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前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였던 고영민에게 붙었던 별명으로, 현재는 고영민의 별명을 넘어 하나의 명사화 되었다. 어원은 2루수 + 우익수[1]이다.KBO 리그에서는 MLB와 달리 극단적인 수준의 수비 시프트가 잘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러던 와중에 고영민이 명색이 2루수임에도 외야 잔디에 자리잡은 뒤 수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2익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고영민 이후로는 다른 선수들도 비슷하게 잔디 위치까지 물러서서 수비를 하는 모습이 나오면 2익수 수비 한다고 부르고 있다.
2. 상세
분명 내야수인 2루수가 기본 위치를 외야 잔디 위에 잡는 수비 시프트를 하는 것은 그냥 그러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이유가 있다. 다만 그 이유는 KBO와 MLB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KBO 리그의 경우 전통적으로 야구관 자체가 팀배팅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고, 이에 따라 선수들의 타격 방향 역시 비교적 고른 편이었다. 물론 과거에도 당겨치기를 중시하는 풀 히터들은 있었고, 2000년대 이후 MLB의 영향이 더욱 강해지면서 그러한 경향이 더 심해지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 MLB에서 종종 등장하는 극단적인 수준의 풀 히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2020년대에 들어선 지금도 보기 어려운데, 2익수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중후반은 오죽했을까. 따라서 KBO의 2익수 수비는 발 느린 타자의 강한 타구를 수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교적 좌타자 대상으로 많이 쓰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도 잘 통용된다. 특히나 발이 느리면서 파워가 좋아서 힘 있는 타구를 양산해내는 선수들이 2익수 수비의 주요 타겟이 되는데, 아무래도 발 느리면서 장타력도 없는 선수라면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아니라 힘없는 땅볼이 많이 나올테니 그냥 원래 위치에서 수비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 실제로 KBO 2익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고영민은 은퇴 후 kt wiz에서 코치직을 역임할 때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에디터[2]가 고영민하면 고제트, 그리고 2익수를 빼먹을 수 없다고 하자, 고영민은 그 중에서도 고제트가 가장 좋고, 2익수도 좋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평범하게 앞에서 수비하다가 최형우와 이승엽 같은 선수들의 타구가 빨라서 수비하기 어려워 조금씩 뒤로 가서 여유있게 처리했더니 시간이 충분해서 그 뒤로도 자주 외야 잔디를 밟고 수비를 했다고 한다. 최형우와 이승엽의 공통점은 발이 느리고 파워가 좋은 선수라는 점. 이 뿐만 아니라 이대호, 최준석처럼 발 느린 파워히터라면 우타자임에도 2익수 수비는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고영민의 경우 민첩성, 센스, 어깨 등등 수비수로서 모든 것을 갖춘 만능 수비수였지만, 현재는 2루수 치고 민첩성이 조금 부족한 대신 어깨가 준수한 선수들이 2익수 수비를 시도하는 경향이 더 많다. 물론 정반대로 오재원같이 부족한 어깨 + 좋은 민첩성을 가지고도 센스를 살려 2익수 수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2010년대 후반 이후로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영향으로 수비 시프트의 효용성이 부각되고, KBO에서도 과거에 비해 자신있는 풀 히팅을 하는 선수들이 증가함에 따라 MLB에서 보이던 극단적인 시프트를 시도하는 빈도도 꽤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2익수 수비, 혹은 아예 3루수를 일시적으로 1-2루간으로 옮기는 등의 시프트가 많이 보인다. 아래에 나오는 오재원-김재호의 최형우 시프트라던가, 2020년 NC의 우승을 이끈 이동욱 감독의 시프트, 2021년에 화제가 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시프트가 그 사례.
반면 MLB의 경우 과거부터 극단적 유형의 풀 히터가 존재해온데다 수비 시프트의 발전도 빨랐기 때문에 꽤 예전부터 2익수 비슷한 수비 방법을 볼 수 있었다. 그 시작은 무려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선수 겸 감독이던 루 보드로가 극단적으로 당겨치기만 하던 상대 좌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좌익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들을 필드 우측으로 밀어버린 것이 시초였다. 그리고 이 시프트는 그 전설적인 좌타자의 이름을 따서 테드 윌리엄스 시프트라는 별칭이 붙었고, 아직까지도 통용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라이언 하워드, 데이비드 오티즈 같은 선수들이 이 시프트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2010년대 이후로는 세이버메트릭스를 통해 더욱 파격적인 시프트가 연이어 등장하는 가운데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KBO와의 확실한 차이점이라면 2익수 수비에서 2루수만 뒤로 물러서는 KBO와 달리, MLB는 내야수 전원이 우측으로 이동하고 2루수가 뒤로 많이 빠진다는 점. 따라서 2익수 수비를 우타자 상대로도 사용하는 KBO와 달리 MLB는 절대적으로 좌타자에게만 이러한 시프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물론 현재는 KBO에서도 이러한 스타일의 극단적인 시프트가 많이 늘어났다.
