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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4-17 11:35:57

정시준

1. 개요2. 이름3. 작중 행적4. 능력5. 기타

1. 개요

鄭柴俊

대체역사소설 혁명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의 주인공.

2. 이름

“공자의 제자 중 혈통이 고귀하지만 학문이 엷다 일컬어지는 자로 제나라 사람 공성후(共城侯)가 있는데 이름을 시(柴)라 한다. 공자는 그가 비읍(費邑)의 재(宰) 벼슬 하였을 때 사람을 그르쳤다며 탄식하였으나, 나는 그 일을 맡긴 자로(子路)의 대든 말이 옳다고 본다. 인민이 있고 사직이 있는데, 새삼 책을 깊이 읽어야만 학문을 아는 자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무 중 으뜸이라는 소나무는 가파른 산에서 자란다. 가파르다[埈, 준]는 뜻은 천천히 걸어야[夋] 하는 땅[土]이며, 그렇기 때문에 절벽에서 걸음을 조심하듯 삼가고 또 삼가며 수양하는 사람[人]을 뛰어나다[俊, 준]고 평한다.
내 감히 성현의 뒷이야기를 들추어보건대 고시(高柴, 공성후)는 실사에 뛰어난 사람이었을 것이다. 다만 공자가 그를 둔하다 여긴 꾸짖음 또한 명심하고 한껏 정진하여 다른 반가의 동량들도 미치지 못할 사람이 되거라. 이로써 너에게 나는 시준(柴俊)이라는 이름을 주겠다.”
31화 10. 서울 가는 길(1) 中

전생에서도 '시준(柴俊)'이라는 이름이었고, 조선시대로 빙환트한 뒤에는 휘(諱)가 따로 있었지만 매우 촌스러운 이름이라 본인은 그 이름을 싫어했고, 주위 사람들도 별로 좋은 이름 취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정약용이 주인공의 세는나이 15세에 관례를 치러주면서 자(字)로 전생과 같은 이름인 '시준(柴俊)'을 지어주어 정시준이 되었다. 우연이지만 전생과 완전히 같은 이름을 자로 지어주자 주인공은 진심으로 정약용에게 감사를 표했다.[1]

3. 작중 행적

현대에서는 공무원이었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과거로 전생당한다. 저승사자에게 전생 특전으로 전투기술과 서바이벌 지식, 살인을 저질러도 흔들림 없는 강인한 멘탈을 받는다.

그런데 공무원의 실수로 19세기 초로 지정되어 버렸고(...) 당연히 주인공은 19세기 초로 빙환트할 줄은 몰라서 (자신도 공무원이긴 했지만) 공무원 놈들 왜 일처리를 이딴 식으로 하냐고 노발대발했다. 그렇게 19세기 초 조선의 하층민으로 태어나 조선이 어떻게 되든 돈을 긁어모아 조선의 파이어족이 되려 했으나, 여러 사건에 얽히다 보니 소시민 → 상단 → 마피아 → 군벌로 진화해서 결국 조선을 뒤엎을 혁명막부의 주석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아내인 지유를 구하려다가 일이 꼬여서 그렇게 된 것도 있지만.

참고로 단순한 마피아도 아니고 대마초(마리화나)와 모르핀을 만들어 파는 엄연한 마약상이다.(...) 21세기 기준으로는 엄연히 중범죄지만 모르핀은 의료용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그나마 낫고 마리화나도 당시 악명 높은 마약이었던 아편보다는 낫다는(?) 이유로 대체 마약(...)으로 만들어 뿌렸다. 담배는 뭐 말할 것도 없고... 다만 18세기 말~19세기 초 조선은 미국 금주법 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내부가 개판이었던 탓에 특별히 악랄하다는 느낌은 안 든다.[2]

어떻게든 주석 자리 때려치우고 은퇴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지만 작중 등장인물들도, 독자들도 그럴 기회가 올 거라고는 전혀 믿지 않고 있다. 정시준 본인도 반쯤 자포자기했던 상황이었지만 상황이 잘 굴러간 덕에 의외로 3번째 선거 전에 은퇴하는 데 성공하고 낙향했다. 이후 주석이라는 호칭 및 그가 쓰던 사무실은 영구보존된 상태이다.

4. 능력

객관적으로는 상당한 인재이지만 대역물 주인공 치고는 역사 지식으로 인한 버프는 별로 못 받은 편. 전지적 시점에서도 역사를 일반인보단 확실히 많이 알지만 본격적으로 안다고는 못할 수준이라고 언급된다.

