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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0 04:27:29

은혜 갚은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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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3. 미디어

1. 개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에 위치한 산인 치악산 이름의 유래로 전해져 내려오는 한국의 전설. 은혜 갚은 까치로도 알려졌으나, 배경이 '치악산'임을 명시한 판본에서는 반드시 이 주인공이다. '치악산의 전설'이라는 제목으로도 소개된다.

2. 줄거리

조선시대, 강원도 영동 어느 마을에 김씨 성을 가진 한 청년이 살았는데, 그는 활을 매우 잘 쏘기로 유명했다. 그는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무과 시험을 보러 활통을 메고 고향을 떠나 한양으로 상경하던 중이었다.

험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밤이 되면 나무 아래나 절간이나 길가에서 잠을 자기도 하면서 청년은 며칠을 걷고 또 걸었다. 하루는 그가 원주 적악산(赤岳山) 길을 지나서 가는데, 어디선가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와 이상히 여겨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까, 그 소리가 바로 옆 나무 밑에서 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가까이 가 보니 그곳에는 두 마리의 이 큰 구렁이에게 전신을 감기어서 잡아먹힐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것을 본 청년은 재빨리 활에 살을 재어 구렁이를 겨냥해 쏘았고, 정확히 목을 관통해 죽이는데 성공했다. 구렁이의 밥이 될 뻔했던 두 마리의 꿩들은 청년 덕분에 자유의 몸이 되어 매우 기뻐하며 서쪽으로 파드득 날아갔다.

꿩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청년은 또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덧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자 청년은 잠자리로 좋은 곳을 물색하던 중 멀리서 불빛이 나오던 인가를 발견했고, 황급히 그 곳으로 향했다. 문을 세 번 두드리니 한 어여쁜 여인이 등불을 들고 마중을 나왔는데, 청년은 그 여인에게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였다. 여인은 쾌히 승낙을 하고 사랑방의 맞은 편 방으로 그를 안내하니 청년은 그 곳에서 하룻밤을 새우기로 했다. 특이하게도 그 집은 자그마한 의 모양새로, 앞뜰에는 큰 종루가 있었다. 하지만 청년은 이곳이 암구렁이가 파 놓은 함정인지도 모르고 하도 전신이 피곤했는 탓에 이런 것들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고, 드러눕자마자 이내 잠이 들었다.

얼마 안 가서 잠을 자다가 숨을 잘 쉴 수가 없음을 느낀 청년이 눈을 떠 보니 뜻밖에도 낮에 죽였던 구렁이와 똑같이 생긴 구렁이가 자기 몸을 칭칭 둘러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란 청년이 당신은 누구이며 정체가 무어냐고 묻자 구렁이 曰
"네 이놈! 나는 오늘 낮에 길가에서 너의 화살에 맞아 죽은 구렁이의 아내[1]다. 네놈이 남편[2]을 죽여 매우 원통하니 나도 너를 잡아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다!"

이렇게 대답하며 청년을 잡아먹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는 순간 밖에서 크게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구렁이는 그 종소리를 듣더니만 어떻게 된 일인지 흠칫하며 슬며시 청년을 감았던 몸을 다 풀었다. 곧이어 또 한 번 종소리가 크게 울리자 구렁이는 다시 놀라며 어디론가 잽싸게 사라져 버렸다.[3]
판본에 따라서는 새벽이 왔다고 착각해서 물러간 경우도 있다. 까치가 대신 나오는 판본에선 구렁이가 이무기라는 설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며, 종이 울리면 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종이 울리면 살려주겠다는 조건을 걸기도 한다. 혹은 깊은 산 속이니 누가 와서 종을 칠 리도 없으므로 뱀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조건을 걸었는데 정말로 종이 울려서 물러났다는 내용도 있다.

청년은 방금 전의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통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상당히 혼란스러웠고, 무엇보다 사람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 빈 집에 종이 울리는 것이 더욱 수상하여 새벽녘에 앞뜰의 종루로 나가 보았다. 그런데 그 곳에는 전날 청년이 구렁이로부터 구해줬던 꿩 2마리가 온 몸이 바스라져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었다. 이 꿩들은 전날 청년이 자신들을 살려주었던 것처럼 청년을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몸을 던져 종을 울렸던 것이었다. 꿩들의 숭고한 희생과 그 보은에 청년은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고, 근처의 양지바른 땅에 꿩들을 고이 묻어 주었다.

청년은 그와 함께 한양행을 포기하고 그 곳에 길을 닦고 을 설립한 뒤 승려가 되었으며, 그 절이 바로 현재의 상원사라고 한다. 이후 절의 주지로 승진한 청년은 오랫동안 절을 지키며 꿩들의 영혼을 위로했다고 하며, 이러한 연유로 이 적악산을 치악산(雉岳山: 꿩을 기리는 높은 산)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판본에 따라 이후 한양길에 올라가서 급제한 후 부임하게 되는 곳이 이후 상원사가 있는 곳이며 그 곳에서 꿩들의 영혼을 진혼하기 위해 상원사를 세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3.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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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인 만화 세계 옛날 이야기에서 나오는데 구렁이 암컷이 우리가 보기에는 무슨 설녀같이 나온다. 이게 일본으로 현지화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일어판 봐도 한국 전설이라고 나오듯이 한국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선 암컷 구렁이가 좀 인정이 있는지 살려달라고 하자 그럼 종소리가 나면 널 살려준다고 했더니 종소리가 나서 크윽....약속은 지킨다라고 그냥 사라졌다. 여기선 종소리가 1번만 들리고 장끼도 1마리만 나온다.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에도 해당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다만 대상이 까치로 바뀌었으며 원작과 달리 까비가 종을 치려 하지만 구렁이의 방해로 결국 종을 치지는 못하는데, 대신 선비의 도움을 받은 까치들이 종을 쳐서 구렁이는 용으로 승천하고 선비는 까치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만화 기생충에서는 암뱀이 나오더니만 큰절까지 하며 그 뱀말종을 죽여줘서 감사합니다! 큰절까지 하고 고마워한다. 구타하고 가정적으로 말종인 숫뱀이었다고 암뱀이 보물을 줘서 잘 살게 되었다고 나오며 정작, 꿩은 종소리를 듣고 아 시끄러~ 이러고 있었다.

정훈이 만화 씨네21 연재만화에서 그린 <전설의 고향> 편에서는 뱀이 소금에 약하다고 해서 남주인공이 암뱀 눈을 가리고 잡기를 하며 진땀을 흘려 소금을 얻으려고 한다...

놓지마 정신줄에서 활을 잘 쏘는 선비로 나오는 정신이 새를 구하고자 뱀을 쐈는데 이게 빗나가 둥지에 맞춰 나무에서 둥지가 떨어져 알은 다 깨져버린다. 어이를 날린 뱀과 어미새가 흘겨보듯이 정신을 쳐다보는게 압권. 정신도 뻘줌해서 그 자리를 얼른 피한다. 다만 여기선 새는 꿩도 까치도 아닌 새로 그려졌다.

원주시 마스코트인 꽁드리가 이 설화에서 유래하여 만들어졌는데, 상원사 종에 머리를 부딪히고 머리가 비상해져 원주시에 채용됐다는 설정이다.


[1] 혹은 여동생이나 누나.[2] 혹은 오빠나 남동생.[3] 참고로 본래 은 실제로 쇳소리에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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