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삼국지연의의 가공인물.2. 행적
조조가 손책, 유비, 여포 등과 연합해 원술이 다스리는 수춘을 포위 공격했을 때, 군사가 30만이나 되는 탓으로 군량 소모가 엄청났고 또 인근 여러 고을은 가뭄과 원술의 청야전술로 인해 식량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병참이 몹시 어려운 상황이었다. 조조는 급히 손책에게 군량 10만 섬을 꿨지만 그마저도 얼마 못 가 바닥날 위기였다.왕후는 임준 수하에서 양곡 관리를 맡은 실무자였는데, 조조에게 형편을 보고했다가 내가 책임질 테니 군량을 몰래 작은 됫박으로 나누어줘서 위급함을 넘기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배급량이 줄어든 것을 눈치재지 못할 리가 없었던 장졸들은 순식간에 불만이 높아졌고 승상(조조)이 사람을 속인다며 원망했다.
그러자 조조는 빌릴 물건이 있다면서 왕후를 은밀히 불렀다. 그 물건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는 왕후에게 조조는 네 머리를 빌려 사람들의 마음을 눌러야겠다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왕후를 밖으로 끌어내 목을 자르고 군량을 횡령한 놈을 군법에 따라 처단했노라고 널리 알렸다.[1]
이렇게 병사들의 원망을 왕후에게 돌려 진정시킨 조조는, 사흘 안에 성을 깨뜨리지 못하면 다른 장졸들도 모조리 목을 치겠다고 엄포를 놓아 기어이 수춘성을 함락시켰다.
수춘성을 함락시킨 후, 원술의 군관들을 모조리 처형했다.
3. 의의
사실 한 장면에만 잠깐 나오는 가공인물이지만, 조조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상당히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이다보니 등장 분량에 비해 인지도는 엄청 높다. 왕후라는 이름은 기억을 못해도 조조의 손에 억울하게 처형당한 군량담당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모티브는 무제기 맨 마지막에 있는 조만전으로, 여기에서 조조가 군량이 부족하자 관리의 건의대로 군량을 조금만 주다가 군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군량을 도둑질했다는 누명을 씌워 참수형으로 처형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 기록에서 관리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에는 이문열이 왕후의 죽음에 대해 추가 주석을 달아놓았다. "조조가 수춘성의 예처럼 항복을 했음에도 성의 사람들을 참수하고 성을 불태울 만큼 잔인한 일을 저지른 예는 찾아볼 수가 없다. 죄 없는 부하를 죽음으로 내몰 수 밖에 없게 만든 일은 그만큼 조조에게는 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라는 내용이다. [2] 조조의 마키아벨리즘적 상황윤리를 잘 보여준 장면으로 유명하다.
4. 미디어 믹스
84부작 삼국지와 삼국 두 작품에서는 왕후의 처형을 상반되게 묘사하고 있다. 84부작에서는 왕후가 괴로워하면서도 처형을 받아들이고, 끌려가기 전에 조조에게 절을 하고 조조도 왕후에게 경의를 표한다. 반면 신삼국에서 왕후는 자신은 결백하다며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나, 조조는 그런 왕후에게 "자네 가족은 내가 돌봐줄테니 걱정 말게. 솔직히 자네 곁에 있는 것보다 내 밑에 있는게 더 낫잖아?"하는 식으로 태연하게 웃으면서(...) 처형 명령을 내린다. 이후 참수되어 만찬[3]과 함께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는 목적으로 효수되는 모습으로 비참하게 묘사되었다.영상드라마 영웅조조에서는 본래 이름은 왕이토로 자신이 태어나던 날에 아버지가 사냥에서 한 방에 토끼 두 마리를 잡아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며, 조조가 전군교위에 임명되면서 배치된 병사로 활을 잘 쏘고 조조가 왕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원술의 기현을 공격할 때 군량 보급은 진작에 끊겼고 손책이 지난달에 보낸 식량으로 연명하고 원술과 싸우다가 사상자가 속출하지 않는다면 보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보고한다. 곽가의 제안으로 밥을 할 때 됫박을 작게 만들고 각 부대의 취사병을 모아 함께 밥을 한 뒤 각 부대에 나눠주면서 닷새 뒤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쌀을 먹을 양을 더 줄이기로 하는데, 결국 병사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결국 조조가 왕후에게 노모와 형제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면서 왕후에게 모든 책임을 물게 한다. 왕후는 입에 재갈을 물린 채로 묶이면서 군량을 빼돌려 기현의 원술에게 줬다고 하는 있지도 않은 누명을 씌워지게 되며, 재갈이 풀어지자 울면서 자신이 군량을 몰래 빼돌려 교유에게 넘겼다고 말했다가 병사들에게 집단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및 그를 기반으로 한 삼국지 작품들에서는 이 사람의 이름을 왕구(王垢)로 표기해놓아서[4] 왕후가 아닌 왕구로 알고있는 사람도 많다.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에서도 왕구로 나오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설득하는 조조의 말에도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유일하게 삼국지 3에서만 등장한다. 이름이 왕구로 나오는데 무력 66, 육지 63으로 인재가 부족한 초반에 무관으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수준.
