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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4 19:42:30

홍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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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선
Hong Dae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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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필독(fielddog)[1]
출생 1978년 9월 20일 ([age(1978-09-20)]세)
서울특별시
국적 대한민국
거주지 경기도 의정부시
본관 남양 홍씨
학력 배재고등학교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철학 / 학사)
병역 대한민국 육군 병장 만기 전역
직업 작가
경력 딴지일보 편집부국장
별명 악마의 필력, 신필, 교주[2]
링크 파일:페이스북 아이콘.svg

1. 개요2. 생애
2.1. 청년기2.2. 딴지일보 시절
2.2.1. 흑역사
2.3. 딴지일보 이후2.4. 안알남
3. 저작
3.1. 들꽃은 풀벌레 손님을 기다린다3.2. 이것이 진짜 축구다 #3.3. <태양의 해적>3.4. 축구는 문화다#3.5. 어린이 공룡백과 #3.6. 테무진to the칸
3.6.1. 비판3.6.2. 비판에 대한 반박
3.7.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3.8. 1미터 개인의 간격#3.9. 유신 그리고 유신 #3.10. 한국인의 탄생 #
4. 여담

[clearfix]

1. 개요

한국의 작가. 딴지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이름이 알려졌다. 몰입감과 속도감 있는 문체가 특징으로 쉽고 빠르게 읽힌다. 서사를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뽑아내는 데 있어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다만 문장 자체는 만연체에 가깝다.

2. 생애

봉천동 산동네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중졸 학력인 반면 어머니는 명문대 출신 인재로 한국 최초로 여성 수의사 면허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장남인데도 부모님의 나이가 친구들보다 열 살씩 많았다고. 아버지는 베트남전 참전 후 민주화 투쟁으로 도피생활을 하다가, 어머니는 공부하다가 늦게 만나 결혼했다 한다.

2.1. 청년기

팟캐스트 안알남에 따르면 10~20대에 퍽 놀았던 듯하다. 아버지가 베트남전 상이 유공자인 덕에 군대에 안 갈 수 있었으나 아버지의 명령으로 형제 모두 입대하고 만기 전역했다. 이게 자랑스러워서 첫 책 약력에 ‘육군 병장 만기 전역’이라고 썼다가 하도 놀림을 당해서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한다.

부모님이 빚보증을 잘못 서 IMF 이후 집안이 경제적으로 몰락했다. 건설현장 등에서 다양한 육체노동을 했다고 한다. 구직난에 지쳐 국가유공자 자녀 가산점의 도움을 받아 교사가 되려고 했으나 아버지에게 “남의 자식 하나 떨어트리려고 국가에 봉사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 이후 학원 강사로 일하다가 중국에 가서 만화가 하승남의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3]

2.2. 딴지일보 시절

만화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전 딴지일보 산하 매체인 남로당(남조선로동당을 패러디한 사이트)에 칼럼을 쓰면서 딴지와 연을 맺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연재한 <테무진to the칸>이 편당 수백만 조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었다. 악마의 필력이라는 별명은 이때 생긴 것. 딴지일보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았다. 많은 기사를 썼지만 아직도 이 연재물로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다.

딴지일보 시절 '그들은 어떻게 주사파가 되었는가' 의 편집을 맡았다고 한다.

2.2.1. 흑역사

<초한쟁패> 시리즈를 시작했다가 연재 중단했다. 이유는 생업을 방해해서. 한 편 쓰는데 일주일에 3일이 걸린다고. 아직도 본인의 SNS나 기사 댓글에서 독자들의 독촉을 받고 있다.

2.3. 딴지일보 이후

어머니의 병환과 사망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의해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노에 빠져 수년 동안 알콜 중독 상태로 살았고 회사도 그만두었다. 그러다 찍은 증명사진의 초췌한 얼굴을 보고 충격받아 중독 상태에서 벗어났는데 경각심을 위해 지갑 속에 사진을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최근에 얼굴이 괜찮아진 걸 보면 많이 개선된 듯.

2.4. 안알남

안물어봐도 알려주는 남얘기 문서 참조

3. 저작

3.1. 들꽃은 풀벌레 손님을 기다린다

시집. 현재 절판 상태.

