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彼我識別 / Identification Friend or Foe (IFF)만화로 보는 피아식별
적군과 아군을 식별하는 행위, 혹은 식별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을 지칭한다. 피아식별을 제대로 못하면 아군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자신이 아군에게 피해를 받는 아군 오사의 위험이 커진다.
위장과는 대체로 상극이다. 원리상 당연한 것이, 같은 인간인 이상 아군한테 잘 보인다는 건 적에게도 잘 보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력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피아식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각 군은 일정 부분 위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 종류
흔히 쓰이는 것으로는 훈련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피아식별띠가 있으며, 암구호도 피아식별을 위한 암호이다.레이더 등의 탐지수단으로 하는 피아식별의 경우 IFF 참고.
3. 방식
역사 이래로 깃발은 피아식별의 요긴한 도구였다. 때문에 세계 곳곳의 군대에서 군기는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군기를 들고 있는 기수(旗手)는 적에게도 잘 보였으므로[1] 생존율이 낮은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들어야 했기 때문에 명예로운 대우 등을 통해 기수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근대까지도 깃발은 널리 쓰였지만 총기, 특히 저격수의 등장으로 깃발을 피아식별 수단으로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군복 역시 오랜 피아식별 수단이었지만 근대에 들어 군복의 위장 기능이 강화되면서 (위장 배경인 자연 환경은 비슷하므로) 엇비슷해졌고, 적에게 노획될 위험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오늘날에는 주로 피아식별띠를 사용한다. 피아식별띠는 방탄모나 팔 등에 두른다. 적이 흉내낼 위험은 일정 시간 단위로 색을 바꾸는 식으로 대비한다.[2] 주로 앞뒤 색깔이 다른 피아식별띠를 시시각각 뒤집는 식으로 쓴다.[3]
돈 많은 미군은 전자장비 형태의 보병용 IFF를 사용한다. 원거리 식별용 암호화된 적외선 점멸램프와 근거리용 능동식(별도의 전원이 있는) RF태그, 검문용 IC카드 신분증 세트로 구성된다고 한다.
4. 피아식별띠 효용성 논란
일각에선 고시인성 색을 쓰면 위장에 방해가 되고, 노획 내지는 제작이 쉬운 데다, 색이 다른 상태여도 전파가 제대로 안 돼서 몰랐다고 하면 그만이라며 무용론이 상시 제기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용되는 이유는 이거 말고는 피아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적과 아군이 멀찍이서 사격을 주고받는 상항이라면 몰라도 피아가 뒤엉킨 (특히 야간)[4] 상황에선 적과 아군을 바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움직이는 물체를 다 쏴버리면 근처에 이동하는 아군까지 맞을 확률이 훨씬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착용하는 것이다. 사실 글씨를 읽을 정도로 가까이 왔다면 피아식별에 유리한 공격자가 이미 방어자를 죽여버린 이후 일 거고, 보통은 피아식별띠가 없는 인원은 발견 즉시 공격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적군도 노획 혹은 비슷한 색 띠를 장착하는 걸로 쉽게 파훼가 가능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피아식별 수단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고 다른 대안은 없으니 계속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아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예에서 보듯 피아식별 띠는 여전히 현역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매우 유용한 신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적도 마찬가지로 겪는 문제이니 적도 피아식별띠를 쓸 수밖에 없고, 불리함은 어느 정도 상쇄된다.
이러한 피아식별 문제는 원거리 무기가 탄생한 이후부터 항상 있어왔으므로 이제 와서 새로울 것도 없다. 암구호나 합수어도 마찬가지. 6m 이내로 접근 시 수하하라고 하는데 공격하는 적이 미리 방어진지를 제압하지 않고 6m이내까지 접근해서 얌전히 수하에 응해주겠는가? 어디까지나 보조적이고 불완전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기에 운용하는 것이다.
5. 사용 예
5.1. 대한민국 국군
- 국군의 경우 노란색 면에 '멸공 통일' 문구와 흰색 면에 '필승 육/해/공군 혹은 해병'이 써진 형태가 대체로 많이 사용된다. 훈련 및 실전 후 관리 담당 부서에서 회수해 수량을 상시 파악해야 하는 부대피복의 일종이다.