삼국지 조조전에서는 이름없는 문관으로 나와 도착해야 할 군량이 호우 때문에 늦어진다고 말했고 곽가가 군의 기강을 위해 사형을 해야한다고 몰아세우는데, 이 때 유비에게 도움을 청한다, 군량총관을 처형한다라는 선택지가 나온다. 전자를 선택할 경우, 해당 스테이지의 제한 턴이 20턴이지만 후자를 선택할 경우, 제한 턴이 12턴으로 줄어드는 대신 전투 승리 후 전리품에 인수가 추가된다. 턴수만 보면 전자가 좀 더 여유로울 것 같지만, 전자를 선택하였을 경우의 승리 조건은 적 전멸이고 후자의 승리 조건은 원술 격파이므로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 군량총관을 처형한다를 선택해도 죽지 않는데 처형하는 것을 선택하면 군량총관을 죽이는 척만 하고 돈을 줘서 숨어살도록 해 군량총관은 퇴각한다.
삼국전투기에서는 아빠는 요리사의 일미로 패러디되어서 나온다. 수춘 전투 (2)편의 타이틀 컷을 차지하는 것으로 선행 등장.
수춘 전투 편에서는 조조군의 군수주임으로 등장한다. 식량고가 바닥났다고 조조에게 하소연하는데, 그 말을 들은 조조가 오히려 병사들의 배식량을 반으로 줄이라고 명하자 자신이 개발한 공기 주먹밥[5]을 선보이나 당연히 병사들의 원성을 사게 되고, 조조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자 더 이상 신메뉴 개발은 무리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조조에 의해 그대로 참수된데다가 군량을 삥땅쳤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되며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된다.
소설 비열한 성자 조조에서는 진류 사람으로 임준이 선발한 중랑장이고 조조가 자신의 목을 이용해 군심을 진정시키려 하자 도망치려다가 조조가 자객이라고 소리치자 허저에게 제압당해 기절했으며, 허저에게 죽은 후에 머리통은 원문 위에 내걸리게 된다.
삼국지톡에서는 조조군의 군량 관리를 담당하던 회계팀 실장으로 등장한다. 수춘 전투 당시 군량이 떨어진 사실을 조조에게 보고한다. 그렇잖아도 병사들의 불만 여론에 고민하고 있던 조조는 왕후의 연락을 받자마자 '좋은 생각이 났다, 가족들 먹고 사는 데 부족함 없게 챙겨줄 테니 왕실장이 뭐 하나만 빌려달라'고 말하고 이에 왕후는 매우 감사해하며 수락한다. 그런데 조조가 말한 것은 왕후의 수급이었고, 왕후는 그 자리에서 조조의 비서관 전만에게 살해당한다. 이후 조조는 왕후가 군량을 착복한 죄가 밝혀져 처형했다고 공표, 왕후는 죽어서조차 군량 빼돌린 죄인이란 누명을 쓰고 군사들의 어그로를 한 몸에 받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다.
[1] 어떤 판본에서는 순진한 왕후가 "승상의 명령으로 됫박 크기를 줄였다!"고 대놓고 해명하고 다녔고, 이 때문에 조조의 명령을 사칭했다는 죄가 더해졌다고도 한다. 장졸들은 역시 승상이 우리를 속일 리가 없다며 수긍하며 왕후의 악랄함(?)을 실컷 욕했다는 이야기.[2] 이문열&이휘재의 만화에선 왕후에게 누명을 씌움으로 군사들의 불만을 잠재웠단 내용과 함께 왕후의 유족을 평생 돌봐주겠다는 내용의 묵념을 하는 조조의 모습이 한 컷 나온다.[3] 남은 식량을 술과 고기와 함께 풀었다.[4] 일본어로는 垕와 垢가 음이 같다.[5] 수춘 전투 (4)편에서 이 에어 주먹밥의 제조법이 나온다. 손바닥만한 주먹밥을 도자기 빚듯 넓게 빚어서 속을 비우고 크기를 부풀린 주먹밥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