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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11 19:16:22

퇴직연금



1. 개요2. 도입 계기3. 방식4. 종류
4.1. 확정급여형(DB형)4.2. 확정기여형(DC형)4.3. 개인형 퇴직연금(IRP)4.4. 제도간 비교
5. 세액공제6. 디폴트 옵션

1. 개요

퇴직하는 근로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기업이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법정 퇴직 급여 제도.

2. 도입 계기

퇴직연금 제도가 생기게 된 이유는 퇴직금이 가지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1953년 이후 유지되어온 퇴직금 제도는 크게 두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하나는 퇴직급여 수급권의 보장, 나머지 하나는 노후보장의 불완전성이다. 우선 일시금 지급 방식의 퇴직금은 '회사'가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회사의 존속 여부에 의존하는 구조였다. 바꿔 말하면 아무리 오래 근속했어도 퇴직 즈음에 회사가 망해버린다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제대로 못 줄 수 있었으며 사례도 꽤 빈번했다.

또한 퇴직금이 일시불로 목돈으로 지급되는 방식도 문제였다. 이 자산을 가지고 추가로 투자를 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인뿐만 아니라 설령 전문가여도 대량의 목돈을 잘못 굴리면 순식간에 날려먹기 십상이었다. 더군다나 근로자가 퇴직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의 경우 정년에 다다르면 정년퇴직으로 그동안의 퇴직금을 한번에 받는 경우가 많으며, 노년쯤 되면 사람의 판단력이 보통 흐려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문제였다. 따라서 중노년층들이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을 투자사기, 혹은 잘못된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가 날려먹는 사례가 많았고 이 또한 사회문제화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자산관리를 은행 또는 퇴직연금사업자에 맡기고 일시금 지불이 아닌 연금 지급 시스템으로 바꾼 '퇴직연금'에 대한 논의가 끝없이 있어왔으며, 논의 끝에 2005년 12월부터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었다.#

3. 방식

고용주는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해야 한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 후 퇴직급여가 체불될 걱정없이[1]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게 한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퇴직금)를 회사가 아닌 금융회사(퇴직연금사업자)에 맡기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제도는 강제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퇴직금 제도나 퇴직연금제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퇴직연금으로 하려면 노사 협상으로 결정 선택할 수 있다.

적립된 퇴직급여는 퇴직 시에 일시금으로 수령하거나 퇴직 후라도 만 55세 이상으로 수급자격을 갖춘 경우 연금으로 수령[2]할 수 있다. 단, 연금으로 수령하려면 연금수급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연금수급조건이란 첫째, 가입기간 10년 이상인 퇴직자로서 만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연금수령기간은 최소 5년 이상으로, 5년간, 10년간, 20년간 등 중에서 골라야 한다. 연금수급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경우는 충족될 때까지 후술할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로 운용할 수 있다.

4. 종류

퇴직연금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 된다. 여기서 회사(사용자)가 관여하는 것은 확정급여(Defined Benefit, DB)형과 확정기여(Defined Contribution, DC)형이며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근로자가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고, 회사는 관여하지 않는다.

4.1. 확정급여형(DB형)

퇴직 시점에 목돈을 지급받는 전통적인 방식. 퇴직연금 액수가 정해져 있어 확정급여형이라 부른다.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액(benefit)이 정해진 금액으로 확정(defined)되고, 기업의 부담금(적립금, contribution)이 적립금 운용결과에 따라 변동되는 퇴직연금제도. 이해하기 복잡하다면 쉽게 회사가 알아서 돈을 굴리는 시스템이라고 받아들이면 편하다.

말그대로 근로자에게 주는 퇴직금은 정해져있고, 회사는 자산 운용 결과에 따라 부담금이 줄어드는 방식이다. 만약 투자가 잘된다면 회사가 돈을 더 적게 줘도 되므로 이득이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라면 모자란 만큼 회사가 돈을 더 줘야한다. 예를 들어 적립한 퇴직금의 총액이 5천만원이라고 가정하자. 만약 금융기관에서 운용을 잘하여 퇴직급여가 1억원이 되어 있다고 해도 퇴직자는 정해진 5천만원의 퇴직급여만 받아가게 되고 나머지 5천만원은 회사가 가져간다. 물론 반대로 손실이 난 경우에도 회사가 손실액 만큼을 채워서 근로자는 5천만원의 금액을 보장받게 된다.

확정급여형의 퇴직급여는 기존의 전통적인 퇴직금 계산법과 동일하다.[3] 퇴직 시 평균임금, 즉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이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는 복잡하게 투자하는 것이 귀찮다면 선택해볼만 하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투자가 잘되든 안되든 근로자는 약속된 퇴직금을 받게 되므로 신경쓸 것이 없다.

