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9-13 14:49:14

열기주의

포지티브 규제에서 넘어옴

1. 개요2. 사회과학에서
2.1. 행정학 지방자치론에서
3. 관련 문서

1. 개요

| Enumerationsprinzip

라틴어 enumeratio에서 기원하여 독일어 Aufzählung(세다)와 Prinzip(원칙)을 합친 Enumerationsprinzip를 번역한 단어다.# 열기주의란 법에서 나열한 사항에 대해서만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인정하자는 소송주의를 말한다. 반의어로 개괄주의[1], 예시주의[2]가 있다. 열기주의에서 사법부는 처음부터 조항에 영향을 받는 사건의 수를 제한하고 기타 목록에 없는 사실을 규제에서 제외한다. 또한 유사한 사례에 대하여 사법부는 적용 범위의 확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즉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 사실에 대해 사건을 배제하며, 의미해석을 부정한다.#

근대 유럽을 휩쓴 계몽운동프랑스 혁명의 영향으로 시민 계급이 성장함에 따라 법치행정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며 1848년 혁명기에 이르러 독일오스트리아에서 공법에 대한 재판권이 주요한 요구사항으로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에 행정재판권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당시 보수주의자들은 행정행위에 있어서의 자유재량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한 대립되는 주장 속에서 타협으로 조직상으로는 행정과 분리된 재판소를 설립하는 것이고, 기능적으로는 행정의 독자성과 책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행정의 독자성과 책임성을 존중하기 위해 1)행정재판소는 행정청에 의해 확정된 사실관계에 원칙적으로 구속되었으며, 2)사법심사가 배제되었다는 의미에서의 행정재량 개념이 인정되며, 3)행정재판소의 역할이 행정행위의 취소에 한한 것으로 그 내용이 구체화되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 작센의 경우 '유보적 개괄주의'를 채택하여 일반조항(Generalklausel)에 의해 행정작용에 대하여 행정재판소의 관할을 인정하되 자유재량의 경우 그 관할에서 배제되었다. 원칙적으로 개괄주의를 취하되, 자유재량 사건을 관할대상에서 일부 배제한다는 의미에서 '유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에 따라 재판관할이 배제되는 '자유재량'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논하고자 하는 학설상·실무상 논의가 촉발되었다.

뷔르템베르크, 작센을 제외한 프로이센 왕국의 경우 '열기주의'를 채택했다. 프로이센의 경우는 한편으로는 행정재판관할이 열기적으로 규정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량사건에 관한 별도의 재판관할 배제의 유보가 없었기 때문에, 재량문제는 직접적으로 관할의 문제가 아니었다. 법체계상 재량문제를 별도로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경찰처분과 같이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재판관할의 대상에 포함되기도 하였고, 거꾸로 대표적인 기속행위인 영업시설의 허가를 위한 요건의 확인과 같은 실무상 중요한 법문제를 오히려 재판관할 목록에서 배제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가사회주의 시대의 행정법학과 현행법에 있어서 재량에 관한 이해는 점점 초기입헌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된다. 즉, 강력한 국가 공권력 행사에 대해 재판소가 실질적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써, 행정의 어떠한 조치도 재량적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배제된다는 내용의 초기입헌주의식의 논리가 재현된 셈이었다. 국가사회주의 시대에는 오직 공산주의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명분 하에 행정부에게 법률을 정립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법률인 수권법까지 통과되기에 이르렀고 사법부의 사후적 구제수단은 물론 의회주의의 견제기능도 상실되었다.

이후 나치 시대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으로 독일에서는 크게 의회의 기능 강화, 행정재판의 확대 및 헌법의 규범력 회복의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열기주의를 따르게 된다면 열기된 사항만이 소송대상이 되므로 '통치행위'라는 개념을 논할 필요가 없었다. 반대로 예시주의가 등장하게 되면서 통치행위재량을 논할 수 있게 된다. 통치행위는 행정부의 수반이 행하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하기에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그 집행이 곤란한 행위를 말한다. 즉, 포괄적으로 소송을 다툴 수 있도록 하되 통치행위로서 인정되는 부분을 사법부가 자제하거나(사법자제설), 삼권분립을 존중하여 행정부 수장의 행위가 전적으로 행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권력분립설)가 존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시주의의 등장으로 근대적인 형태의 자유재량에서 사법부의 판단을 배제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지에 대하여 그 범위를 다툴 수 있게 된다. 재량의 경우 사법부가 행정권의 재량을 어디까지 인정하는가에 대하여 그 범위를 다툴 수 있게 되었다.

2. 사회과학에서

열기주의는 열거주의라고도 표현한다. 열거주의(positive system)는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규제나 금지가 되지 않는 사항을 나열하는 체제이다. 반면 포괄주의(negative system)는 제한, 금지하는 규정 및 사항을 나열하고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자유화한다. 따라서 포괄주의가 열거주의보다 훨씬 자유로운 제도라고 할 수 있다.

2.1. 행정학 지방자치론에서

3. 관련 문서


[1] 개괄주의는 행정행위에 의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 당한 경우에 법률상 예외가 인정되는 특별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불복신청 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널리 인정하는 입법주의이다.[2] 예시주의는 어떠한 규정에 항목이 존재하는 경우, 열거된 그것만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예를 든 것으로 보아 포괄적으로 다투도록 하는 여지를 주는 것을 말한다.[3] 전단은 야경국가, 영국 의회주의를 뿌리로 둔 내용이고 후단은 독일 법치주의를 다루고 있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