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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블라인드 라이트(Blind Light), 2007 | |
| <colbgcolor=#747782,#747782> 개념적 창조자 | 인류학자 빅터 턴어(Victor Turner)[1] |
| 시각적 창조자 | 신지형학(New Topographics, 1975) 사진가들[2] |
| 등장 시기 | 1960년대 |
| 관련 개념 및 기법 |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3], 유토피아, 데페이즈망 |
1. 개요
리미널 스페이스란, 본래 하나의 장소 또는 다른 장소도 아닌, 제3의 공간의 한 유형을 말한다.[4] 쉽게 말하면 장소에 대한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5] 한국어권에서는 전이공간(轉移空間) 혹은 역공간(閾空間)이라고도 번역된다.[6]2. 정의
리미널 스페이스에서 리미널(Liminal)이란 '문간방, 문턱(threshold)', 또는 '경계'를 의미하는 라틴어 리멘(Limen)을 어원으로 한다. 명사로는 리미널리티(Liminality, 역치성易置性)라고 한다.[7] 리미널이란 용어는 문화인류학적 개념의 범주에 속한다. '리미널'의 최초 용례는 네덜란드의 인류학자 아르놀트 판 헤네프(Arnold Van Gennep, 1873~1957)로, 그는 리미널을 '(일상 사회생활로부터의) 분리', '(문턱을 뜻하는) 주변 혹은 전이역(transition)', '재통합'의 3가지 통과 의례로 분류하였다.판 헤네프가 말하는 '리미널'은 일종의 애매성, 즉 어떤 결과로 생긴 사회적, 문화적 상태의 속성들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리미널리티를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 1920~1983)는 그 의미를 확장시켜 어떤 상태를 형성하고 구조적 지위를 정해가는 과정 사이의 '중간적인 상태'라고 정의하였다. 미국의 현대 도시사회학자 샤론 쥬킨(Sharon Zukin, 1946~)은 리미널 스페이스를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문화와 경제, 시장과 장소 등을 가로지르고 결합하는 공간'이라고 표현하였다.[8] 즉 학술적 의미에서 리미널 스페이스란 '중간적인 전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참고 논문
- '조경진, 한소영.(2011).역공간(Liminal Space) 개념으로 해석한 현대도시 공공공간의 혼성적 특성에 관한 연구.한국조경학회지,39(4),49-59.'
- '조대원, 입종엽.(2003).리미널 스페이스의 특성과 건축적 응용 및 재현에 관한 연구.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 계획계,23(1),279-282.'
3. 예술
리미널리티와 관련된 미술 장르는 서구에서는 1960년대 이후부터, 대한민국에서는 1990년대를 전후로 발전하였다. 현대미술에서 리미널 스페이스는 가상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작업의 재료로서 활용하고 예술과 삶을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특징은 아래와 같다.- 장소와 사이트: 장소의 의미가 첨예하게 살아나는 리얼리티의 장소 (갤러리, 공공건물, 거리, 동상, 다리 등)
- 미디어 공간과 인터페이스 행위: 주변 환경의 규모, 시간 개념, 정보의 의미를 재조직화 (전자 미디어 활용)
- 담화와 공간: 관객 스스로가 육체적으로 개입할 것을 요구 (주제가 설명적으로 부각되는 경향)
3.1. 건축
| 예시 작품 | |
| | |
| 안도 다다오(Ando Tadao), 스미요시 나가야(Sumiyoshi Nagaya), 1976 | 후지모토 소우(Sou Fujimoto), 파이널 우든 하우스(Final Wooden House), 2006 |
건축에서 리미널 스페이스는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때 거쳐 가게 되는 '문턱(Limen)'이자 '전이(Transition)의 공간'을 말한다. 밑에서 설명되는 사진이나 설치미술에서의 리미널 스페이스가 주로 '인위적인 비움'이나 '초현실적인 연출'을 통해 심리적 고립감을 유도했다면, 건축에서의 리미널 스페이스는 물리적인 기능성과 공간의 흐름을 연결하는 실제적이고 필수적인 구조로 작용한다. 건축적 관점에서 리미널 스페이스가 가지는 주요 특징과 역할은 다음과 같다.
