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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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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에다, 볼숭 일족의 사가1.2. 데인인의 사적
2. 기타

1. 개요

Svanhildr[1]스완힐드에 가깝다고 한다.], Swanhild/Schwanhild(독일어), Sunilda(라틴어 화)

북유럽 신화에다볼숭 일족의 사가에 등장하는 인물. 영웅 시구르드구드룬의 딸이며 볼숭 일족이자 니블룽 일족이기도 하다.

이름은 문화권이나 시대에 따라 발음이나 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전부 게르만 조어의 새/백조(swanaz)와 전투(hildiz)에서 유래한 것은 동일하며 전투의 백조 혹은 백조 여전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스칼드 브라기의 시에서 포글힐드(Foglhild)[2] 라고 불린 적도 있다.

스반힐드의 원형은 동로마의 역사가 요르다네스의 저서 게티카(Getica)에서 등장한 수닐다(Sunilda)[3]로 추정된다. 그녀는 고트족의 왕 에르마나릭 휘하에 있던 로소모니족(Rosomoni) 부족장의 아내였다. 어느 날 수닐다의 남편이 충성스럽지 못한 것에 화가 난 에르마나릭이 그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수닐다를 잡아다가 말에 묶어서 네 갈래로 찢어 죽여버린다. 에르마나릭은 이후에 수닐다의 형제들인 사루스(Sarus)와 암미우스(Ammius)[4]에게 기습당해 옆구리에 칼빵을 맞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이 사건이 게르만 영웅전설 세계관과 합쳐지며 스반힐드는 에르마나릭의 아내가 됐고, 처형된 이유도 의붓 아들과의 간통 때문인 것으로 변경됐으며, 어느 시점에서[5] 니블룽의 비극성을 더하기 위해 시구르드 전설에 편입된 듯 하다. 일부 의견 중에는 수닐다가 에르마나릭의 아내로 포지션이 바뀐 원인으로 디트리히 폰 베른의 전설에서 에르마나릭이 종종 오도아케르와 혼용됐고, 이 오도아케르의 아내의 이름이 하필 수닐다와 유사한 수니길다(Sunigilda)[6]였다는 것을 꼽는 것도 있다.

1.1. 에다, 볼숭 일족의 사가

시구르드와 아들 시그문드가 살해당할 당시 구드룬은 시구르드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브륀힐드는 자결하기 직전에 군나르에게 규키 가문의 미래를 예언하며 "구드룬이 밴 아이의 이름은 스완힐드가 될 것이고, 커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되지만, 요르문렉 왕[7]에게 시집갔다가 음모에 휘말려 처형당하며, 그녀의 죽음을 통해 규키 일가의 혈통은 끊어지고 구드룬의 고뇌는 한층 더 깊어질 것" 이라는 말을 남긴다.

이후 시구르드의 장례식이 끝나고 구드룬이 가족을 떠나서 덴마크의 할브(Half) 왕[8]에게 갔던 것을 볼 때 스완힐드는 덴마크의 궁정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드룬이 아틀리와 재혼한 시기에는 아예 언급이 사라져서 스완힐드가 어머니를 따라 갔을지, 덴마크에 남았을지, 아니면 규키 가문에 맡겨졌는지는 불명이나, 이후 구드룬의 세 번째 남편인 요낙 왕의 나라에서는 어머니 곁에서 이부형제들과 함께 자랄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9] 아무튼 스완힐드는 브륀힐드의 예언대로 태양처럼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했으며[10] 볼숭 일족의 사가에서는 거기에 더해 시구르드의 맹렬하고 날카로운 눈동자[11]도 함께 물려받아서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볼 수 있는 자가 별로 없다는 식의 비범한 존재로 그려진다.

어느 날 고트족의 왕 요르문렉이 스완힐드의 미모와 혈통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전처에게서 본 아들 란드베르 왕자와 조언가 비키를 요낙 왕국으로 보낸다. 요낙 왕국에 도착한 사절단은 왕과 왕비에게 요르문렉의 청혼 의사를 전하며, 스완힐드의 짝이 될 남자 중에 요르문렉 만큼 막강한 군주는 또 없을 것이라고 그들을 설득한다. 안그래도 명성이 드높았던 요르문렉이었기에 요낙은 흔쾌히 허락하려 했으나, 구드룬은 행운이 언제 요르문렉을 저버릴지 모른다며 이를 탐탁찮게 여긴다.[12] 하지만 논쟁 끝에 찬성 쪽의 의견이 더 강했기에 결국 결혼은 성사됐고 스완힐드는 사절단과 함께 배를 타고 고트족의 땅으로 떠난다.

