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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인디게임 Library of Ruina의 주요 무대인 도서관의 철학의 층의 스토리에 대한 하위문서.1.1. 스토리
1.1.1. 완성단계 Ⅰ
난 비나란다. -비나
철학의 층에 온 롤랑은 헤세드의 커피 냄새와 다른 좋은 냄새를 맡는데, 알고보니 지정사서 비나가 마시던 홍차 냄새였다. 롤랑은 난해하고 무거운 말을 하는 철학에 맞게 위압감이 느껴진다고 한다.비나는 롤랑에게 도서관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이에 롤랑은 눈으로 보기에는 각자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는 투기장이며,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비나는 갑자기 넌 기회를 잡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며 단순히 탈출하는 것이 목적은 아닐 것이라는 걸 눈치챈다. 웬만해서는 여유 넘치게 받아치는 롤랑이 드물게 날 선 태도로 정체를 묻자 비나는 전직 조율자임을 밝히고 롤랑은 갑자기 조율자를 만난 것에 경악하는 것으로 대화가 끝난다.
1.1.2. 완성단계 Ⅱ
다시 롤랑이 오자 비나는 이전과 같은 질문을 건네는데, 이에 롤랑은 전에는 투기장이라고 거창하게 답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사람이 죽는 지극히 정상적인 도시의 일부라며 답했다. 그리고 롤랑이 홍차를 마시다 비나에게 여러 질문[1]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롤랑이 자신이 이 자리에서 널 죽이고 책으로 만들고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끄집어내면 어쩔거냐고 하자, 비나는 롤랑의 당돌한 모습에 적의를 느끼고 그것이 그와 자신들이 다른 이유라 하고 이에 롤랑은 음습하게 도시를 주무르던 녀석에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다고 하자 비나는 자신의 조율자 시절 과거 이야기[2]나 롤랑과 앤젤라에 대한 평가[3]를 해준다."아, 고통이여 너는 결코 내게서 떠나지 않겠기에 나는 마침내 너를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 비나
"...나는 이제 너를 알겠다. 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 롤랑
- 프랑시스 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中
"...나는 이제 너를 알겠다. 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 롤랑
- 프랑시스 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中
이에 롤랑은 우리의 대화는 앞으로도 평행선일 것 같다고 했지만 비나가 프랑시스 잠의 시 구절을 읊자, 롤랑이 그 다음 부분을 읊으며 답하는 것으로 완벽한 평행선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1.1.3. 완성단계 Ⅲ
이번에도 롤랑이 인상을 팍 쓴 채로 책을 가져다주자 비나는 환상체를 등에 지고 싸우는 건 익숙해졌냐고 물어보는데, 롤랑은 상당히 적성에 맞았는지 그냥 대충 마음가는대로 휘두르면 된다고, 정확히는 적성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하는 거라고 답한다. 이에 비나가 너에게 적성이 있다면 다음에는 너의 E.G.O를 직접 발현할 수도 있다고 하고 역으로 본인이 뒤틀려서 환상체가 될 수도 있냐는 롤랑의 질문에도 긍정한다. 그러자 롤랑은 이제와서 괴물이 된다 한들, 별 감흥 없고 뭔 상관이냐고 하자 비나는 롤랑의 태도에 많은 걸 내려놓은 듯하다고 하는데 롤랑은 내려놓은 게 아니라 빼앗긴, 알지도 못하는 일에 떠밀려서 다 잃은 거라고 답한다.비나는 롤랑이 잃은 것들, 평범하고 소소한 행복들을 도시가 빼앗았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롤랑은 긍정하면서 자신이 원하는게 생겨도 이 세상은 어떻게든 고통을 주기에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포기했을 거라고 한다. 이에 비나는 반대로 다른 누군가에 고통을 주거나 뭔가를 빼앗은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롤랑은 인정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그렇게 말할 만큼 편한 대로 잘라내고 싶은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비나의 질문에 롤랑은 자신의 아픔은 자신의 것이고 남의 아픔은 남의 것이라 하지만 비나는 너야말로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게 아니라 보고 있지 않을 뿐이라며 지적한다. 이후 도시의 사람들이 뒤틀림에 취약한 이유가 자신의 아픔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확실하게 여기기에, 허나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에 그 모순 속에서 뒤틀림이 빚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롤랑은 도시의 아픔이 보이냐, 무엇이 문제인지, 그걸 다 해아릴 수 있냐는 물음에 헤아리지 말고 바라봐야 한다 답하자 롤랑은 말장난이나 하고 있다며 그런 뜬구름 잡는 소리 하다가 다들 죽는 거라 말하고 비나는 그 말을 긍정하며 그렇기에 자신이 여기 있는 거라 한다. 그렇게 롤랑은 책은 다 전달했다면서 떠나려 하는데 비나가 자신이 추천하는 홍차잎을 선물로 주자 툴툴거리면서도 고마워한다.