2015년에는 이 피아식별띠의 중국산 모조품이 유통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5.2.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은 +, 자유 러시아 군단은 L을 피아식별 표식으로 사용하고 있고, 러시아군은 Z, V, O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팔과 방탄 헬멧, 방탄복, 다리 등등에 피아식별띠도 착용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군은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테이프를, 러시아군은 흰색, 빨간색, 은색 천 혹은 테이프를 감고 전투에 임하고 있다.[5] 더군다나 해당 전쟁에서는 피아식별의 중요성이 유독 부각되었는데, 서로의 외모, 장비가[6] 비슷하다 보니 오인사격, 오인포격이 러시아군, 우크라이나군 가리지 않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장을 포기하더라도 피아식별을 위한 표시를 하고 있다.
피아식별띠로 파란색 테이프를 팔과 방탄헬멧에 감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 |
피아식별을 위해 파란색 테이프를 동료 팔에 감아주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
피아식별띠로 노란색 테이프를 팔, 방탄헬멧, 방탄복에 감고 부착한 우크라이나 군인들 |
피아식별띠로 초록색 테이프를 팔과 방탄헬멧에 감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
피아식별띠로 흰색 테이프를 팔과 다리에 감고 있는 러시아 군인 |
피아식별띠로 빨간색 테이프를 팔과 다리에 감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 |
피아식별띠로 은색 테이프를 팔에 감고 있는 러시아 공수군 대원 |
6. 여담
- 침투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는 상대적으로 피아식별의 필요성이 덜하다. 부대원들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고 작전지에서 본인들 외에는 모두 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좀 더 완벽히 은폐에 치중할 수 있다.
7. 게임에서
실제 전쟁과는 달리 게임에서는 프로그램상으로 자동으로 피아식별이 된다. 더 나아가 폭탄 같은 범위 공격도 아군은 피해를 받지 않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 정도이다. 하지만 범위 공격 중에서는 현실적이게도(?) 피아 구별 없이 아군도 데미지를 주는 것이 있다. 난전 상황에서 아군까지 데미지를 받는지 안 받는지 여부에 따라 사용도가 달라진다. MMORPG에선 거의 신경쓰지 않는 문제이지만 D&D에서는 제법 신경쓰는 문제로 마방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전사가 열심히 몸빵하고 있는데 이걸 써버리면 그야말로 팀킬이다.대표적으로 파괴자의 갑충탄은 피아식별이 되기 때문에 광전사와 같이 써도 피해가 가지 않지만, 거미 지뢰와 공성 전차는 스플래시에 피아식별이 없어 다른 유닛 지원용으로 쓰기 힘들고 팀킬까지 나오곤 한다. 또한 고위기사의 사이오닉 폭풍 또한 피아식별 기능이 없어 광전사들과 같이 쓸 때 주의해야 한다. 또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 아군에게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군'에만 한정되며, 동맹의 유닛은 여전히 데미지를 받는다.
자동 피아식별이 되지 않는 잠입용 유닛도 있다. 레드얼럿 시리즈의 스파이, 미라지 탱크나 스타크래프트 2의 변신수가 그 예이다. 이런 유닛들도 RTS 플레이어는 탑뷰로 전체 진영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눈썰미만 뛰어나다면 충분히 잘 분간해낼 수 있다. 단, 미라지 탱크는 구별은 되더라도 자동 공격이 안 되기 때문에 적으로선 좀 손이 많이 가고 공격이 좀 비효율적이 되는데, 이게 또 미라지 탱크의 전술적 이점이 된다.
그리고 슈로대에서 이게 가능한 맵병기를 들고 나오는 유닛들은 대체적으로 사기 소리를 들으며 주력으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사이바스터라던가 슈퍼로봇대전 W의 테카맨 이벨 같은 유닛들.
[1] 상술했듯 이는 절대다수 피아식별 수단이 지니는 한계이다.[2] 이는 암구호를 시시각각 바꾸는 것과 방식이 비슷하다.[3] 다만 러우전쟁의 양 군은 이 방식을 쓰고 있지 않다. 2022년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맞이한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이런 띠 없이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테이프로 대체했으며, 러시아군은 흰색, 빨간색 테이프 혹은 천을 사용하고 있다.[4] 언뜻 보기엔 매우 효율적으로 보이는 야습이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 비일비재하지 않은 것도 야간에는 피아식별이 어렵기 때문이다.[5] 일부 부대는 흰색과 빨간색을 혼합해서 사용한다. [6]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에서 러시아군 장비의 노획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