항해 도중 요르문렉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비키는[13] 자신의 음모에 스완힐드를 이용하기로 결심하고 란드베르에게 "스완힐드 공주님은 늙은 폐하 보다는 젊은 왕자님께 더 잘 어울리지 않겠습니까?" 하고 둘이 연인이 되길 부추긴다. 란드베르는 비키의 말에 동의하며 스완힐드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스완힐드 역시 아버지 뻘의 남편보다는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는 의붓아들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 그를 받아준다.

둘이 자신의 함정에 빠진걸 본 비키는 귀국 직후 바로 요르문렉에게 달려가 "왕자님이 스완힐드와 놀아나고 있습니다! 스완힐드는 이제 왕자님의 첩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고 일러바치고, 이를 듣고 분노한 요르문렉은 란드베르를 목매달아 죽이라고 명했고, 사형을 선고받은 란드베르는 기르던 를 데려와서 털을 모조리 뽑아버린 뒤 아버지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이를 받아본 요르문렉은 털이 전부 뽑힌 매와, 유일한 후계자인 아들을 죽이고 명예를 잃은 자신의 신세가 똑같음을 깨닫고 서둘러 형을 중단하라 명하지만, 비키가 도중에 수를 쓰는 바람에 형장에 요르문렉의 명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비키는 절망한 요르문렉에게 다가가서 이게 전부 스완힐드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그녀도 죽이라며 바람을 넣었고, 또 다시 비키의 꼬임에 넘어간 요르문렉은 스완힐드도 끌어내어 말발굽으로 짓밟아서 처형하려 했다. 허나 스완힐드가 눈을 부릅떠서 시구르드에게 물려받은 마안을 드러내자 말들이 겁에 질려 그녀를 해치려 들지 않았고, 이를 본 비키는 꾀를 내어 스완힐드의 머리에 자루를 씌워 시선을 차단시켜버린다. 그렇게 스완힐드는 말발굽에 으깨져서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만다.

스노리의 산문 에다는 란드베르를 죽이고 시름에 빠져있던 요르문렉이 말을 타고 사냥터에서 돌아오던 도중에 머리를 감고 있던 스완힐드를 보고 급발진해서 달려나가 그녀를 짓밟아 죽였다고 묘사한다.

이후 딸의 죽음을 전해들은 구드룬이 스완힐드의 이부동생들을 보내서 요르문렉에게 복수하려 했으나, 도중에 자기들 끼리 내분을 일으켜서 암살에 실패한데다 오딘까지 난입해서 구드룬이 걸어준 보호 마법을 깨트리는 바람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동생들도 모두 죽고 만다. 예언대로 스완힐드의 죽음으로 인해 구드룬을 통해 모계로나마 연명하던 규키 일가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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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데인인의 사적

덴마크의 학자 삭소 그라마티쿠스가 쓴 데인인의 사적(Gesta Danorum)에서는 헬레스폰트로 부터 덴마크의 왕 야르메리쿠스(Iarmericus)[14]에게 시집 온 여성 수아닐데(Suanildae)로 등장한다. 야르메리쿠스는 전처에게서 본 아들 브로데루스(Broderus)를 시켜서 스완힐드를 지키도록 명했고, 북유럽 전설의 란드베르와는 달리 브로데루스는 책임감 있게 새어머니를 돌봤다고 한다. 그러나 비코(Bicco)[15]는 브로데루스와 수아닐데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고발하고, 이를 사실로 만들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매수해서 증인으로 세운다.

무죄를 증명할 수 없었던 수아닐데는 그녀가 말발굽에 짓밟혀서 수치스럽게 죽어야 한다는 비코의 주장에 따라 처형장에 끌려나오지만, 말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발굽을 거두고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야르메리쿠스은 하늘이 수아닐데의 결백을 증명해주는 것이라 여기고 그녀를 의심한 것을 후회하며 당장 풀어주라고 명하지만, 비코는 왕의 명이 도달하기 전에 수아닐데의 얼굴을 바닥에 쳐박아 말들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게 만들어서 형을 집행해버린다.

그러나 동시에 교수형에 쳐해졌던 브로데루스는, 북유럽 버전의 란드베르와는 달리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목이 졸리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이를 알게 된 비코는 자신의 죄가 드러날게 두려워 수아닐데의 형제들에게 도망쳐서 야르메리쿠스가 그녀를 잔인하게 죽였다며 고해바친다. 누이의 죽음에 분노한 헬레스폰트인들은 덴마크로 처들어갔으나 야르메리쿠스를 상대로 공성전을 하긴 역부족라는걸 깨닫고 지나가던 구트루네(Guthrunae)라는 마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구트루네는 마법을 써서 야르메리쿠스의 전사들의 눈을 멀게 해 자기들 끼리 싸우게 만들었고, 수아닐데의 형제들에게는 어떤 무기로도 해를 입지 않는 마법을 걸어준다. 이로 인해 헬레스폰트 쪽이 우위를 점하게 되지만, 북유럽 전설과 마찬가지로 난전 중에 오티누스(Othinus)가 나타나서[16] 구트루네가 건 실명 마법을 걷어내고, 수아닐데의 형제들을 죽이려면 무기가 아닌 돌을 던지라고 조언까지 해준다.

