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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1920년 출판된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크리스티의 데뷔작이자 에르퀼 푸아로라는 캐릭터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집필은 1916년 완료되었으나 출판사를 찾는 과정에서 4년 늦게 발표되었다. 영국식 대저택을 배경으로 부유한 노부인의 살해를 둘러 싼 가족 내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정석적인 추리소설로, 첫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능숙한 트릭 사용과 낚시, 반전 등으로 호평받았으며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2. 등장인물
- 에르퀼 푸아로 - 명탐정. 수염과 회색 뇌세포를 자랑하는 괴짜 노인네지만 유능한 탐정에 친절한 사람이기도 하다.
- 아서 헤이스팅스 - 푸아로의 조수이자 친구. 약간 어리버리한 구석도 있지만 때때로 푸아로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 잽 경감 - 스코틀랜드 야드의 경감. 푸아로와도 잘 아는 사이다.
- 존 캐번디시 - 잉글소프 노부인의 장남.
- 메리 캐번디시 - 존 케번디시의 아내.
- 로렌스 캐번디시 - 잉글소프 노부인의 차남. 의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의사가 되는 대신 시를 쓰고 있다.
- 잉글소프 노부인 - 스타일스 저택의 주인인 부잣집 마나님. 엘프리드 잉글소프와 재혼했다.
- 앨프리드 잉글소프 - 잉글소프 노부인의 젊은 남편..
- 이블린 하워드 - 키가 큰 여성으로 잉글소프 노부인의 말동무. 엘프리드 잉글소프와는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다.
- 신시어 머독 - 스타일스 저택에 머무르고 있는 젊은 여성.
- 바워스타인 박사
- 윌킨스 의사 - 잉글소프 노부인의 주치의.
- 도커스
3. 줄거리
1차 세계대전 중 부상을 당해 영국으로 돌아온 아서 헤이스팅스는 친구인 존 캐번디시[1]의 집인 스타일스 저택을 방문한다. 여기서 그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벨기에 경찰 출신의 탐정 에르퀼 푸아로와 재회하게 되는데, 푸아로는 전쟁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온 벨기에 인들과 함께 존의 어머니이자 스타일즈 장원의 소유주인 잉글소프 노부인[2]의 신세를 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잉글소프 부인이 갑자기 독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을 맡은 스코틀랜드 야드의 경위 재프와 원래 알던 사이인 푸아로 또한 사건 해결에 가담한다.푸아로는 사건 현장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여섯 가지 발견한다. 푸아로가 늘 강조하듯이 그는 절차와 방법을 이용하여 이 여섯 가지를 토대로 차근 차근 수사해 나가고 추리하여 사건의 얼개를 짠다. 헤이스팅스는 별것 아닌 것에 관심을 두는 푸아로가 노환으로 감이 완전히 없어졌다며 측은해 하지만 나중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단서였는지 몸소 깨닫게 되는데 이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하여, 그가 잘하는 카드 집짓기 놀이처럼, 절차와 방법에 근거한 논리적 추리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그가 늘 강조하듯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탐정에게 의심받아야 마땅한데 여기서도 놀라운 관찰력과 기억력으로 사소한 거짓말을 가려내어 감히 에르퀼 푸아로를 속이려드는 용의자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명탐정의 능력을 선사하여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완연히 드러낸다. 그럼에도 푸아로는 마지막까지 범인과의 두뇌 싸움에서 곤욕을 치르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것은 푸아로의 뮤즈이자 그의 영감의 원천, 헤이스팅스다. 뇌리를 번뜩이는 생각의 단초를 여기서도 헤이스팅스가 제공한다.
4. 진상
범인은 노부인의 새남편인 앨프리드 잉글소프. 공범은 그 남편을 증오하는 척했던 잉글소프 노부인의 말동무 하워드 양. 사실 둘은 6촌 지간이자 연인 관계로 처음부터 잉글소프 노부인을 죽이고 재산을 빼앗으려고 했다.
독은 커피나 코코아가 아닌 강장제 병에 들어있었다. 범인들은 잉글소프 부인이 매일 조금씩 먹던 강장제에 스트리크닌 성분이 들어있는 것에 착안, 말동무 에블린 하워드가 약병에 브로민화물을 섞어 넣어 스트리크닌 성분을 응고, 침전시킴으로써 마지막 복용 분량에 치사량의 스트리크닌이 들어가도록 조작했다. 이렇게 잉글소프 노부인은 한번에 고농축의 독을 먹게된 것. 힌편 하워드는 알리바이를 위해 거의 즉효성인 스트리크닌의 약효를 지연시키려고 코코아에 모르핀을 섞었다.
