 논리적으로만 성립한다면 그것을 체계화해 표현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11] 언어학적 용어로 말하자면 방언연속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12] 전류는 대문자 [math(I)]로도 쓴다. 그런데 이것은 충격량과 표현이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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