이후 치열한 전투 끝에 야르메리쿠스는 양 팔과 양 다리가 잘려서 죽고, 브로데루스가 그 뒤를 이어서 덴마크의 왕이 됐다고 한다.

2. 기타

산문 에다에서 니블룽 족이 모두 까마귀 처럼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 것을 보면 스완힐드 역시 흑발로 추정된다.

구드룬의 미모와 시구르드의 마안을 물려받았다는 비범한 설정만 보면 어느 전설의 여주인공이나 히로인 자리를 꿰차도 이상할게 없지만 원본이 된 인물의 운명도 그렇고, 애초에 둘의 자식으로 편입된 것도 하필 구드룬을 괴롭히기 위해망해가는 집안의 비극성을 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 되는지라 꿈도 희망도 없다. 의붓아들과 바람을 피우긴 했지만 하필 결혼상대가 아버지 뻘의 늙은 왕이고, 결과적으로 남의 복수에 휘말린 탓에 끔살당한지라 그녀를 동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으며, 대부분의 전설에서 그녀의 간통보다는 에르마나릭의 잔인함과 어리석음이 더 부각되는지라 보통 폭군의 희생자로 해석된다.

시구르드가 구드룬에게 남긴 마지막 유산이라 그런지 자식들을 향한 그녀의 심정 묘사를 보면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인 아틀리의 자식들은 물론이고, 요낙의 세 아들과 비교해도 스반힐드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게 대놓고 보일 정도다.

스반힐드라는 이름에 포함된 백조가 발키리와 연이 깊은 동물인데다, 이름 자체가 백조 여전사로 해석되기도 하기에 그녀도 발키리나 실드메이든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있으며, 독일어 위키피디아에서는 스반힐드가 이복언니 아슬라우그처럼 발키리였다고 서술되어 있으나 그녀가 전사로서 활약하는 이야기가 발견된 적은 없다. 물론 실드메이든도 발키리도 아니었던 그녀의 어머니가 무장을 갖추고 직접 나서서 싸웠다는 묘사가 있기에, 스반힐드도 교양삼아 기초적인 전투기술을 연마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작중에서 그녀의 무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기에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다.

[1] 잭슨 크로포드(Jackson Crawford)가 번역한 볼숭 사가의 서문에 따르면 고대 노르드어 발음으로는[2] fogl은 svan과 마찬가지로 새라는 의미의 단어다.[3] 스반힐드의 라틴어식 표기.[4] 각각 소를리(Sorli)와 함디르(Hamdir)[5] Ragnarsdrápa에서 스반힐드와 형제들을 규키의 혈통으로 묘사하는 시가 있는 것으로 말미암아 늦어도 9세기로 추정된다.[6] 스반힐드처럼 남편에게 살해당하진 않았지만 테오도리크 대왕이 오도아케르를 죽인 뒤에 그녀를 투석형에 처하거나, 가둬놓고 아사시켰다는 기록이 있다.[7] 에르마나릭의 노르드 식 표기[8] 시구르드의 새아버지인 덴마크의 왕 알브(Alf)와 동일인물로 추정되곤 한다. 스완힐드에겐 친가인 셈.[9] 구드룬이 자살하려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가 파도에 떠내려가서 요낙 왕을 만나게 된지라 이를 두고 그녀가 스완힐드를 데리고 동반자살 하려했던거 아니냐는 섬뜩한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10] 작중에서 스완힐드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며 "태양이 하늘에서 빛나는 것들 중에 가장 밝은 것 처럼, 그녀 역시 세상의 어느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 라고 할 정도다.[11] 배다른 언니 아슬라우그의 아들이 가지고 태어난 뱀의 눈도 이것과 같은 종류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다.[12] 자신의 형제들이나 아틀리 같은 막강한 군주들이 허무하게 몰락하는 것을 지켜본 탓으로 추정된다, 혹은 브륀힐드의 예언이 실현될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13] 에다나 볼숭 사가에서는 비키가 요르문렉을 증오하는 이유가 나오지 않지만, 다른 전승에서는 요르문렉이 자신의 형제를 죽였다는 이유 혹은 아내를 강간했다는 이유로 그를 증오하고 있다고 설명된다.[14] 에르마나릭/요르문렉과 동일인물이지만 덴마크 역사책이라 그런지 고트족이 아닌 덴마크의 역대 왕들 중 하나로 편입됐다.[15] 여기서는 리보니아의 왕자였으며 야르메리쿠스가 자신의 형제들을 죽인데 원한을 품고, 그의 밑으로 들어가 잘못된 조언들로 폭정을 저지르게 유도한다.[16] 오티누스가 덴마크 인들을 자식처럼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국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