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진은 1942년 지금의 북한 지역에서 태어났다. 6.25전쟁때 남한으로 피신한 뒤 암표 장사를 하며 살다가 1970년대 초 전자 오락기 20대를 가지고 청량리에 있는 한 쇼핑몰 구석에 오락실을 연다. 그러다가 여의도 관광호텔 나이트클럽을 공동운영하자는 제안을 받고 운영하게 된다. 파격적인 전략으로 운영에 성공하고 다음으로 관광호텔을 인수하고 그길로 인생 역전의 길로 접어든다.
그러나 슬롯머신은 한국에서 불법인데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을까? 답은 '뇌물'이다. 음지에서는 조폭 중 서방파 김태촌과, 양지에서는 고위 공무원 약 130명에게 주었던 것이 밝혀졌다. 그중에는 노태우 정부 당시 실세 중의 실세, 3번의 국회의원과 2번의 장관직을 지낸 박철언과 국가안전기획부 약칭 안기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엄삼탁도 있었다. 그중 박철언에게는 약 6억원 이상을, 엄삼탁에게는 서초구 고급빌라와 식당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 정덕진이 쌓은 탑은 검찰의 수사에 와르르 무너지고 박철언은 1년 6개월과 추징금 6억을, 엄삼탁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정덕진은 이후로도 여러번 구속되고 조사 받고 풀려나기를 반복[1]하다가 2017년4월 향년 76세, 위암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