-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 지대'
- 목적지가 아닌 '통로와 여정'의 공간
- 공간의 시퀀스(Sequence)를 만드는 시각적 장치
- 현대 건축에서의 변모: '어디도 아닌 공간(Non-place)'
3.2. 게임
| 예시 작품 | |
| | |
| 더 스탠리 패러블(The Stanley Parable), 2013 |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 2014 |
게임 디자인 및 인터랙티브 그래픽 영역에서 리미널 스페이스는 플레이어가 직접 공간을 통제하고 탐험한다는 매체의 특성 덕분에, 사진이나 설치미술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심리적 몰입감과 실존적 고립감을 전달한다. 단순히 텅 빈 배경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게임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리미널 미학이 구현될 때 나타나는 독특한 시각적·구조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서사적 진공 상태와 '퀘스트 기능의 상실'
- '이동과 전이(Transition)' 중심의 레벨 디자인
- 기하학적 대칭과 '비유클리드 구조'의 인지부조화
- 백색 소음(Buzz)과 미니멀한 UI의 시각적 통제
3.3. 디자인
| 예시 작품 | |
| | |
| 알렉시스 크리스토둘루(Alexis Christodoulou), 지오매트릭 모더니즘(Geometric Modernism), 2017 | 라파엘 로젠달(Rafaël Rozendaal), 가상 장막(Virtual Curtains), 2020 |
디자인 영역에서 리미널 스페이스는 단순한 공간적 배경을 넘어, '보는 이의 심리적 전이(Transition)와 인지부조화를 유도하는 고도의 시각적 내러티브 장치'로 활용된다. 이 리미널 미학은 현대 디자인계에서 익숙한 질서를 해체하고 묘한 노스탤지어, 평온함, 혹은 기묘한 불안감을 자극하는 독창적인 디자인 기법으로 정착했다. 디자인에서 구현되는 리미널 스페이스의 핵심 공식과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3.4. 사진
| 예시 작품 | |
| | |
| 김아타(Atta Kim), 온-에어 프로젝트(ON-AIR Project), 2002~2010 | 알렉시스 크리스토둘루(Alexis Christodoulou), 장미 아래에서(Beneath the Roses)[9] 시리즈, 2003~2008 |
사진이라는 매체는 본래 ‘순간의 포착’과 ‘현실의 기록’을 본질로 삼는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 표현되는 리미널 스페이스는 역설적으로 시간을 흐리게 만들고 현실감을 지워냄으로써 극적인 미학을 완성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리미널 스페이스가 프레임 안에 구현될 때 나타나는 독특한 시각적·철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기능과 인간의 부재가 만드는 '낯선 적막감 (Defamiliarization)'
- 장노출과 블러(Blur)를 통한 '시간의 모호성과 중첩'
- 기하학적 대칭과 인공 광원이 만드는 '초현실적 비현실감'
- 서사(Narrative)의 진공 상태와 관객의 심리 투사
3.5. 설치미술
| 예시 작품 | |
| | |
| 오마키 신지(Shinji Ohmak), 리미널 에어-디센드(Liminal Air-Descend), 2006 |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블라인드 라이트(Blind Light), 2007 |
설치미술에서의 리미널 스페이스는 관람객이 물리적으로 그 공간 안에 직접 걸어 들어가 온 몸으로 경험하게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설치미술가가 실제 공간을 변형하여 '시공간의 문턱(Liminality)'을 구현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미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신체적 전이(Physical Transition)와 관객의 동선 유도
- 감각의 교란과 왜곡 (Sensory Disorientation)
- 일상적 장소의 '맥락적 거세'와 재구조화
- '관람객의 존재'가 만드는 임시성과 장소성
3.6. 조각/공예
| 예시 작품 | |
| | |
|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기억(Memory), 2008 | 솔 르윗(Sol LeWitt), 열린 정면체(Open Cube), 1970s |
| | |
| 로니 혼(Roni Horn), 물의 이중체(Water Double), 2013 | 전광영(Kwang Young Chun), 집합(Aggregation), 2015 |
조각/공예의 영역에서 발현되는 리미널 스페이스의 특징은 관람객이 평면 액자 밖에서 감상하는 사진이나 회화와 달리, '실제 물리적 공간과 관람객의 신체가 직접 상호작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강력하고 입체적인 특성을 가진다. 또한 흙, 유리, 섬유, 금속 등 실제 물리적 재료의 성질인 ‘물성(Materiality)’을 극단적으로 통제하고 변주한다는 점에서 다른 시각 예술 장르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가치를 지닌다. 1960~1970년대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공간 실험에 뿌리를 둔 리미널 스페이스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오브제(Object)의 거세와 '빈 공간(Void)'의 조각화
- '장소성'의 붕괴와 초현실적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
- 통로와 이동을 강제하는 '신체적 전이(Transition)' 경험
- 기하학적 대칭과 그리드(Grid) 체계의 극대화
3.7. 패션
| 예시 작품 | |
| | |
|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Artisanal 2024 Collection by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2024 |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볼드 콜렉션(BOLD Collection), 2023 |
패션 영역에서 리미널 스페이스는 단순히 옷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을 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초현실적 세계관을 완성하고, 소비자를 일상에서 분리해 브랜드의 서사 속으로 몰입시키는 가장 강력한 시각적·공간적 장치'로 기능한다. 패션 디자인, 런웨이 프로덕션, 공간 브랜딩(매장 디자인) 전반에서 발현되는 리미널 스페이스의 역할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일상적 맥락의 차단과 '시공간적 전이(Transition)'
- 브랜드 서사(Narrative)의 시각적 진공 상태 구축
- 의상(Object)의 미학적 극대화
- 인체와 의상의 '경계성' 탐구
4. 기타
- 2010년대를 전후하여 영어권 인터넷 공간에서 상기의 학술적 개념에서 차용하여 '경계에 위치한 장소' 등을 의미하는 리미널 스페이스라는 밈이 파생되었다.
[1] 빅터 턴어는 1960년대에 프랑스 민속학자 아놀드 반 제넵의 이론을 확장하여 '리미널리티(Liminality, 경계성)'라는 개념을 완전히 정립했다.[2] 루이스 볼츠, 로버트 아담스 등이 있다.[3] 1967년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가 정립한 개념으로, 리미널 스페이스의 공간 철학을 설명할 때 가장 완벽하게 맞물리는 이론이다. 유토피아(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현실 내부에 존재하지만 일상적인 공간 규칙과는 완전히 다르게 작동하는 실제 장소'를 뜻한다.[4] 조대원, 입종엽.(2003) .280p[5] 조경진, 한소영.(2011). 53p[6] 조대원, 입종엽.(2003) .280p[7] 축제 같은 의례들에서 질서와 무질서, 일상과 비일상성이 교차하며 전도되는 상황을 말하는 문화인류학적 개념이다.[8] Zukin, S. (1991) Landscapes of Power: From Detroit to Disney World. Berkeley and Los Angeles, C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9] 이 제목은 단순히 시각적인 장미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부터 내려온 라틴어 관용구 '숩 로사(Sub Rosa, 장미 아래에서)'의 은유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