1.1.4. 완성단계 Ⅳ
롤랑이 다시 오더니 비나에게 넌 느긋하게 차만 홀짝이고 있다고 비꼬자, 비나는 도시의 외곽에는 인간이 만든 괴물들이 있고, 그 너머에는 인지를 넘은 존재들이 태연히, 그것도 득실득실하게 있지만 도시 내에서는 인간을 위협하는 건 인간뿐인 시대가 되었기에 다들 자신처럼 안식에 절여져 있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이후 비나는 도시가 괴물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것인지, 인간으로부터 괴물을 지키는 것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지 않냐고 물어보자, 롤랑은 전자라고 답하는데 비나는 그 경계조차 모호해질 때 사람의 본 모습이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E.G.O이자 환상체, 도시에서는 뒤틀림이라 불리는 것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에 롤랑은 도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 자꾸 사람의 본 모습이라 말하는데 대체 인간의 본모습이 뭐냐, 왜 본모습이라는 것들은 죄다 나사빠진 모습인 거냐고 물어보자 비나는 롤랑에게 인간은 무엇이라 생각하냐 물어보는데, 욕심 덩어리라는 롤랑의 답에 단순하게 생각할수록 본질을 꿰뚫는다며 칭찬한다. 하지만 롤랑은 그래서 인간의 본질이 뭐냐고 묻자, 비나는 롤랑이 말한 것처럼 욕망의 모습이야말로 인간의 본모습이라 정의한다."epoché.[4] 날 있는 그대로 보려무나. 그동안 학습한 무엇에도 얽매이지 말고 나를 보렴."
"너만의 눈으로 그 자체를 바라보렴. 그렇다면 보이겠지. 하지만 보였을 때 왜 보고자 했는지 잊게 될 거란다. 보려 했던 이유를 잊었기에 고통이자 비극이지."
"너만의 눈으로 그 자체를 바라보렴. 그렇다면 보이겠지. 하지만 보였을 때 왜 보고자 했는지 잊게 될 거란다. 보려 했던 이유를 잊었기에 고통이자 비극이지."
이에 롤랑은 말장난이나 하지 말라, 자신이 듣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라고 하자 비나는 자신이 조율자로써 알고 있는 것, 즉 "머리와 도시의 부조리와 비밀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는 것"을 짚어내지만 그 질문의 답은 침묵할 뿐이라는 것 뿐, 그 말에 롤랑은 속을 썩이지만 비나는 알려주고 싶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비워낸 상태[5]라 알려주지 못하는, 심지어 책으로 만들어도 읽을 수 없다며, 그것이 머리의 조율자라면서 이야기한다. 결국 롤랑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면서 항복 선언을 하자 비나는 자신을 조율자가 아닌 그저 인간이었던 존재에 불과하다며 이야기 하는데, 이에 롤랑은 그럼에도 자신과 앤젤라는 널 곱게 볼 수 없다며 경계하자 비나는 조율자나 세피라로서 보지 말고, 비나 자신으로서 보다 보면 보이는 것이 있을 거다. 자신의 눈으로 모든 것을 몰랐다는 듯이 세상을, 우주를 직시해야만 그 본질을 보게 되지만 보았을 때는 본질을 보려는 이유를 잊게 될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이 고통이자 비극이라는 평한다. 그리고 그 말에 롤랑은 그러면 다들 제 멋대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인데 그건 답이 정해져 있는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하자, 비나는 그러면 저마다의 우주를 들여다보라고 한다.
