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 의사 면허 시험.2. 상세
3단계에 걸쳐 의사 면허를 부여하는 시험이자, 1차와 2차는 (미국 기준) 재학 중 이루어져 졸업 이후의 진로를 좌지우지 하는 평가 요소이다. 특히 1차 시험의 점수는 레지던시의 합격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로 최근까지 여겨졌다. USMLE은 사실상 레지던트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아랫사람인 전공의를 착취하는 문화가 있는데 반해 미국은 의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다 뒤늦게 온 사람도 많고,[1] 또한 미국 문화 자체가 나이 의식이 적고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직장에서 군대식 문화가 덜한게 기본인지라... 상당히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물론 이쪽도 다 사람사는 곳인지라 생각보다는 수직적인 문화도 많고,[2] 근무시간도 한국보다 대체로 낫지만 결코 적진 않다.#시험 주관 위원회인 National Board of Medical Examiners (NBME)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부터 1차 시험의 원점수(Numeric score)를 더이상 공개하지 않고 합불제(Pass/Fail)로 바꾼다고 한다.# 제도 변경의 이유로는 Step 1 시험의 내용이 Step 2의 내용보다 진료환경에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 재학생의 삶의 질이 저학년에서부터 지나치게 저하된다는 점 등이 거론되었다. 그 여파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학교 자체의 명성이나 연구활동과 같은 요소들과 같은 다른 이력 요소들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내에서 이름값이 없는 학교의 재학생이나 미국외 학교 재학생들 및 졸업생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험은 세 단계로, 1차, 2차, 3차로 나누어져 있다. 각 단계를 최대 수 년의 간격을 두고 치를 수 있으며 응시조건도 다르다.
미국 또는 캐나다 밖의 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사람이 USMLE에 응시하려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정한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중 혹은 졸업하여야하고 그 학력을 ECFMG[3]에서 인증받아야 한다. 사실 미국은 학교 자체에 대한 기준은 그렇게 빡세지 않아, 정말 심각한 후진국이 아닌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웬만한 중진국 이상에서는 다 가능하다. # 당연히 한국의 모든 의대도 인증되어 있다. 한국인임에도 해외에서 의과대학을 나온 사람이 처음부터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응시하기도 한다. 물론 도피유학이라면 USMLE 합격은 힘들 것이다...
3. 1차 (Step 1)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등 기초의학을 평가하는 시험이지만, 상당수 문제가 임상지식을 요구한다. 의료윤리, 의료법과 의료통계도 출제된다.보통 7개 섹션에 각 섹션당 40문항으로 280문항이다. Step 2도 동일하지만, 이 중에 80문항 정도는 실험문항으로[4] 다음 시험에 쓸 수 있는지 테스트 용이다. 문제는 당연하게도 응시생은 실험문항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문제에 최선을 다해서 풀어야 한다.[5]
미국의대생은 2학년을 마치고(몇몇 의대는 3년차에)에 치른다. 한국의대생이 응시한다면, 이론상은 본과 1학년을 마치면 기초의학을 떼긴 하지만 임상의학도 알아야 하므로 정말 수재가 아니면 쉽지 않다.
이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이 단순히 암기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실제 임상 상황을 주고 이에 관련된 기초의학 문제를 묻기 때문이다.[6] 그래서 임상 지식이 필수이다.
대표적인 Step 1 문제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70세 남성환자가 오줌 누울 때 잘 나오지 않고 요실금같이 오줌이 속옷에 묻는다고 한다. 그의 맥박은 70, 혈압은 130/80, 체온은 37.5도이다. 혈압과 2형 당뇨가 있어서, 약은 처방되었지만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신체검사상 직장수지검사에서 전립선이 부드럽고 팽창되어있다. 위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병리학적 소견은 무엇인가?
즉 문제의 형식이 우선 진단명을 잡아내야하고, 그 질병에 관련된 기초의학 지식을 물어본다. 따라서 단순히 A면 B다 식의 암기로 안되고 충분한 임상 공부를 통해 질환을 추론할 수 있음은 물론, 각 질환의 방대한 특징들도 당연히 암기해야한다. 이런 문제 200문제 보고 있으면 머리 깨지게 아프다...
사실 더 재밌는 점은 한국 기준에선 그냥 임상의학인 문제도 많다. 심부전 환자를 주고 어느 기전의 약물을 쓸 것이냐, 감염병 문제를 주고 원인균이 뭐냐 묻는데 그냥 영락없는 임상의학이다. 그래서 재밌게도 기초의학을 정말 한참 전에 뗀 한국의사라면 저런 통상 문제들보다 그냥 단순암기 문제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드물지만 간혹 나온다.
PASS/FAIL로, 보통 시험의 60%~65%를 넘어야 PASS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20년 6월 1일 이전 1차 시험 가이드 | 2020년 6월 1일 이후 1차 시험 가이드[7]
4. 2차 (Step 2)
2차는 과거에는 CK(Clinical Knowledge)라는 임상지식평가와 CS(Clinical Skills)라는 진료능력&영어능력 평가 2개의 시험으로 구분되어있었으나 코로나 판데믹 이후 CS는 폐지되어 CK만 실시되고 있다. 미국의대생은 따라서 시험 하나가 없어져서 조금 나아졌으나, 미국 외 의대를 졸업한 해외응시생은 OET를 별도로 합격해야한다.[8]CK는 내외산소정을 포함한 모든 임상의학이 출제되며, 스텝 1과 마찬가지로 의료윤리, 의료법, 의료통계 문제도 같이 나온다. 8세션에 각 세션당 40문제가 출제된다. 미국에서는 보통 3학년을 마치고 4년차를 시작하기 전의 시점에 치른다. 한국의대생은 일반적으로 본과 말기, 혹은 졸업 후에 응시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이 CK가 한국의 국가시험과 유사하다. 다만 복병은 스텝 1이 그랬듯이 거꾸로 여기선 기초문제가 생각보단 좀 나온다... 가령 사구체 질환 문제인데 병리 소견을 물어본다던지. 그래서 스텝 1을 치고 시간이 상당히 지난 후 스텝 2를 공부하면 더욱 고통스럽다.