제물포 조약영국과 했다고 알고 있다거나.[3] 서양사의 경우 왕의 순서도 헷갈려서 대충 짬뽕해서 조선인들에게 강의한다. 물론 조선인 중에선 서양사를 제일 잘 알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연도 같은 건 거의 몰라서 알고 있는 걸 바탕으로 끼워맞춰서 추리한다. 다만 공무원 시험에 나오는 범위의 역사는 예문이나 연도까지 정확하게 아는 묘사가 있어서 묘하게 실감나는 캐릭터.

미래 지식 역시 대역물에서 흔히 사용되는 비누 발명 같은 건 애초에 조선인들이 현대인에 비해 청결에 관심이 없었기에 기름 낭비한다고 등짝이나 맞을 정도로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공무원하면서 실무에서 익힌 문서화 행정 도입이 꽤 큰 도움이 된 듯.

군사적 능력은 거의 없어 혁명함대의 청 해안가 약탈 작전이나 알프스 진격을 본뜬 지리산 진공작전을 주장하다 망신당하거나 신라의 제물포 상륙작전을 경고하나 무시당하기도 한다. 정약전에게 물길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나라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가서 똑같이 돈 없는 중국 해안 마을 털어봐야 얼마나 벌겠냐며 핀잔을 먹고, 대신 물길을 잘 아는데다 확실하게 이득을 벌 수 있는 영호남 조운선을 터는 편이 낫다고 조언을 듣는다.

5. 기타

본인은 파이어족의 삶을 꿈꿨지만, 사실 전근대에선 마땅한 연줄 없이 재산만 많은 사람은 (윗사람에게) 부당하게 갈취당하고 끝나기 일쑤였으니 보통 상황이라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꿈이었다. 다만 본인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본인 본거지인 의주에서 은퇴 생활을 계획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던지라 운만 좋았다면 실제로 계획대로 됐을 가능성도 꽤 컸다. 다만 작중 초반부터 주인공의 성깔 때문에 본인 꿈 이루기 힘들다는 암시가 나온 만큼 결국 혁명가 코스는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성씨도 정씨이다 보니 정도령이랑 엮여 시준을 도술을 부리는 정 진인이라고 믿는 광신도들도 상당히 많으며, 그 정감록파는 공화국 내에서 꽤 강한 파벌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시준은 그런 개인 숭배에 멘붕하다가도 또 자기가 필요할 때는 이용해먹기도 한다.

혁명의 머리가 된 신세와는 별개로 반공교육을 받은 세대인 데다가 안정을 절대중시하는 공무원 타입이라 혁명에 거부감을 많이 느낀다. 적기가를 알고 있고, 화염병 제조법을 대학 때 동아리 전해져 내려오는 걸 대충 들었다는 언급을 봐서는 일단 민주화 이후 세대인 듯. 하지만 작중에서 정시준이 보이는 태도를 볼 때 21세기 출생보다는 20세기 말에 태어났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본작의 혁명이 언어적 표현으로는 공산혁명에 가까워 그 부분에도 많은 거부감을 느끼고, 사실 왕조 시대 관념도 다 지워지지 않아서 주석을 뽑은 것도 '새 왕조 재창을 좀 특이하게 하는구나' 정도의 인식인지라 거의 왕 비슷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져지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한 분위기가 된 혁명정부에 시도 때도 없이 멘붕하는 묘사가 나온다. 노비 출신이라도 모조리 입대시켜야 하는 빈곤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신분제 폐지를 내세우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돈만 내면 투표권을 부여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데, 자기 지지세력을 늘리려는 큰 그림 정도로 취급받는다. 애초에 작중 시기는 미국이 독립전쟁한 지 반세기도 안 되었다.

간과되는 사실 중 하나인데 시준은 혁명가로 주 활동했을 당시 겨우 10대(...)였다. 1893년생인데 1803년 단 10세의 나이에 영국-조선간 밀무역 루트를 뚫었고, 1809년 16세의 나이로 각종 능력과 혁명가 포스를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독자들에게 강철의 대원수, 마인 퓌러, 위버멘쉬, 모래로 쌀을 만들고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며 축지법을 쓰는 주석(...) 같다는 평을 듣는다. 심지어 중국 혁명을 사주할 때는 장제스와 마오쩌둥의 혁명 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1] 다만 전생의 성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정시준인지는 알 수 없다.[2] 영조의 장기간 금주령이 미국 금주법과 비슷한 부작용을 초래해서 미국 이탈리아계 마피아 전성시대와 유사한 암흑가 전성시대가 열린 데다 순조 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세도정치, 삼정의 문란으로 인해 더더욱 심각했다.[3] 실제로는 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