3.2. 이것이 진짜 축구다 #

세계의 주요 축구 강국 8개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축구와 대표팀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3인 공저이다.

3.3. <태양의 해적>

1 – 황금 호아테의 비밀
2 – 푸른 늑대의 보물

현재까지 유일무이한 소설 단행본. 황산대첩에서 전사한 연합 왜구의 수장 아기발도가 왜구에게 납치되어 해적으로 길러진 고려인 왕족이라는 설정이다. 판타지 풍의 소설이지만 고증에는 많은 신경을 썼다. 한중일의 전통 선박 구조, 여말선초 시대의 해전과 지상전에 대한 연구가 반영되어 있다. 실제 역사처럼 황산대첩에서 주인공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그것도 극적으로 상봉한 친형의 칼에 죽는다. 여주인공이 동생과 연애하고 형과 결혼한다(...)

2부의 부제 ‘푸른 늑대의 보물’에서 푸른 늑대는 칭기즈 칸, 보물은 원나라의 지폐에 찍는 도장 진품을 뜻한다. <테무진to the칸>을 생각하면 재밌는 부분.

3.4. 축구는 문화다#

전작 ‘이것이 진짜 축구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딴지일보에도 내용 일부가 연재되었다. 네덜란드 편 토털 풋볼의 역사를 다룬 부분이 특히 호평받았다. 친구와 공저했다.

3.5. 어린이 공룡백과 #

암이 자꾸만 재발하는 어머니 간병이 고생스러워 공룡 백과를 보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어머니는 출간 다음 해 작고했다. 간병하며 노트북으로 썼다고 한다. 고생물학의 발전이 워낙 빨라 공룡들의 계통 분류도 뒤집히는 중이라 현시점 학계의 연구성과와는 거리가 있다.

이 책의 2016년 증보판이 진짜 진짜 생생한 공룡백과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3.6. 테무진to the칸


딴지일보에서 보기

칭기즈 칸이 초원을 통일할 때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 제목 그대로 ‘인간 테무진에서 칭기즈 칸까지’이다(테무진은 칭기즈 칸의 본명이다.). 연재 시점에서 칭기즈 칸과 13세기 몽골초원을 이 작품보다 집요하고 방대하게 설명한 작품은 없었다. 한국에서 칭기즈 칸을 알거나 관심 있는 사람은 모두 읽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며, 역사에 무관심한 독자들도 많이 읽었다. 테무진이 주인공 보정을 받았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다. 딴지일보라는 매체 특성상 이명박 정부를 싫어한 진보 성향 유권자들에게 테무진이 큰 지지를 받은 측면도 있다. 나무위키의 칭기즈 칸 항목도 이 책을 많이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무시무시한 이미지의 소유자인 칭기즈 칸의 실제 모습을 최초로 조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테무진의 내성적이고 여린 모습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4]

자무카의 재발견이기도 한데, 중요한 대목은 거의 모두 테무진의 라이벌이자 안다인 자무카와 연관되어 있다. 이야기 전체의 하이라이트인 차키르마우트 전투 역시 자무카가 적군 총대장이었다.

3.6.1. 비판

작품 내내 자무카가 전쟁에서 테무진을 압도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러나 테무진이 자무카만 못하다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역사상 최고의 전술가 목록에서 칭기즈 칸은 항상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면 자무카의 이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자무카가 테무진보다 훨씬 마초적인 사내인 건 맞지만 동네 일진과 전술가는 차원이 다른 영역에 있다. 언더독인 주인공이 싸움만 하면 두들겨 맞다가 마침내 강력한 빌런을 쓰러트리는 전개는 소설로서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팩션이다. 작가가 전쟁사를 엄밀하게 다루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

몽골제국의 근대성을 설명한 부분이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3.6.2. 비판에 대한 반박

자무카가 전술가로서 테무진보다 뛰어나다고 한 부분은 없다. 또 자무카가 전투에 천재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자무카는 현장 지휘관으로서 응용력과 기지를 발휘해 난국을 타개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일례로 카라칼지드 사막 전투는 자무카와 테무진 두 사람 사이의 수 싸움에서 이긴 전투로, 테무진은 전투 직후 멸망의 위기에 몰렸다.

