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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30 20:49:14

휴스턴 애스트로스/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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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프시즌2. 페넌트 레이스3. 드래프트4. 왜 이런 일이?

1. 오프시즌

어찌됐건 제프 루나우 단장은 전면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말그대로 팀의 무(無) 그 자체를 이루어냈다. 어느정도였냐면, 2012년 시즌 끝나고 한때 완디 로드리게스 연봉보조를 제외한 팀 페이롤이 제로. 이건 리빌딩이 아니라 그냥 빌딩 수준이다. 2013년 개막 직전인 3월 말 기준으로 위키에 항목이 작성된 휴스턴 선수가 릭 앤키엘, 카를로스 페냐 뿐이다 다저스가 대한민국의 에이스를 6년 총액 6천만불 넘게 질러서 계약할 동안 (역시 완디 로드리게스를 제외한) 휴스턴의 팀 페이롤은 600만불.

2. 페넌트 레이스

2013년 시즌이 시작되자 안 좋은 방향으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텍사스와의 개막전 이후로, 5연패를 하면서 경기에 나온 상대 선발투수들의 삼진 기록을 죄다 갱신을 시켜줬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4월 3일에 있었던 텍사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다르빗슈 유에게 삼진 14개를 조공하고 거의 퍼펙트 게임을 내주는 상황까지 몰리기까지 했다. 개막 후 7경기까지 타자들이 먹은 삼진은 82개였는데,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토니 그윈이 92~96년 사이에 적립한 삼진이 86개이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후로도 꾸준히 삼진을 먹어가며 5월에 벌써 팀 삼진은 300개를 돌파하며 오클랜드가 작년에 적립한 삼진 기록 (1387개)을 넘어 1500개까지 돌파했다. 1535개로 시즌 마무리.

2013년 7월 중순, 주전 2루수 호세 알투베의 2014년 최저연봉 서비스타임 1년을 희생하는 4년 1250만불+2년 옵션(600만불, 650만불)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1]. 2013년에 타율만 준수하지 다른 지표로는 공수 양면에서 딱히 돋보이는 점이 없는지라 매년 단년계약으로 쓰다 맘에 안들면 버릴 수도 있는 선수인데 굳이 4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해주는 계약이 필요했냐는 의견도 있으나 휴스턴 마이너에는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준비가 된 2루수 자원이 없었다. 그나마 2010년 픽을 한 드쉴즈가 있지만 이 쪽은 수비가 한참 멀어서 안 되는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알투베가 2013시즌은 작년보다 성적이 좀 떨어지지만 돌글러브에 가깝던 수비가 2013년 들어서 평균보다 약간 못한 수준까지 상승했고 마이너에서 .389/.426/.591을 내줬기 때문에 '아직 보여줄 게 더 있다'고 생각하여 가치가 낮을 때 장기계약을 안겨준 것 같다. 거기다가 러나우 단장이 무턱대고 장기계약에 큰 돈을 쓸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팬들은 대부분 환영한 분위기.

9월경 휴스턴은 흥미로운 상황에 처했다. 팀 순위는 꼴찌를 예약해 두었지만, 9월 중순 이후 상대팀 일정이 신시내티, 클리블랜드, 텍사스, 양키스 순으로 네 팀 모두 포스트시즌 순위 경쟁이 치열할 팀이었다. 순위경쟁에 휴스턴이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휴스턴 입장에서는 재작년의 106패, 작년의 107패보다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분발이 요구되기도 했던 상황. 결과는...

파일:astros.jpg

이 사진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휴스턴은 이 네 팀에게 공평하게 시리즈의 모든 경기를 패하면서, 시즌을 15연패로 마무리하고 111패로 2013시즌을 끝냈다. 오죽하면 휴스턴 경기의 시청률이 0%로 조사되는 굴욕#을 안았다.

