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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11:03:06

아뉴스 데이

라틴어 Agnus Dei
영어 the Lamb of God

파일:attachment/agnusdei.jpg

1. 신학적 관념
1.1. 가톨릭 미사 중의 하느님의 어린양1.2. 미사 전례곡의 일부
2. 영화3. 기타프릭스 & 드럼매니아 수록곡4. 에이스 컴뱃 4의 파이널 미션 OST

1. 신학적 관념

Agnus Dei는 라틴어하느님의 어린양[1]이라는 말인데, 이 말은 그리스도교에서 예수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고전 라틴어 발음으로는 '아그누스 데이'이지만, 교회 라틴어 발음으로 '아뉴스 데이'가 되었다.

구약 시대에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로 어린을 바쳤다. 어린양을 제물로 쓰는 제사는 아침 저녁 봉헌하는 번제[2], 과월절(파스카) 때의 대속 제물[3], 속죄제물[4] 등이 있는데, 이를 기초로 예언자 이사야는 장차 올 메시아를 '고난 받는 어린양', '고난의 종'으로 묘사했다.[5]

그래서 이 말 자체가 '하느님의 고난의 종'의 관념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제물로서의 어린양은 사람이 준비한 것이지만, 예수 그리스도하느님이 자신의 모습으로 친히 준비한 어린양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바로 온 인류의 죄짐을 진 속죄의 제물이며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관념을 낳았다. 이는 성화나 성상에서도 위의 그림처럼, 긴 십자가 혹은 십자깃발을 뒤에 짊어진 어린양을 그려 그리스도를 표현하는 전통을 만들어냈다.

조금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포지션은 구약에서 제물로 바쳐지던 어린양과 완벽하게 호환된다는 것에 포인트가 있다. 구약 시대에는 인간이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하여 어린양을 하느님에게 제물로 바친다. 그리고 제사가 끝나면 제사장들과 신자들이 그 양고기를 먹는다.

그런데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마치 하느님에게 바쳐지는 어린양처럼 스스로를 제물로 바친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해석에 의하면, 그리스도인들은 피조물들을 위하여 스스로 인신공양 당하여 죽은 예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심으로써 창조주와 완전한 일치를 이룬다. 즉 창조주가 피조물들을 위하여 스스로를 제물로 바쳐 죽고 피조물이 그의 살과 피를 먹음으로써, 창조주의 초월적인 아가페적 사랑이 드러난다는게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말의 뜻이다. 물론 개신교에서는 성체와 성혈을 가톨릭처럼 완전한 의미의 살과 피로 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가 사람들을 위하여 희생제물이 되어 죽었다는 것은 가톨릭과 같은 교리를 공유한다. 따라서 개신교에서도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의 의미를 지닌다.[6]

1.1. 가톨릭 미사 중의 하느님의 어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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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미사 전례곡의 일부

주님의 기도에 이어 부르는 미사 통상문 중 가장 마지막에 불리는 성가. 성 세르지오 1세 교황(재위 687∼701) 시대에 미사에 도입되어, 10세기부터 오늘날에 가까운 형태로 정립되었다.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miserere nobis.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miserere nobis.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nobis pacem.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평화를 주소서.[7]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이란 부분이 반복된다. 이 구절은 요한복음 1장 29절의 라틴어 번역문을 거의 그대로 인용하되, 동사를 3인칭 단수(tollit)에서 2인칭 단수(tollis)로 바꾸었다. 이 구절을 두 번 반복하면서 miserere nobis(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말을 덧붙이다가 마지막 세 번째에는 dona nobis pacem (평화를 주소서)라고 바꾸어 마무리한다. 원래 아뉴스 데이에서 '평화를 주소서'라는 구절은 초기에는 없었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아마도 중세 말이나 그 이후에 추가되었다.

1960년대에 교황청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폐막한 후 로마 전례를 개혁할 적에, 전례학자들 중에는 아뉴스 데이의 '평화를 주소서'라는 부분이 후대에 추가되었다는 이유로 '자비를 베푸소서' 구절로 대체하려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교황 바오로 6세가 '우리 시대에는 평화를 위한 간구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의 구절을 그대로 유지하게 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한편 정교회가톨릭 교회의 전례에서 유일하게 일치하거나 비슷하지 않는 기도문이 바로 하느님의 어린양이다. 세세한 구절 내용이나 기도문의 길이가 다를지언정 기본적인 전례의 틀 안에서 대영광송/Great Doxology키리에, 상투스가 양측에서 모두 살아 있는 것과 달리, 아뉴스 데이는 동방교회의 전례에서 삭제되었다. 이콘 신학이 동방에 발전하면서 그리스도를 물고기, 어린양 혹은 목자 등 알레고리로 표현하는 방식을 금지하였기에, 마찬가지로 알레고리적 표현인 아뉴스 데이를 공식 전례문에서 제거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서방교회는 이에 반발하여 끝까지 아뉴스 데이를 고수하였다. 다만, 정교회의 성체성사 때 쓰는 빵 한 가운데 부분을 '어린양의 몫'이라고 지칭하는 데서 과거의 흔적이 남았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새뮤얼 바버(1910~1981)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의 선율에 가사를 붙인 곡이 더 익숙할 수 있다. 홈월드의 오프닝과 엔딩, 배경음악 등등에 쓰인 사실상의 메인테마곡이다. 참고로 원곡은 플래툰의 삽입곡으로 유명하며 가사를 붙이기로 결정한 사람은 작곡가 자신.