전술가란 후대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는 전투 교리를 만들어내는 인물이다. 때와 장소에 맞춰 순간적인 판단력과 대담함으로 판세를 뒤집는 능력은 보편적 교리가 될 수 없다. 테무진이 차키르마우트 전투 시점에서 수립한 전술에는 몽골군이 세계를 정복하면서 사용한 전술의 기본 사상이 모두 스며들어 있다. 연재와 책 모두에서 자무카가 전술가로서 테무진이 차키르마우트 전투 시점에서 자무카를 넘어섰으며, 그렇게 되기까지 수십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적어놓고 있다.

3.7.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6명의 유럽 근대 철학자의 삶과 사상을 에피소드별로 다룬다. 순서는 데카르트스피노자칸트헤겔쇼펜하우어니체. 현대적 개인성이 어떻게 확립되었는지를 밝힌다. 작가 본인은 ‘개인의 탄생’으로 짓기를 희망했지만 출판사 측에서 현재의 제목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작가는 스피노자에 대해 노골적인 애정을 드러냈지만, 정작 독자들에게는 쇼펜하우어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철학자들의 인생은 무협지, 철학은 무공처럼 느껴진다는 평이 있다. 그만큼 잘 읽힌다는 뜻. 노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큰글자책 보급 대상 서적으로 선정되었다.

yes24에서 진행한 인터뷰 에 따르면 자신의 삶을 가장 크게 휘두르는 것은 탈모라고 한다.

3.8. 1미터 개인의 간격#

스피노자 한 사람만을 밀기 위해 쓴 책이다. 철학 이론 설명은 최소화하고 작가의 인생사를 포함한 에세이의 비중이 높다. 어렵기로 악명 높은 스피노자 철학을 가급적 쉽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안알남 때부터 자학개그 용도로 써먹던 탈모를 적극 활용했다.
여러분이 머리카락이 없는 남자를 봤다고 치자. 마음속으로 ‘아, 저사람 옷차림에 신경 쓴 대머리다’라거나 ‘잘생긴 대머리’라고 하시는가? 그냥 ‘어? 대머리다’라고 한다. 물론 나는 ‘앗, 동지다’라고 하지만, 대머리는 그냥 대머리다.
머리털을 박박 밀고 탈모인에서 본격적인 대머리로 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지금 이 문장을 쓰는 나의 미래는 밝다.
나는 머리칼을 속옷빨래처럼 섬세하게 널어가며 살아왔다. 기나긴 훈련으로 완성된 글쓴이의 정밀한 빗질도 이제는 점점 무의미해져 간다. 바람이 불면 두피의 광활한 사막을 드러내며 삽시간에 변발을 휘날리는 오랑캐가 된다. 나라고 대머리가 되고 싶어서 되려 하겠는가. 하지만 하루하루가 병자호란인 삶을 살 수는 없잖은가. 인생이란 완벽하지 않아서 때로는 최악과 차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삼전도의 굴욕보다는 불교적인 평온이 낫다.
탈모 부족은 주류인 진행형탈모씨족과 그보다 규모가 작은 원형탈모씨족의 연합으로 이뤄져 있다. 나는 원형탈모씨족에 속해 있지만 두 씨족 모두 종착지는 같다. 대머리가 되면 씨족의 구분마저도 사라진 매끄러운 관계가 된다.
나는 코나투스 – 아패티투스 – 쿠피디타스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깊숙한 프라이버시인 헤어스타일을 팔았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이 사명감으로 쓰인 가치 있는 저작임은 모든 독자들께 증명되었으리라 믿는다.

후반부로 가면 내용이 진지해진다. 비극적인 개인사를 고백하면서 스피노자 철학에 힘입어 일상적 개인으로 회복했다고 역설한다.

애국심을 동료 시민들에 대한 우정이라고 규정했다.

3.9. 유신 그리고 유신 #

일본의 메이지유신부터 10.26 사건까지를 해석한 역사 인문서. 유신 그리고 유신은 당연히 메이지유신과 10월 유신을 뜻한다. 여몽연합군의 일본 침공부터 시작되는 장대한 서사다. 박정희의 죽음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밝혔다. 한국사도 일본사도 아닌 유신사라고 한다. 한국인의 탄생(출간)과 한국인의 형태(미출간)에서 다 설명하지 못할 미싱 링크를 미리 풀어두는 책이라고.