1.1.5. 완성단계 V
1.1.6. 완성단계 VI
1.1.6.1. 도입부
인간은 늘 무언가를 짊어지고 세상을 바라보기 마련이지. 너도 다름없는 것처럼 말이다. -비나
지금까지 앤젤라가 철학의 층에는 단 한번도 와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롤랑이 한마디하자 비나는 자신에 대한 뿌리칠 수 없는 원망이 서려있기 때문일 거라며 앤젤라의 원본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어본다. 그리고는 들은적도 없으며 캐묻고 싶지도 않았다는 롤랑에게 앤젤라가 카르멘을 본떠 만들어졌음을 알려준다. 그러자 롤랑은 그간 중층에서 계속 들어온 카르멘이 앤젤라의 원본이었냐며 크게 놀란다. 비나는 카르멘이 사람 간의 갈등이 없는 세상, 서로를 상처입히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세상, 사람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를 원했지만 비극적이게도 스스로 목숨을 다하고서야 연구의 결과가 나왔다고 평한다.롤랑은 머리가 그 틈을 노렸냐 묻지만, 비나는 그것도 중요했지만 그것만이 아니라며 앤젤라는 카르멘의 대체재였다면서 앤젤라를 만든 아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었지만 차이가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업을 짊어졌던 것이며 그에게 진정한 대의 따위는 없었던 연약하고 누구도 이해 못할 인간이었으며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이해를 갈망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앤젤라를 만들어낸 것을 연약한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란 금단의 시도이며, 모순과 미련이고 자기혐오와 광기였다 평가하며 아인과 앤젤라를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절대 곁에 둘 수 없는 모순, 굳이 카르멘을 닮게 만들 필요가 없었지만 기계적으로 복사해낸 미련, 그러나 그 결과물은 카르멘보다 아인에 더 가까웠다며 모순과 미련으로 점철된 자기혐오, 그리고 인간과 다를바 없는 마음을 지닌 앤젤라를 고통 속에 버려둔 광기라 해설하며 정말 아름답지 않냐고 묻는다.
이를 들은 롤랑은 아인을 아름답기는 커녕 또라이 중 상또라이였다고 평가한다. 비나는 그것도 누군가에겐 선함이지만 이 세상에는 선이란 것이 없으며 그저 선으로 여겨지는 것뿐이라고 하며 개인은 감히 보편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는 인간은 모두 무언가를 짊어지고 세상을 바라보기 마련이라며 너도 그렇지 않냐며 롤랑을 지목한다.
전쟁의 와중인 어느날, 롤랑은 당시 현역이던 살바도르를 만나게 되고, 어린 나이에 벌써 전쟁 같은데 끼냐고 물으며 둥지 이주권 때문이냐고 묻자 롤랑은 그에게도 둥지에 가기 위해서 싸우냐고 묻는다. 그러나 살바도르는 자신은 애초부터 둥지 출신이라 이주권은 필요가 없었다고 하나 I사 날개의 배지를 보여주며 협회가 통째로 I사에 고용되었기에 자신도 왜 이렇게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자 살바도르는 롤랑에게 지금까지 몇명을 죽여왔냐 물으며 네 목숨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냐 묻자 롤랑은 이를 부정하며 자기는 그저 살기 위해 싸울 뿐, 한 사람분의 목숨값밖에 하지 않을거라 한다. 살바도르는 그렇지만 어딘가의 높으신 분들은 이 연기 한줌에 수만명의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며 롤랑에게 연기의 근원을 보여준다. 롤랑은 그 추악함에 가면을 쓴 채로 토악질을 했고 살바도르는 그 꼴을 보며 자기도 토악질을 한 뒤 이런 것을 봐버렸으니 조만간 기억 소거 절차를 밟겠지만 이것이 바로 특이점의 실체라고 말한다. 롤랑은 이딴것이 도시의 화려함과 도시를 숨쉬게 하는 정체였냐며 역겨워한다. 이후 롤랑은 기억이 소거되어 그 모습을 잊었지만, 그 추악한 자태만큼은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것이 구역질 나는 세상 그 자체이며 자신의 편의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단 것을 모르며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평한다.
전쟁이 끝나고 롤랑은 다시 해결사의 삶으로 돌아갔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떠나고 수많은 사경을 헤맨 뒤, 그의 곁에는 찰스 사무소의 12명의 동료만 남았다. 그러던 와중, 악몽을 꾸며 소리지르던 롤랑에게 새 동료인 안젤리카가 들어온다. 여기 참가한 놈들 다 뒈진거 아냐는 질문에 안젤리카는 내 영혼이 심연의 바닥을 헤맬 때에도. 고통은 늘 곁에 앉아 나를 지켜주었으니 어떻게 고통을 원망하겠습니까라며 시의 한 글귀를 읊고 롤랑은 또라이 당첨이라며 학을 뗀다. 그러자 안젤리카는 롤랑을 한대 때리며 좋아하는 시의 구절이라며 괴로움을 떨쳐내기보다 받아들이도록 해준다고 평가한다. 롤랑은 한대 맞은 자리가 욱신거려 뭔 시술을 받았냐며 한마디하고 안젤리카는 롤랑도 절대 가면을 안 벗는 또라이 아니냐며 한대 더 때리며 한마디한다. 그녀는 롤랑의 가면에 대해 묻자 롤랑은 서로 선 지키자며 대답을 거부한다. 그리고는 찰스 사무소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두대는 그대로 갚아줄거라고 하자 안젤리카는 세 대라고 말하고선 두 대 아니냐며 어리둥절한 롤랑을 한대 더 쥐어박는다.