물론 2익수 수비도 수비 시프트의 일부인 만큼 수비 시프트의 단점도 공유하며, 따라서 아웃이 될법한 타구가 시프트의 역효과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팀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 시프트로 인해 더 막아내는 타구가 더 놓치는 타구보다 많으니 적극적으로 쓰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현장의 선수들이나 팬덤은 어려운 타구 시프트로 편하게 막는 것보다 쉬워보이는 타구가 빠져나가는게 더 인상에 남으니... 특히나 2익수/테드 윌리엄스 시프트의 경우 내야에 확실한 빈 공간이 발생하는데, 2익수 수비의 경우 투수-1루수-2루수 사이 공간이 넓게 비며, 테드 윌리엄스 시프트의 경우 3루쪽 선상이 완전히 휑하다. 물론 이런 시프트의 대상이 되는 선수라면 대개 번트를 잘 안 대는 슬러거들인 만큼 이 선수들이 굳이 번트를 대더라도 정확히 못 대서 파울이 되거나 투수/포수에게 무난히 막히는 경우가 더 많지만, 타자가 의도치 않은 완전히 비껴맞은 땅볼이라면 평소같으면 아웃이 될 타구가 내야안타가 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했듯 통계가 수비 시프트의 효용성을 명확히 증명하고 있고, 이로 인해 2익수 수비는 현대 야구의 수비 시프트에서는 거의 기본 옵션 가운데 하나로 애용되고 있다. 타자들 역시 이를 뚫기 위한 방법으로 기술적인 타격을 하는 대신 타구 속도와 발사각을 높이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임을 파악했기 때문에, 현대 야구에서 무언가 혁신적인 변화가 발생하기 전까지 2익수 수비는 흔하게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익수에 사형 선고를 내린 건 룰 개정이었다. 2023년부터 MLB에서 수비 시프트에 제한을 걸어 내야수가 베이스나 내야 아크를 넘어 수비를 준비할 수 없게 함으로써 2루수가 내야 아크를 넘어 외야에서 수비를 하는 2익수 수비는 더 볼 수 없게 되었다. 2024년부터는 KBO 수비 시프트에 제한을 걸며 국내에서도 볼수 없게 되었다.
3. 다른 사례
3.1. 오재원 & 김재호
[3]
두산 내야진의 기본 수비 범위
현재 두산의 주전 2루수인 오재원이 전임 주전 2루수 고영민에 이어서 잔디 위 2익수 수비의 대를 이어가고 있는데, 본인의 말로는 고영민과 정근우의 수비에서 장점만을 뽑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주로 같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유격수 김재호와 함께 '16시즌 현재 두산의 내야 수비를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매 경기 수비 시프트의[4] 대부분을 감독이나 수비코치의 개입 없이 둘이서 어떻게 할 지 결정한다고 한다. 여담으로 이 키스톤 콤비는 화염과 빙하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별명의 유래
이 유견수[5] - 2익수 시프트의 주 희생자는 다름아닌 최형우. 아예 별칭이 '최형우 시프트' 혹은 '국밥 시프트'인 지경이다. 이 시프트의 영향으로 2016년 .376[6]의 타율을 기록하며 수위타자가 된 최형우의 두산전 타율은 .204에 불과하고[7], 무려 시즌 144타점[8]을 기록하면서도 두산전 타점은 단 7점에 불과하다. 최형우가 당겨치기를 많이 하는 발 느린 좌타자이기에 가능한 것. 물론 최형우가 두산전에만 당겨치는 타자는 아니기 때문에 두산 키스톤만 이 시프트를 거는 게 아니고, 전 구단 수비진이 최형우를 상대로는 전부 이와 유사한 시프트를 거는데 유독 이 둘에게 잘 걸린다.
일명 '최형우 시프트' 움짤모음
안타가 2루수 플라이로 변하는 기적
오재원은 삼나쌩 클럽의 일원인데 수비에서도 그런 셈. 물론 최형우 외에도 당하는 사람은 많은데, 대표적인 장면으로는
채태인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걷어내 오버런한 주자 박한이를 잡아내는 게 있다.
그 외의 예시
외에도 이승엽이나 박한이가 대표적인 제물이다. 반대로 김태균을 비롯한 발 느린 우타 거포들은 수비위치를 깊게 잡은 김재호-허경민의 제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3.2. 추승우
이 사람도 1익수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 이유가 넓은 수비 범위 때문이 아니라 1루수에서 외야수처럼 수비[9]를 해서이다. 링크4. 관련 문서
[1] 중견수라면 2견수일 것이고 2루수는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 쪽에 있으므로.[2] 더그아웃 매거진에서는 기자를 에디터라고 한다.[3] 위 짤은 2013년 7월 5일 잠실 삼성전에서의 직찍이다. 3루수-유격수-2루수-우익수가 직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엄청난 진풍경[4] 물론 100% 다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5] 유격수+중견수[6] 두산전을 제외하면 평균 .397이라는 무시무시한 타율이 나온다.[7] 그 다음으로 못한 롯데전의 타율이 .333이다.[8] 144경기 기준 한 경기 당 평균 1타점을 낸 성적이다![9] 평범한 땅볼 혹은 낮은 플라이성 타구라 그냥 내버려뒀으면 2루수 앞 땅볼이 되었을텐데, 굳이 달려나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였고 실패해 1루가 비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