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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7 00:56:30

악무극



1. 개요2. 행적3. 무공

1. 개요

"내가 바로 구룡 중의 천룡(天龍)이고, 검법을 논할 때에는 검제를 칭하는 악무극이오. 어떻소?"
"능풍검인가? 좋군."
"그렇소? 그럼 말이 되겠군. 어쩌겠소? 내가 중독사(中毒死)하기 전에 당신을 죽이는 걸 바라시오?"
- 『경혼기』에서 악무극이 독왕의 목에 검을 들이댄 뒤 나누는 대화 중 발췌.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과 『경혼기(驚魂記)』에 등장하는 아홉 의형제 중 넷째로, 자신을 구룡(九龍) 중 천룡이자 검제(劍帝)라고 외치고 다닌다. 검왕(劍王)의 옛 친우인 천산마랑(天山魔狼)과 유룡객(遊龍客)의 공동제자인 만큼 천산(天山)에서 수백 년에 한 번씩 배출한다는 검호(劍豪)의 맥을 잇는다. 이 일맥(一脈)은 단심(丹心)에 미치지는 못하나 마교(魔敎)의 대적으로 여겨진다. 사용하는 검은 검왕의 애검이었던 한상(寒霜)이라는 명검이다. 검왕이 검을 손에서 놓을 때, 유룡객이 같이 있었기에 악무극에게 전해진다.

2. 행적

악무극은 잔혹한 약탈을 벌인 산적 떼 70여 명을 찾아내 며칠에 걸쳐 모두 고혼으로 만든다. 특히나 마지막 날에는 30여 명을 한꺼번에 베었는데, 그때 숨어서 지켜보던 단천상한비를 발견한다. 악무극이 산적은 아닌 듯해도 수상쩍어 보이는 둘을 제압하려고 공격을 하자 그들은 입을 가만히 두질 않으며 즉각 도망친다. 그러나 운이 없게도 단천상이 따라붙은 악무극의 검을 쳐내며 밟은 나뭇가지가 분질러지는 바람에 나무에서 떨어져 잡히고 만다. 그 상황에서도 단천상은 유룡객이라는 이름과 검명인 한상까지 나불대는 견문을 자랑한다. 물론, 이어지는 악무극의 의문에는 그저 이름만 말해줬을 뿐, 신세내력 등은 하나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다 검왕을 능가하는 검제가 될 거라는 악무극의 포부에 반했다며 대뜸 의형제가 되자 하고··· 그도 대뜸 받아들인 것이 첫 인연이다.

셋이 함께 다니던 어느 날, 무산 채씨 일가가 몰살하여 미색이 널리 알려진 채씨 자매가 수적에게 납치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중 언니는 그 수적들의 대장인 왕대귀와 억지로 결혼하면서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自暴自棄)한 심정으로 몹시 잔악해져, 한 호화선을 털은 뒤에 그 배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일의 원흉이 된다. 이 사건을 알게 된 악무극은 수적들을 찾아내 모조리 도륙한다. 그러고는 왕 부인에게 3개월이나 늦게 구하러 와서 미안하다고··· 그렇지만 당신이 벌인 참사(慘事)를 방조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단도를 던져주고는 선택을 하게 한다. 그녀는 잘못을 뉘우치며 악무극에게 동생을 구해주기를 부탁한 뒤에 자결한다. 이때 같은 이유로 수채를 찾아온 철무위와 처음 만난 악무극은 채씨 자매의 동생을 구하러 함께 행동하고, 결국은 이 모든 짓이 한 마교도의 흉계였음을 밝혀내 응징한다.[1]

『지존록』에서는 구룡의 일원이 되어 형제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다. 천녀산화도(天女酸花圖)로 일어난 분란에서는 이수로 분장하여 몰려드는 사람들을 쫓아내다가 정체가 발각되자 아예 구룡이 보물을 가질 것이니 실력 없는 잔챙이들은 얼른 꺼지라고 힘을 과시하기도 한다. 칠성(七聖)의 유적, 천녀산화도와 같은 굵직한 사건이 사천(四川) 지역에서 일어난 관계로 구룡은 성도(成都)의 만보루에 거점을 두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두 분의 스승으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를 들은 검왕 모용두가 만보루에 오는 일이 생겨 악무극은 기회다 싶어 겁도 없이 덤벼든다. 그 결과 기절해서 검왕의 손에 붙들려오지만, 이 대련을 통해 그는 능풍검(凌風劍)을 전수받는다.

3년이 지난 『경혼기』에서는 능풍검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어서 인용문처럼 천하오패(天下五覇)로 꼽히는 독왕(毒王) 곡인도의 수염을 자르며 경고를 할 만큼 강해진다. 귀역(鬼域) 결전시 목어, 연비청 등과 마왕선(魔王船) 밖의 섭천대진(攝天大陣)을 공략하여 붕괴시킨다.

후대에는 검제로 공인된다. 『검신무(劍神舞)』에서 도운연이 보여주는 해원검, 검신해원(劍神解寃)[2]이 그가 이룬 불가사의한 검의 경지를 대표하는 검결이라고 한다.

3. 무공

천산의 일맥은 독특한 일문의 검법이 아닌 천생(天生)의 기예를 사용해서 악무극은 검기(劍氣)를 타고 몸을 바람에 맡기는 부신수영(附身隨影)을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그런데도 무공으로는 아직 검왕의 문하 중 첫째 도연릉, 둘째 기소운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그리고 나이가 동갑인 철무위와는 처음 만났을 때 겨루어 무승부였다. 그 때문인지 악무극도 선의의 경쟁자인 철무위처럼 단천상과 목어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싶어 한다.

[1] 삼협(三峽) 인근에서 유명한 부자인 간대인이라는 자가 행복한 모습의 채씨 자매를 본 것이 발단이었다. 그는 채씨 자매에게 증오를 퍼뜨릴 목적으로 다화루의 총관을 중개업자로 이용해서 한 산적 무리를 움직인다. 두목인 왕대귀가 자매의 첫째에게 빠져들 것도 계산에 둔 암계였다. 그렇게 가문이 몰락하고 강제로 산적부인이 된 첫째는 자신의 불행에 남들의 행복을 보기 싫었는지 피를 보고 싶다는 말로 호화선 학살의 원인이 된다. 둘째는 간대인에게 넘겨져 역시나 강제로 첩실이 되어 임신까지 한다. 간대인은 가까이에서는 동생이, 멀리서는 언니가 망가지는 것을 보며 매우 흡족해한다. 나중에는 그를 죽이러 온 철무위와 악무극을 통해 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자 쓸모가 다했다 여긴 부인까지 죽게 만든다. 처음에 채씨 동생의 간대인을 살려달라는 부탁과 그의 극악함을 꿰뚫어 보지 못해 죽이지 않고 돌아섰던 것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 여긴 악무극은 이 일을 완전히 떨칠 수 없었는지 『지존록』에서 번도에게 이에 관하여 묻기도 한다. 번도는 진정한 마교의 후예는 그러지 않는다고 얘기해준다.[2] 검에서 일으킨 신령(神靈)한 기운으로 악귀(惡鬼)와 독기(毒氣)마저 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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