이후 롤랑과 안젤리카는 도시의 별급 사건을 담당하게 되었고, 이런 장기적인 사건은 필연적으로 서로 말을 섞게 된다며 그때 침묵으로 일관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독백한다. 그리고는 왜 그때 마음을 열었던 건가 의아해하며 어쩌면 그간 죽어간 동료들, 혹은 동료라고 부르기도 전에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미련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
안젤리카는 자신이 외곽 출신이라며, 날개의 실험 대상으로 쓰이다 버려져 외곽에서 살아왔다고 밝힌다. 무슨 실험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끔찍한 느낌은 떨쳐낼 수 없다고 하자 롤랑은 건성으로 안됐다고 한다. 안젤리카가 매정하다고 하자 롤랑은 도시에서 너무 뻔한 이야기라 하고 안젤리카도 이에 수긍한다. 이야기를 해준 안젤리카는 롤랑에게 가면을 쓰고 다니는 이유를 말해달라고 하지만 그는 일에나 집중하자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롤랑은 가면은 노인의 조언 때문에 쓰고 다니는 거라고 독백하며 해결사 일을 할때 얼굴이 팔리지 않는게 중요하다는 취지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도시의 진면목을 보고도 떳떳하게 살 수 없었기에 가면을 벗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가면 속은 떨쳐낼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가 되었다고 독백한다. 어느새 안젤리카는 실험실의 악몽을 꾸며 소리지르고 있었고 제발 오빠만은 데려가지 말라며 울부짖고 있었다. 롤랑은 안젤리카를 한대 쥐어박은 뒤 잠버릇은 네가 더 심하다며 비꼬고, 안젤리카는 아프다며 평소의 존댓말도 버리고 소리지른다. 안젤리카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알았으니 가면 얘기를 해줄때도 되지 않았냐고 묻고, 롤랑은 자신이 연기전쟁의 참전자였다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는 그 역겨운 짓거리에 자신도 가세하고 있는 것 같다는 자기혐오를 드러내자, 안젤리카는 수많은 고통이 도시를 맴돌고 있다며 롤랑이 가면을 벗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만 목표가 나타나 이야기가 중단된다.
그렇게 롤랑은 안젤리카가 자신의 세계를 깨고 그 일부가 되었다며, 가면 없이도 도시의 고통에서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너는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현명하지는 않을 거라며, 짊어진 고통에 대해 들어주고 외면할 방법을 알려줬고, 고통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받아들인 척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고통이여. 너는 더없이 사랑하는 연인보다 다정하다.
- 프랑시스 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中
롤랑의 기억을 깨워 강제로 폭주시킨 비나는 꿈이 즐거웠냐고 묻는다. 이후 큰 새에게 침식된 롤랑이 "나는 깊은 곳에서 종말을 연주하는 사람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지니." 라고 읊조리며 뒤틀리기 시작하고, 비나는 - 프랑시스 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中
1.1.6.2. 후일담
나는 알고 있나니 내가 죽음의 자리에 드는 날에도.
너는 내 마음 속으로 깊이 들어와
나와 함께 가지런히 누우리라.
- 프랑시스 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中
롤랑은 자신이 끝에 어떤 결정을 할지 무섭다며 비나가 지켜본 자가 얼마나 대단한 녀석인지는 몰라도 자신은 그 어떤 놈도 아니며 추악한 세상에 가담할 뿐인 더러운 놈이었다며 그래서 두렵다고 한다. 그 말에 비나는 도시는 도시 그대로, 인간은 인간 그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그 어떤 것도 전가하지 않은 채 보이는 것만을 바라보라고 충고한다.너는 내 마음 속으로 깊이 들어와
나와 함께 가지런히 누우리라.
- 프랑시스 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中
이 말을 듣고 롤랑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며 애써 외면해왔고, 그런 도망이 자신과 아내에게 되돌아 왔다며 이 지경까지 온 건 그 누구의 탓도 아니며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라 답한다. 도시를 방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말하는 롤랑에게 비나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하고, 롤랑은 방관하지 않았다 해도 이 거대한 반복을 멈출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다. 비나는 모든 것이 반복되더라도 굴레가 한 번이라도 끊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해줄 이야기는 여기까지라고 하고 롤랑에게 종종 차라도 마시러 오라 권하며 철학의 층 이야기는 끝난다.