2. 영화

2017년 3월 10일에 개봉한 영화.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한 와중에, 수녀원도 전쟁의 광기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폴란드의 한 수녀원이 독일군소련군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이에 한 젊은 프랑스인 여의사가 상처 입은 수녀들을 돕는 이야기이다. 적십자 소속 의사였던 마들렌 폴리악이 겪은 실화에 기초하여 제작되었으며, 폴리악은 안타깝게도 종전 직후인 1946년 교통사고로 사망하였으나 70년 후 그녀가 적어두었던 당시의 기록이 발견되어 영화로 제작되었다.

3. 기타프릭스 & 드럼매니아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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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이스 컴뱃 4의 파이널 미션 OST



2021년 에이스 컴뱃 시리즈 출시 25주년을 기념한 오케스트라 중 일부.

Rex tremendae 지엄하신 왕이여
Rex
Rex tremendae majestatis,
Qui salvandos salvas gratis,
Salva me, fons pieatis.
왕이여
지엄하신 왕이여
구원받아 마땅한 자를 구하시니
자비의 샘이여, 저를 구하소서
Megalith -Agnus Dei- 반석 -하느님의 어린양-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eis requiem
Qui tollis peccata mundi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eis requiem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eis requiem

Lux aeternam luceat eis, Domine
Domine
Cum sanctis tuis in aeternum,
Quia pius es

Lux aeternam luceat eis
Domine
Lux aeternam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eis requiem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Aeternam dona eis Domine
Et lux perpetua luceat eis.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저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저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주님
주님
성인들과 함께 영원토록
자비로우신 주님

영원한 빛을 저들에게 비추소서
주님
영원한 빛을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저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저들에게 영원히 비추소서, 주님
끝없는 빛을 저들에게 비추소서.

에이스 컴뱃 4의 마지막 미션인 메가리스의 OST. 곡은 코바야시 케이키의 오리지널로 추측된다.

가사는 위의 라틴어 미사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데, 시작시 인트로 영상에서 나오는 음악의 제목 'Rex Tremendae(지엄하신 왕이여)'는 위령미사부속가가 모티브이며, Megalith -Agnus Dei-는 아뉴스 데이와 위령미사의 영성체송으로 쓰이는 'Lux aeterna(영원한 빛)' 기도문이 합쳐져 있다.

음악 첫 부분에 '왕이여'의 왕은 주인공 '뫼비우스 1'을 가리킨다고 하는 추측도 있다. 실제로 에이스 컴뱃 4에서는 여러가지로 '왕'을 암시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 모비우스 1의 공식기체는 F-22 랩터, 그 호적수인 황색 13의 기체는 Su-37 터미네이터. 둘다 게임이 발매할 시점에선 하늘의 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기체들. 아니면 아뉴스 데이, 하느님의 어린양이란 이름 그대로 패배 직전에 나타나 수많은 기적을 일으킨 구세주를 의미하는 걸지도 모른다.

Agnus Dei는 그 특유의 장엄하고 비장한 곡조로 말미암아 여러 서브컬쳐 2차 창작물에서 삽입곡으로 활용되고는 한다.[8] 보통 TTS 실황 플레이와 같은 영상물이나 (비영리) 인디게임에서 많이 쓰이는데, 대표적으로 IWBTB의 보스 솔그린 전용 테마곡으로 사용한 것이 유명하다. 단순한 시리얼 박스에 불과한 솔그린의 이미지 탓에 장난기가 넘칠수도 있던 최종 보스전이 이 음악 하나로 엄청난 웅장함을 보여준다.



[1] 한국 천주교/한국 성공회의 옛 용어로는 '천주의 고양(羔羊)'이다. 고양이란 그 자체로 새끼 양을 뜻하는 말이다.[2] 네가 제단 위에 바칠 제물은 이러하다. 1년 된 어린 숫양을 2마리씩 거르지 말고 날마다 바쳐야 한다. 어린 숫양 1마리는 아침에 바치고, 다른 1마리는 해거름에 바쳐라. (탈출기 29장 38~39절)[3]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 이달 10일에 사람마다 한 가문에 1마리씩, 한 집에 1마리씩 새끼 양을 마련해 놓아라. (탈출기 12장 3절)[4] 만일 여느 사람이 면양을 속죄제물로 바치려고 하면, 흠이 없는 암컷을 끌어다가 그 머리에 손을 얹고 나서 번제물을 죽이는 자리에서 죽여 속죄 제물로 삼아야 한다.(레위기 4장 32~33절) 이 머리에 손을 얹는 '안수'는 '이 제물이 제물을 바치는 자의 죄를 대신 짊어진다'는 의미가 있다.[5]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이사야서 53장 7절)[6]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피조물을 위하여 죽은 창조주'이며, 이 점은 천주교와 개신교 등 모든 종파에서 공통적으로 인정한다.[7] 한국 성공회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8] Rex tremendae 부분은 거기까지 포함하면 워낙에 길어지는 데다가 반주 없는 도입부인 관계로 보통 생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