4.2. 확정기여형(DC형)

일정 금액을 꾸준히 연금계좌에 지급받는 방식. 회사가 내 퇴직연금에 기여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지만, 이걸 어떻게 운용하여 불릴지는 개인의 몫이라 확정 '기여'형이라 부른다.

회사가 내는 부담금(contribution)이 사전에 정해져(defined) 있고, 근로자가 받는 퇴직급여(benefit)가 운용수익에 따라 달라지는 퇴직연금제도. 쉽게 말하면 회사가 매달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넣어준다고 보면 된다. DB형과 다르게 이번엔 회사가 신경쓸 요소가 없다.

회사(사용자)는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이상으로 부담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매년 1회 이상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의 부담금을 직원의 DC계정에 납입해야하며 납입주기는 월납, 분기납, 반기납 등으로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회사의 부담금이 정해져 있으므로 회사는 이 금액을 입금하면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다하게 된다. 이렇게 납입된 부담금(contribution)은 근로자가 개인이 직접 운용관리하게 된다. 회사가 준 부담금을 직원(근로자) 스스로 원하는 투자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수익이 발생하면 직원의 퇴직금에 더해지게 된다. 따라서 퇴직금은 본인이 낸 수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담금을 예금상품과 같은 안전한 금융상품에 넣지 않고 공격적인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퇴직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잘못하면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 아예 안전한 금융상품에 넣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DB형과 사실상 차이가 거의 없다.

DC형은 직원 본인이 추가 부담금을 납입하는 것이 가능하다.[4] 직원은 사업주가 납입한 부담금과 직원 본인의 의사로 추가 납입한 금액을 기반으로 운용한 수익을 최종 퇴직급여로 지급받게 된다.

4.3. 개인형 퇴직연금(IRP[5])

말그대로 개인이 투자금 납입과 자산 관리까지 모두 담당하는 퇴직연금 제도다. 원래는 근로소득자만 가입이 가능했으나 2017년 7월부터는 소득이 있으면 모두 가능해졌다.[6] 따라서 자영업자, 프리랜서도 가입이 가능해졌다. 물론 '퇴직' 이 없는 무직자는 가입이 불가능하다.

IRP는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면 어디서든 가입할 수 있다. 퇴직자는 IRP를 통해 퇴직금을 펀드, ETF와 같은 실적 배당 상품이나 예금이나 저축보험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이때 실적배당상품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과 동일하게 주식 등 위험자산에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퇴직연금 전용상품이므로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 부담도 적다.

IRP는 관리 수수료가 존재한다. 즉 은행, 보험사, 증권사 마다 IRP수수료 차이가 나니 잘 비교하고 가입하자.

4.4. 제도간 비교

DB형, DC형은 미국의 제도를 참고하여 2005년부터 국내에 도입했다. 역사적으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미국에서는 1980년대까지는 DB형이 대다수였으나 재테크자산관리 붐이 일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는 스스로 퇴직금을 재테크하는 DC형이 더 흔해지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020년 기준 아직까지도 DB형이 60%, DC형이 26%, IRP가 14%를 차지해 DB형이 대다수이다. #

DB형이냐 DC형이냐의 차이는 결국 근로자의 성향에 따라 적절한 것을 택하면 된다. 경기가 안좋고 투자 수익이 별로라면 당연히 DC형보다 DB형이 더 낫다. 반대로 자산을 잘 굴리면 DB형보다 DC형이 보다 많은 금액을 받아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2019년 기준으로는 DC형의 평균 수익률이 DB형 보다는 조금 나은 것으로 통계가 잡혔다. # 물론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지 DC형으로 안하느니만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근로자도 많다. 선택은 본인의 몫.

IRP는 퇴직하였으나 아직 55세가 되지 못하여 좀 더 수령시기까지 보관해두거나, 회사에서 주는 퇴직금보다도 더 많은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붓고 싶은 근로자가 주로 이용한다. 퇴직 이전이라도 누구나 IRP 계좌를 만들 수 있으며, 직장을 다니는 동안 쌓이는 퇴직연금(DB형, DC형)과 별개로 근로자는 퇴직 전이라도 IRP 계좌를 만들어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추가납입하여 운용할 수 있고 노후 대비용 투자 계좌로 활용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IRP 계좌의 납입금 중 연간 최대 900만원 한도로 연말정산 세액공제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에 보통은 소득공제를 노리고 드는 근로자가 많다.

5. 세액공제

확정급여형은 세액공제 혜택이 없으나 확정기여형과 IRP의 경우 가입자 추가부담금에 한하여 연 900만원의 세액공제 한도에 13.2~16.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해 연말정산 공제를 받을 수 있다. IRP를 굴리는 근로자라면 퇴직 전까지 운용하는 동안 과세이연 혜택도 주어진다.