유신을 하나의 관념이자 생물로 다룬다. 윤리적 세계관과 미학적 세계관을 나눈 후 유신은 미학의 관념이며 윤리 없는 미학의 끝은 죽음에 대한 충동이라고 주장한다. 홍대선에 따르면 박정희와 김재규는 메이지유신보다도 더 유신적인 인물이며, 유신을 퇴폐적 유미주의로 완성했다. 박근혜 정권은 유신의 망령이라고 한다.[5]
마침내 김재규는 박정희의 머리에 결정적인 총탄을 박아넣었다. 이 행위의 본질은 처형이 아니라 가이샤쿠였다.
김재규는 충(忠)을 저버리기는커녕, 완성했다.
태생적으로 자기파괴적인 유신은 완성되는 순간 소멸하고, 소멸하는 순간 완성될 운명이었다. 유신은 자신의 운명을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지사’인 김재규를 만났다. 아름다운 파멸, 그것은 지극한 사랑이자 지독한 나르시시즘이었다.

3.10. 한국인의 탄생 #

부제가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다. 한국인이 지금의 기질과 성격을 갖게 된 이유의 역사다. 본인이 주요 저서로 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생존, 전쟁, 혁명의 키워드로 구체적인 한국인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출판사는 고려거란전쟁을 의식했는지 단군, 현종, 정도전으로 미는 모양. 고려거란전쟁 관련 비사가 있다. 현재사는 심용환에 출연해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현종과 강감찬을 주인공으로 한 MBC 드라마 대본을 먼저 쓸 뻔했는데 어른의 사정으로 제작이 무기한 보류되다가 KBS에서 고려거란전쟁 제작발표가 떴다고 한다. # 드라마화가 되지 못한 내용이 2장 ‘민족의 탄생’에 서술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은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했고 멸망하지 않기 위해 압도적인 인구와 물량을 가진 외적(대표적으로 중국)과 싸워 이겨야 했다. 마지막으로 생산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혁명해야 했고(조선왕조 창업) 혁명적 기질을 가지게 되었다. 이 세 가지가 한국인을 독특한 민족으로 만들었으며 산업화와 민주화 성공의 토대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책 본문에 볼드체를 자유롭게 쓴 점이 특이하다.
한국에서 인간성이란 본질적으로 숭고함과 거리가 멀다. 먹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지옥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한국인이 인정하는 인간성이다. 관념에 존재하는 철학이 아니라 현실의 과제다. 한국인은 조금이라도 더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인간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1차원적인 욕망을 지겨울 정도로 지켜보는 환경에서 순수한 인간성에 대한 믿음 따위는 자라나지 않는다.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싫어한다.
그런데 분노가 아니라 짜증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한국인은 인간에게 짜증이 나 있을 뿐 불처럼 분노하고 있지도 얼음처럼 냉혹하지도 않다. 한국인은 이웃과 친지, 친구가 자신보다 가난하기를 원하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기를 원하진 않는다. (...) 한반도의 농사 환경에서 이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한국인들은 남의 처절한 불행을 바라기에도 너무 가까이 붙어 있다.
한국인은 삶에 집착하지만 삶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인생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한국인을 얼마나 보았는가? 그보다는 ‘죽지 못해 산다’고 말하는 사람을 적어도 100배는 많이 봤을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주어진 환경을 축복이라고 받아들이는 감각 자체가 없다. 한반도의 자연환경을 은혜롭다고 느끼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인이 한(恨)의 민족이라는 말은 불충분하다. 한과 비교하면 한국인은 오히려 흥(興)의 민족에 가깝다. 