51승 111패 (AL 15위)
타/출/장 : .240(14)/.299(15)/.375(15), 득점 14위, 도루 7위, 홈런 13위
팀 평균자책점 4.79(15위), 선발 13위, 불펜 15위
팀 수비력 14위 (팬그래프 팀 필딩 UZR/150기준)
팜 유망주 랭킹 30개 팀 중 5위 (2013년 8월 1일 기준)

사실 휴스턴이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낼거라는 건 다들 예상하고 있던 결과이긴 했다. 올해부터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로 옮겼고 팀은 고강도 리빌딩 중....(그래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3인방 성적이 너무 좋았던지라 옮긴게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낳았다)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첫해의 성적 (같은 지구 팀 상대)

목표로 하고 있는 리빌딩이 잘 된다면 탬파베이 레이스가 되겠지만 잘못하면 캔자스시티 로열스 꼴이 난다는 게 문제다.

리그 최악의 성적을 거둔 만큼, 타선이고 투수고 제대로 해준 선수를 뽑기 정말 힘들다. 그래도 초반엔 타격으로 일을 내나 싶었지만 계속 내려가며 최악의 타선이 되었다. 클래식으로 보나 세이버매트릭스로 보나 타격은 막장 중의 막장이다.

그나마 포수인 제이슨 카스트로를 중심으로 호세 알투베, 1루수/지명타자 크리스 카터, 3루수 맷 도밍게스가 힘을 썼지만 카스트로, 잘 쳐줘야 알투베 빼면 다른 팀에선 잘했다가 말하기 힘든 선수들이다.

카스트로 빼면 다들 문제가 한 군데씩 꼭 있다. 알투베는 출루율과 장타율이 마이너 시절에 비하면 너무 낮고 (작년보다 비율 스탯이 하락했다) 카터는 공갈이며, 도밍게스는 눈야구를 너무 못한다.[3] 릭 앤키엘이나 트레버 크로우 같은 선수들은 그냥 망했다.

그렇다면 투수진은 얘기가 다른가? 내셔널 리그 꼴찌인 마이애미 말린스는 선발, 불펜 모두 제법 괜찮은 팀이었던 반면에 휴스턴은 그런 거 없다. 선발? 버틴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불펜? 마찬가지다.

그나마 버드 노리스가 126이닝 6승 9패 평균자책점 3.93으로 버텨줬으나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팔려나갔다. 신인인 브렛 오버홀쳐와 제러드 코자트가 짧은 등판 동안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게 위안이었다.

불펜이라고 별 차이가 없다. 그 중에서 좀 해준다던 호세 베라스, 웨슬리 라이트 모두 팔렸다.

휴스턴의 고강도 리빌딩은 2014년에도 진행되지만, 시애틀, 캔자스시티는 당장 리빌딩을 끝내고 성적을 내기 위해 특급 FA를 필요로 했다면 2014년부터는 수준급 유망주들이 조금씩 올라오기 때문에 휴스턴은 당장 유망주들의 정착을 위해 중심을 잡아줄 FA 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휴스턴은 북미에서도 인구 많기로 손꼽히는 동네, 다시 말해 빅마켓이다. 시간이 좀 걸려도 팀이 자리잡으면 돈을 쓸 수 있는 팀이라는 것, 그리고 2014년 드래프트 유망주가 좋다는 것[4]이 휴스턴의 희망으로 꼽혔다.

3. 드래프트

2013년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드래프트에서는 지역 연고 휴스턴 출신의 스탠퍼드 대학교 에이스로 전년도에 스캇 보라스와의 협상이 두려워 감히 지명하지 못했던 마크 어펠을 기어이 1순위로 지명했다. 이에 아펠은 스카일러 그레이의 유명한 노래 가사인 "I'm coming home I'm coming home Tell the world I'm coming home!!"[5]을 트위터에 쓰며 휴스턴 애스트로스 팬들을 환호케 했다. 대학 졸업자 신분이라 드래프트 사이닝 데드라인도 따로 정해지지 않았고 에이전트도 여전히 보라스인지라 양측의 불꽃튀는 밀당이 예상된다. 드래프트를 중계하던 MLB 네트워크의 해럴드 레이놀즈는 2013년 7월 데뷔설을 주장하는 무리수를 던지기도 했다. 그런데 휴스턴의 로테이션이 가히 AAA급이라서 그 말이 조금 과장은 있을지언정 2013년 내로 데뷔할 것이라 보는 이들도 적지 않은 모양

4. 왜 이런 일이?

