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잠수함 ARA 산후안(ARA San Juan) 함의 실종 전 사진[1]
1. 개요
2017년 11월 아르헨티나 해군의 TR-1700급 잠수함 ARA 산후안 함이 44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훈련 도중 대서양 해역에서 실종된 사건. 실종된 지 1년 만에 해저에서 잠수함 잔해가 발견됨에 따라 침몰 사고로 확인되었다.2. 발단
11월 15일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에서 출발한 산후안 호는 마르 델 플라타 해군 기지로 돌아오던 중 파타고니아 해안으로부터 약 400km 떨어진 곳에서 해군 본부와 마지막으로 교신한 후 실종되었는데 교신 내용은 전기 배터리 관련 고장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실종 당시 잠수함에는 산소 7일분과 식량 15일분이 있었다.3. 경과
3.1. 수색 난항
아르헨티나 해군이 항공기와 군함을 동원해 최후 교신 지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사흘째 이어진 수색에도 불구하고 잠수함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지역 특성인 악천후가 겹쳐 한참 동안 수색에 지장이 있었다.3.2. 세계 각국의 지원
주변 국가들이 수색에 동참해 칠레 및 우루과이에서 해군 자원을 지원했고 미국와 영국[2] 등은 위성 수색을 지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승조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열렬히 기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3.3. 수색 단서?
실종 4일째인 11월 19일 아르헨티나의 오스카 아과드 국방장관이 잠수함에서 7차례 위성전화 신호를 포착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외에도 섬광, 음파 탐지, 구명보트 발견 등 수색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들이 줄줄이 발견되면서 기대를 모았다.3.4. 꺼져버린 희망
그러나 19일 이후 발표되었던 모든 단서는 잠수함과 무관하다고 밝혀졌다. 수색에 진전이 없었던 데다 비축한 산소가 약 7일분이었기 때문에 산소 고갈이 우려되었고 골든아워에 가까워진 상황이었다.실종 8일째인 23일 마지막 교신 직후 들린 수중 음파는 폭발음이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승조원 가족들은 끝내 주저앉아 통곡했다.[3] 소식을 접한 뒤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한 승조원의 어머니는 '현재 알 수 있는 것은 돌아올 희망이 없다는 것'이라며 절망감을 내비쳤다.
실종 15일째인 12월 1일 아르헨티나 정부는 구조 작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3.5. 비극으로 마무리되다
사고 발생 1년 뒤 현지 시간으로 2018년 11월 18일에 파타고니아 발데스 반도 연안의 수심 800m 지점에서 잔해가 발견되면서 실종되었던 승조원 44명 전원이 사망했음이 확인되었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1년에 걸친 수색을 종료하기 불과 하루 전 마지막 수색에서 극적으로 발견되었는데 해당 함은 폭발 때문에 박살난 채로 해저에 흩뿌러져 있었다고 한다.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잠수함이 너무 깊은 곳에 있는 반면 아르헨티나에는 심해에서 잠수함을 건져올릴 기술을 갖춘 회사가 없는 데다 외국회사에게 맡겨서 잠수함을 인양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관계로 인양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결국 IMF의 금융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된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 때문에 잠수함 인양에 정부 재정을 투입할 여력이 없음이 실질적인 이유였다. 이런 정부의 방침에 유족들은 크게 분노하여 조속한 인양과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4. 원인
아르헨티나 해군은 포클랜드 전쟁에 따른 군사 외교의 단절과[4] 이후 계속 이어진 경제난의 여파로 인해 기존에 운용하던 서방제 장비의 신규 도입이 어려워 지면서 기존 장비를 울며 겨자먹기로 써야 했다. 전쟁 전에 인수했던 영국제 42형 구축함은 2척중 1척을 퇴역시키고 동류전환을 하다 못해 무장 운용을 포기하고 결국 수송함으로 임무를 변경할 정도다.잠수함도 예외는 아니어서 사고 잠수함은 1984~5년에 최초 인도된 함령이 30년이 넘은 노후함으로 잠수함을 제때 교체하지 않고 수리만 하면서 지속적으로 써온 것이 잠수함 침몰사고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설이 지배적이다. 해당 함은 2008년과 2014년에 수리를 받았는데 이때 선체를 절단하고 엔진과 배터리를 교체했다. 이렇게 절단하고 다시 접합하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기지 않았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고 당시의 정황을 보면 환풍구 침수로 인한 배터리 침수 및 합선과 그로 인한 수소 폭발이 사고의 유력한 원인일 것이라고 거론되었다.
2018년 12월 잠수함의 마지막 순간을 구조적으로 시뮬레이션 한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시뮬레이션은 물의 항력 및 압력 시뮬레이션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코드를 사용하여 압력이 선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2021년에 있었던 인도네시아 낭갈라함 침몰 사건도 비슷한 과정으로 일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5. 기타 등등
이 사고 관련 보도자료가 한국의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유머자료로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아르헨티나 해군 대변인 엔리케 안토니오 발비(Enrique Antonio Balbi) 대령의 사건 발생 및 수색작업 경과보고 브리핑 장면으로, 내막을 알고 보면 웃을 수 없는 장면이다.EL MUNDO 보도자료 아르헨티나 국기 속 태양의 얼굴과 대령 견장의 금선 네 줄이 마치 안마사의 얼굴과 손가락처럼 보인다고 하여 유머 소재로 삼은 것이다. 발비 대령은 2021년에 소장으로 진급해 제독이 됐고, 2023년에 해군 감찰감에 보직됐다.이 사고와 관련하여 어느 한 예비 신랑, 신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데 해군장교 루이스 니스와 알레한드라 모랄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해군사관학교 선후배인 두 사람은 5년차 커플이었다. 그 중 예비신랑 니스는 실종된 잠수함의 승조원 44명 중 1명이었으며 두 사람은 2017년 12월 7일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고 한다.
사고 발생 이후 두 사람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예비신부 모랄레스에겐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모랄레스는 인터뷰를 정중히 거부했는데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일까 두려워서였다. 그런 그녀에게 줄기차게 기자들이 따라붙자 모랄레스는 6일 2분짜리 인터뷰를 했는데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 모두 잘 있을 것이란 믿음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다는 한 친구는 "슬픔을 참아내면서 절대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 게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해당 잠수함은 아르헨티나 해군 최초의 여성 승조함이었는데 여성 승조원도 잠수함이 침몰하면서 사망했다.
[1]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에는 대개 따개비 등이 들러붙어 속도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기적으로 정비해 주어야 한다.[2] 포클랜드에서 과학 실험을 하던 HMS 프로텍터 호도 직접 수색에 나섰다. 사실 양국 관계는 굉장히 호전된 상태다.[3] 수심 700m에서 함내 폭발이 발생하면 굉장한 압력차로 인해 신체가 짓뭉개져 즉사하며 운 좋게 살아남아도 곧 대량의 바닷물이 순식간에 덮치면서 발생하는 충격파로 인해 쇼크로 즉사하거나 바닷물로 꽉 차 산소가 순식간에 사그라들면서 질식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다.[4] 전쟁으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사고 발생 당시 시점에서는 영국과의 관계가 나름 호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영국은 아르헨티나군의 신규장비 도입에 있어 여전히 자국의 외교력을 동원해서 저지한다. 미국과 프랑스는 물론이고 한국의 FA-50과 중국의 JF-17 모두 영국제 사출좌석 때문에 수출이 불발되었다. 사실상 아르헨티나가 살 수 있는 외산 무기는 영국 눈치 안 보고 무기 체계를 100% 자체 생산이 가능한 러시아의 무기 정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