중반까지 진범인 앨프리드 잉글소프는 자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면서도 마치 일부러 죄를 뒤집어쓰려는 사람처럼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사서 하고, 푸아로 또한 앨프리드 잉글소프의 무죄를 확신하는 것같이 그의 혐의를 벗기려고 애쓰는데, 이는 앨프리드 잉글소프가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이용해 혐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려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앨프리드는 일부러 범인인 척하면서 결정적인 알리바이를 숨겨놓고 있었고, 한번 기소됐다가 이 알리바이를 제시해 무죄판결을 받으면 다시는 잉글소프 부인 살인혐의로 기소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푸아로는 잉글소프 노부인의 친구를 교묘히 이용해 심리적 틈을 찾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서 사람들 앞에서 잉글소프가 진범임을 밝힌다. 그리고 남편이 푸아로를 공격하려 했는데 살짝 피한다.[3]
사건 해결 이후 신시아가 푸아로와 헤이스팅스에게 키스를 해주는데, 헤이스팅스는 공개적이었다는 것이 자신의 즐거움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사실 헤이스팅스는 메리 케번시디와 신시아 머독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메리는 남편과 사이가 나빠졌고 신시아는 범인으로 몰려서 한동안 의기소침하게 되어 헤이스팅스에게도 기회가 오나 싶었지만 정작 메리는 존이 범인으로 몰릴 뻔하자 사력을 다해 남편을 옹호했고 결국 남편과 화해했으며[4] 신시아도 로렌스와 약혼하였다.[5] 그리고 사실 이 공개 키스는 푸아로의 도움으로 로렌스와 연정이 싹터 결혼을 약속했기 때문이므로 헤이스팅스 입장에서는 전혀 좋은 것이 아니었다.[6]
이후 헤이스팅스가 자신에게는 애인이 없어서 슬퍼하자, 푸아로가 헤이스팅스에게 언젠가 기회를 잡게 될거라고 위로한다.[7]
5. TV 드라마
명탐정 푸아로 시즌 3의 첫 편[8]이다. 바워스 박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스크리트닌과 수면제에 대해서 추리하는 과정이 상당히 단순해지는 등 전반적으로 빠른 전개로 진행되는 것을 제외하면 원작에 충실하게 재현된 편이고 자세한 건 후술하겠지만 원작의 설정오류라고 할 수 있는 장면도 수정되었다.6. 여담
- 이 소설에서 사용된 독약은 식물성 알칼로이드인 스트리크닌으로, 크리스티는 스트리크닌을 이 소설을 포함한 5편의 장편, 5편의 단편 소설에서 사용할 정도로 즐겨 사용했다. 이 소설의 살인은 단순히 독을 넣어 독살시키는 것이 아닌, 독 성분을 응고/침전시켜 언젠가는 치사량을 한번에 먹도록 유도한다는 전시 간호사 출신답게 화학적 지식을 활용한 독극물 트릭을 보여준다.
- 푸아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이라서 그런지 이후에도 후속작에서 여러번 이 작품이 언급된다.
- 푸아로의 마지막 작품인 『커튼』의 배경도 스타일스 저택으로, 푸아로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장소이다. 이 시점에서 스타일스 저택은 어느 퇴역 군인 노부부가 경영하는 하숙집으로 바뀌어있다.
- 『커튼』시점에서는 존 캐번디시는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내 메리 케번디시는 데번셔 주에 거주하고 있고, 로렌스 캐번디시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남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반전에 집중한 나머지 확실한 설정오류까지는 아니지만 진상이 기존에 나왔던 묘사와는 상충되는 듯한 좀 허술한 부분이 있다. 사건 발생 시 존 캐번디시가 신시어의 방으로 갔다오고 그 방도 잉글소프 노부인과 연결된 문이 잠겨있었다고 하는 부분. 그런데 이후 존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아예 없었다는 것마냥 존의 대사는 존재감이 증발하고 메리 캐번디시가 법정에서 문이 잠겨있었다고 증언했다고만 언급되고 푸아로도 메리가 법정에서 한 증언이 진실인지 의문으로 여기고 이를 파헤친다. 정작 사건 발생 시 문이 잠겨있었다고 일행들에게 확언해준 사람은 존인데 말이다! 물론 존이 신시어의 방으로 갔다왔다는 것만 언급되고 문이 어떻게 잠겨있었는지 확인하는 묘사까지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존이 신시어의 방으로 감' - '메리가 문이 잠겼으니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언급' - '존이 돌아옴' - '법정에서 메리가 이를 다시 증언'했다고
끼어맞춰서유추할 수 있기는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떨떠름한, 공정하지 않은 묘사라고 할 수 있다.[9] TV 드라마판의 제작진도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TV 드라마판에서는 이 부분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서 존 일행이 신시어의 방으로 가고 거기 있던 메리가 문이 잠겼다고 말하자 그 말만 듣고 알겠다면서 급히 돌아가는 장면이 추가되었다.
[1] 친구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헤이스팅스보다 15세 연상이다. 헤이스팅스와 푸아로의 나이차(최소한 30년)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2] 존 캐번디시의 친어머니는 아니다. 존의 아버지는 존과 그의 동생 로렌스가 아직 어렸을 때 노부인과 재혼했기 때문에 두 형제는 노부인을 사실상 친어머니로 여겼다.[3] 이런 위기를 푸아로는 시리즈 내내 자주 겪게 된다.[4] 푸아로의 말에 의하면 이 부부는 서로 자존심 때문에 멀어졌지만 존이 위기에 처하면서 불이 꺼져가던 사랑이 다시 붙게 되었다고 한다.[5] 원래 로렌스는 신시아를 짝사랑했다. 그리고 로렌스에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뒤에서 부추긴 사람이 푸아로였다.[6] 사실 존 케번시디를 도운 사람도 푸아로였으니 두 쌍의 커플이 행복해지도록 지원한 사람은 결국 푸아로였고 본인도 이 일에 대해 자화자찬하기도 한다.[7] 이후 『골프장 살인사건』에서 마침내 헤이스팅스는 덜시 듀빈과 결혼한다.[8] 다만 무슨 일인지 전체 시리즈 중 이 에피소드만 국내 OTT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9] 다만 상술한 것처럼 이는 크리스티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특징이기도 하다. 기존 묘사에는 없었던 내용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기존 묘사와는 상충되는 듯한 반전이 튀어나오는 게 크리스티 작품에는 꽤 흔하고, 이게 특히 심한 작품일 경우에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