또한 문제 형식은 유사하지만 시험의 포커스가 달라서 생각보다 공부할 양이 많다. 미국의 레지던트 교육은 철저하게 1차진료의사를 기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한국의 국가시험과 달리 대학병원 수준의 고등급의 진단이나 치료를 물어보는 비중이 적다. 가령 대표적으로 혈액종양내과에서 한국 의대생들이 치를 떠는 TNM 병기문제는 일절 나오지 않는다.[9] 물론 당연히 미국의대생의 공부량이 적을 리는 없으므로 대신 1차진료 분야에서 정말 깊고 방대하게 출제된다. 가령 한국 국시에서 크게 다루지 않는 신장내과의 산-염기 및 전해질 해석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또한 소아과에서 정상 소견이다 혹은 시간 지나면 낫는다는(=별도의 치료 필요 없음) 문제가 정말 많이 나오는데, 미국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
구 CS는 한국의 의사국시 실기처럼 모의 환자를 진찰하는 것으로, 미국 본토 내 5곳에서만 응시할 수 있었다. 재밌는 점은 스텝 1이나 CK와 달리 스텝 2 CS는 접수 후 1년 이내에 횟수의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는데 한번 떨어지면 6개월 동안은 재수험 불가이므로 되도록 빠른 응시날짜를 선택했었다.
5. 3차 (Step 3)
3차는 수련받을 예정인 주(State) 면허 시험이다. 2일에 걸쳐 진행된다. 독립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능력이 되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며, 미국 학생의 경우 레지던시 1, 2년차에 치른다. 외국의대 졸업생의 경우는 점점 미국 내 수련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미리 응시한 후 지원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합격 자체는 반드시 3차 합격이 없어도 되지만, J1 교환비자가 아닌 H1b 근로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Step 3 취득이 필요하다. 앞의 1,2와 달리 한국에서 응시가 불가능하며 가장 가까운 시험장은 괌, 그 다음은 하와이이다.3차 시험 가이드
6. 여담
-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정책패키지로 의사들이 반발하는 와중에 USMLE KOREA가 접속자 초과로 수시로 마비되고 있다.#
- 'u smile'이라는 드립이 간간히 있다. 실제로 몇몇 해외권에서는 해당 시험을 "유스마일"이라고 읽기도 한다. 그런데 시험의 내용과 난이도를 보면 절대로 웃을 수가 없다. 통과하면 북미권 의사가 될 수 있으므로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공부하라는 의미일지도?
- 한국 의대를 충실히 이수하고 의사국가시험을 준수하게 통과할 정도라면 기본적으로 한국의 의학교육은 미국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에 익숙하다. [10] 다만 토종 한국인이라면 낯선 분야가 좀 있는데, 한국에는 드물지만 미국에는 비교적 흔한 질환들과 의료법 및 의료윤리가 있다. 전자의 경우는 겸상적혈구증후군이나 낭포성 섬유증이 대표적이다. [11] 의료법, 의료윤리는 미국인들의 마인드가 워낙 한국과 차이가 나다보니(..) 직관적으로 생각한게 오답이 많고 많은 공부와 증례를 통해서 익혀야 한다... 사실상 맨땅에 헤딩 수준이라 의외로 복병이라는 말이 많다.
7. 학습 자료
- Step 1 : First aid, U world, Mehlman, NBME모의고사, free120(bootcamp에서 무료 해설을 준다.), amboss, medbullets, anatomy shelf notes(무료)
- Step 2 : BnB, Uworld
8. 관련 문서
[1] 애초에 미국은 대부분이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가장 어리게 들어와도 대학교 졸업이며 그 외에 석박사 연구나 여러 다른 커리어를 쌓다가 온 입학생들도 아주 많다.[2] 당신이 Step 2를 준비한다면, 경직된 hierarchy를 지적하는 의료윤리 문제를 꽤 풀게 될 것이다. 그만큼 미국 의사들도 어느정도 문제라고 생각한단 얘기다.[3] 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4] 더미라고도 한다.[5] 다만 이 때문에 너무 터무니없거나 생뚱맞은 문제는 더미려니 하고 넘기고 자신감 잃지 말라는 조언이 있다.[6] 최근 한국 기초의학계에서도 임상을 결부해서 가르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며 대부분 의대에서 공동 응시하는 기초의학평가에서도 이런 문제가 많이 나온다.[7] 개요에 언급된 이유로 2020년 기준 두 가지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8] 이게 한국의사에겐 약간 편해진 감이 있는데 구 CS는 하와이도 아니고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야했다. OET는 한국에서도 이전부터 실시되던 시험이라 한국에서 응시가 가능하다.[9] 이는 한국 국가시험에서 항상 비판받는 문제이다. 배워도 정작 해당 분야로 가는게 아니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에...[10]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익숙하다는거지 고득점은 얘기가 다르다... 한국처럼.[11] 반면 한국에는 비교적 흔하고 문제로 많이 다뤄지는 결핵은 미국 시험에 잘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