"모든건 반복할 거란다. 한 번의 굴레가 끊어졌다 해도 지금 이곳의 모든 사서가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굴레가 한 번이라도 끊어졌다는 것이 중요하지." -비나
그리고 훗날 롤랑이 본색을 드러내고 앤젤라를 죽이려 할 때[7]. 철학의 층 스토리를 완료한 상태라면 앤젤라를 용서한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된다. 철학의 층에서의 경험은 말 그대로 롤랑이 품어온 복수심과 증오의 굴레를 끊어낼 결정적인 계기가 된 셈.[1] 머리의 조율자 출신이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데, 진짜 조율자라면 왜 가만히 있는 거냐 → 조율자로서의 자신은 내려둔 채 지켜볼 뿐이다.
그런 것 치고는 고분고분하게 앤젤라를 돕는 거 아니냐 → 자신은 그저 주어진 일을 할 뿐이였다.
머리가 알고 있는 도시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앤젤라가 명령한다면 어쩔거냐 → 답하지 않을 걸 알기에 시도조차 하지 않을, 아니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시도했을지도 모른다.[2] 본인으로 인해 꿈이 무너진, 그럼에도 본인이 아닌 그 너머를 보며 분노한, 눈 앞에 있는 것이 아닌 그 너머만을 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3] 둘 다 뒤만 보고 있으며 무겁고 느리며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고 한다.[4] 에포케. 판단 중지. 고대 그리스 회의주의인 피론주의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모든 상황은 서로 다른 상태, 조건을 가지고 있기에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이론이다. 당시에는 토론이 너무 추상화되고 산으로 갈 때 토론을 중지하거나 흐름을 되돌리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후 독일의 철학자 후설이 현상학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판단을 중지하고) 의식에 나타나는 현상 그 자체만을 보아야 한다는 방법론적 개념으로 발전시켰는데, 에포케라는 용어가 사용되면 보통 후설의 이 개념을 지칭하는 것이다. 현상학적 환원이라는 말로도 쓰인다.[5] 아트북에서 밝혀지길 아인 일행이 가리온의 뇌에서 정보를 추출할 때 뇌를 싹 다 헤집어 놓은 탓에 읽기 어렵게 되어버렸다고 한다.[6] 정확히는 얼굴에 죽빵을 날려 가면을 부숴버렸다.[7] 정확히는 롤랑이 한차례 깽판을 벌이다 무력화된 후, 앤젤라가 롤랑을 용서하고 빛을 다시 풀어내며 무방비한 상태가 됐을 때. 롤랑에게 있어선 복수를 이룰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런 것 치고는 고분고분하게 앤젤라를 돕는 거 아니냐 → 자신은 그저 주어진 일을 할 뿐이였다.
머리가 알고 있는 도시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앤젤라가 명령한다면 어쩔거냐 → 답하지 않을 걸 알기에 시도조차 하지 않을, 아니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시도했을지도 모른다.[2] 본인으로 인해 꿈이 무너진, 그럼에도 본인이 아닌 그 너머를 보며 분노한, 눈 앞에 있는 것이 아닌 그 너머만을 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3] 둘 다 뒤만 보고 있으며 무겁고 느리며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고 한다.[4] 에포케. 판단 중지. 고대 그리스 회의주의인 피론주의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모든 상황은 서로 다른 상태, 조건을 가지고 있기에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이론이다. 당시에는 토론이 너무 추상화되고 산으로 갈 때 토론을 중지하거나 흐름을 되돌리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후 독일의 철학자 후설이 현상학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판단을 중지하고) 의식에 나타나는 현상 그 자체만을 보아야 한다는 방법론적 개념으로 발전시켰는데, 에포케라는 용어가 사용되면 보통 후설의 이 개념을 지칭하는 것이다. 현상학적 환원이라는 말로도 쓰인다.[5] 아트북에서 밝혀지길 아인 일행이 가리온의 뇌에서 정보를 추출할 때 뇌를 싹 다 헤집어 놓은 탓에 읽기 어렵게 되어버렸다고 한다.[6] 정확히는 얼굴에 죽빵을 날려 가면을 부숴버렸다.[7] 정확히는 롤랑이 한차례 깽판을 벌이다 무력화된 후, 앤젤라가 롤랑을 용서하고 빛을 다시 풀어내며 무방비한 상태가 됐을 때. 롤랑에게 있어선 복수를 이룰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