없는 에너지라도 만들어 끌어낼 수 없다면, 한반도에서의 삶은 지나치게 침울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자신들이 전쟁민족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한반도에서 평시와 전시는 척박함과 가혹함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한반도에서 생존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아군은 덜 죽고 적군은 더 죽여야 한다. 전쟁에서 당연한 말이 아니냐고 되묻겠지만 한반도가 ‘중국’을 상대하는 경우에는 교환비가 아군에 극단적으로 유리해야 한다. (...) 화약 무기가 출현하기 이전에 한반도를 상징하는 무기는 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한국의 자연과 인간이 한국인에게 가장 미움받고,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은 대통령(박근혜)과 그의 친구를 재난으로 인식했고, 곧바로 산성 방어에 돌입했다. (...) 평시에 한국인은 경쟁자를 밟고 올라서야 하기에 다른 한국인을 증오한다. 경쟁의 방향은 평면적으로는 주변에서 중앙으로, 수직적으로는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재난을 맞아 경쟁을 멈추고 협력할 때 적과 재난을 밀어내는 방향은 반대가 된다. 평면적으로는 국토 안에서 밖으로, 혹은 중앙에서 주변으로 밀어낸다. 수직적으로는 산성인 위에서 평지인 아래로 내리누른다. 광화문 결집은 박근혜를 수직적으로는 옥좌에서 감옥으로 떨어뜨리고, 평면적으로는 청와대에서 대구로 주변화하는 싸움이었다.
전시의 한국인은 특별함을 거부한다. 남들보다 희생적이면서 누구보다 조용한 존재가 되려고 한다. 외적에 맞서는 산성 안은 혼자만 주목받아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원치 않게 영웅으로 추대되기라도 할라치면 자신을 뭉툭하게 깎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한국인의 선조가 한반도에 사로잡힌 탓에 얻은 특질을 천박한 숭고함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한국인은 어떤 인간집단인가? 한국인은 숭고한 속물이다. 숭고한 속물은 평시와 전시, 생존의 지옥멸망의 그림자 사이에서 태어난 별종이다.
현종은 양규가 죽음으로 던진 질문에 정답을 제출해야 하는 숙명에 내던져졌다.
“국가의 자격조건은 무엇인가?”
현종이 겪은 끔찍한 굴욕과 공포는 모든 고려인들이 겪은 고난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말을 탄 귀족들이 평민 보병을 구원하기 위해 돌진한 결과 세계가 구원받았을 때, 그 세계는 ‘우리’가 된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도무지 불가능해졌다. 한민족이 탄생했다.
나는 여기서 감히 조선 사대부의 특징을 하나의 문구로 정리해보겠다.
'자신을 도구로 인식한 엘리트'
한국인은 평등하지 않은 것에 매우 분노한다. 그러나 거꾸로, 평등을 당연하게 여기는 기질 자체가 조선으로 부터 왔다는 사실은 간과된다.
한국인은 몸도 정신도 쉬는 법이 없으며, 매 순간 열등감과 우월감이 넘나드는 난기류를 타 넘는 철새다. 고통은 한국인의 가장 친한 벗이자 헤어질 수 없는 원수다.
조선은 실패했으나 실패만 하지는 않았다. 조선은 한국인에게 혁명적 기질과 못된 성깔을 물려주었다. 조선인의 시신에서, 마침내 한국인이 태어났다.
앞으로도 한국인은 화가 많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성격이 그 모양인데 행복할 수가 없다. 반면 한국이 앞으로 어떤 위기에 처할지 알 수 없지만, 결국엔 극복하고 회복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기엔, 한국인은 성격이 너무 나쁘기 때문이다.

4. 여담



[1] 딴지일보 닉네임. 아직도 이 이름으로 알고 있는 독자들이 더 많다.[2] 대선진리교라는 신흥종교의 교주를 자처하고 여기저기 신도도 많지만 물론 장난이다.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멋대로 집사, 장로 등으로 임명한다. 그래도 독자들은 교주라고 불러주는 편.[3] 당시 공장장 시스템 만화 화실은 중국의 값싼 미술대학 졸업생들을 쓰기 위해 중국에 진출하는 게 유행이었다. 끝까지 국내 작업을 고집한 김성모는 예외.[4] 개를 무서워했다든지, 아내한테 잡혀 살았다든지, 동생(카사르)보다 싸움을 못 했다든지, 공부를 못했다든지, 실패할 때마다 여러 번 눈물을 보였다든지...[5] 김기춘의 복귀를 사이비 강령술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