내야하는 소득세가 적은 사회초년생은 보통 큰 관심이 없지만, 서서히 연차가 쌓이고 연봉이 올라가고 소득세의 단위가 달라지기 시작하면 IRP에 관심을 가지는 근로자가 많다. 대부분의 세액공제는 '쓴 금액'에 따라 공제를 해주거나, 부양가족과 같이 애초에 나가는 구석이 많기 때문에 국가에서 해주는 요소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온전히 '재테크'를 했는데 세액공제까지 해준다고 하니 IRP 같은 제도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물론 IRP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국가도 이를 악용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IRP에 입금한 돈은 만 55세까지 중도인출을 하지 못한다. 만약 중도인출을 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동안 받은 공제혜택도 도로 토해내야 하므로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이 가능한 경우는 제한적이다. 무주택자의 본인명의 주택구입이나 전세(임차보증금) 마련, 본인이나 부양가족의 질병, 부상으로 6개월이상 요양, 회생, 파산, 천재지변의 사유에 한해서만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물론,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 마련 등을 위해 중도인출 하는 경우 회사에서 입금한 금액은 퇴직소득으로 계산되어 퇴직소득세를 떼고 받게 되며, 개인이 추가로 입금하여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은 기타소득세 15%와 지방소득세 1.5%를 합해 총 16.5%를 떼고 받게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따라서 사회초년생이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어 무리하게 많은 금액을 납입했다가 나중에 결혼자금이나 주거자금 등 목돈쓸 일 생겨 중도인출하면 손해가 크니 신중하게 적절한 금액만 납입하여 점차 늘려가는게 바람직하다.

확정급여형은 관리가 회사의 영역이므로 애초에 중도인출이 불가능하다. 단, 확정급여형 가입자가 위와 같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 확정기여형으로 전환하면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또는 확정기여형 적립금의 50% 범위에서 상기 사유의 경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6. 디폴트 옵션

DB형과 달리 DC형 가입자는 스스로 퇴직연금 운용 지시를 내려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2021년 기준으로 DC형 적립금의 83.3%인 58조원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되어 있다. DC형에 가입된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무관심이나 무지 때문에 주식, 펀드같은 상품으로 투자해달라는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않고 방치함으로써 자신의 퇴직연금이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예금이나 보험에 투자되게 하고 있다. 혹은 원금 손실 위험을 기피하는 근로자들은 주식형 펀드나 채권 펀드 등과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이 아닌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만 넣어두고 있다. 이 때문에 DC형의 연평균 수익률이 저금리 시대 은행예금, 보험의 금리 수준인 1~2%대에 그치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 ETF 등이 수익률이 한참 좋은 시기에는 더욱 비교가 되어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7] 이런 분위기 속에 2021년,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가입자로부터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합의한 '디폴트 옵션'에 따라 운용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였다. 더불어 그 디폴트 옵션에는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상품을 배제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8]. 하지만 전국은행연합회, 보험협회 등에서는 원금손실 위험성, 즉 '수익률이라는 빈대를 잡으려다 원리금에 해당하는 초가삼간을 태울 가능성'도 있는만큼 가입근로자의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디폴트 옵션 내에 원리금 보장 상품을 추가해야한다는 입장이다[9]. 이런 대립 속에 디폴트 옵션은 도입하되 옵션 중에 원리금보장형을 넣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2021년 5월 서울경제 기사2021년 7월 이데일리 기사2021년 2월 서울경제 기사 이러한 논쟁에 따라 2022년 7월 15일부터 원리금 보장상품이 포함된 채로 디폴트 옵션이 도입된다.
[1] 퇴직연금의 특징이라 볼수는 없는것이 현재에는 퇴직금 또한 회사가 퇴직때 한번에 몰아서 주는것이 아닌 퇴직연금처럼 은행 같은곳에 예치를 하는것이 의무이다[2] 매달 일정 금액으로 받는 것[3] 따라서 근로기간과 퇴직 시 임금수준에 따라 퇴직급여가 확정된다.[4] 다만 관리 및 수수료체계의 불리함으로 인해 개인이 별도로 IRP를 개설해 납입 및 관리하는게 좋다.[5]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6] 2023년 세제개편에 따라 소득공제 한도가 기존합산 700만(400+300)에서 900만(600+300)으로 상향조정되었다.[7] 주식시장이 침체되는 경우는 이런 말이 쏙 들어감[8] DC형의 수익률 제고의 목적도 있지만 증권사, 자산운용사들 입장에서도 이득인 면이 있다[9]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영업하는 은행과 보험사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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