이 모든 상황을 만든 인물은 단장인 제프 러나우인데, 휴스턴의 상황이 단장의 무능함은 커녕 유능함을 증명하고 있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아주 엽기적인 상황이다. 엠엘비네이션 등에서도 언급되는 내용이지만, 2013년의 휴스턴은 어차피 플옵진출 가능성이 없는 팀이었고 그렇다면 팀의 장기적 발전과 MLB 시스템 속에서 최상의 전력 강화 방안은 황당하게도 2013년의 휴스턴 처럼 그냥 지는 것이다라는 결론이 나온다.[6] 그러는 것으로 드래프트 픽을 확보하고, FA시 픽 소모도 없애고[7],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을 연장 시키면서 좀 더 오래 선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 와중에 페이롤을 감축해서 자금력도 확보 했으니까 한번 터질 때를 대비해서 최대한 몸을 숙인 것이다. 이 와중에 코칭스테프와 프런트의 보강[8]까지 이어졌으니 미래의 전력을 생각하고, 리빌딩 기간을 줄일 생각이었다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단, 팬들의 불만을 넘어간다면 말이다.

[1] 제프 러나우 단장은 휴스턴에 오기 전까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프런트에서 활동했는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GM인 존 모젤리악의 특징이 다소 이른 느낌의 장기계약이다. 어차피 잡을 선수면 좀 빠르게 잡고, 안 잡을 선수면 과감하게 놓아버리는 것으로 재미를 많이 봤다. 제프 러나우의 스타일도 이쪽에 가깝다.[2] 팀 전체다. 한 선수를 잘못 쓴 게 아니다.[3] 선구안이 그 크리스 카터보다 안 좋다[4] 이건 진짜 희망적인 뉴스다. 2011년의 역대급으로 풍성한 드래프트 이후 2년은 다른 때라면 1라운드 막바지나 2라운드에서 겨우 지명될 놈들이 상위권이라서 휴스턴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2014 드래프트 최대어인 대학 최고의 좌완 카를로스 로돈은 2009년~2011년의 괴수들만큼은 아니지만 2012, 2013년의 최대어였던 마크 아펠보다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유망주라는 평이다.[5] Discovery 채널의 <North America> 다큐멘터리 광고에 쓰이기도 했는데, MLB.tv에서 이 광고가 이닝 중간마다 나왔기 때문에 많은 MLB 덕후들은 이 트윗을 보고 매우 묘한 느낌을 받았을 듯.[6] 2012년부터 발효된 개정 CBA가 굉장히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제도로 평가받으며 스몰마켓/약체 팀들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드래프트 순번별로 계약금을 칼 같이 정해놓은 것이 FA 시장에 나서는 부담을 늘렸고 어중간한 성적의 팀들에게 철퇴를 가하는 꼴이 되어서 리빌딩을 하려면 제대로 폭삭 망하는 것이 리빌딩 기간을 줄이는 데에 있어 최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확대해석하면 리그의 질 저하라는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사항이라 구단 뿐만 아니라 팬들도 이래저래 짜증이 많은 제도.[7] 드래프트 순번에서 상위 10픽까지는 보호받기 때문에 그 픽을 가진 팀들은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를 영입해도 1라운드 픽이 아니라 서플먼털 라운드 픽부터 차례로 소모하게 된다.(사실 이것도 픽 보호 대상이 하위 15개팀이었는데 줄어버린 것이라 약팀들은 치가 떨린다...) 그런데 정작 휴스턴에서는 어지간한 FA가 아니면 2라운드 픽도 아깝다는 모양. 그만큼 2014년 드래프트가 대박 드래프트다.[8] 이 프런트는 대부분 제프 러나우가 소속되어 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뽑아갔기 때문에, 카디널스 팬덤에서는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