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은행법 제47조의2(화폐단위) ① 대한민국의 화폐단위는 원으로 한다. ② 원은 계산의 단위가 되고 100전으로 분할된다. ③ 원은 영문으로 WON으로 표기한다. ④ 전은 영문으로 JEON으로 표기한다. [본조신설 2012.3.21.] |
대한민국에서 사용되는 법정화폐인 원의 보조 단위로 100전은 1원이다. 북한에서도 원의 1/100 보조단위가 전이다. 달러나 유로의 보조 단위인 센트와 대응된다. 로마자로 표기할 때는 남한은 JEON, 북한은 JŌN으로 쓴다.
통념과 달리 화폐 단위 "전"에 대응하는 '원'과 마찬가지로 한자 표기는 대한민국의 법령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나, 민간에서 필요할 경우 단위의 유래인 錢자를 가져다 쓰기도 한다.[1]
2. 역사
근세에는 냥이 일상생활에서 쓰이기 큰 돈이었기 때문에 주로 푼이나 전단위로 거래했다. 이 당시 10푼=1전, 10전=1냥, 10냥=1관이었고 대한제국 시기에 근대화폐 체제를 확립하면서 이어받았다. 이 때는 1원(=량)=10(돈=전)=100푼이었다.1904년 6월 일본제일은행(다이이치칸교은행)에서 발행된 10전, 20전, 50전 지폐가 있었으나 12년도까지 유통되고 (구)한국은행이 만들어지고 나서 유통이 중지되었다. 도안으로는 봉황과 용이 사용되었고 1872년도부터 중일전쟁까지 동일한 도안으로 일본에서 발행하였다.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의 화폐 엔화가 화폐 단위로 채택되었을 때부터 1엔=100센으로 사용되었고[2], 1950년대 초반까지 존재했었지만 제2차 세계 대전 패전 후 가파른 물가상승을 겪은 이유로 1953년 이후로는 회계단위나 환율계산, 주가지수 계산에만 사용될뿐 실생활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필요한 경우 1전=10리(厘)가 사용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이와 비슷하게 위안의 보조단위 중 하나인 '펀'(分)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물가와 임금수준이 올라가면서 1990년대 이후로는 환율 계산이나 세금 계산할 때에나 나오는 단위로 전락했으며 실생활에서는 가치가 너무 낮아 쓰이지 않는다.
북한 역시 80년대 이후로는 전 단위 지폐가 발행되지 않고, 동전만 발행하고 있다. 1전, 5전, 10전, 50전 주화가 그것이다. 그러나 화폐가치가 워낙 낮고 신뢰도가 낮아 달러나 위안화를 주로 사용하는 관계로,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 실제로 사회에서 유통되는지는 불명확하다.
3. 오늘날
달러나 유로는 단위 가치가 원의 1000배 이상으로 충분히 크기 때문에 센트를 충분히 보조 단위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원은 단위 가치가 작았기 때문에 이미 1970년대 중반부터 전으로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가 퇴출된 상태였고 1980년 12월 1일에 신규 발행이 중단됐으며 2020년대가 된 지금은 은행 간 회계처리, 환율 계산에나 쓰이지 실제 돈으로 계산되지는 않는다. 일원 주화는 지금도 은행 창구에서 어쩌다 볼 수 있고 일원 단독으로는 무의미한 수준이지만 거래 능력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10전, 50전 지폐의 경우 '유통정지화폐'가 아닌 '발행중지화폐'에 속하므로 모아서 10원 이상으로 맞춰서 가면 한국은행에서 현행권으로 교환할 수는 있다.[3] 허나 이 희소성 강한[4] 옛날 돈을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최저 액면 주화인 십원화로 굳이 바꿀 이는 없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환율 계산 정도. 표기는 소수점으로 하지만 아나운서들은 소수점으로 읽지 않고 "X원 X전"[5]이라는 식으로 말한다.
그 외에는 농어촌버스, 시외버스의 구간요금이나 한국철도공사에서 거리별 운임을 계산할 때도 쓰인다. 일반열차의 경우 km당 140원 20전으로 계산하는데, 역시 표기할 때는 140.20으로 표기.
4. 옛 무게단위
옛 한국, 중국, 일본 모두 공통적으로 錢을 무게 단위로 사용한 역사가 있다.중국의 경우 당나라 때 동전인 개원통보(開元通寶) 한 개 무게를 이용해 물건 무게를 표현한 것이 기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단위의 이름도 말그대로 돈을 뜻하는 錢을 써서 당시 동전인 개원통보 한 개에 해당하는 무게를 1錢이라 칭하고 10개를 1량(兩)이라 불렀다.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 1錢은 1959년 6월 25일에 미터법 도입 실행 이후 질량 5g으로 정해져 있다.
