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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5 20:34:12

신도 부처도 없단 말인가

"神も仏もない"
鳥井越す扇の便なかりけり 神も仏も御ざらぬか君
토리이 옮길 바람의 도움도 없으니 신도 부처도 계시지 않는가
井原西鶴, 西鶴大矢数第一四, 1681
"난 오늘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어요. (중략) 이 세상에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없다는 걸. 그러니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인간의 문제는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후략)"
- 키노의 여행 4권 46~47페이지에서 인용.

1. 개요2. 상세3. 예시4. 관련 문서

1. 개요

1681년 이하라 사이카쿠가 지은 시가에서 유사한 표현이 최초로 발견되고 있다.

2. 상세

어느 하나 의지하고 믿을 것이 없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쓰는 관용구나 사자성어가 있으나, 이 말은 '현재 상황이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절망적이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1:1로 딱 들어맞는 말은 별로 없다. '사면초가', '하늘도 무심하시다' 정도가 그나마 비슷한 편. 인터넷에서 유행한 속어까지 포함하면, 현실은 시궁창 같은 말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일본어의 이 말에서 신은 기독교의 유일신 같은 게 아니라 신령이나 귀신과 같은 토속적인 무속신앙에서의 신을 가리킨다. 神이란 한자 자체가 본래 정령, 신령, 귀신 등의 추상적, 초월적 존재까지 포괄하다보니 서양의 절대 유일(그리고 인격을 가진)신을 표현하는 단어로 대체된 것이다. 은 명사보다 형용사로 많이 쓰이는 표현인데(다만 天神 地神 火神과 같이 명사적으로 쓴 때도 많고, 고립어인 중국어에서 원래 같은 단어가 위치에 따라 여러 용법을 보이니 큰 뜻은 없다), 일본에서는 "카미"로 명사화한 어법이 두드러졌다. 위 키노의 여행에서는 한국어로 '하느님'이라고 번역이 되었는데, 한국어의 하느님은 하늘을 인격화한 것이라 기독교처럼 유일신 같은 이미지를 주지만 일본어에서 한자어 '카미'는 기독교의 유일신을 뜻하는 단어이긴 해도 수많은 귀신이나 신령에 가까운 이미지를 준다. '하느님'은 오역은 아니고 어느 정도 친숙함을 돕기 위한 순우리말 표현이긴 하지만 그러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 일본인들도 신을 기독교 유일신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부처'가 단일 인물을 가리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에 대비되는 대상을 다수의 신령보다는 유일신으로 인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이것을 살짝 비틀어, 부처도 잠자고 있어서 오지 않는다는 괴상한 말로 바꿔버린다. 위에 나오듯 와패니즘적인 관점으로 일본의 부처=서양의 기독교 신과 대치시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부처를 찾는 일본인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

3. 예시

4. 관련 문서


[1] 와아아아아아! 안돼! 안돼! 안돼! 나한테서 앗아가지 마!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서 빼앗아가고 자빠졌냐! 용서 못 해! 용서 못해! 원래대로 돌려내 내 여동생! 안 그러면 신도 부처도 다 죽여버릴 거야![2] PC98버전 번역판 설정메뉴에서의 표기.[3] 애니판은 2화이다.[4] 그래놓고 호디는 동조자였던 주정뱅이 해적 1명을 죽인 뒤, 시체를 군중 앞에 내보이며 반 인간주의를 선동했다.[5] 종이(휴지)와 신의 훈독이 같음을 쓴 말장난. 神(かみ)과 紙(かみ)로 발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