무게 단위로서의 錢은 우리나라로 전해졌는데 세종 때 황종척(黃鐘尺)을 이용하여 정비한 바에 따르면 1/16근(斤)=1냥(兩)=10전(錢)=100분(分, 푼)으로 삼았으며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서 무게 단위 표기로서 '錢', '錢重’[6]을 흔히 볼 수 있다.
참고로 錢은 16세기 초 조선에서 편찬된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돈 젼'으로 훈과 음이 매겨지고 있어서 예전부터 錢을 음인 '젼(전)' 외에도 훈인 '돈'으로 발음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돈' 단위는 한국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한약재의 무게를 재거나 금과 같은 귀금속의 무게를 잴 때 '전', '전중' 외에도 '돈', '돈쭝'이라 부르는 무게단위를 여전히 사용한다.
무게 단위로서의 錢은 일본으로 전해져서는 일본 고유의 중량 단위인 '몬메 もんめ(匁, 刄)가 되었다(10匁·10銭=1兩, 160匁·160銭=1斤). 메이지 초기까지도 정식 명칭은 銭(戔, せん)이다가 匁이라는 글자가 되는데 그 유래에 대해서는 錢의 이체자(異體字)라는 설, 일본 고유의 한자라는 설 등 여러 설이 있다. 에도 시대에는 兩의 1/10에 해당하는 단위였지만 메이지 24년(1891년)의 도량형법 이후 미터법에 준하여 1몬메는 정확히 3.75g이 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몬메는 일본의 특산품인 진주의 무게를 재는 경우에만 한정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 상거래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한중일에서 사용한 전(錢)의 실제 질량은 국가와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오늘날 한국 금은방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1돈' 혹은 '1전'은 미터법으로 3.75g인데 이는 일본의 '몬메' 단위의 미터법 환산과 동일하다. 이는 대한제국 때 도량형을 미터법으로 정비할 때 당시 일본의 미터법 정비를 그대로 따왔기 때문이다. 구한말 이전의 조선 시대 서적에 나온 1전, 혹은 1돈의 무게는 오늘날의 3.73g 또는 4g에 해당한다는 연구가 있다.
5. 기타
- 굳이 표기를 해야 한다면 원 단위의 소수점 표기로 표시하거나, 원 뒤에 언더바를 달아 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 미국 내 일부 한인들이 센트 대신 쓰는 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느 제품의 가격이 $9.99라면 9불 99전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 '금 1,230,000원 정(금 일백이십삼만원 정)' 식으로 금액을 적을 때 '원' 뒤에 '정'이라는 글자를 추가로 쓰는 것이 전 단위가 쓰이던 시절의 잔재가 남은 것이다. 금액이 원 단위에서 딱 떨어질 때 그 뒤에 몇 전이라고 또 적어서 변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이라고 썼던 것으로, 지금은 전 단위가 일상생활에서는 사실상 사장되었기 때문에 굳이 '정'을 쓸 필요가 없지만 관례상으로 지금도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상품권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1] 참고로 원은 圓자에서 유래했다.[2] 일본에서는 센(신자체로 銭이라 씀)이라고 불렀다.[3] 발행중지화폐 중에서 50전권, 10전권 및 1원화는 동일한 액면의 화폐를 발행하지 않으므로 10원 단위가 되는 경우에만 교환[4] 다만 그렇게 희소성이 강한 편은 아닌데 엄청난 양이 풀려서 지금도 회현지하상가에 가면 뭉터기로 구할 수 있다. 다만 그래도 시세가 1장당 2000원 정도로 지금 물가로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액면가의 2만배(10전의 경우)라는 것을 명심하자.[5] 예시로 30.77원을 읽을 때 보이는 그대로 '삼십점 칠칠원'으로 읽지 않고 '삼십원 칠십칠전(30원 77전)' 식으로 읽는 것이다.[6] 무게단위임을 강조하기 위해 중자를 전자 뒤에 붙였다. 참고로 오늘날의 'kg'과 'kg중'의 관계와는 다르다. kg은 질량이며, kg중은 무게, 중량이다. 무게, 중량은 힘의 단위이므로 질량의 단위인 kg으로 쓰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차원이 맞지 않다는 점에서 질량 kg과 중력가속도를 곱하여 쓰는 단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